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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5/03/10 01:43:41
Name 카라이글스
Subject [일반] 게임 캐스터 만난 썰
지방에서 몇 년간 근무하다 갑작스레 서울 발령이 났습니다. 아예 안 살아본 것도 아니고 싫지는 않았지만 그야말로 갑작스러웠던지라 집 문제도 그렇고 여러가지로 정신없는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습니다.

강추위에 외근까지 겹쳐 잔뜩 얼어버린 오늘 저녁, 귀가 생각만 잔뜩하던 때 "저녁이나 같이 하지" 라는 상사의 말에 팔자겠거니 하고 따라나서 회사 바로 앞 서대문역 P한우집으로 향했습니다. 한우집이래도 한우고기를 구워본 적은 없고, 가끔 식사류나 먹는 정도라 오늘도 한 그릇 비우고 가겠구나 싶었지요.

그런데 말입니다. 들어서자 마자 무언가 익숙해 마지않는 외모의 남자분께서 너무도 또렷하고 정확한 발음으로 어서 오시라 하더니 그 뒤로 계속 살뜰히 챙겨주시더군요. 어디서 본 것 같은데...같은데....라는 생각이 끊이지 않던 중 직속 선배가 명쾌한 답을 던져 주었습니다.

"저기 카운터 계시는 분이 스타크래프트 해설자래. 엄청 유명하다던데?"

아하, 지금의 팩트와는 맞지 않을지언정, 혹시 적어도 저에겐 슈퍼스타인 그분이지 않을까 하던 제 생각이 맞았었습니다. 2001년 온게임넷 라이벌전, 랜덤 플레이어 김동준 선수의 종족이 바뀔 때마다 테란일지, 저그일지 맛깔나게 소개해 주시던 그분, 그리고 02년부터 10년간 일주일에 수차례 브라운관에서 반갑게 보았던 그분, 지금은 잘 모르지만 LOL을 책임지시는 그분, 전용준 캐스터였습니다.

듣기로는 아내분의 일을 도우시러 평일 낮 위주로 가끔씩 나오신다 합니다. 성큼성큼 나가시는 상사의 뒤를 따르느라 싸인도, 사진도 제대로 요청 못하고 저 온게임넷 라이벌전 때부터 팬이었다는 한마디만 남기고 뛰어나왔지만, 오랜 팬으로써 너무 반가웠기에 글을 남기고 여기를 통해 조금만 더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전 캐스터님의 열정적인 진행과 함께 20대를 온전히 즐겁게 보냈다고, 여러분의 박수와 함성과 함께 시작하겠다는 캐스터님의 힘찬 오프닝 멘트에 진심으로 열광했다고, 그래서 누군가 제게 20대 시절에 기억나는 몇 가지를 꼽으라 한다면 주저없이 엄전김의 스타리그를 바로 손가락 안에 꼽을 것이며, 그러한 제 또래의 사람들이 결코 한둘이 아닐 것이라고.

팬으로써 너무너무 반가웠습니다. 그리고 항상 고맙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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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angjyess
15/03/10 01:48
수정 아이콘
그 한둘 아닌 분들 중 1인입니다. 저도 항상 고맙습니다...
15/03/10 01:51
수정 아이콘
얼마전 중고딩시절 메가로 오프뛰며 스타에 미쳐있던 친구들과 가서 먹고왔습니다 괜히 아는척하며 사인부탁드리면 실례일것같아서 조용히 먹고왔지만요 크크
15/03/10 02:05
수정 아이콘
고등학생때군요

도서관갔다가 공부하기 싫어서 가방 다시 메고 나와서
메가웹스테이션 처음 구경갔더랬죠

KTF EVER
첫 프로리그 했던걸로 기억합니다

운좋게도 당시 응원팀이던 동양의 경기가 있었고
일찍부터 간것도 아니라 사람들 사이에 서서 구경했습니다

경기 끝나고 여운에 젖어 서서 그냥 구경하는 와중에
지나가시길래 싸인부탁드렸더니 해주시더라구요
김동수해설은 다음에 해준다고 하시고 가셨음ㅠ

아무튼 제 10대중후반부터
지금까지 전용준 캐스터님 덕분에 즐거운 날이 많았네요
앞으로도 잘 부탁드립니다
The xian
15/03/10 02:06
수정 아이콘
'서대문 한우 전용준'으로 검색하니 바로 나오는군요. '평창 우선생'이라고...;;;

내일 서대문에 치과 갈 일 있는데 밥을 거기서 먹을까 싶기도 하고...;;
단지날드
15/03/10 02:13
수정 아이콘
저도 보고 검색해봤는데 서울에 있는 고깃집이라 가격이 세긴하네요 크크크
단지날드
15/03/10 02:08
수정 아이콘
엄재경 해설이 전용준캐스터랑 고기같이먹으면 고기 자기가 안구우면 맛이 없어지니까 건들지도 못하게 한다고 했던 얘기가 생각나는데 아내분께서 한우식당을 하시고 계셨군요!!
15/03/11 18:35
수정 아이콘
아마 스타뒷담화에서 나왔던 얘기였죠? 저도 친구들이랑 고기 구우러 가면 친구들이 너는 굽지 말라며 집게를 뺏어가는 통에 완전 공감하면서 봤던 기억이 납니다.
CEO 문도
15/03/10 02:40
수정 아이콘
가봤습니다. 맛있습니다!! 추천합니다!
마르키아르
15/03/10 02:47
수정 아이콘
부근에 갈일 있으면 한번 가봐야겠네요.

하시는 일도 잘되고, 부업도 번창하시면 좋겠네요 ^^
VinnyDaddy
15/03/10 02:57
수정 아이콘
지금 와이프랑 결혼전에 제 친구 만나서 청첩장 줄 겸 해서 만났던 곳이 바로 평창우선생이었습니다. 전에 어떤 일로 전캐스터님과 연락을 주고 받은 적이 있어서 그 말씀을 드렸더니 매우 반겨주셨고 나중에는 고기를 직접 구워도 주시더군요. 단지날드 님이 말씀하셨던 대로 '재경이형은 나한테만 고기 구우라고 한다'고 하시면서요. 참 즐거운 기억입니다만 전캐스터님이 소문나지 않았으면 한다는 뉘앙스의 말씀을 하셔서 오랜 시간이 지난 지금에야 살짝 묻어가봅니다. 조만간 아이까지 데리고 한 번 가봐야겠군요.
유인나
15/03/10 08:35
수정 아이콘
작년인가 롤챔스 윈터 개막전 할때 벡스코에서 뵜었는데 생각보다 키가 크셔서 깜놀!
4층베란다
15/03/10 11:54
수정 아이콘
저도 사전정보 없이 우연히 가봤는데 홀 전체에 울리는 목소리가 좋아서 귀기울여 듣고 있었는데 주문받으러 오신걸 보고 어? 하니 '게임 좋아하세요?'라고 다정하게 말을 걸어주시더라구요. 그때도 부인분 대신 나와있는 거라고 하시더라구요 흐흐.
제라늄
15/03/10 12:58
수정 아이콘
추억의 스타리그를 생각나게 하는 글이네요.
추천 드리려고 로긴 했습니다.
좋은 글 감사합니다.
saintkay
15/03/10 18:36
수정 아이콘
사무실이 근처라 예전에 자주 다녔습니다. 2주전쯤 오랜만에 갔는데 그날도 계시더군요. 반갑더라구요
Polaris_NEO
15/03/11 11:17
수정 아이콘
저도 5년 전 프로젝트를 그 쪽에서 할때 자주 갔었죠 크크

전 캐스터님 항상 웃는 얼굴로 반겨주셔서 더 좋았던 기억이 있네요..

팀 사람들한테 '저 분 되게 유명하다'고 이야기도 해주고 말이죠.

막상 부끄러워서 싸인 하나 못받았던게 천추의 한 입니다 크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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