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7년 2월 입대하고 신교대를 가니 금연이라고 하더군요. 갑자기 담배를 못피우니 답답했지만 워낙 정신적, 육체적으로 피곤한 상황이고 담배를 구할 수도 없으니 어쩔 수 없었습니다. 그런데 5주정도 지나면서 그럼 이 기회에 아예 금연을 할까? 라는 생각도 조금씩 들더군요. 그러나 퇴소식날 아버지께서 " 수고했어. 하나 피고 와~" 하시고 건네준 담배는 제가 가장 오랫동안 담배를 안핀 시간이 6주라는 기록에 머물게 하였습니다. 그리고 2015년 담배값 인상으로 끽연의 즐거움을 포기하기로 마음먹게 되었고 벌써 한달이라는 시간이 지났습니다. 12월 31일 저녁 8시경 마지막 남은 담배를 하나 피고 금연을 마음먹은 이후 40가까이 살아온 인생에서 가장 오랫동안 자의에 의하여 금연하게 되니 이제 자신감이 어느 정도 붙은 것도 사실입니다.
사실 흡연자들 거의 대부분은 담배를 끊고 싶어 하지만 대부분 생각에만 그치게 되는 경우가 많지요. 하긴 금연이 이렇게 쉬운 것이었다면 담배값 인상이 이렇게 이슈가 되지도 않았겠지요. 그러나 이토록 어려운 금연의 길에 큰 도움을 주신 정부관계자에서 감사의 의미로 어떤 종류의 욕을 드려야 할지 가끔 고민되기도 합니다. 아마도 정부의 강력한 금연정책(이거 다 거짓말인거 아시죠?)이 있었기에 담배 생각이 날때마다 욕지거리가 나오면서 쉽게 넘어가게 되더군요.
20년 가까이 금연과 금주를 이어오신 아버지께서 "술은 생각안나는데, 길거리 담배 냄새나면 피고싶다는 생각이 든다"라고 하시더군요. 역시 아버지는 술과 담배를 동시에 끊었기에 가능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그래서 저는 술자리는 최대한 피하고 집이나 와이프랑 있을때 반주만 합니다. 그럼 담배를 필 수 없으니까요. 그리고 확실히 은행에 덜 가게 됩니다. 현금을 쓸일이 별로 없어지면서 한번 현금을 뽑으면 잘 안 없어지더군요. 또한 와이프의 핀잔이 줄어든 점은 확실히 좋습니다. 그런데 밥을 먹고 난 이후, 특히 자극적인 것을 먹고나면 담배가 생각나더군요. 그래도 흡연 욕구는 담배값을 떠올리면 많이 줄어들기는 합니다. 고마운 대한민국 정부네요.
그러나 금연의 단점은 어처구니 없는 곳에서 생겼습니다. 예전에도 글을 한번 썼었지만 처가집이 조금 많이 보수적인 집인데요. 와이프가 금연 힘들지 않냐고 하기에 "현 정부와 지도자의 꼼수 증세정책에 추어도 놀아날 생각은 없다. 지금도 호구지만 더 이상 호구가 되길 원치 않는다"했더니 "어머. 그럼 고마운 정부네" 하더군요. 결국 제 주변에서 정권지지도는 상승하는 단점이 발생하더군요. 역시 높으신 분들은 저보다 똑똑하고 멀리 볼 줄 아는 사람들이더군요. 저 같은 소시민보다 멀리 보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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