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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5/01/07 16:07:21
Name Neandertal
Subject [일반] 장티푸스 때문에 20년 넘게 교도소에서 산 여자...
장티푸스(Typhoid)란 병이 있습니다. 이 병은 Salmonella (S.) typhi. 라는 세균이 원인이 되어 생기는 병이지요. 이 병이 발생하는 주된 원인은 상기 세균에 오염된 물에서 자란 조개류를 사람이 섭취하면서 생기고 때로는 씻지 않은 손에 의해서 전염이 되기도 한다고 합니다. 치료하지 않으면 사망률은 약 10에서 20퍼센트 정도입니다. 그리고 이 장티푸스는 일단 걸렸다가 회복이 되더라도 균이 담낭에 숨어 있다가 장을 통해서 대변으로 배출되어 다시 전염을 일으킬 수 있어서 병에서 회복된 사람이 자신도 모르게 세균을 퍼뜨리는 매개체가 되기도 한다고 합니다.



장티푸스의 원인균...Salmonella (S.) typhi.

그런데 미국에는 이런 장티푸스 때문에 아주 유명해진 사람이 한명 있습니다. 1869년에 마리 말론이라는 여성이 아일랜드에서 태어났습니다. 그녀는 나이 열다섯에 아일랜드에서 미국 뉴욕으로 이민을 옵니다. 그녀는 뉴욕에서 요리 쪽으로 일이 풀려서 요리사로 활동하게 되었는데 한번은 찰스 헨리 워렌이라는 뉴욕의 은행가에게 고용되어서 여름휴가 동안 그의 여름별장에서 요리사로 일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그만 그 여름별장에 기거하던 열한명의 사람들 가운데 여섯 명이 장티푸스에 걸리고 말았습니다. 워렌은 위생공학 전문가인 조지 소퍼라는 사람에게 장티푸스의 원인이 무엇인지 찾아달라고 의뢰를 하였고 소퍼는 조사 끝에 검지를 들고 새로 고용된 요리사를 가리키며 그녀가 원인이라고 말했습니다. 역학 조사를 해본 결과 그녀가 워렌에게 고용되기 전에 모두 일곱 군데 가정집에서 요리사로 일을 했는데 그 동안 그녀가 일했던 곳에 거주하는 사람들 가운데서 22명의 사람들이 장티푸스에 걸렸고 그 가운데 한 사람은 사망에 이르기까지 했다는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이 증거로 인해 그녀는 체포되었습니다. 그녀는 자신은 결코 장티푸스에 걸린 적이 없다면서 억울함을 호소했지만 그만 그녀의 대변에서 Salmonella (S.) typhi. 가 우글거리고 있음이 드러나면서 빼도 박도 못할 처지에 놓이고 말았습니다. 그녀는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만성적인 장티푸스 전파자였던 것이었습니다.

그녀는 수감생활을 하는 중에도 끊임없이 자신의 석방을 호소했고 뉴욕 보건 당국은 정상을 참작해서 다시는 요리사로 활동하지 않는다는 조건으로 1910년 그녀를 석방해주었습니다. 하지만 굳은 약속에도 불구하고 그로부터 5년 뒤 그녀는 가명을 사용해서 병원에서 여전히 요리사로 활동하고 있다는 사실이 발각되었고 그녀가 일하고 있던 병원에서 25건의 장티푸스 발병 사례가 드러났고 그 가운데 2명이 사망했다는 사실이 밝혀지고 말았습니다.

결국 그녀는 다시 교도소로 들어가게 되었고 나머지 23년의 형기를 교도소 화장실(!)을 청소하면서 보내야만 했습니다.


마리 말론...


장티푸스...방치하면 여러분의 인생을 망가뜨립니다...


(이 글은 Dorothy H. Crawford의 책 [Deadly Companions: How Microbes Shaped Our History]를 참고하여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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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달라
15/01/07 16:11
수정 아이콘
장티푸스의 요정?!
하심군
15/01/07 16:14
수정 아이콘
그러고보니 SCP 케테르급 자원중에 저런 분이 하나 계셨던 것 같기도 하고...
레지엔
15/01/07 16:15
수정 아이콘
티푸스 마리(Typhoid Mary)라고... 아예 고유명사화돼서 교과서 한 장에 이름을 올린 역사적인 사건이죠. 특히 보건 역학하고 전염병 관리, 병태생리의 개인차 등등... 저 사건에서 얻을 수 있는 교훈이 참으로 막대합니다(..)
정지연
15/01/07 16:17
수정 아이콘
장티푸스가 한 단어가 아니라 장 + 티푸스었군요... 여태까지 장티푸스가 그냥 하나의 단어인줄 알았습니다..
레지엔
15/01/07 16:25
수정 아이콘
그게 사실은 좀 옛날의 잘못된 말이 남은거기도 합니다. 티푸스로 퉁치던 것 중에서 유별나보이는 걸(사실은 이게 말라리아 등의 열대성 질환 분류에서 잘못 분류된 것이기도 한데) 뽑았는데 하필이면 얘가 균주가 다른(본문에서 언급된 살모넬라)놈이었고 그래서 장티푸스로 부르고는 있습니다만... 영미권은 typhoid fever로 쓰고 있고요. 아무튼 시작은 장+티푸스였는데 지금은 떼면 안되는 그런 상황입니다(..)
몽키매직
15/01/07 16:42
수정 아이콘
만들어진 의미는 그게 맞고, 지금은 한 단어화 되었습니다.
비슷한 예로 발진티푸스가 있습니다.
카롱카롱
15/01/07 16:19
수정 아이콘
흠...그런데 저 사람이 전염시킨 경로는...대장->손->재감염인가요? 이거외에 가능한게 있나요. 땀->손->재감염?

그럼...손을 잘 안 씻었나보군요

그녀의 요리는 손맛의 요리...
15/01/07 16:22
수정 아이콘
소변도 가능합니다! ..... 딱히 위로는 안 되는 것으로.
큰할아버
15/01/08 00:09
수정 아이콘
조금 있어보이는 말로 Fecal-Oral route라고 하는데..무슨 뜻인지는 안알랴드맆셒슾..
無識論者
15/01/07 16:20
수정 아이콘
전염병 관련 서적에서는 꼭 언급되는 인물이고 사건이더군요.
그게바로펄풱
15/01/07 16:23
수정 아이콘
배울때 헬씨 케리어라고 배웠었는데...
정작 본인은 건강한데 티푸스균은 가지고 있죠.
정육점쿠폰
15/01/07 16:31
수정 아이콘
레프트4데드의 주인공들도 자신들은 면역자이지만 또한 보균자이기도 해서 자신들은 좀비가 되지 않지만 주변 사람들을 좀비로 만드는..
즐겁게삽시다
15/01/07 16:35
수정 아이콘
워...;; 진짜 불행한 인생이네요
15/01/07 16:35
수정 아이콘
처음에야 모르고 감염시켜서 억울할 수 있다 쳐도 다시 나와서 요리사를 재개한 뒤에 2명이나 직접 죽인 셈인데 진짜 죽음의 요리사네요
거기에 쓸개를 제거하면 감염을 치료할 수 있을거라는데도 거부해놓고도 요리사를 계속 했다니 참 혐오스러운 사고방식입니다
15/01/07 16:54
수정 아이콘
사형 안시킨게 짜증나네요
사악군
15/01/07 16:54
수정 아이콘
난 안 아픈데 왜 쓸개를 떼야 함?
난 요리사인데 왜 요리를 하면 안됨?

그런데..그럼 손이라도 잘 씻던가...

사실 악한 사람이라기보다는 불운하고 멍청하고 이기적인 사람이었겠죠.
이정도 멍청하고 이기적인 사람은 많은데 불운이 겹쳐서 결과가 참혹하네요.
15/01/07 17:32
수정 아이콘
진짜 똥고집이네요. 음식점에서 일하지 말라고 일부러 풀어줬는데도 굳이 음식하는 곳에 취직하다니...
Neandertal
15/01/07 18:00
수정 아이콘
뭐 굳이 편을 들자면 배운게 도둑질이라고 그나마 쉽게 일자리를 찾을 수 있는게 요리쪽 아니었을까 합니다만...--;;
라이트닝
15/01/07 18:01
수정 아이콘
게임 조작으로 제명되고도 게임으로 먹고사는 사람이 생각나네요
저건 사람 생명을 위협하니 훨씬 나쁘지만
단약선인
15/01/07 18:48
수정 아이콘
요리사가 손도 안 씻고 요리를 하다니...
그리고 아마도 요리 전엔 반드시 대변을 보고 그건 맨 손으로 처리하고 손을 안 씻는 습관도 있다니...
(손가락으로 똥꼬 냄새 맡아보는 습관도 있을 듯)
헐...
우...우웩...
화잇밀크러버
15/01/07 21:43
수정 아이콘
요리 하지말라면 하지마루요. ㅡㅡ
Neandertal
15/01/07 22:03
수정 아이콘
마리: 요리는 제 인생이에요...--;;;
치토스
15/01/07 23:02
수정 아이콘
처음에 몰랐을땐 그랬다 치고 자기 때문에 사람이 죽기까지 하고 수십명이 고통 받았는데 .. 하지 말라는걸 왜 또 하냐;; 에휴
다리기
15/01/08 01:49
수정 아이콘
제목 때문에 뭐 억울한 사연을 떠올렸는데 사형감이네요 허허
후라이드슈타인
15/01/08 06:08
수정 아이콘
손만 항시 깨끗하게 말그대로 청결하게만 했어도 전염은 안일어났을건데
그 간단한 위생개념조차 없었다는 애기군요
일단 요리사로서의 직업에 대한 기본도 없었다는 말인데
아님 저당시는 그런거 없는 위생관념 제로의 시대?
그래도 처음문제후 예방조치는 분명 알려주었을건데도
저랬다면 ....솔직히 좀 넘한 여자였다고 밖에는
15/01/08 06:27
수정 아이콘
블러디 마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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