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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01/07 12:22
"시, 아니 문학은 내 맘대로의 해석이 정답이다."
이 말씀은 진리입니다. 이것은 시, 문학 뿐만이 아니라 영화, 음악, 미술 등 모든 예술에 적용된다고 봅니다. 그리고 이것이야말로 비평의 시작이기도 하고요. 감상(또는 리뷰)가 작품에 대한 소개와 작품의 좋고, 나쁨에 대한 간단한 평을 하는 것이라면 (물론 작품에서 사용된 기법, 상징, 주제를 소개하는 것만으로도 간단하지 않은 분량이 나와버리기도 합니다) 비평은 영화에서 드러난 현상을 통해 의미를 찾는 것입니다. <괴물>에서 한국 사회의 의식을 발견하는 것 따위가 비평인 것이죠. 그러므로 사람에 따라 한 작품에서 서로다른 의미를 발견하는 것은 당연한 결과입니다. 따라서 아무리 헛소리라 할지라도 현상으로부터 의미를 뽑아내는 일련의 과정이 얼마나 자연스럽고 유려하느냐에 따라 비평의 좋고 나쁨이 갈라지게 되죠. 이 때문에 평단과 대중의 괴리가 벌어지게 되었죠.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평론가 사이에 또는 평론가와 대중사이에 의미의 타당함에 대한 예송논쟁(이라 쓰고 키배라 읽는다)이 활발히 이루어져야 하지만 논쟁은 피하려고 보는 현 평단의 기조 덕분에 비평계는 오늘도 평화로울뿐입니다;; 이러니 쌈닭처럼 달려드는 진중권같은 비평가가 인기 있을 수밖에요.
15/01/07 12:34
문학의 해석이 정말 자유로울 수 있을까요? 작가가 의도적인 시어선택, 시집에서의 시어와 감정의 반복적 사용, 띄어쓰기등으로 온몸으로 무언가를 표현하고 있는데, 그럼에도 독자에게 전권이 주어질 수 있을지 회의적이에요. 시어를 특정 대상에 1:1로 대칭시키며 쓰는 머저리같은 시인이야 없을거고 시어와 시어사이의 관계를 파악한 뒤에 그 자리를 무엇으로 채울건지는 독자의 전권사항 이겠지만, 시어와 시어사이의 관계해석만큼은 독자도 충분한 훈련을 거쳐야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난해하다는 현대시도, 시어의 의미를 대칭시켜서 완성된 이야기를 만들어가는게 어려운거지 시어와 시어사이 관계에 집중하면 또 나름 대단한걸 보여주니까요.
ps: 제목의 중요성에 대해서 신해욱의 <축,생일> 이란 시를 제보하고 싶네요. 이목구비는 대부분의 시간을 제멋대로 존재하다가 오늘은 나를 위해 제자리로 돌아온다. 그렇지만 나는 정돈하는 법을 배운 적이 없다. 나는 내가 되어가고 나는 나를 좋아하고 싶어지지만 이런 어색한 시간은 도대체 어디서 오는 것일까. 나는 점점 갓 지은 밥 냄새에 미쳐간다. 내 삶은 나보다 오래 지속될 것만 같다.
15/01/07 14:20
시어와 시어사이의 관계, 다시 말해 행간을 읽는 능력이 있다는 것을 사실 전제하고 글을 썼습니다. 수능이라는 것도 결국 그것을 보려고 하는 것이고요. 제가 하고자 했던 말은 '시어 사이사이의 관계를 읽으려고 노력해야지, 시어 하나하나에 집착해서, 맞는지 틀린지를 고민할 필요 없다.' 라는 말이었습니다. 그리고 행간을 읽는 법은 아마도 다음에 쓰게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리고 저 시는 정말 제목이 중요하네요. 제목을 모르고 읽으면 뭔 소린지 아얘 모르겠지만, 제목을 읽는 순간 이해가 되버리네요. 제 글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15/01/07 12:36
좋은 글 감사합니다. 중, 고등학교 때 참 좋은 시들을 많이 접하지만, 주제,작가의식,은유가 나타내는 대상을 기계적으로 주입하려는 교육방식 때문에 그 아름다움을 느끼기가 참 힘들죠... 저도 한참이 지나서야 이 시들을 다시 접하게 되고, 참 좋은 시들이였다는 걸 느끼게 됩니다. 본격적으로 막 찾아 읽지는 않지만 우연히 마음에 닿는 시들을 볼 때마다 참 행복해지고, 위로받는 기분을 느껴서 좋네요.
15/01/07 14:22
사실 제가 가장 싫어하는 건 중, 고등학교 내신 시험문제입니다. 특히 시에 관해서요. 주제 정도야 다룰 수 있지만, 작가의식이라던가, 표현방법, 시어 하나하나에 너무 목을 매는 문제들이 많습니다. 하지만...... 이 분들도 사실 제가 말한 것들은 이미 알고, 그 보다 훨씬 더 한 수준의 생각도 가지고 계시지만, 그냥 우리나라 교육 현실때문에 그저 외우게하는 시 교육을 하게 된거죠. 학창시절에 본, 봤을 수 있는 시들은 나이가 들고, 뭔가 느껴지는게 많아질 때, 다시 읽어본다면 학창시절에는 느낄 수 없었던 감동을 느끼게 될 겁니다.
제 글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15/01/07 12:42
좋은글 감사합니다.
스마트폰에 익숙한 요즘 오늘은 서점가서 책을 몇권 사야겠습니다. 혹시 저같은 까막눈에게 추천 하실만한 시나 소설이 있을까요?
15/01/07 14:25
소설이라면 개인적으로는 박민규 작가님의 소설을 많이 추천합니다. '카스테라'. '삼미 슈퍼스타즈의 마지막 팬클럽' '죽은 왕녀를 위한 파반느' 가 대표적인 작품이고요. 그 다음으로 소설을 보는? 어느정도의 재미를 느끼신다면 박범신 작가님의 소설을 추천하고 있습니다. 다른 소설들도 많지만 개인적으로는 '실존의 3부작'이라고 일컫는 '고산자' '촐라체' '은교'를 추천합니다. 시 같은 경우에는 사실 추천을 하기가 좀...... 시를 어떻게 읽는 지에 대해 글을 쓰는 사람이 이상하게도 시를 잘 접하지를 못해서 말입니다.
제 글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15/01/07 12:45
추천합니다. 모든 예술 작품은 태어나면서부터 쌍방향성을 지니지요. 작가의 산고는 마땅히 평가해 주어야 하지만 그것을 어떻게 받아들이냐는 결과적으로 온전히 감상자의 몫이니까요. 감상자의 참신한 비평이 작가에게 또다른 영감을 불어넣어줄수도 있구요.
15/01/07 14:27
광산을 폭파해서 채굴을 용이하게 만드려는 목적의 다이너마이트가 전쟁에 쓰였듯이, 문학도 작가의 산고를 거치고 세상에 태어난 순간부터 다른 것이 되곤 합니다. 저는 자유게시판에 계속해서 올릴 글들을 통해서 시를 '자신의 것', '자신의 이야기'로 만드는 방법을 알려드리고 싶었고요.
제 글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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