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 이 글은 제 블로그에 썼었던 일기인데요. 밑에 있는 일상과 일탈님의 글을 보고 나서, 웬지 코드가 맞는것 같아 부끄러움을 무릅쓰고 올려봅니다. 반말체나 비속어 등등은, 고치려다 보니까 원 글의 느낌이 살지 않는것 같아서 약간만 수정했습니다. 굳이 비속어를 삭제하지 않고 수정한 이유는, 비속어는 비속어만의 느낌이 있다는 제 주관적인 생각에서 비롯된 행동입니다. 피지알에 어울리지 않는 글이라면, 자삭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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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의 내게 있어 글 쓰는 것과 마스터베이션은 너무도 흡사하다. 결국 둘다 자기만족을 위한 거니깐. 굳이 글쓰기가 우월한 점을 찾아보자면, 글쓰기는 완성-여기서 글쓰기의 완성이란 글과 그 글을 쓰는 작가의 내적, 외적으로의 궁극적인 완성을 말한다. 이렇게밖에 쓰지 못하는 내 족발같은 필력에 경의를-되었을 때, 그 어떤 것보다도 더한 정신적 문화적 가치를 창출할수 있다는 것 정도? 하지만, 이조차도 나에게는 무한히 팽창하는 이 우주의 한쪽 끝에서 다른 한쪽 끝까지의 거리만큼이나 먼 이야기이니, 결국 현재의 내 글쓰기는 마스터베이션보다 나을것이 없다는 뭣같은 결론까지 도출되어버린다. 이런 십장생.
나의 이 저열한 글쓰기는, 어렸을 적 접했던 책들에게서 시작되었다. 굳이 정확히 따지자면, 4살 때까지 입을 떼지 않았던 나를 걱정한 어머니께서 읽어주셨던 그 책들에서 시작되었다고 보는게 맞겠지. 어찌 되었든, 나의 초등학교 시절을 대다수 잡아먹었던 그 수많은 책들 속에서 나는 환상-위에서 말한 글쓰기의 완성과 같은 맥락입니다-을 보았고, 그 환상이 내가 초등학교때 논술반에서 배웠던 글 늘려쓰기, 초보적인 글쓰는 기교 등등과 합쳐져서 지금의 내 글쓰기가 되었다. 그런데, 이제와 보니 내가 그 환상속에서 보았던 것과 지금 내가 쓰고있는 것은 많이 다르다. 아니, 너무도 열등하고 조악해서, 흔히들 하는 표현처럼 '발톱에 때만큼도 못된다'. 게다가, 조금만 더 깊이 들어가다보면, 내가 과연 그 환상속에서 보았던 것들을 나는 무엇인지 제대로 알고 있는 것인가, 아니 그 환상을 진짜 본건 맞나 하는 의문까지 생긴다. 여기까지 생각이 미치자 내 자신이 자기가 쓰는게 무엇인지도 모르고 무엇을 위해 쓰는지도 모르는채 그저 자기만족을 위해 신나게 써제끼고 있을 뿐인 한마리의 박테리아가 되어버린다. 이런 제육싫어할.
쓰다보니 뒤에 '나는 슈렉이다' 내지 '나같은 놈은 없어져야 한다'등의 문장을 갖다 붙여도 전혀 위화감이 들지 않는, 자기비하성 독백 비스무리하게 되어버렸다. 이런 제이슨. 나는 내가 아는 진실을 쓰고 있는것 뿐이지 자기비하 같은, 나를 낳아주신 부모님께 죄송해 마땅한 짓거리를 하고 있는게 아닌데. 다시한번 내 족발같은 필력에 경의를.
마지막으로 이 망한글을 수습해 보자면, 매 사람마다 인생에 있어서 글, 특히 글쓰기가 차지하는 비중은 전혀 다를 것이다. 어떤이에게는, 글쓰기에 매달리는 내 모습이 절대로 이해가 되지 않을수도 있다는 것이다. 또한, 마스터베이션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닌 이런 글을 목표의식도 없이 자꾸 써제끼는 내 모습을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나는, 비록 이게 한낱 젊은날의 호기 내지는 백일몽에 불과할지라도, 본적이 있는지도 확신할수 없는 그 환상 내지는 '글쓰기의 완성'에 내 모든것을 걸 준비가 되어 있다. 아니, 내 인생을 녹여내어 한번 그 환상-글쓰기의 완성-을 실현해보고 싶다. 물론, 가능성은 이 넓은 우주와 작은 티끌의 질량 비율 만큼이나 희박하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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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완성후 수정중 글이 한번 날아갔습니다. 다시 쓰다보니 고작 일기일 뿐인데도, 여기저기 군살이 많이 붙었네요. 좋은 일인지 나쁜 일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p.s2:글을 쓰다보면 여러가지 이유로 상실감을 느낄때가 많은것 같아요. 이것 역시 수많은 글쓰기의 매력 중 하나일지도 모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