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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9/11/11 18:59:06
Name swordfish
Subject [일반] 2차 대전 이야기) 영국인들의 네이밍 센스
2차 대전 때, 많은 나라들이 재미 없게 T-34(34년 형 전차), BT(쾌속 전차), 1호 전차,
BF-109(뜻은 회사 이름 - 모델 넘버), M4 같은 비인간적인 명칭을 사용했습니다.
하지만 영국은 이런 비인간성을 적극 거부 했습니다.
이제 부터 이런 비인간적인 시대에 인간적인 영국의 네이밍 센스에 대해 알아 보도록 하겠습니다.

1) 기념일이 중요
영국 전차 중에는 발렌타인 전차라는 전차가 있습니다.
그럼 왜 발렌타인일까요? 바로 설계안이 발렌타인 데이 때에 만들어졌기 때문입니다.
(분명히 설계한 사람은 커플?? 그러니 이렇게 쓰레기 같은 전차를 만들지)
그리고 크루세이더 전차- 십자군이라는 이름이 이 전차는 왜 크루세이더일까요?
왜냐하면 작전에 배치된 때에 영국군이 북아프리카에서 '크루세이더 작전'을 준비하
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2) 역시 역사 덕후의 나라
영국은 전쟁 기간 미국에게 수많은 전차를 사거나 받았습니다.
영국은 비인간적인 M2, M3, M4 같은 이름을 거부 했습니다. 그래서 재대로 된 이름을 붙
여 주었죠.
경전차 M3는 스튜어트 란 이름을 붙여 주었습니다. 남북전쟁 때 남군 기병 사령관 스튜어트
장군의 이름을 붙여 주었습니다.
그후 받은 중형 전차 M3의 경우에는 초기형은 남군 사령관 로버트 리의 이름을 붙여서
리 전차, 후기 형은 리의 라이벌이자 북군 사령관 율리시스 그란트의 이름을 따서 그란트
전차라고 불렀습니다.
또한 2차 대전에서 영국을 상징하는 전차인 중형 전차 M4는 북군의 장군이자 그란트의 동료
인 윌리엄 타쿰세 셔먼의 이름을 따서 셔먼 전차입니다.
왠지 미국이 지었을 듯한 이 전차의 이름들은 다 역사학의 나라 영국에서 붙여준 이름입니다.
이에 감명받은 미국은 기존의 비인간적인 호칭 대신 퍼싱, 패튼, 에이브람스 같은 이름을
비인간적인 형식 번호와 혼용하기 시작합니다.
즉 역사 혼이 미쿡의 비인간성을 치유하게 된 것입니다.

3) 사전식 이름 짓기
영국의 순항전차라는 차종은 영어명 Cruiser의 첫자를 따서 다 C로 시작합니다.
크루세이더(crusader), 케벌리어(cavalier), 센토(cento), 크롬웰(cromwell), 코멧(comet),
센츄리온(Centurion) 까지 그리고 이 이름은 현재에도
이어저 치프틴(chieftain), 첼린저(challenger) 까지 연결 됩니다.
구축 전차라는 차종은 왜인지 모르게 다 A로 시작하죠. 아처, 어벤저, 아킬레스 등등

트라이벌(종족) 이라는 구축함 함형은 다 종족이름을 만들어 졌습니다.
마오리, 베두인, 구르카, 에스키모, 줄루, 이로쿼이, 휴론, 시크 등등
또한 크라운 콜로니 급 순양함들은 다 식민지 이름으로  만들었습니다.
버뮤다, 자메이카, 실론, 나이지리아, 뉴펀들랜드 등등
반면 타운 급 순양함 같은 경우 다 영국의 도시이름으로 만들었습니다.
리버풀, 맨체스터, 사우스햄튼, 글루세스터, 에딘버러 같은.

가끔은 A급, D급 같은 경우도 있습니다. 현재 영국의 신형 구축함은 type 45급은 D자 돌림입니다.
데어링, 다이어몬드, 드래곤, 돈틀레스, 디펜더, 듀칸. 그래서 D 급 구축함이라고 부릅니다.

4) 대충 이름 짓기
애전에 쓰던 걸 새로운 용도로 쓰면 새로운 이름을 안짓는 경우 훨씬 많습니다.
하지만 영국은 꼭 새로운 이름을 짓긴 합니다. 하지만 스스로도 귀찮은지 대충 지어 버립니다.

그대표적인게 공군에서 쓰던 전투기를 함재형으로 바꾸었을 때 만든 이름들입니다.
그냥 다른 나라 같으면 스핏파이어의 함재형이라고 하더라도 그냥 스핏 파이어 겠지만
영국은 씨파이어라고 바꿉니다. 그래도 새로운 이름에서 그냥 귀찮은 느낌이 풀풀 납니다.
그 자매작은 씨 허리케인, 씨 글래디에터, 최근 작품은 씨 해리어 가 있습니다.

반면 미국에게 받은 기체는 정성 스럽게 다시 이름을 붙여 주죠.
와일드 캣은 마들렛(새이름)
헬 켓은 가넷(역시 새이름)
이는 당시 영국 해군 전투기들 이름이 새이름이 많았기 때문에 붙인 이름입니다.
그런데 코세어 아니 커세어는 그냥 커세어 입니다.
참 드문 경우죠.

아무튼 영국은 2차 대전 기간 동안 참 재미있는 작명 센스를 보여 주었습니다.
물론 해군은 몇백년 부터 하던 대로 했던 것도 몇가지 있지만요.
그리고 이규칙은 종전 후에도 뒤에도 좀 이상하게 변형되어 지켜지는 편이었습니다.

예를 들면 장갑차의 경우 일부 계통 차량은 S 돌림에 중동풍의 이름을 썼습니다.
살라딘, 사라센, 시미르(중동의 칼 이름)
버릇은 쉽게 못 고치는 법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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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1/11 19:18
수정 아이콘
'분명히 설계한 사람은 커플?? 그러니 이렇게 쓰레기 같은 전차를 만들지' 라고 쓰신 구절이 가슴절절히 와닿아요
흑흑..
09/11/11 19:30
수정 아이콘
빼빼로 전차, 짜장면 전차... 신선하군요. 국내 도입이 시급합니다
스반힐트
09/11/11 19:32
수정 아이콘
세종대왕함 , 이순신호 같은것도 비슷한건가요 ?

국내 도입이 시급합니다 (2)
Zakk Wylde
09/11/11 19:33
수정 아이콘
전차 같은 경우는 미국에도 유명한 장군 이름을 붙여 주던데 셔먼, 에이브람스, 스트라이크 등등
항공기 같은 경우 2차 세계 대전 이후에는 동물들 이름을 붙이고 있고..

항모는 잘 모르겠지만 키티라는 아주 귀여운 이름의 항모도 있었고..

매우 재미있는 주제네요 ^^
09/11/11 19:43
수정 아이콘
키티 호크는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에 있는 마을이름이지요.
09/11/11 19:48
수정 아이콘
우리나라 해군 함선명에도 대충 규칙이 있는 것 같긴 한데, 잘 모르겠네요.. 누구 아시는 분 글좀...
hyun5280
09/11/11 20:15
수정 아이콘
우리나라 군의 경우 해군을 제외하면 특별히 규칙은 없는것 같습니다.

육군과 해군의 경우 미군과 활발한 교류 때문에 거의 미군의 제식명을 그대로 쓰는 경우가 많고
또 자체개발한 무기의 경우에도 단순한 K 시리즈로 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육군의 경우 우리나라 전설에서 이름을 따오는 경우와 동물에서 이름을 가져오고 있는데

원거리 대공 무장장갑차의 경우 현무, 차기전차로 개발중인 K-2 의 경우 흑표라는 명을 갖고 있지요.
한국형 전차 K-1과 K1A1은 따로 명이 없습니다. 그리고 세계에서 손가락에 꼽히는 자주포 K-9 도 특
별한 이름을 갖고 있지 않지요. 공군은 그냥 제식명 앞에 K 를 붙여 사용합니다. KF16, F15-K 같이..

해군은 예전 PCC초계함부터 나름 규칙이 있습니다. 주로 주요도시 명을 사용했습니다. 울산급, 포항급
이렇게요.
그리고 KDX-1 의 경우 광개토대왕급으로 하고 주로 고구려사에서 뛰어난 장군의 이름을 명명했고(을지문덕, 양만춘)
KDX-2 는 충무공 이순신급으로 하고 주로 한국사에서 뛰어났던 왕이나 장군의 이름을 명명했습니다.
KDX-3 는 세종대왕급으로 하고 앞으로 2척이 추가 생산될 예정이고 조선사에서 뛰어났던 인물이 명명됩니다.
차기 고속정의 경우 지난 2002년 서해교전에 전사한 고 윤영하 소령의 이름이 명명되어 윤영하 급이라 합니다.
잠수함은 209급 214급이 있는데 여기도 장보고, 이억기 등 해전에서 유명장군이나 독립운동가 분들의 이름이 명명
되어 있습니다.
크리스
09/11/11 20:19
수정 아이콘
아 해군의 함번은 무조건 4 라는 숫자는 스킵하는 것으로도 꽤나 유명하죠.

역시 죽을 사 라는 어감때문에;; 흐흐
09/11/11 20:23
수정 아이콘
http://ko.wikipedia.org/wiki/DDG-992_%EC%9C%A8%EA%B3%A1%EC%9D%B4%EC%9D%B4
위 페이지를 방문하셔서 맨 아래로 내려보시면 대한민국 해군 함정 및 장비에 대한 이름들이 잘 정리되어있네요.
hysterical
09/11/11 20:37
수정 아이콘
커플이었으면 발렌타인데이때 설계안이나 완성시키고 있었겠습니까
C.P.company
09/11/11 21:22
수정 아이콘
재밌게 잘보고 있습니다.

매일 매일 어획량 체크하는 황새치를 닉으로 쓰시는분이라 더 반갑기도 하네요^^;;
09/11/11 21:50
수정 아이콘
hysterical님// 아....
09/11/11 21:50
수정 아이콘
클로즈 컴뱃에서 자주보던 전차들 이름이 저렇게 붙은거였군요 -_-
SCVgoodtogosir
09/11/11 22:23
수정 아이콘
개인적으로 K-9에는 '강철의 레이디' 라는 이름을 붙였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
09/11/11 22:25
수정 아이콘
SCVgoodtogosir님// 폴라리스 랩소디 읽으셨군요 낄낄
차라리 미친 언니가...
아야여오요우
09/11/11 23:49
수정 아이콘
최근에 2차대전에 관심이 많아져서 (게임...) 글 재밌게 보고 있어요.
사상의 지평선
09/11/11 23:51
수정 아이콘
우리군도 멎진이름을 많이 붙이곤 합니다
105mm견인포는 일명 똥포?
독일군은 고양이과 맹수인가요? 티거,레오파드,판저.
내일은
09/11/11 23:58
수정 아이콘
독일의 팬저는 고양이과 맹수와는 상관이 없는걸로...
우리나라도 나름 특색있는 이름의 무기들이 많이 있습니다. 우리한테 익숙한 말들이라 별로 특징이 없어 보여서 그렇지.
푸간지
09/11/12 00:47
수정 아이콘
독일 판터는 독일어로 표범을 뜻하는거니 고양이과 맞습니다.
k-9은 썬더라는 이름이 있더군요. 잘쓰이는지는 모르겠지만...
09/11/12 01:17
수정 아이콘
K1전차는 일명 게이왕(천조국의 M1전차는 에무왕) K9는 게이나인 이라고 불리던데요 하하
chowizard
09/11/12 13:54
수정 아이콘
K-9 자주포는 Thunder라는 이름이 붙었던 걸로 알고 있었는데, 이게 정식 명칭이 아니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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