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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9/11/08 20:48:44
Name christal
Subject [일반] 아이가 신종플루로 입원했었어요.
뭐.. 정확하게 말하면 열나서 입원했는데 퇴원하는 날 의사가 뛰어들어와 신종플루 양성이라고 하더군요;

25일에 친정와서

27일부터 설사 시작...

물똥이긴 한데 하루에 1~2번 밖에 변을 안 보고

애도 너무 잘 놀길래 방심하고 있었죠.

모유수유해서 원래 변이 묽기는 했었거든요.



31일 열이 좀 올라서 낮시간에 가면 혹시 병 옮을까봐

야간에 응급실로 갔어요.

의사선생님이 그냥 열이 좀 높은 정도라고 약 처방해주셔서

집에 와서 해열제 먹이고 그랬네요.

그래도 나은이는 너무 쌩쌩하게 잘 놀고...



2일 새벽 애가 킁킁 거리길래

방이 건조해서 그런가보다 하고 젖 먹이다가 몸이 너무 뜨끈해서

마루로 데리고 나갔더니 나은이가 몸을 덜덜 떨더군요.

열재보니 38도

주무시는 아부지 깨워서 새벽 5시에 응급실로 뛰어갔습니다.

병원가는 차안에서 애가 자길래

너무 안쓰러워서 눈물 좀 흘렸다가 엄마한테 구박받고;;

'엄마가 안정해야지 엄마가 안절부절하면 나은이가 놀라잖니!!!'



좌약넣고 미온수 찜질했더니만 열이 떨어지길래

다시 집에 왔어요.

응급실 간호사는 '엄마가 애 열 떨구는 법을 모르시나보네요'하면서

친절하게 '우리아기 열 날 때 응급처치법' 종이를 주더군요.



낮에도 잘 놀다가 열이 또 나서 체온재보니 39도...

미친듯이 애들고 병원으로 뛰어갔습니다.



애는 열이 나서 덜덜 떠는데 간호사들은 차트 기다린다는 핑계로 자기들끼리 수다떨고 놀고

열받아서 '애가 열이 39도라고요!!!! 새벽에 응급실도 왔었어요!'하고 소리질렀더니

그때서야 부랴부랴 1순위로 진료받게 해주시더군요.



신생아때부터 나은이 봐주시던 의사선생님이라

애가 이런 상태인데 병원 안 데리고 왔다고 입원 안 시켰다고 화내시면서

입원 수속 빨리 해주셔서 바로 입원했어요.

6인실로 들어가려 했는데 엄마가 '요새 신종플루 무서운데 안된다'해서 2인실로 들어갔네요.

링겔 꼽느라고 저는 나가있고 나은이 혼자 주사실에서 링겔 꼽는데 어찌나 울음소리가 크던지...

제 가슴이 무너져내리더라고요.

응급실에서 나은이 봐줬던 선생님이 주치의라고 올라오셔서 엄마한테 한 소리 들으시고...

새벽에 왔을 때 입원시켜주셨어야하는거 아니냐고 그랬더니 아무소리도 안하시더라고요.



입원하고 새벽 2시에 체온을 재봤는데...

와... 수은체온계가 끝도 없이 올라가더라고요.

멈춘게 40.7도.

너무 황당하고 말이 안나와서 간호사실에 체온계 들고가서

그냥 웃었네요. 보여주면서...

'체온계가 40도라네요. 허허허~~~'

간호사 두 명이 뛰어가더라고요.



같은 방 쓰는 사람이 자느라고 불 꺼놓은거 키고

애 옷을 벗기더니 좌약넣고

미온수 마사지하고...



눈물밖에 안 나오더군요.

전 그런 상황에도 나은이를 달래면서 '괜찮을거야. 괜찮을거야'할 수 있을 줄 알았어요.

근데 손이 덜덜 떨리면서 그냥 옆에서 눈물 밖에 안 나오더라고요.

안아주면 체온 더 오른다고 해서 안아달라고 우는 애를 억지로 앉히고

계속 수건으로 몸을 닦아줬어요.

나은이도 힘들었는지 한 40분 지나니까 앉아서 꾸벅꾸벅 졸더라고요.

체온은 다행히 떨어져서 38.5...



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입원했다가 퇴원했어요.

망할 신종플루검사는 화요일에 했던게 토요일에 결과 나왔네요.

확진...



안정성 때문에 불안했지만 타미플루를 그래도 화요일부터 먹여서

오늘 아침으로 타미플루 먹는 건 끝났어요.

같은 병동의 9개월된 아이는 확진 판정 나오고 먹인다고 안 먹여서

애기 상태가 많이 안 좋은걸 보고 퇴원했는데 어찌 되었는지 모르겠네요.



신랑 같이 일하는 사람 아이가 신종플루 걸렸고...

저녁식사 같이 했던 동생 여자친구도 신종플루였고...



처음에는 그 사람들 살짝 원망했었는데

생각해보니 그 사람들 원망할게 아니더라고요.

검사결과를 그리 오래 기다려야하는 현실을 원망해야할듯...



그래도 나은이는 가볍게 신종플루를 앓고 넘어가서 다행이에요.

신종플루 예방접종해야하나 고민했었는데

착한 나은이가 그 고민을 덜어줬네요.



육아책에는 아이가 아프더라도 엄마가 당황하면 안된다고 하지만..

그게 말처럼 되나요. 애가 열이 40도가 넘어가는데...



아동병원이라 애들을 격리시킬 수 없는 건 이해하지만

병원에 입원하고 보니 확진 받은 아이, 검사결과 기다리는 아이들이 복도에서

링겔대(?)를 타고 질주하고...

지나가다가 나은이 예쁘다고 만져주고...



네.. 만지게 못한 제 탓이겠죠.

나은이가 답답해한다고 병실에서 데리고 나간 제 탓이고요.



혹시 아이가 열나서 입원하면 꼭 마스크 씌우시고 조심하세요.

왜 병원 통한 2차감염이 많다고 하는지를 절실히 느낀 1주일이였답니다.



나은아 건강하게 자라다오.

무슨 유행의 선두주자라고 유행하는건 다 해보지 말자;;;

동영상은 야구만 보는 엄마아빠를 원망하며(?) 낄낄 웃는 나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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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1/08 20:52
수정 아이콘
다행이네요..
이제동네짱
09/11/08 20:52
수정 아이콘
체온 40도에서 심장이 덜컹 했네요... ㅠ_ㅠ;;; 정말...
힘드셨겠어요 ㅠ_ㅠ
그간 마음고생하시느라 정말 ㅠ_ㅠ 에휴~;;

나은이가 +_+ 건강하게 자라길!!!!!!!!
09/11/08 20:54
수정 아이콘
후.. 정말 많이 놀라셨겠네요... 항상 웃으시던 저희과 교수님 한분도 나은이정도의 따님이 플루확진 받아서 얼굴이 아주 말이 아니셨는데...
다행입니다.. 오늘 안좋은소식도 있었는데.. 정말 다행입니다.
09/11/08 20:54
수정 아이콘
상심이 크시겠습니다.
감기만 걸려도 간떨리는 어린시기인데.. 부디 건강하게 살길.. 바라요!
09/11/08 20:56
수정 아이콘
어휴...
지난 주 내내 얼마나 마음 졸이시며 걱정하셨나요. 글을 읽는 내내 가슴이 두근두근해지네요.
퇴원했으니 이제는 추운 날씨에도 몸 튼튼~ 마음 튼튼하게 잘 자랄 겁니다.
신민아
09/11/08 21:01
수정 아이콘
그만하길 정말 정말 다행이네요..
얼핏 뉴스를 보기엔 이광기씨 아들 사망했는데 신종플루확진이라더군요..
그 기사 보구 흠칫했습니다 정말..
건강하게 자라길 바래요..
Timeless
09/11/08 21:01
수정 아이콘
많이 놀라셨겠네요. 자기 아이가 아프면 의사들도 당황합니다.

애기도 크리스탈님도 고생했으니 이제 푹 쉬면서 룰루랄라 하세요^^
09/11/08 21:02
수정 아이콘
다행이네요. 정말...휴
저저저저 간호사들 최초에 잘 해 줬으면 이런 마음 고생 덜 하셨을 수도 있었을텐데
이 상황에서 아주-_-+

건강 되 찾고 해맑은 모습으로 크길 바랍니다^^..
09/11/08 21:03
수정 아이콘
어린아이나 노약자는 완치후에도 조심해야 하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저희 삼촌이 그러던군요 3살 이하의 어린아이가 아프거나 다치거나 하는건 전부 부모탓이라고...
신경 쓸부분도 많고, 손도 많이가고 항상 시야에 두는 편이 좋은 것이겠죠.
대구청년
09/11/08 21:16
수정 아이콘
정말 다행입니다.
저도 6개월된 아들의아빠로서 요즘같이 신경을많이써야되는시기는 정말스트레스가 쌓입니다.
나는 20대중반이니 걸려도 상관없지만 하지만 아이가 위험하니 요즘은 정말손씻기 마스크착용등 할수있는건 다하고다닙니다.
와이프도 요즘 최대한 외출을 자제하고요..
하루빨리 신종플루가 사라졌으면 하는바램입니다...
주먹이뜨거워
09/11/08 21:22
수정 아이콘
오휴... 맘 고생 심하셨겠네요. 십년감수하셨을듯.
나은이가 큰 위험 다리 하나 건넜으니 이제부턴 건강하게 자라길 바랍니다.
저도 애들이 신종플루걸릴까봐 노심초사하고 있답니다.
앙앙앙
09/11/08 21:30
수정 아이콘
토닥토닥. 힘드셨겠네요. 이제 안정 찾으시고 아이랑 계속 룰루랄라 하시길....그저 건강하게만 자라다오!
09/11/08 21:57
수정 아이콘
뉴스보니까 이광기씨 아들도 병원에서 뒤늦게 신종플루 확진이라고 통보해왔다는데 정말 큰 일 날 뻔 했네요.
제 친구 중에 한 명도 신종플루 걸렸다가 거의 다 나을때 쯤에서야 확진 판정을 받았습니다.
다 낫거나 혹은 죽거나 그 다음에야 확진을 받을 수 있다니 우리나라 의료체계 정말 믿을만한건지 후...
혁이아빠
09/11/08 23:15
수정 아이콘
저도 추석때 34개월 된아들이 39도-40도 열이 계속 나서 병원 응급실로 갔서 3일 밤낮을 병원에서 지냈죠,
제 아들 넘은 신종플루는 아니고 편도선 염증때문이었지만 아기들은 정말 건강하게만 자라주는 최고인거 같아요,
액땜했다고생각하시고요, 아주 건강하게 자랄거에요 나은양요.
ManUmania
09/11/08 23:21
수정 아이콘
에고 저렇게 예쁜 아기가 ㅠㅠ... 그래도 나아서 다행이네요!!!! 너무 예쁘네요 ㅠㅠ
marchrabbit
09/11/08 23:40
수정 아이콘
와, 정말 가슴이 철렁하셨겠네요. 그래도 이렇게 액땜을 하셨으니 앞으로는 건강하게 잘 자랄 것입니다.
希愛來
09/11/09 00:51
수정 아이콘
휴우..다행이십니다..
제 아들도 열경기를 자주 앓아서 응급실에 자주 가는데..
응급실에서는 소리큰 사람이 우선이란걸 늘 느낍니다..
그나저나 다들 조심하십시요..정말 남의 일이 아닙니다..
09/11/09 06:32
수정 아이콘
요즘 신종플루도 그렇고... 아이는 뭐니뭐니해도 건강하게 자라 주는 것이 최고 인것 같아요...ㅠㅠ
09/11/09 09:40
수정 아이콘
휴...
09/11/09 09:58
수정 아이콘
글누르는 것조차 살떨려서 겨우겨우 읽었군요..T.T
정말 다행입니다..
09/11/09 10:12
수정 아이콘
애기들 39도 넘어가면 정말 덜덜덜이죠

울 애기도 열이 잘 나는 스타일이라 좀 열이 있다 싶으면 39도 이상 ... 밤새 열 안 내릴까 조마조마하던게 한두번이 아니었는데..

근데 참 39도 열이 나도 애는 그냥 쌩쌩 잘 노니 열이 잘 나서 애가 적응한건가 싶기도 하고..

아무튼 이번 신종플루때는 아직은 열이 안 나서 다행인데

계속 초비상 모드이긴 하지만요..
돈키호테의 꿈
09/11/09 13:10
수정 아이콘
제 아이도 39.8도까지 봤네요....
타미플루 먹고 있고... 확진판정은 아직 안나왔고.

후...
애가 아프니까... 진짜 '뭘 해도 좋으니 아프지만 마라'는 말이 절로 나오더군요.
09/11/09 13:24
수정 아이콘
고생많으셨습니다. 아이가 아플 때 부모가 침착해야하는데,
잘 안되는것이 현실인 것 같습니다.
저번 열감기때 저도 마음 졸이며 몇일을 고생했었네요.
09/11/09 13:40
수정 아이콘
아휴.. 정말 다행이네요 ㅠㅠ 가슴 졸여서 못 읽겠는거 그래도 저도 애키우는 엄마니
알아놔야겠다 싶어서 끝까지 겨우 봤네요... 나은양~~ 웃는거 너무 이쁘네 이제 건강하게만
커야지~~ 너무 고생하셨어요... 울 딸도 16개월에 저는 두째까지 임신했는데
집에서만 갖혀지네니 죽겠네요 ........ 어딜 갈 수도 없고 겁나는 하루하루입니다.
청보랏빛 영혼
09/11/09 14:36
수정 아이콘
신종 플루... 말만 들어도 멀미가 날 것 같네요...
첫째로 아이가 건강하게 나아서 정말 다행입니다.
병원 현실이 입원이 쉽게 이루어지기 힘들고 설사 입원하더라도 완전히 격리된 상황을 가지기 힘드니 참 어렵네요.
올해 갑자기 유행한 병인데 병원 입장에서야 한층 통째로 빈 병동이 나오기 힘들기도 하겠죠.
저희 병원도 겨우겨우 응급실 입원 병동 들어내고 컨테이너 박스 지으면서 따로 격리실 마련했는데...
의료진도 애먹고 환자들도 애먹는 정말 속상한 병입니다.
09/11/09 14:55
수정 아이콘
글만 읽어도 심장이 덜컹 하네요.
나은이가 쭈욱 건강하길 바랄께요!!
슈퍼 에이스
09/11/09 15:09
수정 아이콘
다행입니다. 나은이가 건강하게 자라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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