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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05/31 21:16
한 가지 재밌는걸 또 알아냈네요. 엄마가 아들이 살인을 한걸 확실히 안 뒤와 알기 전에의 행동차이가 있고, 특히
살해 후 아들과 잠을 잘때 뒤돌아 잔다는 사실입니다.
09/05/31 21:19
정말 재미있게 본 영화입니다.
바보이냐 아니냐는...상당히 특이한 해석을 내놓은 분도 계시던데 제 생각에는 바보가 맞다고 봅니다. 그러나 감독이 일부러 그렇지 않다고 해석할 수 있는 여지도 넣어놓은 것 같습니다. 저는 어머니의 침이나 약이 오히려 머리가 정상적으로 돌아오는걸 방해하는게 아니었나, 교도소에서 생활하면서 어느 정도 회복된게 아닌가 정도만 생각하고 말았습니다. 어머니의 지나친 사랑이 해가될 수도 있다는 정도의 메시지? 주인공이 돌을 던진 것도 어머니의 가르침 때문인 면도 있고 말이죠.
09/05/31 21:21
aura님/ 뒤돌아자는 부분도 아들이 살인자인걸 알아서라기 보다는 아들의 성장을 알아서랄까...
그리고 자신의 가르침 때문에 그런 일을 저질렀다는 자책감 때문인 것 같다고 저는 느꼈거든요. 이 부분은 관객이 어떤 생각을 가지고 보느냐에 따라서 달리 해석될 경지가 충분한데 역시 감독이 대단한 것이겠지요...
09/05/31 21:23
여성이 아닌 남성 감독이 이렇게까지 모성 신화와 남성성에 관해 빈정거릴 수 있다는 점이 굉장히 매력적이었습니다.
영화 내내 흐르던 섹슈얼리티도 취향이었구요. 봉준호는 사실 아주 사소한 것으로도 긴장감을 만들어 내는 감독인데 이번에도 그 장기가 유감없이 발휘된 기분이네요. 작두야 그렇다 치지만 넘어진 물병으로도 그런 팽팽한 느낌을 만들어낼 수 있는 사람에 세상에 몇이나 되겠습니까. 하하핫.
09/05/31 21:24
마더는 수작임에도 불구하고 몇몇점에서 아쉬움이 남는다.
어머니와 아들의 관계는. 영화 내내 끊임없이 오이디푸스 컴플렉스를 자극하고 있다. 은유적으로만 묘사하면 모른척 지나갈수도 있겠지만, 결국 진태의 취조끝에 동네 양아치입에서 나온 '엄마하고 잠만 잤을까? ' 하는 물음은 관객에게 이제껏 애써 고개를 돌렸던 영화내 오이디푸스 컴플렉스를 이래도 부인할텐가하는 감독의 집요함이 느껴졌다. 이 일반적일 수 없는 엄마와 아들의 관계는 김혜자의 모정 자체의 일반성 획득에 방해를 한다. 우리네 어머니가 아닌. 아들을 이성으로 사랑하는지도 모르는 어머니의 사랑이 되며, 그것은 일반인의 공감을 이끌어내기 힘들어진다. 어쩌면 영화 후반부로 들어 끔찍하게 폭주하기 시작하는 모정과 이 영화를 보고 있는 당신, 혹은 당신 어머니의 모정과는 좀 다른 이야기다라는 감독의 배려일 수도 있겠으나. 영화는 결국 피부에 와닫지 않는 판타지 스릴러가 되고 마는것이다. 그럼에도. 혹은 비슷한 이야기가 될지 모르겠으나. 어머니가 진태를 오해해서 경찰서에 신고한후 집에 돌아왔을때 속옷차림으로 그녀를 기다리고 있던 진태의 존재는 서늘함이 느껴지는 오싹함이었다. 이 낯선 느낌은 영화에서 가장 매력적인 부분중 하나이다. 이 위협적인 존재에게 어머니는 끼니걱정을 해주고. 진태는 반말과 존댓말을 적당히 섞어 그간 그녀와의 관계를 단순 친구 어머니가 아니었음을 은밀히 암시한다. 그럼에도 결국 이 묘한 분위기의 관계를 규명하지 않음으로 관객으로 하여금 위태위태한 이미지로만 남겨두고 영화를 진행해나간다. 변형된 오이디푸스 컴플레스의 이미지는 중반이후까지 영화를 지탱하는 축이 되며. 실제로 어머니가 영화 내내 도움을 받았던 남자는 아들 도준도, 형사도 아닌 동네 양아치 진태뿐이었다는것이다. 다소 사소한 부분일수도 있겠는데. 영화내에서 벌어지는 폭력은 굉장히 갑작스러워 더 현실적이다. 유족에게 준비 없이 뺨을 맞은 어머니. 진태에게 느닷없이 구둣발로 얼굴을 타격당한 동네 양아치. 교도소에서 도준에게 공격당하는 재소자. 경찰서에서 사과를 문 도준, 영화의 원인이 되는 희생자도 그러했다. 돌이켜 생각해보면 분명 실제 싸움은 그렇게 일어났다. 아무리 준비를 해도 들어오는 타격은 늘 갑작스러울 수 밖에 없으며. 영화에서는 그 느낌을 관객에게 생생하게 피해자 입장에서 전달한다. 그 과정에서 폭력이 일어나는 순간을 좋은 앵글에서 잡을 수 없는 부분은 감독이 용기있게 혹은 아쉽게 포기한 부분이 아닐까 생각이 든다. 개인적으로 또 하나 기억에 담아두고 부분은 어머니가 도준이에게 농약을 먹인것을 후회하는 장면이었다. '그때 죽었으면 알록달록 예쁜세상에서 도준이랑 같이 살텐데. 그러질 못해 이렇게 살고 있다' 라는 어찌보면 흔한 신파조의 이야기는 김혜자의 입을 통해 그 느낌이 생생하게 피부로 와닿아 내 마음을 아프게 했다. '그 후에는 좋다는 음식이란 음식은 다 먹였는데... ' 하는 부분에서는 내 어머니가 느껴져 더욱 그러했는지 모르겠다. 마지막 어머니가 떨리는 손으로 고통스러운 기억을 잊게 해주는 침자리에 침을 놓고 버스안 춤추는 무리안으로 들어가 몸부림에 가깝게 춤을 추는 장면. 붉은 실루엣으로 버스 밖에서 흔들거리는 카메라로 잡은 장면은 내 마음을 미어지게 했다. 아무리 강한 어머니라도. 결국 여자일 수 밖에 없는것. 언제나 강한척 해도 뒤에서 저렇게 처절할 수 밖에 없는 우리네 어머니...
09/05/31 21:25
솔직하게 말하면 저는 실망했습니다만, 봉준호 감독의 작품중에서는 가장 괜찮은 작품이라고 봅니다.
그의 미장센미장센 강조하는데 영화는 퍼즐이 아니죠. 그런 부분부분을 찾는 재미도 분명 있지만 오히려 난잡하게 정리못하고 널부러뜨려놓고서는 관객들에게 '니들이 한번 잘 끼워맞춰봐라' 하는 시니컬한 태도는 마음에 들지 않았습니다. 일단 영화자체가 좀 지루했습니다. 이야기를 이끌어가는데 좀 질질끈다는 느낌이 많았죠. 그래도 김혜자의 명품연기는 좋았고... 반면 원빈의 연기는 저는 좀 아쉬웠습니다. 그냥 누구나 소화할만한 연기를 보여줬네요. (그 외모때문에 캐스팅했다고 하지만요)
09/05/31 21:38
Latanta님// 저는 솔직히 아직도 봉감독의 최고 수작은 살인의 추억이 아닌가 싶습니다.
아.. 그리고 태클은 아니고요. '시크' 하고 '시니컬' 하고 용도를 헷갈리시는게 아닌가 싶습니다. 많이들 그러시더라구요.
09/05/31 21:41
TORCS님// 음 그렇네요. '시니컬'로 수정했습니다. 지적감사드립니다.
아 살인의 추억이 봉감독 작품이었던것을 깜빡했군요... 워낙 괴물에서 실망을 한지라... 다시 회상해보니 영화관에서의 짜릿함은 살인의 추억쪽이 더 높았던 기억이 나네요.
09/05/31 21:53
Latanta님// 봉준호 감독과 살인의 추억을 건너 띄고, 괴물에서 도대체 어떻게 실망할 수가 있다는 거죠?
그전의 "플란다스의 개"와 괴물을 비교하셨던 건가요?
09/05/31 21:57
WhyYouKickMyDoG님// 저도 괴물을 굉장히 좋아해서 보는 내내 가방 움켜쥐고 봤던 사람이지만 실망했다는 부분은 좀 수긍이 갑니다. ^^;;
사실상 괴물과 가족과 사회에 대한 비판적 시각들이 그렇게 썩 잘 맞물린 영화는 아니었다고 보거든요. 굳이 살인의 추억이나, 플란더스의 개, 더 이전의 지리멸렬까지 끌어들이지 않아도 말이죠.
09/05/31 22:02
WhyYouKickMyDoG님// 아뇨 그전 작품을 보지 않고 순수 '괴물'만 보고 실망한겁니다. 저는 1천만관객 돌파이후에 관람을 해서 그런지 그 실망감이 조금 컸던 기억이 나네요.
09/05/31 22:03
오름 엠바르님// 글쎄요, 실망이라는 것은 그전의 기대치에 못미쳤을때 하는 말 아닌가요?^^
이전의 작품을 끌어들이지 않고 어떻게 실망이란 말을 할 수 있을까요?
09/05/31 22:05
WhyYouKickMyDoG님// 1천만관객이 본영화 라는 기대치 -> 생각보다 별로였다. -> 실망 이건 안될이유가 뭔가요;
딱히 꼬투리잡기가 아니라면 굳이 물고 늘어지시는 이유가 뭔지...
09/05/31 22:12
저도 살인의 추억에 비해서 괴물은 굉장히 실망이었습니다.
마더는 애초에 큰 기대는 안해서 그런지 아쉽지만 나름 재미는 있더군요. 살인의 추억에 비하면 별로였지만 그래도 나름 생각할꺼리가 많았던 영화네요.
09/05/31 22:22
괴물에 비해 좀 실망이었던 것은 사실이죠. 괴물의 모든 풍자요소가 이 영화는 거의 찾아볼 수도 없습니다. 물론 내용상 그렇게 하긴 힘들었겠지만..
이영화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경계에 있습니다. 스릴러와 드라마를 넘나드는게 아니라 그 가운데 끼어서 움직이지 못하는 그런 느낌입니다. 연기또한 불만이 좀 있습니다. 이왕 끌어낼 연기라면 좀더 광기어린 모습을 보여줄 수도 있었을텐데요.. 편집을 그렇게 한건지. 오히려 원빈의 연기가 나쁘지 않았습니다. 영화는 그럭저럭 재밌게 봤지만 괴물로 끌어올린 기대감에 미치지 못했다는게 감상입니다. p.s: 김혜자씨는 담배를 필 필요가 전혀 없습니다. 그부분은 감독이 영화를 편집하면서 착각한게 아닐까 생각들 정도입니다. 그 장면은 영화가 말하려는 내용을 의미없이 만드는데 일조하고 있습니다.
09/05/31 22:23
WhyYouKickMyDoG님// 이전의 작품을 모를 수도 안봤을 수도 있잖아요. ^^;;;;
그런데 괴물 같은 경우에 입소문이 상당히 좋았습니다. 저야 봉감독을 좋아해서 개봉 첫날 땡긴 사람이지만 제 뒤에 봤던 주변 사람들은 생각만큼 아니었다고 한 사람들 꽤 많았습니다. 뭐 평론가들 평을 보고 입소문을 듣고 어떤 형식으로든 소개는 받게 마련이잖습니까.
09/05/31 22:24
오늘 조조로 친구와 보고 왔습니다만... 그닥 재미있게 보지는 않았네요
Latanta 님 말씀처럼 '니들이 한번 잘 끼워맞춰봐라'라는 느낌도 들었고 말이죠 중간 즈음에 원빈의 어릴적 사진 확대 한다고 사진을 반으로 찢어서 사진관에 맡기지 않습니까 남에게 보여주기 싫은 사람이 찍혀있을 듯한 생각에 김혜자 씨가 친어머니가 아닐 수도 있다는 생각도 들더군요 이런저런 생각할 거리를 많이 만드는 영화라 봉준호 감독 작품은 좀 불편하네요 ^^; 개봉일에 보고오신 저의 "마더" 님의 감상평 재미있더라 (무난한 감상) 김혜자 씨의 행동이 이해가 간다 (감정이입) 요즘도 저렇게 구질구질하게 힘들게 사는 동네가 있느냐 (일반적 동정심)
09/05/31 22:37
마더는 그냥 그랬습니다.
위의 Latanta님의 말씀처럼 질질끈다는 느낌이 너무 강했던지라.. 그리고 봉준호 감독이 의도했겠지만 영화 보는 내내 너무 불편한 작품이었습니다. 봉준호의 작품은 살인의 추억 - 마더 - 괴물 순이 아닐까 싶네요. 플란다스의 개는 안봐서 모르겠고. 괴물은 재미있긴 했지만 천만이나 볼만한 작품은 아닌 것 같습니다. 왕의 남자와 태극기 휘날리며처럼 그냥 우연히 잘 맞아떨어진 작품이었다고 생각이 들고.
09/05/31 23:01
괴물의 흥행에는 봉준호 영화에 대한 호응도 있지만 일단 초등학생들이 좋아할 만한 괴기물이라고 해야할까요.
이런거 저런거 안따지고 그렇다고 아주 잔인한 장면이 있는것도 아니였구요. 초등학생 부모들이 휴일에 봤음직한 영화였어요. 즉..3대가 봐도 무난한 영화였던게 컸던거 같아요. 그리고 재미도 있었구요. 저희집 애만해도 이영화를 3번이나 극장가서 본 거 같거든요. 마더 볼려고 하는데 결말 다~알고가도 기대되는 영화이긴해요~
09/05/31 23:26
봉빠 입장에서는 잘 빠진 영화가 하나 더 나와서 기분이 좋습니다.
영화전에 너무 '살인의추억'스러우면 어쩔까 걱정했었는데, 우려와는 달리 전혀 다른 스타일을 만들어 냈더군요. 물론 이 부분에서 호불호가 갈리는거 같습니다. 엄마와 도준사이의 심리관계가 시시각각 달라지는것만으로도 흥미가 있었습니다. 특히 소변의 뒷자리까지 치워주는 엄마의 모습에서, 나중엔 등을 돌리며 자는 모습까지. 또 출소이후의 변화에서부터 예기치않게 당했던 스포일러인 천재인가? 바보인가?도 요묘해 지더군요. 부모님이 모시면 감정이입 제대로 될것같아서 예매해드렸습니다.
09/05/31 23:36
방금 보고왔습니다. 괴물을 보고 느낀 찜찜함을 마더에서도 느꼈네요.
영화에 함축된 내용들이 많다고는 하지만 저처럼 눈으로 보이는것만 보고 믿는 사람에게는 정말 별로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저 영화를 본 이후에는 ? 라는 생각만 들더라구요. 집에가서 인터넷으로 찾아봐야지 무슨 함축적 의미가 있는지.. 이런생각을 계속했습니다. 보면서 이런 뜻이? 우와 이런분들도 계시겠지만 저처럼 저거 머야? 라고 생각하는 분들도 있을테니.. 호불호가 나뉠수 있을수밖에 없는 작품이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런의미에서 Latanta님의 내용에 정말 공감합니다.
09/05/31 23:46
제 생각에 마더, 살인의 추억,괴물은 각각 감독이 추구하는 내용은 다른 것 같더군요.
영화적 디테일과 장치들은 마더가 가장 정밀하다고 느껴집니다. 영화관에서 볼때 도준이 버스터미널에서 침통을 엄마에게 건내는 장면에선,,,, 프라이멀 피어의 에드워드 노튼이 생각 나면서 그때부터 혼란스러워 졌는데 다른 분들도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비슷한 생각을 하신 것 같더군요. 이 점은 아마도 감독이 노린 장치들이 먹히고 있는 것 같습니다. 정답은 감독이 말하는 내용이 정답이 되겠죠. 말 안하겠지만. 저야 뭐 봉감독에게 기대하고 있던 터라 긍정적으로 작용했는지 몰라도 지루하지 않았고 재미 있었습니다. 이 영화와 관련된 여러 글들을 읽고 있는데, 그냥 무심히 지나쳤던 것들을 알게되니 한번정도 더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한번 더 볼 생각입니다.(한번 본 영화는 잘 안보는 편인데 말이죠...) 한번 더 본다면 흐름 보다는 감독이 심어 놓은 장치들의 인과관계에 중점을 두고 보고 싶네요.
09/06/01 10:04
담배 장면이라.. 아마도 사소한 거 하나하나 챙기는 봉감독이라면 그것도 아마 어떤 의도가 숨겨져있진 않을까 생각하긴 합니다. 저번에 괴물과 더불어 이번에 마더를 유심히 살펴보면서 더욱 그런걸 느끼게 되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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