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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9/05/31 02:50:24
Name EndofJourney
Subject [일반] 차라리 국론분열을 허하라.

"노무현 대통령의 서거를 계기로 더욱 우리가 통합하고 한덩어리가 되는 것이 고인의 바람일 것입니다."

어떤 당 대표의 말입니다. 요즘 제 주변 어르신들도 이와 비슷한 이야기를 많이 하십니다. 국론이 분열되면 안 된다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 때문에 국민들끼리 서로 싸우면 안 된다고. 하나로 똘똘 뭉쳐, 지금의 어려움을 헤쳐나가야 한다고... 그런데 말입니다. 이런 얘기를 들을때마다, 이상하게 자꾸 짜증이 납니다.



제가 아는 민주주의란 '合議'를 통해 '合意'를 이루는 것입니다. 서로 다른 구성원들이, 서로 각자 다른 생각을 가지고 함께 모여 의논하고, 그를 통해 하나의 의견을 만들어내는 것이 민주주의입니다. 이와 같은 과정을 거쳐 나온 意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힘들어 할 수도 있겠지만, 어쨌든 義라는 과정을 거쳤기에 결과물인 意는 힘을 가집니다.

그런데 지금, 대한민국에는 合議라는 과정이 사라져 버렸습니다. 난 내 뜻을 말해볼 기회도 얻지 못했는데, 몇몇 사람들은 일단 통합부터 하잡니다. ‘국론분열은 안 된다.’라는 절대 진리 앞에서, 남들과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들을 순식간에 싸움꾼으로 몰아버립니다. 단지 함께 모여서 의논하는 合議 과정을 거치고 싶은 것임에도 불구하고, 그 과정을 원했다는 이유만으로 국론분열의 배후세력이 되어버립니다.

사실 국론이란 건 언제나 분열되어 있습니다. 이 분열 된 의견들이 함께 머리를 맞대고 의논하는 것이 바로 ‘통합’이고 ‘화합’이고, 또한 민주주의입니다. ‘닥치고 한 마음 한 뜻’이라는 건 ‘통합’도 아니고, ‘화합’도 아닙니다. 자기 말 안 듣는다고 입부터 막아버리면서 무슨 통합입니까. 화합을 외치는 사람들 머리 속에 ‘合議’에 대한 생각이 전혀 없는데, 무슨 놈의 화합이고 무슨 놈의 통합입니까.

이럴 바에야, 차라리 분열되어서 편가르기 하면서 실컷 싸우는 게 낫다는 생각을 합니다. 싸움이란 건, 어쨌든 서로 얼굴을 마주보고 하는 겁니다. 한 자리에 모여서 싸운다. 이건 合議가 아니라 싸울 투자를 써서 合鬪라고 불러야 할지도 모르겠군요. 지금 한국에게 필요한 건 겉만 번지르르한 ‘화합’이 아닌 것 같습니다. 서로 물어뜯고 할퀴더라도, 우선은 合議하는 방법부터 먼저 되찾아야 하지 않을까요. 그 방법이, ‘국론분열’이더라도 말입니다.


텔레비전만 틀면 나오는 ‘화합’과 ‘국론분열은 안 된다.’라는 말이 듣기 싫어 죽겠습니다. 그런 말을 떠들어대는 작자들이, 불과 한두달전만 해도 신나게 ‘국론분열’을 부추기던 자들이라 더 화가 납니다.

...차라리 ‘국론분열’되어 주구장창 싸우는 꼴이 낫다고 말하는 제 꼴이 처량해죽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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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izardMo진종
09/05/31 02:58
수정 아이콘
제맘이 님과 같습니다.합의 합의... 일단 뜻을 모으고 마음을 맞춰야 진정한 합의가 될텐데..

모두 샤랍. 싸우면 나쁜놈. 우리는 합의해야함. 합의 안하면 나쁜놈. 하아...
아우구스투스
09/05/31 03:01
수정 아이콘
가끔 느끼는 거지만... 그들이 말하는 국론을 하나로 만든다는 것은...

국가가 국민을 통제하고 국민은 국가에 무조건적으로 충성을 바치며 또한 아랫사람은 윗사람 말에 절대 복종하고 윗사람이 정한 길로만 가며 어린 사람은 나이든 사람에게 아무말도 못하고 나이든 사람이 시키는대로만 해야 하는 그런 것을 원한다는 느낌이 듭니다.

하지만 지난 5년, 아니 10년간 우리는 국민이 국가에 요구하는 법을 배웠고 아랫사람이 윗사람에게 의견을 제시하는 법을 배웠고 어린 사람에게도 의견이란게 있을 수 있다는 것을 배웠고 느꼈고 경험했습니다. 심지어 정말 범접하지 못한 큰 어른이라고만 생각하던 국가원수를 개그 소재로 삼고(모모 대통령과 닮았다는 이유로 지금은 고인이 되신 코미디의 황제께서는 방송 출현 정지를 먹었었죠.), 또한 무슨일만 생기면 국가원수를 욕하고 소위 말하는 까대는 짓을 해왔습니다. 그것은 어린 아이부터 어른들까지 모두 다 말이죠. 그런 것을 경험한 사람들에게 다시 복종을 명령하라고 할때 들어줄 사람이 있을까요?

하지만... 이제 그런 자유 의견 개진은... 이제 국가에 반하는 행위로 규정하는 듯 합니다.

대통령을 욕했다고 벌금이라... 전 정권에서는 상상하기도 힘들고 만일 그런일이 있었다면 인권탄압이라고 자유탄압이라고 모모모 언론사에서 난리를 쳤을겁니다. 마치 과거로 회귀하는 듯 하지만 국민들은 이미 21세기의 정치를 조금 맛봤습니다. 쉽게 앉아서만 당하지는 않을 겁니다. 그대로 다시 되돌아간다면 4.19 혁명과 5.18 광주민주화운동의 정신이 너무나도 부끄러우니까요.
진리탐구자
09/05/31 03:26
수정 아이콘
그냥 다른 국가 만들어서 끼리끼리 놀면 안 되나 싶습니다.
자유인바람
09/05/31 03:41
수정 아이콘
일단 자기들이 하고있는 짓들을 돌아보고 말 하면 좋겠습니다.저러면서 화합 하자고 태연하게 말하니...화만 나죠.
아영아빠
09/05/31 07:26
수정 아이콘
강렬한 제목이네요.
거기에 비하면 크게 모나지 않은 글이구요.
건전한 토론은 서로의 발전에 도움이 되지만, 무작정비난은 서로의 상처를 아프게 한다고 생각합니다.
치토스
09/05/31 07:31
수정 아이콘
화합도 어느정도 뭐가 들어맞아야 화합이 되는거지 한쪽에서 자꾸 기름만 부어대는데 물하고 화합될래야 될수가 없죠.
KnightBaran.K
09/05/31 09:30
수정 아이콘
저도 그 대통합 어쩌고 하는거 한덩어리 어쩌고 하는 거 어이없습니다.
노 전 대통령시절에 국론분열할때는 언제고 이제는 통합하라니.
자기 입맛대로 하고 싶은 말을 하는거지요.
물탄푹설
09/05/31 09:44
수정 아이콘
냉정히 말해서 안타깝지만
절대 화합과 용서가 있을수 없다는건 대부분은 다 인지하고 있는것 아닐까요?
노무현전대통령님이 확실한 지역기반과 계층기반이 없다뿐이지
그분이 얼마나 광범위한 지지층을 가지고 있었고
이미 알게 모르게 대한민국에 얼마나 엄청난 영향을 끼쳤는지는 이번 국민장기간동안으로
사실상 검증됬다고 봅니다.
또한 그분의 서거가 그의 지지자들과 앞으로 그영향권하에서 나올 모든 정치인들에게 마음의
상처와 부담을 주었음도 사실이라고 봅니다.
일단 이명박정권이 존재하는 기간동안 대한민국은 이 상처로 끝없이 분열하고 싸우고
또 서로를 증오하는 걸로 날샐거라고 봅니다.
몇년을 더갈런지 모르나
다음정권이 친노계열이나 혹 친노계열의 힘을 엎고 올라선 정권이라면
다시 5년동안 끝없는 전정권후벼파기 뒤집기 말살하기가 이어질거라고 봅니다.
냉정히 생각해 볼때 대한민국은 김구선생서거후 일어난 그 끔직한 국론분열사태와
버금갈수도 있는 상태로 빠져들어가기 쉽상이라고 봅니다.

*정말 생뚱맞은 철딱서니없는 글이지만 전 사실 이게 궁금하고 기대가 되기도 합니다.
오래전 노무현전대통령님이 아직 의원 그것도 막 정계에 갓입문한 초선의원시절
저유명한 5공청문회가 있었죠
그때 노무현이라는 한인물을 극과 극의 계층으로 갈라놓은 일대 사건이 있었습니다.
대부분이 아시는 명패투척사건이죠
그분을 지지하는 일군의 계층을 만들기도 했지만 반대로 그분을 극도로 혐오하는
계층을 만들기도 한 사건입니다.
그명패투척의 당사자이기도 한분이 바로 정주영명예회장이셨죠
정명예회장을 청문하더중 당시 노무현전대통령께서는 이런말을 했습니다.
본의원은 증인에 비해서 정말 하잘것없는 사람입니다.
증인이 이나라에 가지는 영향력의 100분의 1도 안되는 그런 사람입니다라고요
이제 그것이 어떻게 판가름날지 궁금합니다.
우리경제를 바꾸는데 일조한 산업화의 주역이었던 정명예회장
그리고 우리의 가치관,지역주의,구조적 불평등을 해결하기위해 매진해 대통령까지
오르신 노무현 전대통령
30년전 그때는 정명예회장이 백배이상의 영향력,명예,권위를 가지고 있었음은 사실이나
지금의 노무현대통령은 그가시는 길에 정주영명예회장의 추모객에 거의 백배에 달하는
전국민의 애도를 받는 몸이 됬습니다.
정명예회장이 이룩한 산업화 현대그룹이 국가적부를 지금도 창출해내고 있다면
노무현전대통령이 이룩하신 가치관,국가기틀,권위주의 타파 모두 현재진행형입니다.
현재로선 정명예회장이 매우 불리함은 사실입니다.
무엇보다 벌써 제 자식들은 정명예회장의 이름석자는 모르나 노무현대통령은 알고있고
그자식들의 자식 또 그자식들까지도 대한민국이 존재하는한 노무현이라는 이름은 배우고
알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그러나 그건 너무먼 후의 일
다시 30년후 지금 노무현전대통령에 대한 가장 강한 반대계층(명패사건시의 30대이상)은
대부분 한국사회에선 사라지고 극소수로 전락할겁니다.
저역시 바로 그세대뒤의 황혼세대를 바라보는 나이가 되겠지만
20년후 30년후 지금의 20,30대가 사회의 최상위를 점하는 시대가 되면 과연
지금의 노무현대통령은 어떤 모습으로 우리앞에 서있을것인지 정말 궁금합니다.
실패한 대통령이냐 아님 미래를 예측하고 대한민국의 폐습을 잘라낸 선구자이냐
이도 아님 그러그런 대통령이냐...
09/05/31 10:17
수정 아이콘
한나라당은 그런 말을 입에 담을 자격이 전혀 없습니다...
정말 가증스러움이 얼굴을 찌뿌리게 하죠.
날라보아요~
09/05/31 11:19
수정 아이콘
한나라당과 찌라시 언론과의 공통점이 이런 곳에서 드러난다고 봅니다. 자기가 보고 싶은거만 보고, 자기가 말하고 싶은 거만 얘기 하거든요. 그러면서 국민을 호도하죠.

네, 물론 노무현 전 대통령의 뜻이 "더욱 우리가 통합하고 한덩어리가 되는 것"은 맞는 말입니다. 하지만 "어떤 방향"으로 통합하는 것인지에 대해서는 언급이 없습니다. 내막을 모르는 사람이 보면 (요새는 모르는 사람도 없겠지만요) 마치 한나라당은 순수하게 고인의 뜻을 따라 한덩어리를 이루려고 노력하고, 한나라당에 반대하는 사람들은 고인의 뜻을 따르지 않는 배은망덕한 사람들로 비춰지겠네요.

마치 아래에 올라왔던, 앞뒤 내용은 다 자른 채, 젊은 사람이 노제에서 노인에게 욕하면서 소리치는 영상만을 편집해서 올리는 찌라시랑 다를바가 없어보이네요.
IntiFadA
09/05/31 17:00
수정 아이콘
사실 '국론분열'이라는 - 보통 부정적인 표현으로 쓰이는 - 말 자체가 에러입니다.
국론은 다양한 것이 맞죠. 하나로 (강제적으로) 통일되어 있다면 비 민주적인 것입니다.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이 말하는 통합은 이런 다양성의 기반하에서 의견의 차이를 인정하는 가운데
건설적인 토론을 통해 공통분모를 모아나가는 것이라면,

저들이 말하는 통합은 자신과 다른 생각을 하는 사람은 배제하고 탄압해서 나라 안의 다양한
사고들이 뿌리내리지 못하게 하는 전체주의적인 통합으로 생각됩니다.
09/05/31 18:32
수정 아이콘
분열이 없는 나라가 있죠,,북한,..전체주의 국가는 국론 분열이 없습니다..저들이 원하는 통합은 권력이 시키면 국민들은 반론없이 시키는 대로 하는 것,,바로 그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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