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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5/03/24 10:40:08
Name 켈로그김
Subject [일반] 타인에게 친절해야 하는 이유.
- 나의 관점

나는 매일 학교가는 버스안에서
매일 같은 자리에 벌거벗고 앉아있는 이상한 아저씨를 보곤 해.
어느 날 그 아저씨는 솔잎을 한 웅큼 가져와서는
좌석에서 뒷문으로 솔잎을 잇고 있었지. 누군가를 위한 길을 만드는 것 처럼..


모두가 그 아저씨를 비웃고 손가락질 했지만,
나는 그 아저씨가 모자랄지언정 해롭게 미친건 아니라고 생각했어.
그래서 나는 호박잎을 가져와서 그 아저씨의 고추를 감싸주었어.


(BGM - 자자 '버스안에서')



---------------------------------------------


- 아저씨의 관점

나는 매일 학교가는 버스안에서
등받이 부분에 숨어서 오들오들 떨고있는 송충이를 보곤 해.

송충이는 폴리에스테르에 알러지가 있다고 했어.
문명의 허물을 모두 벗어던진 나는 그제서야 송충이의 진정한 친구가 되었지.

어느 날 송충이는 내게로 다가와 작은 목소리로 속삭여줬어.
언젠가 먼 훗날에 저 넓고 거칠은 바닥을 지나 뒷문으로 갈거라고.
속도에는 자신있는데, 바닥에 배가 쓸려서 못 가고 있을 뿐이라고.


모두가 송충이를 무서워하고 밟아버리려 했지만,
나는 송충이가 느릴지언정 내릴 자격이 충분하다고 생각했어.
그래서 나는 솔잎을 가져와서 송충이를 위한 길을 만들어주었어.


버스기사님. 잠깐만요. 내릴 사람 있어요.



(BGM : 패닉 '달팽이' ) - 달팽이를 송충이로 바꿔서 따라부르세요.




--------------------------------------------


-송충이의 관점

사실 나는 지구를 구할 용사야.
조물주께서 나를 지구로 파견보냈지.
조물주께서는 문이 빨리 닫히는 바람에 한 정거장 지나쳤던 안좋은 기억이 있으셨어.

그래서, 여전히 지구의 버스가 그따구라면 지구인들은 구원받을 자격이 없다고 하시고는,
내가 진정한 용사로 변태하기 위한 시련을 주셨지.
송충이FORM으로 제 때 하차할 수 있어야만, 늠름한 호랑나비가 되어 지구를 구할 수 있도록..

나는 친절한 아저씨의 도움으로 하차에 성공했어.
그러고 보니, 그 아저씨를 도와주는 또다른 친절한 시민도 있었던 것 같아.


지구는 좋은 곳이야. 나는 이 곳을 지키겠어.
호랑나비가 되어..


https://youtu.be/hlAn1QgbhlQ?t=1m32s


-----------------------------------------------------


어제 밤 꾼 꿈을 시점을 정리하여 재구성해보았습니다.


TAG - 친절, 나비효과, 노출, 창조론, 가요톱10, 히트곡, 솔잎의 효능, 호박잎 쌈밥 레시피, 지구종말, 파견직, 서울 시내버스 시간표


대충 이런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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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심군
15/03/24 10:46
수정 아이콘
안녕하세요. 저는 찰리라고 합니다. (이하 인셉션 스포)
켈로그김
15/03/24 11:15
수정 아이콘
난해한 본문에 걸맞는 난해한 리플 감사합니다;;
절름발이이리
15/03/24 10:48
수정 아이콘
영롱하군요
켈로그김
15/03/24 11:14
수정 아이콘
영롱한 핑크의 기운을 느껴보아요.
15/03/24 11:08
수정 아이콘
아싸 호랑나비~ 한마리가~
켈로그김
15/03/24 11:12
수정 아이콘
다시 들어보니 은근히 노래가 세련미가 있더라고요.
그래서.. 최대한 촌스러운 영상을 찾느라 고생했습니다;
즐겁게삽시다
15/03/24 11:08
수정 아이콘
세상에... 이런 사고 구조가 가능하군요. 크크크
켈로그김
15/03/24 11:12
수정 아이콘
저 노래들이 꿈의 뼈대가 된거죠..
버스 안에서 일어나는 썸... + 약하고 느린 존재와의 교감... + 호랑나비 ㅡㅡ;;
검은책
15/03/24 11:16
수정 아이콘
귀여운 글이에요. 재밌어요.
켈로그김님 유머 좀 배우고 싶어요.
유머에 적합한 인간이 아니라서...흐흐흐
켈로그김
15/03/24 11:31
수정 아이콘
귀엽게 봐주신 점 진심으로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이딴 글을 자게에 올려도 될까.. 에라, 모르겠다 욕먹으면 욕 먹는거고 일단 올려보자.. 이런 마음이었거든요;
(애초에 pgr에 올려도 될까.. 부터 좀 고민스럽긴 했습니다;)

유머는.. 저도 평생 배워가는 학생이지요 흐흐..
검은책
15/03/24 13:04
수정 아이콘
근데 가리개로 쓸 수 있는 수많은 것 중에서 호박잎을 고르신 이유는 뭘까요? 도저히 알 수가 없습니다.
거기다 태그에는 호박잎쌈밥레시피라니... 너무 난해한 유머에요. 크크크크크
제가 다 알면서도 모른 척 할거라는 생각은 하지마세요.
전 정말 모릅니다.
켈로그김
15/03/24 13:12
수정 아이콘
저도 몰라요.. 집에서 호박잎을 가끔 먹어서 그냥 등장한거 같아요;;
15/03/24 11:20
수정 아이콘
무거운 주제인 것 같아 패스하려다가 글쓴이 닉네임 보고 들어왔습니다 ..

기대대로 무겁지는 않은데
기대 이상으로 난해하네요 -_-;
켈로그김
15/03/24 11:32
수정 아이콘
원래는 분위기가 사뭇 비장하긴 했습니다.
이상하게 보이는 사람이 있다 -> 하지만 그에겐 절실한 이유가 있었으니.. 이런 식이었는데,
아무래도 그런 세세한 늬앙스까지 제대로 표현할 능력의 부재로 인해..

이런 괴상망측한 난해한 본문이 탄생하였습니다 ㅡㅡ;;
15/03/24 11:25
수정 아이콘
이 글로 인해 세상은 조금 더 아름다운 곳이 되었습니다.
켈로그김
15/03/24 11:34
수정 아이콘
친절은 의도한 것 보다 더욱 세상을 아름답게 만든다.(지구 종말을 막는다;;)
이게 꿈 속의 분위기에 가깝긴 했어요 흐흐..
F.Nietzsche
15/03/24 11:31
수정 아이콘
크크크크크크크크
15/03/24 11:38
수정 아이콘
우리 하나하나는 무언가를 지켜나가고있는 용사들이다. 지켜짐들이 그물망을 만들고 지켜짐의 그물망은우리 모두를 지킨다.
켈로그김
15/03/24 11:43
수정 아이콘
! 제가 무엇을 느꼈고, 무엇을 말하고 싶었던건지를 완벽하게 표현해주셨습니다!
에리x미오x히타기
15/03/24 11:41
수정 아이콘
난해하니 마치 '아이돌 괴이 먹방 애니'같군요. 킄
Darwin4078
15/03/24 12:02
수정 아이콘
정신줄 놓고 홀딱 벗은 채로 솔잎을 잇고 있는 아저씨와 그 아저씨 곧휴를 호박잎으로 가려주는 학생을 태우고 가는 버스기사 아저씨는 무슨 죄가 있어서...
15/03/24 12:07
수정 아이콘
그 분이 사실은 조물주이고 모두를 시험한 것일 수도.
Darwin4078
15/03/24 12:29
수정 아이콘
조물주가 버스정류장 지나쳐서 안좋은 기억이 있다고 합니다. 조물주는 아니신 걸로...
15/03/24 12:30
수정 아이콘
어엌
15/03/24 13:11
수정 아이콘
그 조물주 말고 조물조물하시는 조물주...
*alchemist*
15/03/24 12:12
수정 아이콘
이거... 글도 좋지만 리플 해석들이 더 좋은데요.. 흐흐
tannenbaum
15/03/24 12:14
수정 아이콘
엄..... 그로테스크한 판타지 숏 필름을 본 기분이에요
상당히 유니크하고 언밸런스한 캐릭터들이 언익스펙테이드한 컨셔스를 추구하는 아티스트적 애티튜드가 돋보이는...
엄.... 그런 이미지들이 인스퍼레이션을 모디파이하는 하이 퀄러티 에세이를 읽게되어 엄.... 정말 행복해용
켈로그김
15/03/24 13:16
수정 아이콘
음.. 아임파인땡규 앤드유?
피지알누리꾼
15/03/24 12:35
수정 아이콘
호랑나비 기운이 솟아나요..
Colorful
15/03/24 13:43
수정 아이콘
음 그냥 상상력으로 해석해보면
버스정류장을 지나친 안좋은 기억은
이전 차원에서 조물주가 만든 세상이 이미 한 번 타락해 버린것을 의미한거 같네요
그 이유는 (라임을 맞추면)
이기심이나 욕구가 지나쳐서

그래서 이번엔 송충이, 즉 양심을 만들었습니다
하지만 이를 이용하는건 여전히 인간에게 주었습니다

그로인해 한 남자는 그것을 깨닫고 자신의 옷, 모든 속세의 욕심을 버리고
이를 따르기로 합니다

비록 많은 사람들이 그를 어리석다 하지만 여기 나오는 이 소년은 그것을 깨닫고 호박잎으로 존경의 표시를 건냅니다

마침내 송충이는 지나치지 않고 적절히 정류장에 내림으로써 호랑나비의 탄생
즉 조물주가 바라던 아름다운 세상이 나타난다는 의미같네요
Colorful
15/03/24 13:49
수정 아이콘
결국 아름다운 세상은 소수의 사람들로 인해 만들어진다는 이야기입니다
켈로그김
15/03/24 13:51
수정 아이콘
꿈은 초딩꿈인데 해몽이 철학박사급;;;
Colorful
15/03/24 16:09
수정 아이콘
과찬의 말씀이십니다
오히려 꿈이 정말 아름다운데
괜한 말로 먹칠을 한거 같기도..

어쨌든 정말 재밌는 글입니다
스테비아
15/03/24 14:29
수정 아이콘
제가 그제 마라톤 1등하고 사람들의 환호에 감동하는 쿰을 꿨어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켈로그김
15/03/24 14:41
수정 아이콘
벌거벗고 고추를 호박잎으로 잘 가린 다음 기어가는 세레머니를 하시면 됩니당
스테비아
15/03/24 14:55
수정 아이콘
그....그...그럼 감싸 주시나요?
열등갓
15/03/24 15:16
수정 아이콘
스테비아님은 여자분이신걸로...
스테비아
15/03/24 15:19
수정 아이콘
여초사이트의 진실을 안 기분이네요 덜덜...내가...
10년째학부생
15/03/24 15:21
수정 아이콘
호박잎 필요없으니 이드기여
어제의눈물
15/03/24 15:39
수정 아이콘
타인에 대한 친절보다 자기 자신에 대한 친절로 보이는 꿈처럼 해석되요.
다중인격 드라마를 본 영향인가?
15/03/24 15:42
수정 아이콘
엄마 이사람들 이상해 ㅠㅠ
곤티어
15/03/24 15:48
수정 아이콘
(수정됨) .
켈로그김
15/03/24 16:06
수정 아이콘
http://i.imgur.com/KZoggSb.png?1

상상을 돕는 그림을 그려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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