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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03/24 10:32
별말씀을요. 무신론자 분들 중 orbef님같은 태도를 보여주시는 분들은 저야말로 항상 감사드릴 따름이죠. 사실, "무신론이 유신론보다 우월하다고 이 그지 깽깽이들아."라고 이야기하는 분들이 주변에 많아서 불편할 때가 많긴 하지만요. 허허.
15/03/24 11:01
사는 곳 좀 바꾸면 안될까요? 여기는 학교 점심 시간에 여기저기서 기도하고 난리입니다. 제 아이에게 '너 진화론 믿으면 지옥가' 라고 하는 아이도 있고, 완전 혼돈의 카오스.....
15/03/24 07:27
Brain science를 개인적으로 혼자 공부하면서 인간의 위대함의 원천이라고 생각한 의지력과 의사결정능력이 위협받고 있다는 걸 알고 슬퍼하고 있었는데, 진화론 역시 알면 알수록 허무함을 던져주는 건 어쩔 수 없는 것 같아요.
허무함 속에서 주어지는 바람직한 도덕적 결론으로 보이기도 하지만 어찌되었든 진화와 meme은 인간의 삶을 각 개체의 끊임없이 반복되는 의미탐구과정과 투쟁으로 만드는 것이 아닐까 싶기도 합니다만.. 고민하게 만드는 좋은 글 정말 잘 봤습니다. 언제나 감사드립니다.
15/03/24 07:33
저도 꽤 오랫동안 말씀하신 그런 '뭐라 설명하기 힘든' 허무함에 시달렸었는데, 데닛의 책을 (이 책 말고도 많이 썼어요) 읽으면서 생각이 많이 변했습니다. 아실 것 같긴 한데, 데닛은 양립가능론자입니다. 의지력과 의사결정능력은 모두 존재하며, 다만 그 메커니즘이 기존에 직관적으로 상상했던 것과 조금 다를 뿐이라는 것이 이 사람의 주장이지요. 처음에는 말장난같다고 생각했었는데, 몇 년 시간을 두고 생각을 묵히다보니 어느덧 이 사람의 주장을 체화하게 된 것 같습니다. Pluralist 님께도 데닛의 '자유는 진화한다' 를 권해드립니다.
15/03/24 07:57
삶의 의미와 관련된 제가 가장 좋아하는 소설속 문장이 있습니다. <카라마조프의 형제들>중 "삶의 의미 이상으로 삶을 사랑해야 한다" 말의 모양은 조금씩 달라질지 몰라도 삶과 사랑을 다루는 모든 글은 비슷한 결론이 나온다고 생각합니다.
15/03/24 11:00
예 과정이 다를 뿐 결론은 동일한 경우가 많죠. 사실 진화론을 과학적으로 모두 이해해야 신에 대해서 생각할 수 있는 게 아니니, 근대 이후 철학자들과 예술가들이 상당 부분 같은 이야기를 하지 않았나 싶기도 합니다.
15/03/24 08:47
연재물 잘 읽었습니다!
문외한인 저로서는 Meme이라는 것이 아직은 그 실체를 규정하기 모호한, 개념상의 개념 정도인 것으로 알고 있었는데, 이 글의 서술을 보다 보니 데닛도 그렇고 OrBef님도 MEME 자체가 어떠한 실체를 가지고 있는 것처럼 보시는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그 쪽 필드에선 어느 정도 정리가 되어 있는 건지요?
15/03/24 08:59
어떠한 실체를 가지고 있다기 보다는, 유전적 요소를 제외한 전이되는 현상들을 표현한게 아닌가 합니다.
meme 이라는게 애초에 도킨스가 설명의 편의를 위해 만들어낸 단어인지라.. http://en.wikipedia.org/wiki/Meme#Origins
15/03/24 09:30
데닛은 사실 memetics 가 제대로 학문이 될 수 있을 지에 대해서 매우 회의적입니다. 이 책에서는 자신의 주장을 쉽게 전달하기 위해서 잠시 사용한 것에 가깝죠.
15/03/24 08:49
이런 진지한 글 좋아라 합니다. 데닛의 의미론, 목적론에서 오는 메세지는 결국, 도킨스의 "now stop worrying and enjoy your life" 의 그것과 일맥상통하는 부분이 있네요. 3편 모두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15/03/24 08:58
이 글은 하나로 보이지만, 사실 유머포인트와 고등의 지식이 공생하고 있는 글입니다. 그렇다면 이 글은 하나의 글일까요 2개의 글일까요?
15/03/24 08:59
3부작 리뷰 잘 읽었습니다. 전개방식은 재밌었는데 결말이 좀 아쉽네요. 왠지 도덕적 비난과 허무주의가 두려워서 그런지 어느정도 타협한 느낌입니다. 그래서 뜬금없이 인류애와 공동체주의를 꺼내드는게 생뚝맞아 보이네요. 논지를 따라 가다보면 허무주의적인 결론을 예상하게되는데 막판에 우디르급 태세전환을 하는 느낌같은.. 이런 점이 진화학을 기반으로 둔 과학철학자들의 한계이고 극복해야될 점이라고 봅니다.
15/03/24 09:36
허무주의를 극복하려면 의미와 목적을 어떻게든 가져야 하는데, 이걸 외부에서 받지 않으려면 스스로 정하는 수밖에 없죠. 여기서부터는 취존의 영역으로 가는 건데, '스스로 정하는 행위 자체가 더 멋진 거임!' 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는 반면에 '그게 뭐임 불쌍하네' 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을 것 같습니다. 언젠가 가톨릭 신부가 신무신론을 공격하는 동영상을 본 적이 있는데, '까뮈같은 실존주의자는 적어도 신 없이는 세상이 무의미하다는 진실을 제대로 맞닥뜨렸지. 신무신론자들은 까뮈보다 한 수 아래야' 라고 하더군요. 저는 데닛을 좋아하고 의견에 동의하지만, 저런 시각도 충분히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15/03/24 09:33
3부는 정말 재미있네요. [바벨의 도서관]은 제가 좋아하는 작가인 보르헤스의 단편이에요. 보르헤스는 '무한한 세계를 담은 절대적인 한권의 책'을 꿈꾸며 평생을 도서관에서 살았다고 합니다. 보르헤스가 꿈꾸었던 것처럼 우주라는 절대적인 사실을 확증하는 백과사전이 있고, 우리가 생각하는 모든 것은 완벽하게 가공된 허구가 침투하여 한번도 존재한 적이 없는 행성에 대해 꿈꾸는 것인지도 모릅니다. 우리가 알고자 하는 것은 결국 아무것도 아닌 모든 것인 셈이지요. 잠깐 보르헤스를 다시 펴서 [바벨의 도서관]을 다시 읽어보니, 이런 구절이 있네요.
[5백년 전, 위층의 사서장이 어떤 책을 한 권 발견했다. 그 책은 여느 책들과 마찬가지로 혼란스러웠지만, 특이한 것은 꼭 같은 행이 거의 두 페이지나 계속되어 있다는 점이다. 그는 그 책을 떠돌이 암호 해독가에게 보여주었는데, 그 해독가는 그것이 포르투갈어라고 했다. 또 다른 사람은 그것이 이디시라고 하기도 했다. 백년이 좀 못 걸려서 그 언어의 비밀이 마침내 밝혀졌다. 그것은 고대 아랍어의 영향이 섞인, 과라니어의 사모예드-리투아니아 방언이었다. 그 내용도 해독되었다. 그것은 무한히 반복되는 변화들의 예들로써 설명된 조합 분석이었다.] 정말 재밌죠. 똑같은 행이 거의 두 페이지나 계속되는 것, 혼란스러운 판단과 무한히 반복되는 변화를 설명한 조합의 분석이라니 말입니다. 데닛이 보르헤스에게 매료된 것은 어쩌면 당연한 것인지도 모르겠네요. 또 이런 구절도 있어요. [이러한 예들 덕분에 어떤 천재 사서가 도서관의 근본 법칙을 발견하게 되었다. 이 천재 사서는 책이 아무리 다양하다 하더라도 모든 책은 일정한 요소(쉼표, 마침표, 띄어쓰기 공간, 22자의 철자)로 이루어져 있음을 알아냈다. 그리고 그는 <거대한 도서관 안에 서로 같은 책은 한 권도 없다>고 말했는데, 이는 어떤 순례자들도 인정하는 사실이다. 뒤집을 수 없는 이러한 전제를 바탕으로 해서, 그는 결론을 유추해 내었다. 즉 도서관은 전체이며 그 책장들에는 스물 몇 개의 정서법 기호들로써 조합 가능한 모든 것들(그 숫자가 아무리 광대하다 할지라도 무한하지는 않다), 다시 말해 모든 언어로 된 모든 표현들이 다 있다는 것이다. 도서관에는 모든 것이 다 있다. 미래세계의 상세한 역사, 천사들의 자서전들, 도서관의 믿을 만한 서지 목록, 수백만 개의 가짜 서지 목록들, 그 가짜 서지 목록들의 허구성을 증명한 책, 진짜 서지 목록의 허구성을 증명한 책, 바실리데스의 그노시스적 복음, 이 복음의 주해서, 그 주해서의 주해서, 당신의 죽음에 대한 진정한 해명서, 각각의 책에 대한 모든 언어의 번역본들, 모든 책들의 증보판들. 도서관이 모든 책을 다 소장하고 있다는 주장이 나왔을 때, 그 첫 느낌은 벅찬 즐거움이었다. 누구나 숨겨진 보물의 주인이 된 것처럼 흥분했다. 도서관에는 모든 개인적, 우주적 문제들에 대한 속시원한 해답이 있었다. 우주는 정당한 것이었으며, 우주는 갑자기 무한정한 희망의 공간이 되었다. 그 무렵에는 筬書. 즉 동서고금의 모든 인간의 운명이 기술되어 있으며 미래 세계의 엄청난 비밀을 담고 있는 해명과 운명의 책들에 대한 논의가 많았다. 수천 명의 탐욕스런 사람들은 그들이 태어났던 육모방을 뛰쳐나와 자신들의 잠서를 찾고자 헛되이 계단으로 몰려들었다. 그들은 좁은 복도에서 다투고 음산한 저주를 퍼부었으며, 신성한 계단에서 서로를 교살하고 기만적인 책을을 터널 바닥으로 던졌으며, 먼 지방 사람들에게 떠밀려서 떨어져 죽기도 했다. 미친 사람들도 있었다.] Orbef님이 올려주신 이 긴 게시물을 읽으며 이제까지 가지고 있던 비교적 견고한 믿음마저도 허구적이라는 생각을 안할 수가 없는 것처럼, 데닛이 위험한 생각을 하는 동안 얼마나 많은 확신들이 사라졌을까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인간은 어쩌면 바벨에 도서관에 들어간 불완전하고 우연한 사서일 뿐이죠. 바벨의 도서관에 쌓여있는 책들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 지 몰라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은채 긴 복도를 헤매는... 분명한 건, 바벨의 도서관이 존재하는 것을 입증해주는 것은 언젠가 도서관을 떠날 사서들이고, 아무도 도서관을 찾아오지 않으면 바벨의 도서관은 있어도 사라진 것이라는 점이지요.정말 재미있습니다. 잘 읽었습니다. 데닛 맘에 들어요. 결국 보르헤스에게 귀의할 줄 알았다니까요. 데닛이 쓴 책의 리뷰를 읽고 보르헤스를 이야기하는 것이 유머포인트입니다. 크
15/03/24 10:50
데닛도 검은책님이 말씀하신 그런 표현을 책에서 실제로 사용합니다.
[이 도서관에 아무리 의미있는 책들이 많다 한들, 의미없는 책들의 숫자에 비하면 vanishingly, vanishingly, vanishingly small 이다. 하지만 우리는 이 속에서 좋은 책들을 찾아낼 수 있고, 그렇게 할 것이다] 라는 표현을 본 것 같습니다. [ 인간은 어쩌면 바벨에 도서관에 들어간 불완전하고 우연한 사서일 뿐이죠. 바벨의 도서관에 쌓여있는 책들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 지 몰라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은채 긴 복도를 헤매는... 분명한 건, 바벨의 도서관이 존재하는 것을 입증해주는 것은 언젠가 도서관을 떠날 사서들이고, 아무도 도서관을 찾아오지 않으면 바벨의 도서관은 있어도 사라진 것이라는 점이지요 ] 위의 말씀에 대해서는, 데닛도 거의 같은 논조의 이야기를 한 페이지 꽉 차게 썼어요 ^_^;;; 데닛이 우리보다 똑똑하고 성실할 뿐, 인생을 대하는 감성 자체는 다르지 않은 것 같습니다.
15/03/24 11:14
데닛을 이야기하면서 세이건으로 마무리지은 것이 유머포인트인데 별로 안웃기는 것처럼,
데닛을 이야기하면서 세이건으로 마무리지은 글을 읽고 보르헤스를 이야기하는 제 유머도 별로 안웃기네요. 안웃긴데 그걸 유머포인트라고 우기는 게 오히려 웃기네요. 세이건으로 마무리를 지은 Orbef님이 이게 웃길 거라고 생각하시는 것이 웃기는 것처럼요. 괜찮아요. 여긴 유머게시판이 아니니까. ^^;;; Orbef님이나 저나 유머에는 별로 적합한 사람은 아닌 것 같다는 것이 제 글의 결론입니당. 크크크크크
15/03/24 10:02
잘 읽었습니다. 저도 작년부터 교양삼아 장대익 교수의 책들을 읽으면서 했던 생각들이라 너무 재밌엇습니다 .
추가로 도킨스 저서는 좀 읽었지만 스티븐 핑커의 저서만 펼쳐도 너무 어려워서 잘 안읽히더라고요. ㅠㅠ 이참에 대니얼 대닛의 책으로 다시 도전해봐야겠어요.
15/03/24 10:45
도킨스가 워낙에 책을 맛깔나게 쓰죠. 너무 재미있고 이해하기 쉽게 써서 오히려 '뭐여 별 거 없네' 라는 반응이 나오기도 하는....
15/03/24 10:36
1부에도 댓글을 남겼는데, 좋은 글 다시 한 번 감사드립니다. 책을 쓰셔도 되겠어요. 크크. 아직 읽는 중이지만 <이기적 유전자>보다도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듣기로는 진화론과는 다르게 MEME이라는 개념은 이제 인정받지 못한다고 하는데 이 점 혹시 들으셨는지요? 3부는 재미있었지만, MEME이라는 개념이 없이도 설명이 가능할까요? (이렇게 재미지게?)
15/03/24 10:44
MEME 이라는 개념 자체가 성립 불가능하다기보다는, MEME 이 우리의 본능과 관계없이 완전 독립적으로 성립할 수는 없고 (예를 들어서, 기쁨과 분노를 표현하는 얼굴 표정은 문화의 차이와 상관없이 모두 동일하지요), MEME 의 복사와 진화가 생물학의 유전자 복사/진화와 단순 비교하기에는 너무 복잡하다라는 (너무 쓸모가 없어서 '쓸모없는 논증의 좋은 예' 로 논리학 101에서 다루는 아이디어를 생존력이 좋은 MEME 이라고 볼 수 있을까요?) 라는 반론들이 많아 나온 것으로 압니다.
15/03/24 11:15
제가 가끔 범죄나 비윤리적인것에 대한 상상을 하는것도, (지금까지는 다른 아이디어 속에 짓밟혔지만) 실제로 실행에 옮긴다고 하더라도 그동안
체득한 나의 유전자와 MEME때문이지 죄의식을 가질것도 없구만! 이라는 생각에 귀결될 쯔음 저같은 놈을 위해 도덕란도 따로 챙기시는 친절함이라니요.. 망치를 종이에 눌러놓는것이 의미와 목적을 변화시킬수는 있겠지만 그것은 사용자의 변경에 의해서지 망치 스스로가 결정할수는 없는 것이고, 그것이 바로 사물과 생물(특히 MEME+의식을 가진 인간)의 결정적인 차이라고 이해하면 맞으려나요..? 나의 엄청난 자기애를 위해서라도 사후세계는 반드시 존재해야 하는것이라고 생각중인데 이대로라면 정말 암담하군요.. 하다못해 죽고나면 거대한 MEME 혹은 의식의 쓰레기처리장(...)같은거라도 있었으면 좋겠어요, MEME(아이디어)가 현재 물질적인 측정이 가능할정도로 과학이 발달했는지 모르겠지만 제 멘탈을 위해서라도 그런 연구결과는 나오지 않았으면 하네요 한편으로는 제 유년시절도 제대로 기억해내지 못하는 주제에 현재 인간으로 살고있는 저라는 의식체계가 완전히 하나인 독립된 개체(적어도 정신 적인 부분에서.. MEME나 의식이 되겠네요)로 유지되고 있는가도 불분명하네요.. 아 나를 잃고싶지않아! 하면서 같은 신체였던 과거의 나는 점진적으로 잃어가고 있는데..그런건 별로 무섭지가 않거든요, 역시 지금당장의 내가 제일 중요하죠 나를 멋대로 만들고 존재의 이유에 대해서 이렇게 근무시간을 낭비시키면서까지(?!)고민하게 만드는 유전자와 MEME에게 제대로 통수를 날리는것도 맘에들지만, 어찌보면 부모보다도 더한 존재이니 자식은 낳아야겠네요, 이 유전자의 끝에 무었이 있는지 모르겠지만 우주속에 먼지같은 부분이라도 제 육신(...)의 유전자와 체득된 MEME를 남겨야겠어요 어차피 망치로 태어났으면 종이를 눌러놓는 횟수보다 못질을 하는 횟수가 많을테지만.. 그렇다고 일부러 종이만 누르는 삶을 살고싶지는 않아요 똑같은 행동이라도 알고하는것과 모르고 하는것은 차이가 있을것이고.. 엄청나게 많은 경험을 토대로 못을 박게 태어났다면 일단 못은 적당히 박아주면서(...) 이왕이렇게된거 지금부터 멋지게 의미와 목적을 찾아내서 이루어야겠다는 진부한 결론에 이르렀습니다 크크 좋은글 감사합니다.
15/03/24 12:05
아이를 가지게 되면 죽음이나 소멸같은 것은 별로 두렵지 않게 변하는 것 같습니다. 나의 반이 저 놈 속에서 같이 살아갈 테니 (나선력!!!) 영생이 부럽지 않죠. 하지만 그 댓가는 비쌉니다 - 그동안은 내 삶만 걱정하면 되었었는데 이제부터는 아이의 삶도 걱정해야 하고, 아이 걱정의 파워는 내 걱정 파워의 23 배 정도로 강합니다!
15/03/24 12:11
좋은 글 감사합니다. 혹시 괜찮으시다면 제가 개인적인 목적으로 운영하는 블로그가 있는데, OrBef님이 쓰신 글 내용중 일부 (구체적으로 이야기하자면, 의미와 목적에 대한 이야기)를 이 글의 링크와 함께 제 블로그에 옮겨놓아도 될까요? 기분이 우울할때 보면 기운을 얻을 수 있을 것 같아서 그렇습니다.
15/03/24 12:27
댓글을 멋지게 남기고 싶은데 솔직히 말씀드려서 완전히 이해를 아직 못해서 뭐라 하기가 부끄럽네요
쉬우면서 어렵네요. 문과 출신인데 독해력이 왜이럴까요 엉엉
15/03/24 13:40
다른 질문인데 데닛의 다른 책 <의식의수수께끼를 풀다>는 얼마나 어려운지요?
<주문을 깨다><자유는 진화한다>에 이어서 읽으려고 했는데 <자유는 진화한다>에서 멘붕중이어서 책을 펴보지도 못한....
15/03/24 13:51
제가 그 책을 읽어보지 못했습니다. 다만 그 이후에 나온 Sweet dreams (같은 주제를 다룹니다) 는 보았는데요, 개인적으로는 매우 감명깊게 읽었습니다. 데닛의 논문을 읽어볼 깜냥은 되지 않지만 대중 서적들을 통해서 볼 수 있는 데닛의 철학은 1. 인간의 의식이란 무엇인가? 와 2. 자유 의지는 무엇인가? 를 진화론을 기반으로 설명하려는 시도라고 생각합니다. 해서, 무의미한 세상에서 의미가 출현했고 무생물에서 생물이 출현했듯이, 의식이 없는 뇌세포들이 모여서 의식을 출현시킨다라고 접근하지요. 뭐 발상 자체는 어떻게 보면 당연한 이야기인데, 이것을 설득력있는 수준으로 끌어올리기 위해서 굉장히 많은 이야기를 합니다.
15/03/24 15:01
짝짝짝! 박수를 보냅니다. 결론까지 그저 비유티풀을 외칠수 밖에 없군요.
마지막은 "스스로를 인식하는 우주, 그것이 바로 우리입니다" 가 더 매끄럽지 않을까요?
15/03/24 16:37
3편을 읽기전에 댓글답니다.정말 잘읽었어요!!개신
교 사람들과 여러 이야기를 하면서 이런주제들을 더 알아보고 싶다는 마음을 계속가졌었네요.틈날때마다 여러번읽어서 다 이해하도록 하겠습니다!!
15/03/25 16:09
정말 정말 정말 재밌게 읽었습니다!
Orbef님 같은 동네형이 있다면 매일밤 치킨을 사들고 찾아가서 재미있는 이야기를 해달라고 조를거 같습니다. 번외로 궁금한 점이 하나 있는데, 진화론적 관점에서 "인간의 선행"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지 궁금합니다. 안타까운 상황을 보면 그것에 공감하고 도움을 주고 싶고, 도움을 줄 때 행복감을 느끼는 것은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요? "유전자가 우리에게 목적과 의미를 부여했으나, 우리는 유전자에 복종할 의무가 없다. 우리는 우리가 가고 싶은 길을 갈 것이다." 부분을 보면 '그럴 수도 있겠다'하고 이해는 되지만 진화론이 가지는 '일관성'의 측면에서 선행이라는 것이 개인의 생존과 존속에 부합하는 것도 아니고, 집단의 측면에서 봤을 때도 '적자생존'이 가지는 의미와 상충되는 측면이 있는 것 같아 궁금해져서 질문드려봅니다.
15/03/25 18:52
치킨..!!!!!! 멀어서 아쉽습니다.
적자생존의 단위를 개체로 보지 않고 유전 '정보' 로 보면 개체의 이타심과 유전 정보의 이기심(?)은 상충하지 않습니다. 이게 도킨스가 '이기적인 유전자' 에서 말하는 주요 주제 중 하나지요. 보다 자세히 설명하자면, 1. 유전자는 마음이 없고 따라서 죽음도 겁내지 않습니다. 하지만 유전자가 자기 복제를 성공적으로 하지 못한다면 그 유전자는 자연도태될 테니, 지금껏 생존한 유전자는 모두 '마치 극단적으로 생존 본능이 강하고 이기적인 것 같이 행동하는 놈들' 밖에는 없습니다. 2. 적자 생존을 통해 유전자가 번성한다는 의미는, 개별 DNA 가 생존한다는 것이 아니라 해당 유전정보를 지난 DNA 의 총량이 많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3. 그렇다면 해당 유전정보에 '이타적인 표현형을 만들어서 이 유전정보를 지닌 다른 개체들을 위해서라면 죽음도 불사하게 제어하라' 라는 것이 들어있어도 전혀 이상하지 않지요. 표현형은 그야말로 유전자풀을 다음 세대로 보내기 위한 생존기계일 뿐, 그 이상의 아무 의미도 없'었'으니까요. 4. 그래서 우리는 이타심을 가졌고 타인을 도울 때 행복감을 느낍니다. 개인의 생존과는 아무 상관없지만 인간종의 유전자풀을 다음 세대로 넘기기 위해서요. 5. 이것이 우리 이타심의 '생물학적 설명' 입니다. 다만 여기서 하나 짚고 넘어갈 부분이 있어요: 도킨스도 말하는 거고 데닛도 말하는 건데, '밥을 먹는 이유는 에너지를 섭취하기 위해서다' 라는 설명을 듣는다고 해서 밥을 먹지 않아도 되는 게 아니고, 무지개 색깔의 원리를 알아냈다고 해서 무지개가 아름답지 않은 게 아니듯이, 이타심의 기원이 유전자의 생존을 위해서라는 사실을 알아냈다고 해서 우리가 이타적이지 않아도 된다는 뜻은 아닙니다. 유전자때문에 노화가 일어나지만 우리 개체들은 노화를 늦추고 건강하게 오래살고 싶은 반면, 유전자때문에 이타심이 생겼지만 이타심은 아름다운 것이라고 우리가 판단하기로 정한 거지요.
15/03/26 16:45
2편 댓글에 다신 '우리는 답을 찾을 것이다 늘 그랬듯이'의 의미가 딱 안들어 왔었는데, 3편을 보니 raison d'etre를 말씀하신 거군요.
절대자가 내 삶의 목적을 부여해 줬다고는 한번도 믿어본 적이 없는 덕에, 그거 없다고 상실감을 느낄 일도 없어서 좋습니다. 오히려 절대자가 존재한다 하면, 내 존재가 인공 지능을 쬐끔 부여받은 시뮬레이션 게임의 캐릭터란 소리일텐데, 그거 알게 되고 받는 허무감이 훨 크다면 클 거 같네요. 그나저나 다음 책 리뷰는 언제 올리실 거냐능..
15/03/26 22:59
예 바로 raison d'etre 딱 맞습니다.
다음 리뷰는.... 한동안 없지 싶습니다. 저도 이제 사회에서 사람 구실 좀 해야죠 :)
15/03/31 00:15
pgr에서 읽은 최고의 글이군요..
제가 요즘 많이 고민하고 있는 부분이기도 하고 세상은 이런데 나는 어떻게 살아야하나? 내가 배우고 가진 사상들이 과연 옳은 것인가? 나는 왜 존재하는가? 생로병사를 밀접하게 느끼게 되면서 쓰잘떼기 없는 생각에 잠 못들고 있네요ㅠㅠ
15/05/01 23:11
나중에 여유가 있을때 읽으려고 즐겨찾기 해놨다가 이제 읽었습니다. 좋은 후기 감사드립니다. 정독하려고 책도 주문했습니다.
비록 탈퇴하셔서 피지알에 안오시겠지만 그동안 좋은글 많이 써주셔서 감사하다는 말씀 전하고 싶었습니다. 어디서든 건강하시고 행운이 가득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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