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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03/23 20:47
영화는 서사예술이긴 하지만 동시에 비디오예술이기도 하죠. <위플래쉬>는 내러티브보다 촬영, 편집, 음향 등 스타일 적인 면에서 더 강점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글(문학)로는 전할 수 없는 쾌감을 선사하는 진정 영화라는 이름에 어울리는 작품이죠.
저에겐 귀 보다 눈이 호강한 영화였습니다.
15/03/23 21:29
저도 리플로 쓴거 같은데... 이 영화는 음악영화를 가장한 본격 SM플레이 영화죠.
그런데 제가 보기엔 편집이 연출 멱살잡고 끌고가는 영화로 보입니다.
15/03/23 21:53
전 조명이나 촬영같은 편집 외적인 부분도 좋다고 봤습니다. 본적도 없는 기발한 촬영은 없지만, 간단히 표현할 수 있는 장면도 촬영에 공을들여 긴장감 넘치는 비주얼을 완성했거든요. 꼭 편집만 캐리했던 건 아니라고 생각해요.
15/03/23 22:03
극을 완성시키지 않음으로써 서사 대신 감정만 남길 수 있었죠. 카메라웤은 훌륭했지만.. 솔직히 이런식으로 마무리짓는건 꼼수같아요. 열린결말 만들어서 뒤를 덜 닦은 느낌이랑은 또 다른 어이없음이 영화관에서 일어나는 절 괴롭히더라구요. 극 앞부분에서 이어지는 의미없는 감정선도 그렇고, 평점보고 기대했는데 많이 실망했습니다.
15/03/23 22:13
2문단 마지막 의견은 전 공감하기 어렵네요. 광기의 절정으로 레전드가 되려는 드러머 앞에서 다시 한번 그걸 위선으로 싸잡기에는 플래쳐의 끄덕임과 눈맞춤이 절대 악의적이지 않았던 거 같아요. 그때 비로소 플래쳐는 앤드류가 알에서 깨어나는 걸 보고 비로소 서포터의 입장으로 돌아서는 미소였다고 생각합니다. 찰리 파커를 만든 조 존스의 모습 아닐까요.
15/03/23 22:49
광기 맞다고 봐요. 봐라 난 틀리지 않았다.
난 찰리파커를 만들어냈다.!! 너가 거기서 무너져도 날 고발한(?) 넌 대가를 치르기에 나의 승리 역경(?)을 딛고 일어서서 제2의 찰리파거가 되도 내 방식의 승리.
15/03/24 09:42
저는 그때 플래처 팔자주름이 두세번 씰룩대는거보고
단순히 끄덕인게 아니라 분명히 앤드류한테 말을 건넸다 라고 봤어요. 혹시 good job 이 아니었을까 생각하면서.. 크크
15/03/23 22:33
저도 위플래쉬 보고난 직후에는 생각 안났는데, 잠들무렵에 문득 블랙스완이 떠오르더라구요. 블랙스완의 절정 씬이 임팩트는 더 컸던 것 같습니다. 위플래쉬가 쾌감이라면 블랙스완은 홀리는 느낌이랄까요.
15/03/23 23:10
온도차가 극명한 두 영화를 소재의 비슷함으로만 우위를 재는 건 두 영화한테 서운한 감상이 되지 않을까요.
전 오히려 훈련과 극기를 통한 성장, 그리고 음악을 통한 인격체들의 조화라는 점에서 스윙걸즈가 떠오르더군요. 한쪽은 학생이 모지리, 한 쪽은 선생이 모지리. 음악을 통한 커뮤니케이션이 전방위적이냐 오로지 둘 사이의 개인적인 것이냐. 소통의 방식이 칭찬이냐 폭력이냐. 예술적 경지에 오르는 것은 어태치먼트냐 디태치먼트냐 등등. 공통점도 은근히 있습니다. 결국 음악적인 부분에서 제일 중히 여기는 건 박자라든가, 교통이 말썽이라든가.
15/03/23 23:17
전 두 영화 소재가 비슷해서 비교하는게 아니라 절정씬에서의 임팩트를 얘기하고싶은 건데, 제가 아닌 도들도들님꺼 다신 것 같군요.
15/03/24 02:20
블랙스완과 위플래쉬가 소재만 비슷하다고 볼 수는 없지요. "예술은 초월이다"라는 가장 핵심적인 메세지를 공유하고 있으니까요. 오히려 예술을 바라보는 입장에서 가장 반대쪽에 있는게 스윙걸스죠. 심각하고 진지하지 않아도 즐기다보면 좋은 결과를 낸다는거니까요.
15/03/23 23:30
두 분 다에게 단 댓글입니다만, 사실 별 의미는 없습니다. 비교우위를 통한 감상수치추정(...)은 이래저래 손해만 보는 것 같아서.
영화 본 목록이 쌓이면 쌓일 수록 베스트 순위를 꼽는 게 저한테는 의미가 없어지더라구요.
15/03/23 23:57
뭐 꼭 감상의 계량화는 아니더라도, '비슷한 장르나 일단의 영화군들에 대해 어떤 영화가 더 본받을만 했는가. 그리하여 개중에 어떤 것이 오늘의 영화들보다 내일의 영화들이 더 나아지도록 할만한 작품인가'는 따져볼만한 주제가 아닌가 싶긴 합니다. 꼭 위플래시와 블랙스완에 한해서는 아니고요....
15/03/24 00:52
그 순위매기기가 분석과 창조로 이어지는 하나의 과정이면 모르겠는데, 상대평가라는 작업 자체로 끝난다면 이래저래 독립적으로 가치있는 작품들이 괜히 점수만 깎이는 사태가 생기는 것 같거든요. 뭐가 더 쒯이었나 하는 거야 어차피 불만족인 상태에서 시작하는 거니 딱히 감상에서 손해볼 게 없는데, 좋은 작품 둘을 맞부딪히는 건 결국 한쪽의 열등함을 확인하고 마는 결과가 뒤따르니 말이죠.
15/03/23 22:47
편집이 가학적인 측면도 상당한데 뮤직 비디오라는 생각도 정말 많이 들더군요.
영화에 들어간 모든 음악에 맞춰서 편집을 딱딱딱 해놨어요. 2시간짜리 뮤직비디오 보는거 같았습니다. 편집이 미친영화에요.
15/03/23 22:57
저도 보고나서 머리속에 딱 떠오른 한가지 생각은
'이건 정말 미친영화다' 였습니다. 미쳤습니다. 두 주인공도 미치고 감독도 미쳤는데, 저도 미치게 되더군요 전 엔딩장면, 마지막씬과 엔딩 크레딧 사이 그 1초를 정말 중요하게 보는데, 이 영화... 딱 제 취향 크~
15/03/23 23:15
마지막 10분 카운터를 날릴때 저도 모르게 웃음이 나오더라구요 신나는 웃음요. 그리고 플레쳐가 또 어떻게 받아칠까 하는 생각도 들었고요. 위아더 월드는 없을거 같았어요. 좌절감은 사나이를 키우죠.
15/03/23 23:36
밴드를 통해 권력을 키우는 자가 플레쳐이고 그는 가학성 사이코이고 앤드류는 피학성변태라고 하셨는데, 전혀 동의할 수 없습니다.
그냥 플레쳐는 천재를 만들기 위해서라면 어떤 짓을 해도 된다라는 신념을 가진 독선적인 밴드 지휘자일 뿐이고 앤드류는 그냥 정상에 서고 싶은 야망있는 드러머인데 어떻게 해야 할 지도 모르고, 그래서 자극을 통해 자학을 해서라도 정상을 향해 가고 싶은 제자일 뿐입니다. 권력으로 퉁 칠 수 없는 이유는 플레쳐가 권력을 원했다면 무대를 그리 허술하게 통제할 사람이 아니라는 겁니다. 모두에게 보여주는 무대에서 연주단원에게 테이크다운이나 당하고 통제 개무시 지맘대로 하게 놔둘 수 있다? 절대 아니죠. 오히려 그 반대죠. 무슨 일이 있어도 앤드류가 그렇게 폭주하는 것을 사전에 막았을 겁니다. 그렇게 권력을 원했다면... 던엘런 경연때 피흘리며 드럼을 잡으려는 앤드류를 태너와 코넬리를 통해 끌어 냈을 겁니다. 아니, 그전에 10분 시간을 주지도 않았을 겁니다. 2시간 전에는 도착하라고 했는데 13분 전에 도착했을때 이미 아웃 시켰을 겁니다. 권력을 원했다면 관객에게 우리는 이렇게 완벽하다 라는 것을 보여주면 되니까요.. 그리고 앤드류도 피학성 변태가 아닙니다. 피학성 변태는 당하는 걸 즐기는 사람이죠. 앤드류가 즐기던가요. 너무나 힘들어하고 괴로워 합니다. 그런데 플레쳐가 주는 자극에 의해 자꾸 자신을 괴롭히고 한계로 몰아가죠. 굳이 표현하자면 어떤 희생이 있더라도 1명의 천재만 만들 수 있다면 그것은 허용될 수 있다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플레쳐이고 정상에 설 수 만 있다면 자해를 해서라도 어떤 짓을 해서라도 받아 들일 수 있다라고 생각하는게 앤드류입니다. 그 둘의 시너지가 마지막 10분의 카라반 독주죠.
15/03/24 02:58
황금가지의 계승의식이죠. 앤드류가 큐를 기다리지 않는 순간, 둘의 관계는 역전이 되고, 플레쳐가 앤드류에게 그러했듯 앤드류가 플레쳐에게 폭력을 휘두르기 시작합니다. 이에 플레쳐가 조응하는 지휘를 보이는 건, 처음 앤드류가 플레쳐의 교육을 받는 것과 같은 맥락에서 이해 가능합니다. 자신보다 강력한 수컷이 된 앤드류의 통제를 받는 거죠. 힘의 위아래가 뒤집히면 행사하는 폭력의 위아래도 뒤틀리는 게 당연하죠. 마냥 설화적 근거만은 아닙니다. 여왕벌의 세대 교체를 생각해보세요. 형태만 달라졌다 뿐이지 군집하는 수많은 종들의 우두머리의 교체는 이런 양상을 보이죠. 인간도 마찬가지고, 황금가지 앞에서 사람들이 벗어나지 못한 이유입니다. 뭘 모르던 옛날 사람들의 얘기만도 아닙니다. 당장 몇 년 전까지만해도 스타크래프트를 보면서 본좌론이 어쩌네 저쩌네를 떠들던 게 우리인데요.
간단히 말해 앤드류는 'succeeding you, 플레쳐'하고 있는 겁니다. 이 둘에게 힘/권력이란 곧 음악인 것뿐이죠. 숫사슴의 뿔이 그러하듯 말입니다.
15/03/24 13:11
배운 것도 없고, 글 솜씨도 부족해 논지 전개가 어설펐던 것 같습니다. 바로 이런 이야길 하고 싶었어요. 작품 해석에 정답이 있는 건 아니니, 이런 시각도 있구나 하고 재밌게 읽어주셨다면 감사한 일입니다. 흐흐
15/03/24 13:56
네, 그런 이야기하고 싶으셨던 게 읽혀서 달았습니다. 본문을 겨냥했다기보단 본문의 의도를 다른 독자분들을 향해 제 나름대로 살 붙여서 표현했는데 바로 그러했다니 다행이네요.
15/03/24 08:30
흥미로운 해석이네요. 동감못하는 바는.. 물론 감상이 차이일 뿐이겠습니다만, 자신이 사랑하는 몇안되는 주변인들이 꿈을 이해하지 못하고 오직 플레쳐뿐이니. 저는 앤드류가 안타깝던데요. 긍정적인 에너지로 개화하지 못하고 온갖 부정적인자극을 받아 꽃피우게 된 것은... 온건한 축복을 저어하게 만들더군요. 전여친에게 전화하는 장면도 많이들 까이던데 앤드류는 무의식적으로 플레쳐의 학대와는 다른 땔감을 간절히 원하던 거라고 생각합니다. 거대한 압박감을 느끼며 들어간 공연장에서 최악의 함정에 빠지고 정말 모든걸 잃어서야 껍질을 깨고 날아오르는 것은... 보이는 그대로 플레쳐의 '계획대로'라고 볼수도 있겠지만 심정적으로는 부정하고 싶어집니다. 앤드류는 그 순간 드럼을 치는것 이외의 것은 모두 놓아버렸고 심리적 해방감을 폭발시키며 더이상 컨트롤 당하지 않죠. 일시적인 해탈..? 이라고 해야될까요. 열린결말이라 다행이에요. 오피셜후일담 같은건 신경쓰고 싶지않네요. 플레쳐나 성공에의 집착같은건 모두 벗어던지고 온전한 자기자신으로써 자유로워졌기를...
15/03/24 09:53
<벌써 스파르타를 운운하며 플레쳐를 찬양하는 이야기들도 들려 오네요. 뭐랄까, 이런 촌극들은 굉장히… 한국적이죠.>
정말 훌륭하게 써 주신 리뷰에서 특히 이 부분이 특히 와닿네요. 목적이 수단을 정당화하는 것은 그야말로 이 사회의 상식이 되어 버린 듯한 느낌이 들어 씁쓸하기 그지 없습니다.
15/03/24 16:41
위플래쉬 리뷰가 pgr에 많이 올라왔는데 영화 내용에서 의문점이 있는데
원래 드러머 악보는 어디로 간걸까요? 앤드류가 그랬다는 사람들도 있지만 저는 플래처가 숨겼다고 생각하거든요. 영화에서는 악보를 의자위에 나두고 자판기 뽑으러 가는 사이 사라졌는데 앤드류가 없앤거라면 그걸 끝까지 그런식으로 편집으로 숨길 필요가 있었을까요 아니면 그냥 감독이 적절한 우연 만들기 귀찮아서 그냥 얼버무린 걸까요 거기서 청소 아줌마가 지난 간 것도 아니고 잠깐 사이 우연으로 없어진것도 이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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