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gall.dcinside.com/board/view/?id=hit&no=12689
참고하시면 좋은 글.
나른한 오후, 일요일, 영화, 성공적...은 아닌 날.
저는 킹스맨이 보고싶었습니다. 이유는 별거 없습니다. 그냥 주변에서 너무나 호평을 했기 때문이었죠.
개인적으로 약빤 개그에 창시자라고 자부하는 만큼.(저 혼자만의 주장입니다.)
제대로 한 사발 들이키고 만든 것 같다는 이 영화를 놓치고 싶지 않았습니다.
영화관에서 마지막으로 영화를 본 것은 1년전. 소개팅에서 까이고 온 날,
그 날 이유로 트라우마까지는 아니더라도 상당히 껄쩍찌근했기에 영화관을 혼자보기엔 좀 그랬습니다.
그렇기에 혼자는 보기 싫고....여자사람이라고는 주변을 아무리 둘러봐도 없기에
(남중, 남고, 공대, IT관련)
같이 학교다닐 때 친했건 형을 꼬시게 됩니다.
"형, 킹스맨 보자. 형 요즘 애키우느냐 영화도 제대로 못봤잖아."
유부남 왈
"그래, 가자. 나 여기서 나가고 싶다."
...사실 이게 전 주까지의 대화내용이었지만 약속 당일, 전 새벽에 한통의 전화를 받게됩니다.
"X수야, 미안하다.나 잊고 있었는데 오늘 와이프 생일이었다. 미안하다. 다음에 꼭 같이 보자."
이런 씨...벌점때문에 넘어가고 어쨌거나 결국 이게 제가 황금같은 휴일에 뒹굴거리게 된 이유입니다.
하지만 저는 킹스맨이 너무 보고싶었기에 친한 고교때 친했던 친구에게 전화를 걸게되죠.
아, 안받습니다.
이래서 여자친구 있는 종족들은 안된다니까요.
혹시나해서 IPTV를 뒤적거립니다.
역시 아직 안올라왔군요.
포기하고 PGR이나 왔다갔다 합니다. 그러던 중 어느 글을 발견하게 되는데...바로 위에 디시 링크가 첨부된 글입니다.
좋다. 나도해보자. 용기를 내어 꽃단장을 해봅니다. 거리를 나섭니다.
그리고 영화관 앞. 기다리는 줄도 없고 눈에 띄는 처자도 없습니다.
결국 포기하고 들어갔고...별 생각없이 영화를 보게 됩니다. 킹스맨은 재미있더군요.
주변에서 너무 극찬해서 기대치가 너무 컸기에 그에는 못미쳤지만 그래도 괜찮게 보았습니다.
짜증나는 커플이 옆에 앉지 않았으면 더 좋았을텐데...
제 옆 남자가 뭐이리 팔걸이를 툭툭치는지, 바스락거리면서 팝콘 먹는 것까진 참을 만했지만
지나치게 큰 탄성과 리액션, 그리고 반딧불 스킬때문에 인내심을 잃을 뻔했습니다.
영화가 끝난 후, 집에가는 길 뭔지모를 아쉬움이 남습니다.
지하철쪽으로 가는 길, 뒷모습이 좋아보이는 처자를 봅니다.
정말...뭔지 모를 아쉬움에 생전처음 용기내어 말을 걸어봅니다.
"저기..."
그리고 그녀가 돌아서 저를 봅니다.
뭔가 조금 잘못되었다는 생각이듭니다.
그래도 사나이가 칼을 뽑았으면 고추라도 잘라야죠.
순간 망설였지만 에라 모르겠다는 마음으로 다음 문장을 이어갑니다.
보았던 글과 같은 내용입니다.
"죄송한데요 핸드폰번호좀 알려주실수 있으신가요?"
조금 당황한 듯한 그녀가 잠시후 입을 열길
"죄송한데...저 남자친구 있거든요."
...뭐지, 이 패배감은.
괜찮아요. 윗글의 내용의 결말도
https://ppt21.com../?b=10&n=235671
이거니까요.
영화관 같은데서 괜히 인연찾으려고 시도하지 맙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