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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4/12/21 19:31:10
Name 스웨트
Subject [일반] [잡담] 패딩을 입지 마세요.
"머리나 깍으러 갈까?"
친구가 염색을 한답니다. 염색하러 가는김에 같이 가자길래 어느정도 머리도 기른터라 잘라야 겠다 생각이 들었습니다. 제가 친구와 자주 가는 단골 미용실은 크기가 작지 않은 나름 동네에선 큰 규모의 미용실입니다. 하지만 슬픈일은 그전에 머리를 잘라 주시던 분이 그만두셨다는 거지요. 그래서 특별히 머리를 맞기는 디자이너분은 없습니다. 뭐 그닥 머리에 신경쓰는 스타일이 아니라 상관은 없지만 서도..

날씨가 요란하게 또 눈발이 날리덥니다. 올해는 특히 예년보다 눈이 엄청나게 내리는데 오늘은 정말 엄청나게 내리더군요.
흐으 춥다 이런날은 패딩이야 패딩. 군대를 갔다온 후로 간지고 가오고 다필요 없고 따뜻한게 최고다 라는 마인드가 생긴 저는 두툼한 패딩을 입고 거리로 나갔습니다.

미용실에 들어서자 직원분들이 반겨줍니다.
"어떻게 오셨나요?"
"이 친구는 머리 염색 할거구요. 저는 그냥 커트만 하려구요."
"네 조금만 기다려 주세요"

제공하는 따뜻한 커피를 마시며 핸드폰을 만지작 만지작 하는 동안 친구는 염색한다고 제 옆을 떠났습니다. 크래쉬오브클랜 약탈도 했겠다 오목도 포인트 전부 썼겠다. 이만하면 꽤 시간이 지난 것 같은데 저는 왜 아무런 말도 없을까요? 피지알 글이 업데이트 안되있나 멍때리면서 보다가 지나가는 직원 아가씨에게 말을 건넸습니다.

"저 머리 깍으려면 얼마나 더 기다려야 하나요?"
"지금요."
"지금요?"

타이밍이 절묘했군요. 지나가는 분이 아니라 절 부르러 오신 분이셨습니다. 그분따라 자리를 앉았는데 그분이 머리를 깍아주시려고 하는군요. 아.. 디자이너 분이셨구나 몰랐네.. 특별히 원하는 헤어스타일은 없기때문에 그냥 남자들이 가장 자주하는 멘트인 "그냥 깔끔하게 다듬어주시고 옆이랑 뒤만 쳐주세요" 를 날렸습니다.

서걱서걱 가위로 제 머리를 날리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십니다. 아.. 네.. 하하. 또 리액션 하면 저고, 맞장구 하면 저라 이야기를 잘 받아주었습니다. 뭐 진짜 별일 없는 이런 저런 이야기를 했습니다. 박수진 이쁘지 않나요? / 박수진 이쁘죠. /근데 남자들은 눈이 높아서 박수진같은 여자를 찾는다니까요 / 에이 박수진이 일반적이면 티비에 나올리가 없지요. / 그렇죠? 하하하 호호호 -_-..

어느정도 깍다가 물어봅니다. 머리 어떠세요? / 아 나쁘지 않은데요. /그렇죠? 제가 봐도 이쁘게 잘 깍았네요.
평소에 머리에 왁스 바르세요? 아뇨. 머리에 뭐 안바르는 스타일이라.. / 머리 반곱슬이라 바르시면 좋아요 바르세요 / 제가 이런건 약해서../
머리에 바르셔야죠. 그래야 여자가 생기죠. / 아 네.. / 그 오늘 입고 오신 패딩같은 것도 입으시지 말고요. 코트 입으세요 코트 /

... 음..

이 아가씨는 제가 여자가 없는걸 어떻게 안걸까요..? ... 전 그런 말을 꺼내지도 않았는데.. 얘기 하다가 뜨끔 했는지 확인 사살까지 하더군요

여자친구 .. 없으시죠? / 아 .. 네.. 하하..

... 생긴게 없게 생긴건가.. 무언가 괜시리 슬퍼지는 순간이었습니다. 보통 있으시죠? 라고 물어보지 않나요?.. ㅠ 으허헝..

그래서 왁스 바르는법이나 알려달라고 하고 왁스 바르고 나왔습니다. 아직도 친구는 염색중이었습니다. 친구를 기다리면서 멍하니 핸드폰을 보고 있었지만, 뭐랄까 그 생각치 않은 멘붕은 여운이 나름 길게 가더군요.

여러분. 여자친구 생기려면 패딩입지 마세요. 코트 입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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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신경쓰여요
14/12/21 19:32
수정 아이콘
패딩이 잘못했네요~
DarkSide
14/12/21 19:33
수정 아이콘
패딩은 모태솔로만의 전유물이죠.
14/12/21 19:34
수정 아이콘
패완얼 패완몸 이제는 패완코인건가....
다행이다. 돈으로 되는 거라서.
태연­
14/12/21 19:38
수정 아이콘
휴 오늘 패딩 입으려다가 코트 입었는데 헤헤 이제 생기겠지?
피들스틱
14/12/21 19:40
수정 아이콘
14/12/21 19:49
수정 아이콘
겨울엔 패딩이죠
이름을못정했어요
14/12/21 19:49
수정 아이콘
조인성이 패딩입은 짤이 생각나네요.
Meridian
14/12/21 19:50
수정 아이콘
사람 많은데 나갈때는 코트, 별 상관없고 남자놈들 만날때에는 패딩.크크크크
태공망
14/12/21 22:50
수정 아이콘
이거시 진리죠 크크크
14/12/21 19:52
수정 아이콘
점집 하나 차려야겠네..
14/12/21 19:54
수정 아이콘
패딩이 잘못했네
세계구조
14/12/21 20:01
수정 아이콘
없는 사람에겐 없는 사람의 아우라가 난대요.
루크레티아
14/12/21 20:08
수정 아이콘
이민호나 조인성은...
14/12/21 20:14
수정 아이콘
코트를 입고오면 만나주겠다 라고 돌려말하는 그린라이트입니다~ 대쉬하세요
상상력사전
14/12/21 21:31
수정 아이콘
크하핫
14/12/22 11:32
수정 아이콘
이렇게 말씀해보시지 크크크
14/12/21 20:17
수정 아이콘
코트만 입으면…
14/12/21 20:26
수정 아이콘
패딩입어도 생기던데..
아이지스
14/12/21 20:28
수정 아이콘
노스페이스가 이 글을 싫어합니다
생겼어요
14/12/21 20:46
수정 아이콘
처음만난날 서로 패딩입었던거 같은데...
도바킨
14/12/21 21:01
수정 아이콘
요샌 너무 추워서 패딩 안 입고는 못 나가겠어요.
Frameshift
14/12/21 21:14
수정 아이콘
매서운 한파를 온풍기로 만들어버리는 훈훈한 글이네요 좋아요가.. 아니 추천누르고갑니다
포포리
14/12/21 21:23
수정 아이콘
정말 패딩이문제였을가요?
王天君
14/12/21 21:40
수정 아이콘
오지랖 쩌는군요!!! 남의 말에 휘둘리지 마시고 계속 패딩을 입으세요!! 바퀴벌레가 더듬이 바꾼다고 여왕벌 만나지 않습니다!!
Frameshift
14/12/22 01:41
수정 아이콘
바퀴벌레라니 크크크크크
눈물비사랑
14/12/21 21:43
수정 아이콘
http://www.mt.co.kr/view/mtview.php?type=1&no=2014121917425769082&outlink=1
어젠가 네이버 메인에 떴던 기사가 생각 나네요. "오빠, 크리스마스에 패딩점퍼 입을 거야?"
눈바람
14/12/22 15:11
수정 아이콘
관련기사> 오빠는 더러운 운동화 밖에 없어?
무무무무무무
14/12/21 22:00
수정 아이콘
장그래는 패딩 잘만 입던데.... 요새 장그래룩이 대세 아니었습니까?
팔라듐 리액터
14/12/22 00:59
수정 아이콘
그건 패완얼....
츠네모리 아카네
14/12/21 22:02
수정 아이콘
코트 입으면 요즘 날씨에 춥습니다. 옆구리 시린분들은 패딩으로 따뜻하게 입어야죠.
14/12/21 22:10
수정 아이콘
아 어제 패딩샀는데...
14/12/21 22:16
수정 아이콘
그러면 패딩코트를???
hm5117340
14/12/21 22:18
수정 아이콘
패딩 블레이저를 입으면 될듯
이왕이면 부티나게 감마블루 같은걸로. 입어도 부티안나지만
태공망
14/12/21 22:50
수정 아이콘
아.... 감마블루 네이비가 참으로 이쁜데 말입니다
14/12/22 00:10
수정 아이콘
패딩이 확실히 따뜻하긴 해도, 잘생긴 얼굴과 잘 빠진 몸과 비싼 패딩이 아니라면, 멋은 그닥 안나죠 크크
이 분이 제 어머
14/12/22 01:56
수정 아이콘
패완얼은 진리
홍승식
14/12/22 02:30
수정 아이콘
윽.
어제 백화점에 가서 벼르고벼르던 캐나다구스 패딩을 사왔는데 이 글을 읽어버렸어요. ㅠㅠ
황당무
14/12/22 03:39
수정 아이콘
너무 무례한 것 같아요 그 미용사분!!
도라귀염
14/12/22 09:04
수정 아이콘
미용사 아가씨가 무례하긴 한데 어떻게 보면 안타까워서 그랬을수도 있겠다 싶네요 좀만 꾸미면 여친도 사귀고 할것 같은데 꾸밀줄 모른다 이런뜻이 아닐까요
율리우스 카이사르
14/12/22 09:24
수정 아이콘
저도 동감... 패션 좀 고치는걸로 어찌 될 수준이 아니었다면 그런 무례도 안했을 거 같아요.. 그래도 서비스업 종사자인데...

나름 글쓴이분이 원판은 괜찮....으신가 봅니다..

(제가 무례했다면 죄송합니다.. .. )
14/12/22 11:35
수정 아이콘
그린라이트네요.
코트입고 가셔서 미용사 번호를 따오시면 됩니다.
에이핑크초롱
14/12/22 12:24
수정 아이콘
"깍"이 너무 신경쓰이는건 저뿐인가요? 크크
나름쟁이
14/12/22 12:34
수정 아이콘
패딩코트 패딩블레이저를 입읍시다.
14/12/22 15:54
수정 아이콘
패딩 블레이저는 처음 들어봐서 구글에서 이미지 검색해 봤는데요,
......이거 정말 추천인가요?
모델도 여차하면 망하는 패션 같은데.
태공망
14/12/22 21:32
수정 아이콘
패딩블레이저 중에 몽클레르 감마블루 패딩블레이저가 정말 핏감좋고 이쁩니다 여친님도 저건 너무 이쁘다고 하더라구요
하지만 가격이 정말 무시무시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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