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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0/03/23 17:09:38
Name 도로로
Subject [일반] 강아지 키우기가 두렵습니다.
주변에 믿을만한 병원이 없다는건 참 안타까운 일입니다..

사람이 아픈거는 아프니까 말이라도 할 수 있는데

강아지가 아파서 누워있는데 무작정 결석이라는 말만 하고 수술해야된다고 겁이나 주는 동물병원 의사도 있더군요

근처 다른병원에 가니까 제대로된 검사도 해주고 신장이 상해서 하루넘기기가 힘들다고 말해주더군요 .

그날 저희집 강아지는 눈을 감았고 저는 그 아이를 안고 산으로 올라가 묻어주었답니다.( 법 어겼다고 태클거시면 슬픕니다 )

전 이틀후에 처음간 병원으로 가서 수술실에 메스랑 약통들 차트들 전부 발로 차주고 왔습니다. 그 따위로 살지 말라고 살살 웃으면서 아줌마들 비위나 맞춰가면서 돌팔이 노릇하지말라고. ( 참고로 초음파로는 결석을 못잡아 낸다더군요 초음파만 찍고 결석 운운한 이상한놈이죠.)

소문이라도 날까봐 겁이 나던지 아무말도 못하고 그냥 죄송하다만 연발하더군요.

그리고 두번째로 갔던 병원 의사선생님께는 고마웠다고 인사를 하고 집으로 올라왔습니다.

마지막으로 숨이 넘어가는데 어떻게든 살려보려고 20분간 심폐소생술도 해주시더군요 게다가 땀을 뻘뻘 흘리면서 펑펑 우는 모습에 고마웠습니다.( 그 병원 연 이래로 강아지 죽은게 처음이라서 그렇다더군요 이건 나중에 알았습니다.)

이런일이 있고부터는 집에서 아무것도 키우지 말자는 분위기가 조성되어 벌써 9개월간 키우지 않고 있습니다만

슬픔을 안겨준것보다 수십배는 더 많은 기쁨을 주고 간 아이였기에 더욱더 그리움만 커져가더군요 .  

언젠가는 다시 한번 반려견을 키울날이 오겠죠 .. 아니 꼭 그날이 왔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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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3/23 17:14
수정 아이콘
아... 가족 잃은 아픔이 크시겠네요...

저도 어릴 때 강아지 두 번 죽고 나서는 부모님이 못 키우게 하시더군요.
그 어린 나이에 몇 날 몇 일을 밥도 안 먹고 울고 있는 모습이 안타까우셨는지....




동물이라고는 하지만 소중한 목숨을 그저 돈 벌이로 생각하는 놈들은 진짜 무슨 생각인지.
뭐 사람 목숨도 똑같이 생각하는 놈들도 있지만요.


마음 잘 다잡으시고 기운내세요
10/03/23 17:17
수정 아이콘
후..저희집 강아지도 2001일 3월 9일생..

10년이 다되어갑니다.

10년이 넘으면 언제 죽을지 모르는 일이지요.....

지금까진 썡썡하지만, 사람들 얘기 들어보니 어디 살짝 다치는 순간 갑자기 기력이 쇠한다고 하던데..


사료 안주고 사람밥많이주면 일찍 죽는다는 얘기, 귀로 흘려듣고

우리 개는 귀여우니까 맛있는 것도 많이주고..(양파나 초콜릿같은건 안줫지만......염분자체가 개에겐 안좋으니까요..)

개가 언제 죽을지 모르는 날이 다가오니 그런 일이 후회도됩니다. 지금부터라도 주지말라고 부모님께 말씀드려야할까요.....

(이럼 또 개가 입맛 떨어져서 골골댈까봐 겁나서 걱정되고..)
예아나무
10/03/23 17:17
수정 아이콘
...처음엔 극구 반대를 했지만 나중엔 저 혼자만 잔뜩 정이 들어버려서... 울면서 다른 집에 맡겼던 강아지가 생각나네요.
그때 부모님이랑도 싸우고 난리도 아니였는데...
정을 떼기가 너무 가슴아파서... 애완동물을 못 키우겠더라구요.
아에리
10/03/23 17:23
수정 아이콘
...전에 올렸던 제 글이 생각나네요. 전 아직도 그 일을 생각하면 눈물이 납니다. 그 이후로는 가끔 집에서 키우는 멍멍이를 바라보다가도 만약 이 애가...라는 생각이 들어서 또 웁니다.
10/03/23 17:25
수정 아이콘
반려견의 죽음에 애도를 표합니다.
MoreThanAir
10/03/23 17:37
수정 아이콘
근데 산에 개 묻는게 불법인가요??
아레스
10/03/23 17:46
수정 아이콘
비슷한 경험을 당한 입장으로 말씀드리면..
저희같은 경우는 어머니께서 너무 충격이 크시고,
그 강아지의 빈자리를 너무 크게 느끼셔서.. 한동안 패닉상태에 빠져계시길래..
제가 비슷한 강아지를 구해 드렸습니다.
그후 그전 강아지에게 못줬던 사랑까지 다 주시더군요..
생각보다 빨리 극복하게 되었구요..
고등어3마리
10/03/23 17:54
수정 아이콘
강아지라면 사족을 못쓰고 좋아합니다.
특히 덩치가 작은 비글이나 닥스훈트 같은 강아지만 보면...*-_-*
하지만 키우지는 않습니다.
이유는..글쓴분과 같은 상처를 입을까 두려워서 입니다.ㅠ_ㅠ;
10/03/23 18:20
수정 아이콘
저도 반려견을 키우고 있는 입장에서 믿을만한 병원 한곳쯤은 꼭 알고 있어야 할거 같다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반려견을 키우시는 분들이라면 대부분 수의사들의 실력에 대해 의구심을 갖고 있다고 봅니다.
몇번 그렇게 돌팔이 수의사들을 거치다보니까 실력있는 수의사분도 찾게 되더라구요.

많은 즐거움과 추억을 함께 나누었을 반려견이 무지개 다리를 건너 더 좋은 곳에서 편안히 쉬길 기도드립니다.
정말 반려견들이 우리에게 주는 기쁨과 즐거움은 그 어떤 상실감보다 더 크지요.
글쓴분의 마음이 정말 구구절절 다 이해되네요. 힘내시고 마음 잘 추스리시길.
정 주지 마!
10/03/23 20:53
수정 아이콘
글쓴분 너무 상심하셔서 제가 맘이 아픕니다. 마음 추스리시길 진심으로 바랍니다.

개를 십수마리 키워보고 개 동호회도 운영해보고, 뭐 이럭저럭 많은 사람들을 만나보다 보면 이런 쪽으로 조금 태연해 지게 됩니다. 아예 병원은 대놓고 다니지 절대 다른 병원 함부로 안가게 되죠.

피쟐 회원님 중에도 수의학과 학생분들이 계시는 걸로 아는데.. 솔직히 말씀드리면 우리나라 수의사 70%는 돌팔이입니다.

수의사의 개념이 반려동물로 확장된지도 얼마 안됐고(축산물 개념에 많은 부분 맞춰져 있지요.. 안되면 도살. ) 그 중에서도 개 관련해서 깊이 연구하고 공부하며 현직 수의사로 계신 분들은 몇 없습니다. 수술도 해야 하고 많은 증상 경험을 해 봐야해서, 그런분들과의 수많은 임상경험이 정말 중요한데 사실 십수년 했다는 저희 동네(일산)쪽 대다수 수의사들 대부분 입으로는 졸졸 읊어 대지만 개 만질줄 아는 분 거의 없지요. 느닷없이 개업하는 생초짜들.. 솔직히 저보다 개 만질줄 모르고 몇번의 임상이 전부인...

그저 동네 애완견들이나 광견병이다 장염주사다 종합백신이다 해서 5차씩 때려 맞추고 어디 아플것 같으니 한대 더 맞고 약 지어 먹고... 뭐 그 정도로 개 모르는 아줌마들 비위나 맞추면서 편하게 의사질 합니다.

개 키우면서 동물 병원은 절대 막 다니시면 안됩니다. 동네별로 다 알아보셔야 하고 어느 병원이 괜찮은지 동호회 같은 곳에 알아보기도 해야 후회가 없습니다.

참고삼아 말씀드리면, 티비에 굉장히 많이 나오시고 사람 좋게 생기신 모 수의사님.. 그 분 병원 절대!! 가시면 안됩니다. 절대~! 안되요. 그 분 병원에서 웃고 있는 건 그 분 하나라고 보시면 됩니다.


저도 개 모르고 지식 없을때에는 개 고생 참 많이 시켰습니다.
10/03/24 00:14
수정 아이콘
저희집 강아지 종류는 '시추'인데 14~15년째입니다 ;
한쪽눈이 뿌연게,, 잘 안보이는것같고 다리는 3살때부터 않좋아서 기어다니는데, 이런글 읽으니 슬프군요 ㅠ
너무 정이들어 버려서 이녀석 없으면 안되는데 ㅠㅠ
9th_Avenue
10/03/24 01:54
수정 아이콘
개를 키우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긴한데.. 이런 글들 볼때마다, 정말 그런 맘을 싹 지우게 됩니다.
워낙 정을 못떼는 성격이라서요..
도로로님 가슴아프시겠어요..
온라인 상이라..
토.닥.토.닥 >> 이것 밖에는.. ㅠㅠ 뭐라 할말이 없네요.
10/03/24 01:57
수정 아이콘
초음파에 결석 보이는거 아닌가요?
FantaSyStaR
10/03/24 02:06
수정 아이콘
저희집 개도 이제 13살인데 맨날 잠만잡니다..딱히 아픈거 같지는 않은데 아직 잘뛰어다니더라구요..
그래도 누워있는거 보면 참 짠합니다.
이녀석 없을 생각하니 허전해서 도로로님의 기분을 간접적으로나마 느낄수 있겠네요.
좋은데 갔을겁니다. 힘내세요.!!
이뿌니사과
10/03/24 22:20
수정 아이콘
ㅠㅠ 태어나서 한번도 애완동물을 키워본적이 없네요. 키우고 싶지도 않습니다. 잃게될때.. 너무 고통스러울거 같아요. 소중한 무언가를 잃는 고통은, 내 가족만으로 충분한거 같으네요. ㅠㅠ 저는 겁쟁이인걸까요.
나의왼발
10/03/26 21:12
수정 아이콘
글을 쓸까 말까 고민하다가 한 줄 남기겠습니다.

일단 도로로님 상처가 크시겠지만 잘 추스리시길 바라며,
여러분들이 수의사들에 대한 불신이 있는 것도 이 쪽 학문을 공부하는 학생의 입장에서 이해합니다.
아직 수의사라는 개념이 다른 선진국에 비해 덜 정립된 부문도 있으며
일반 의사가 인턴과 레지던트 과정의 테크트리를 밟지만 수의사에겐 그런과정이 따로 없습니다
초짜 개업의는 경험이 밑천한 상태에서 많은 실수를 저지를 수 있겠죠_

윗분이 수의사의 70%가 돌팔이라고 하셨는데, 차차 나아지리라 생각합니다.
(제 입장으론 밤낮없이 열심히 일하시는 수의사분들을 보면 안타깝긴 합니다만ㅠ)
저희 세대에서는 반드시 극복해야할 문제이기도 하겠죠
사람들의 신뢰를 얻는것, 반려동물에 대한 건강한 인식으로 바꾸어 주는 것.

아직 학생으로 넘어야할 산이 많지만, 노력하겠습니다.
너무 불신하지만 말아주시고, 이만 줄이겠습니다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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