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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9/11/18 02:45:15
Name LowTempl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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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bject [일반] "나는, K리거다!" - 사상 첫 K3리그 출신 K리거 이기동.




1.
얼마 전 종영한 드라마 '맨땅에 헤딩' 에서 동방신기의 정윤호군이 분한 축구선수 '차봉군'은
동료 선수 끼워넣기로 들어가긴 했지만 어찌 되었건 프로팀 입단이 확정된 후 외쳤습니다.

"나는 K리거다!"

물론 윤호군의 발음 문제로 '게이리거'에 가깝게 들린 게 문제긴 했지만..
(그 덕에 시청률도 5%를 못 넘는 부진속에 종영 T_T)
아무튼 많은 아마추어 축구 선수들에게 K리그행은 이렇게 꿈같이 기쁜 일에는 틀림이 없습니다.



2.
어제 일하다가 슬슬 놀고 있는데 문자가 띠리링~ 하고 왔습니다.
"청주 스트라이커 이기동 포항 당첨 크크"

무슨 얘긴가 했다가 '아 맞다. 오늘이 K리그 드래프트날이었지' 생각이 났습니다.
아니 그런데 청주 선수가 포항에 가다니 이게 무슨소리..?



3.
K리그 아래에 있는 실업 리그인 내셔널 리그, 그보다 더 아래에는 아마추어 리그인 K3리그가 있습니다.
현재 전국에서 17개 팀이 참여 중입니다.

그 중에, 청주지역의 축구인들을 중심으로 활동하던 청주 솔베이지를 바탕으로 올해 청주 직지FC가 K3리그에 처음 참여했습니다.
충북에 제대로 된 팀이 별로 없다보니 청주방송에서 중계도 하고 주민들의 관심이 아마추어 치고 꽤 있는 팀으로 알려져 있는데요.
저 문자는 집이 청주라서 그 팀에 조금 관심을 갖고 있던 한 축구팬 친구가 보낸 것이었지요.

그래서 이게 무슨일인가 싶어서 기사를 뒤져 봤더니 스포탈코리아 서호정 기자가 이런 기사를 썼더군요.

[핫피플] 사상 첫 K3리그 출신 K-리거, '한국판 킷슨' 이기동
http://news.nate.com/view/20091117n18021

사실 K3선수 중 뛰어난 선수가 내셔널로, 내셔널 선수가 K리그로 가는 경우는 심심치 않게 나옵니다.
내셔널리그 득점왕이었던 김영후 선수는 올해 강원FC의 돌풍의 주역이기도 했죠.

하지만 이렇게 K3선수가 바로 뽑혀서 가는 것은 최초입니다. 인생 역전을 이룬 셈이죠.

많은 아마추어 선수들이 프로를 꿈꾸지만 한 해에 입단할 수 있는 선수는 1년에 100명 남짓이고, 그 중에 1분이라도 리그 경기를 뛸 수 있는 선수는 그나마도 몇 안됩니다. K리그 선수가 된 것 만으로도 꿈같은 일일진대, K3 선수를 하다가 프로로 입단하게 됐으니 '차봉군'처럼 기뻐할 수밖에 없는 노릇이지요.

아무튼 이기동 선수는 부상으로 꿈을 접은 스물여섯살의 K3리거에서, 한 순간에 '아시아의 챔피언 포항'의 일원이 되었습니다. 더욱 열심히 해서 필드를 누비고 있는 K3, 내셔널 리거들의 희망이 될 수 있었으면 합니다. 또한, 하부리그와 상부리그의 활발한 선수 교류와 나아가서 팀 교류 혹은 상하부 승강제의 발판이 될 수 있길 바랍니다.

당당하게 외쳐 봅시다. 이기동 선수

"나는, K리거다!"




ps.
포항에는 최고령 필드 플레이어인 서른아홉살 '김기동'옹이 이미 계신데, 둘이 헷갈리지 않을까 모르겠습니다.
포항 선수들이 일부러 '기동아 공 주워와~' 이럴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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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1/18 04:06
수정 아이콘
잘 읽었습니다.

K리그에서 좋은 모습 보여주었으면 좋겠네요.
여자예비역
09/11/18 09:17
수정 아이콘
오옷~ 대단한 선수네요~~ K리그에서도 활약하길 바랍니다~
어쩐지 이런 인생역정이 있는 선수들은 더 애정이 가요...
제리와 톰
09/11/18 09:54
수정 아이콘
순간 포항에서 은퇴 준비 중이신? 김기동 선수와 헷갈렸습니다.
우선 k리그에 드래프트된 이기동 선수에게 축하 말씀 드립니다.

여담이지만 스포탈의 서호정 기자님은 최근에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축구 전문 기자 분들 가운데 눈에 뜨이시는 분입니다.
이전에 후추에서 오랫동안 활동을 하셨고 어렸을 때 부터 꿈꾸어 오셨던 축구와 관계된 일을 하시고자 기자의 영역에 들어가신 분이신데 기자가 되신 후에 내놓는 기사를 보면 양질의 내용이 많습니다.
후추 커뮤니티에서 활동을 해서 그런지 그런 그의 글이 더욱 반갑더군요.
축구에 관심이 있으신 분들이시라면 서호정 기자님의 글을 읽어 보시길 추천드립니다.
일반 매체와는 깊이가 다른 내용을 얻으실 수 있을 거예요.
얼굴은 굉장히 동안이시던데...
09/11/18 10:30
수정 아이콘
김영후 선수처럼 대성하길 바랍니다
09/11/18 10:55
수정 아이콘
전국체전 경기를 봤는데 단연 눈에 띄더군요. K리그와 내셔널리그 간의 경기력보다 내셔널리그와 K3리그 간의 경기력 격차가 더 큰데, 부산교통공사를 상대한 청주의 플레이가 인상적이었습니다. 잔뜩 웅크렸다가 볼을 빼내면 이기동 선수와 측면에서 뛰는 선수(이름은 모르겠네요;;)에게 재빨리 연결하고, 이기동 선수가 볼을 잘 가지고 있는 동안 다른 선수들이 공격에 합류하더군요. 단연 눈에 띄는 선수였는데 K리그에 합류하니 제가 다 뿌듯하네요- 고기구 선수도 내셔널리그에 있다가 포항에서 좋은 활약을 펼쳤는데, 이기동 선수도 그만큼 좋은 활약 펼쳐주었으면 좋겠습니다.
09/11/18 14:28
수정 아이콘
와 이런 선수도 있군요. 잘 봤습니다~ :)

포항이 새삼 더 대단해 보이네요. K3 선수를 영입하는 과정이 어땠는지 모르겠지만 쉽지는 않았을텐데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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