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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9/11/17 00:14:05
Name swordfish
Subject [일반] 1차 대전 이야기) 역사의 아이러니 - 소련과 독일-
1차 대전인 1917년 독일은 아주 성공적인 전쟁 수행을 하고 있었습니다.
서부에서는 프랑스의 참모총장 '로베르 니벨'이 주도하는 속칭 니벨 대공세가 참담한 실패를 겪으면서
프랑스의 인적 자원은 완전히 오링 났습니다.
그리고 프랑스 국내에서도 혁명의 기운이 흐르기 시작했습니다.

또한 동부에서 세르비아- 마케도니아- 루마니아- 이탈리아 전선에서 완승을 거두고 있었으며,
러시아 군도 크게 밀리고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하지만 이런 가운데에서 독일 역시 문제는 있었습니다.
일단 미국의 참전이 확정적이라는 점이었습니다. 또한 서부 전선에서 영국군 역시도 크게 증강되어
프랑스의 부족분을 메꾸고 있었다는 점이었습니다.
또한 독일의 동맹군 역시 이 시기에는 인적 자원 완전 바닥 났습니다. 또한 독일의 자원이나 인적 자원 역
시도 바닥에 가까운 상황이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러시아 정치 상황이 급변하기 시작했습니다. 1917년 새해 부터 시작된 러시아에서 물자 부족
으로 인한 소요 사태는 점차 심해 졌습니다. 결국 3월 15일 차르 니콜라이 2세는 폐위를 선언하고 새로운
신 정부에 감금 당하는 입장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신 정부 역시 대독전을 포기 하지 않았습니다. 지도자 카렌스키는 만약 독일과 굴욕적인 협상을
맺는다면 자신과 새로운 정부에게 치명적이 될 것이라는 걸 너무 잘 알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이런 카렌스키의 결정은 사실 급사하느냐 천천히 죽느냐 차이에 불과했습니다. 독일 군은 연전연승하며
러시아 영토를 침공했고, 러시아 군은 사실상 이러한 급작스런 변화에 사기가 너무 떨어 져 버렸습니다. 또한 신
정부에 대한 국내의 인기도 급격히 떨어졌습니다.

하지만 독일 역시도 승리 가운데 빠르게 전쟁을 끝내겠다는 유혹에 빠지게 됩니다. 만약에 독일이 동부에 40개
사단을 빼서 서부에 배치한다면 독일이 이길 것은 너무 당연한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독일 군부는 러시아에 보냅니다. 누구를? 스위스에 망명중인 볼세비키 지도자 레닌을.
레닌은 독일이 마련한 열차를 타고 핀란드를 거쳐 당시 러시아 수도 샹트 페테르부르크에 입성합니다. 그리고 그는
볼세비키들을 규합하여 11월에 신정부를 붕괴시키고 소련을 만듭니다. 그리고 그해 12월에 러시아 서부를 모두
독일에게 줘버리는 '브레스트- 리토프스크 조약'을 맺고 단독으로 전쟁을 끝냅니다.

하지만 소련의 탄생은 후에 독일의 전쟁 수행에 악 영행을 주었습니다. 1918년 동부 전선에 배치된 사단까지
쏟아 부은 독일의 서부 전선에서의 대공세는 그냥 말그대로 병력을 꼴아 박는 것에 불가했습니다. 그리고 연합군
은 독일군을 붕괴시키며 독일에 진공해 가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독일령에 거의 다다른 때에 독일에서 킬 군항에서
수병들이 일으킨 혁명이 일어 납니다. 그리고 그후로 수년동안 독일에서는 좌익과 우익간의 내전이 진행되게 됩니다.
비록 신생 소련은 이 내전에 깊이 참가하지는 않았지만, 좌익 쪽은 소련에 영향을 많이 받을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리고 1930년대 사시 경제 공황 때문에 좌익이 득세하기 시작하자, 독일에는 새로운 정부가 들어서기 시작합니다.
그게 바로 아돌프 히틀러의 나치 정권이었습니다. 그리고 그후의 일은 잘 아시리라 믿습니다.

아무튼 독일 군부가 한 한가지 비밀 공작이 너무 많은 역사를 바꾸어 버렸습니다. 즉 독일이 레닌을 지원함으로써 결국
패전 후 겪을 내전을 더욱 악화 시켜 버렸습니다. 또한 나중에 반공을 기초로한 나치 정권을 들어 서는데 일조를 하게 됩
니다. 이걸 보면 한가지 사건이 얼마나 많은 역사를 바꾸는지 알 수 있습니다. 또한 함부로 한 비밀 공작이 자국에 얼마나
악영향을 주는지도 알 수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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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1/17 00:28
수정 아이콘
아.. 저 당시의 독일 - 레닌 - 러시아간의 암투는 정말 눈물 없이는 볼 수 없는 감동의 스토리였죠. 레닌은.. 분명히 위대한 사람이긴 했지만, 목적 달성을 위해서는 자국민이 죽어나가건 말건 상관 안하는 냉혈한이기도 해서, 무의미하게 죽어간 러시아 사람들도 너무 많았구요.
I.O.S_Lucy
09/11/17 00:51
수정 아이콘
결과라는 게 참... 볼만했습니다.

저의 경우는 경제 대공황이 히틀러의 등장의 가장 큰 원인으로 꼽습니다만,
정치판이 그렇게 불안정하지 않았으면 히틀러도 등장하기 힘들었겠죠.
(당시 바이마르 공화국의 정부가 연립정부였으니 말입니다)
그리메
09/11/18 14:42
수정 아이콘
공군력이란게 없던 1차대전은 독일의 예정된 필패입니다.
영국을 견제할 어떠한 수단도 없이 전쟁을 시작했고, 프랑스가 이빨빠진 호랑이라고 해도 1871년의 굴욕으로 상당수 현대화된 보병들을 마니 보유하고 있었습니다. 척박한 독일에 비하면 비옥한 영토에서 뽑아지는 보급도 충분했구여. 전쟁도 참호전 이상의 혁신적 수단도 없었구여.
이는 후에 독일이 공군력과 기갑부대로 2차대전에서 온 유럽을 순식간에 접수할 교훈이기도 하구여.

비밀 공작때문에 공산주의와 냉전이란게 생겨난 것은 맞을수도 있지만, 그건 어짜피 시기의 문제일 뿐, 러시아 참상에서 공산주의가 안생기는게 더 이상했을듯 (이는 중국도 마찬가지입니다.)

오히려 조기에 러시아 정권이 붕괴되었다면 1차대전이 더 오래갔을진 모르겠으나 결국 독일은 졌을겁니다. 영/미를 이길 수 있는 그 어떠한 수단도 없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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