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태타이거즈가 6번째 우승을 달성한 후, 언제나 그렇듯이 느리지만 서서히 팀내의 변화가 진행되고 있었습니다.
김종모, 김봉연, 김준환, 서정환등에 이어서 김성한도 이제 선수생활의 내리막길을 걷고 있었습니다. 마운드에서는 선동렬이 이제 선발투수에서 구원투수로 보직을 변경합니다.
선발투수로 이강철, 문희수, 김정수, 신동수등이 활약했고 타선에서는 이순철, 한대화, 장채근, 홍현우, 이호성등이 활약합니다.
이 해에 선동렬은 부상으로 제대로 활동하지 못합니다. 그대신 조계현이 구원투수 보직을 맡게 됩니다.
이강철은 217.1이닝을 던지며 빙그레의 송진우와 시즌 막판까지 다승왕 타이틀을 놓고 경쟁하는등 선동렬의 부재를 말끔히 채워주었습니다. - 시즌 마지막 빙그레와의 경기에서 빙그레의 김영덕 감독이 호투하던 한희민을 내리고 다음날에 선발로 예정되어 있던 송진우를 올려 송진우에게 19승을 올리게 해주었고 이강철은 다음날의 경기에서 장종훈에게 홈런을 얻어맞으며 패배, 18승에서 승수가 멈추며 다승 타이틀을 송진우에게 넘겨줍니다. 하지만 이 사건으로 송진우와 이강철의 사이는 멀어지게 됩니다. -
"가을까치" 김정수는 14승을 올리며 처음으로 두자릿수 승수를 기록하며 선발투수로서 활약했고 작년에 14승을 올린 신동수가 13승, 문희수가 10승, 구원투수 조계현이 10승 12세이브를 기록하며 마운드를 이끌어 나갑니다.
송유석은 여전히 패전처리등 궂은일을 묵묵히 담당해 나갑니다.
타선에서는 작년에 2할 9푼대 타율을 기록하며 가능성을 보여준 홍현우가 타율 0.333을 기록하며 팀 내 수위타자가 되었고 97타점을 기록하며 팀 내 최다타점을 올렸습니다. 홈런 역시 17개를 때려내며 김성한을 대신할 중심타자로서의 면모를 보여주었습니다.
공격의 선봉장 이순철은 타율 0.309를 기록했고 도루도 44개를 기록하며 작년에 이어 도루부문 타이틀을 차지합니다. 게다가 홈런도 21개를 때려내며 팀 내에서 김성한, 이호성에 이어 3번째로 20 - 20달성에 성공했고 빙그레의 이정훈, LG의 송구홍과 함께 20 - 20달성에 성공합니다.
한대화는 타율이 0.268로 낮아졌지만 20개의 홈런을 때려내며 작년에 이어 이 해에도 20개 이상의 홈런을 때려내는 장타력을 선보입니다. 박철우도 나쁘지 않은 활약을 보여주었으며 "산적" 장채근은 홈런 23개를 때려내며 팀 내 최다 홈런타자로서 하위타선에서 활약합니다.
김성한이 타율 0.261로 낮아졌지만 홈런 15개를 때려냈고 이호성은 홈런 14개로 작년에 비해 홈런 수가 조금 줄어들었지만 도루 25개를 성공시키며 장타력과 기동력을 동시에 갖춘 타자로서 활약합니다.
해태는 71승 54패 1무를 기록하며 롯데자이언츠를 1무승부차이로 제치고 2위에 올라 플레이오프에 진출합니다. - 1위팀은 빙그레이글스였습니다. -
플레이오프에서 만난 상대는 롯데자이언츠. 역대 최고의 상위타선중에 하나인 전준호 - 이종운 - 박정태 - 김민호 - 김응국으로 이어지는 일명 "남두오성" , 게다가 5명 모두 3할대를 기록하는 기염을 토했습니다.
마운드에서는 7년간 선동렬이 독점하던 평균 자책점 타이틀에 제동을 걸고 평균 자책점 타이틀을 차지한 고졸신인 염종석과 터줏대감 윤학길이 공동 17승으로 강한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1차전에서는 윤학길과 염종석이 이어던진 롯데에게 4 : 5로 패배합니다. - 구원등판한 염종석을 상대로 롯데의 실책이 터져나오며 4 : 4 동점이 만들어졌지만 결국 염종석의 호투에 눌리며 패배합니다. -
2차전에서는 해태의 방망이가 터지며 9 : 4로 승리했고 이제 경기는 3차전으로 이어졌습니다.
롯데는 후반기들어서 페이스를 회복한 히든카드 박동희를 내세웠지만 해태는 경기중반에 박동희가 흔들리는 모습을 보여주자 그 빈틈을 놓치지 않고 맹공격을 퍼부어 8 : 1로 승리합니다.
하지만 4차전에서 또다시 염종석에게 눌리며 4 : 0으로 완봉승을 헌납했고 5차전에서도 윤학길에 이어 1점차 상황에서 구원등판한 염종석에게 또다시 타선이 틀어막히며 4 : 10으로 패배하며 플레이오프에서 탈락합니다.
이 때, 해태는 아마 선동렬을 가장 그리워했을 것입니다.
선동렬은 1988년 8월 11일부터 vs 롯데전 연승을 쌓기 시작했고 1995년 9월 26일까지 무려 롯데전 20연승을 질주했습니다. 하지만 이 해의 플레이오프에서는 등판하지 못했습니다.
주요 선수들의 성적을 살펴보겠습니다.
타자
이순철 : 122경기 출장, 타율 0.309, 566타석 492타수, 152안타, 21홈런, 101득점, 44도루
이호성 : 110경기 출장, 타율 0.278, 451타석 374타수, 104안타, 14홈런, 52타점, 25도루
김성한 : 117경기 출장, 타율 0.261, 458타석 410타수, 107안타, 15홈런, 59타점
홍현우 : 126경기 출장, 타율 0.333, 520타석 420타수, 140안타, 17홈런, 97타점
한대화 : 110경기 출장, 타율 0.268, 436타석 362타수, 97안타, 20홈런, 74타점
박철우 : 116경기 출장, 타율 0.271, 409타석 362타수, 98안타, 9홈런, 66타점
장채근 : 112경기 출장, 타율 0.264, 396타석 326타수, 86안타, 23홈런, 62타점
투수
이강철 : 33등판, 30선발, 217.1이닝, ERA : 3.44, 18승(17선발승, 1구원승) 9패, 155K
김정수 : 33등판, 29선발, 165.1이닝, ERA : 3.16, 14승(14선발승) 8패 1세이브, 126K
신동수 : 35등판, 23선발, 137.1이닝, ERA : 4.46, 13승(8선발승, 5구원승) 9패, 65K
문희수 : 33등판, 23선발, 145.1이닝, ERA : 5.08, 10승(8선발승, 2구원승) 8패 1세이브, 73K
조계현 : 37등판, 9선발, 156이닝, ERA : 2.94, 10승(3선발승, 7구원승) 6패 12세이브, 98K
송유석 : 37등판, 8선발, 117.1이닝, ERA : 5.60, 4승(2선발승, 2구원승) 10패 4세이브, 59K
선동렬 : 11등판, 2선발, 32.2이닝, ERA : 0.28, 2승(2선발승) 0패 8세이브, 42K
선동렬은 한번 참고삼아 넣어봤는데 이게 부상자의 기록이라고 할 수 있을까요? 이 해에 선동렬은 단 "1" 자책점만 기록합니다. 그리고 이강철은 불운한 2인자의 길을 계속 걷고 있습니다.
주요부문 순위를 알아보겠습니다.
타자
홈런 : 장채근(5위), 이순철(7위), 한대화(9위), 홍현우(13위), 김성한(18위), 이호성(20위)
타점 : 홍현우(2위), 이순철(8위), 한대화(9위), 박철우(15위), 장채근(18위)
타율 : 홍현우(3위), 이순철(9위)
도루 : 이순철(1위), 이호성(5위), 박재벌(18위), 박노준(20위), 이건열(20위)
득점 : 이순철(2위), 홍현우(7위), 이호성(9위), 한대화(13위), 김성한(20위)
투수
다승 : 이강철(2위), 김정수(6위), 신동수(10위), 조계현(15위), 문희수(15위)
탈삼진 : 이강철(1위), 김정수(7위), 조계현(13위)
평균 자책점 : 조계현(5위), 김정수(10위), 이강철(14위)
세이브 : 조계현(4위), 선동렬(6위), 송유석(14위)
이강철이 정말 불운한 이유 중에 하나가 바로 이 탈삼진기록 때문입니다. 이강철은 1992년에 155개의 삼진을 잡아내며 탈삼진부문 1위에 오르지만 하필 "다음해" 부터 탈삼진 부문 타이틀 시상이 이루어졌기 때문에 탈삼진 타이틀을 차지하지 못합니다. - 정확히 말하자면 수상을 하지 못합니다. - 그나마 이 기록이 이강철의 선수생활중 유일한 1위기록입니다. - 10년 연속 두자릿수 승수, 세자릿수 탈삼진 이런 통산 기록은 제외합니다. -
각 팀간 상대전적을 살펴보겠습니다.
vs 빙그레 : 12승 6패, vs 롯데 : 11승 7패, vs 삼성 : 8승 10패, vs OB : 8승 9패 1무, vs 태평양 : 11승 7패, vs LG : 8승 10패, vs 쌍방울 : 13승 5패
도합 71승 54패 1무를 기록했습니다.
만약 해태가 플레이오프에서 승리했다면 상대전적에서 앞서는 빙그레를 상대로 또 한번의 한국시리즈 우승컵을 안을 수도 있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정말 해태로서는 선동렬의 빈자리가......
그리고 LG가 해태를 상대로 고춧가루를 많이 뿌렸네요.
팀 성적을 알아보겠습니다.
득점 : 701(1위), 실점 : 571(7위), ERA : 4.21(2위), 타율 : 0.272(2위), 홈런 : 138개(2위), 도루 : 134개(1위)
다음회에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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