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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유학중인 제가 노대통령님의 사망소식을 접한건 다음에 뉴스가 뜬지 하루 후였습니다. 뉴스를 접한뒤 처음 생각난건 전두환 전 대통
령이었습니다. 막말로 '그렇게 처먹고 본인 전재산이 29만원이라며 떵떵거리고 사는 사람도 있는데 그깟 몇푼 먹었다고 저렇게 자살하다니'
라는 생각부터 들었습니다. 그런데 웬일인걸, 며칠뒤에 이어진 엄청난 추모물결은 저를 놀래키기에 충분했습니다. 심지어 중국 중앙TV뉴스
에도 소개되더군요. 솔직히 많이 놀랐습니다. 노대통령을 기리는 사람들이 이렇게 많을줄은. 대표적 정적인 한나라당 분들,또 (자의든 타의든)당 탈퇴후 탄핵으로 몰아갔던 민주당 당원분들,(특히 노대통령님 장례식장에 참석한 이대통령에게 민주당 모 의원분이 사과하라며 외치던 그장면.. 아무말 할수 없게 만든 장면이었습니다) 거기에 임기말에 심해진 양극화며 비정규직 문제를 들먹이며 그의 무능력을 탓하던 네티즌들에 (상대가 대통합민주신당이었지만) '경제'라는 한마디에 낚여 철저히 한나라당에게 몰표를 던졌던 국민들까지. 이 모든 사람들이 노무현 대통령님을 추모합니다. 참 웃기지 않나요.
생애 처음으로 대한민국에 환멸을 느낍니다. 환멸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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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글을 쓴지도 이제 한 5달 쯤 되어가네요. 지금에 와서 이 글을 읽자니 제가 다 화끈거립니다. 이 짤막한 글에 왜이리 오류들이 많은지.우선 모르는 것을 아는 것처럼 썼고, 심지어 근거를 결론에 끼워 맞춘-왜곡이라는 표현이 더 잘 어울릴 것 같은-어이없는 글이에요. 곱씹다보니 어째 환멸의 대상이 저 자신이 되어버린 듯한 느낌이랄까.
‘나중에 잘못된 내 글을 발견하면, 바지의 남대문을 활짝 열어둔 채로 인파가 넘치는 거리를 활보했다는 사실을 알았을 때처럼 얼굴이 화끈거린다.’
소설가 이외수옹의 ‘하악하악’ 본문 내용입니다. 혹 본문과 다르더라도 너그러이 용서하시길. 제 보잘것없는 기억력에 의거하면, 의미상 별차이는 없을듯 합니다.
이외수옹은 남대문을 조심하면서 자판질을 하신다고 했는데요. 하지만 안타깝게도 요즈음엔 남대문을 하도 열고 다녀서, 남대문을 열고 하루종일 돌아다녀놓고 자각을 하지 못하는 사람이나, 아니면 아예 남대문을 일부러 열고 남의 시선을 즐기기까지 하는 부류들이 부쩍 늘은것 같습니다.
음, 본인의 경우는...
남대문이 열릴까 두려워 거리를 마음대로 활보하기를 꺼리는..히키코모리 정도가 적당할 듯 합니다.
뭐, 갑자기 제 자신이 히키코모리라는 것을 자각한듯한 듯한
착각이 드는것은..
기분 탓이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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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있습니다!
어떻게 생각하면 수많은 사람들이 남대문이 열린줄 모르고 지나다니지요..
반면에 피지알러들은 남대문이 열릴까 두려워 하는 사람이 일반 집단보다 많다고 생각됩니다.
한편으로는 그래서 더 조심스러운 글들을 읽을 수 있어서 재미있습니다.
피지알에 남의 남대문이 열렸다고 지적하는 사람이 많아서 슬프기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