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5년, 롯데와의 혈전을 치르고 우승컵을 손에 들어올린 OB. 그 전력이 고스란히 남아있어서 OB는 1996년에도 강력한 팀으로 꼽혔습니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결과는 전혀 달랐는데......
작년에 209이닝을 던지며 2점대 자책점으로 선방하고 17승을 거둔 에이스 김상진이 100이닝도 소화하지 못하고 주저앉았습니다. 권명철은 부상으로 한경기도 나오지 못했습니다.
이렇게 작년에 1, 2선발로 활약하던 김상진과 권명철이 주저앉았으니 마운드가 다시한번 무너져내리는 것은 당연(?)했습니다.
그래도 작년 한국시리즈 6차전에서 단, 3개의 안타와 1번의 실점만을 허용하며 OB가 한국시리즈에서 우승하는데 한 몫을 한 진필중이 선발, 계투, 마무리를 가리지 않고 등판해 13번의 승리를 하며 팀의 마운드를 지탱했습니다. 그리고 신인 박명환이 7승으로 어느정도 활약해주었습니다.
타선에서도 불운이 겹쳤습니다.
역시, 작년에 0.288이라는 좋은 타율에 47개의 도루를 곁들여 상대의 내야를 갈갈이 찢어놓았고 한국시리즈에서는 0.387이라는 고타율에 6개의 도루를 하며 롯데의 내야를 흔들어 놓으며 한국시리즈 우승에 기여, 한국시리즈 MVP에 오른 김민호가 시즌 초반 vs 현대전에서 정민태의 몸쪽 공을 노리다 손목 인대 부상을 당하며 시즌 아웃이 되었습니다.
OB의 뚝심을 상징하는 김형석이 서서히 시들어갔고 - 그래도 14개의 홈런을 때려냅니다. - 김종석 역시 시즌의 절반도 출장하지 못하고 주저앉았습니다.
장원진은 방위병 출장금지라는 조치에 걸려버리며 아예 경기에 출장할 수 없었습니다.
하지만, 마운드에서 진필중이라는 영웅이 출현했듯이 타선에서도 팀을 지탱해주는 기둥이 존재했습니다.
지난시즌, 홈런과 타점부문 타이틀을 석권했던 김상호가 올해에도 20개의 홈런을 쳐내면서 중심타선을 지켰고 역시 작년에 21개의 홈런을 때려냈던 소년장사 심정수도 18개의 홈런을 쳐내면서 묵직한 장타력을 과시, 미래의 "우동수"트리오의 한 자리를 예비합니다.
그리고 "날쌘돌이" 정수근이 전경기에 출장하면서 43개의 도루를 기록, 역시 미래에 투수들의 속을 정말로 긁어버리는 대형 선두타자로서의 자질을 보여줍니다.
그러나 OB는 47승 73패 6무로 꼴찌에 머무릅니다. - 항간에는 OB가 다음해에 지명을 받을 대형포수 진갑용을 지명하기 위해 꼴찌싸움을 벌였다는 소리도 있습니다. -
1997년, 돌아온 에이스 김상진이 12승을 올리면서 마운드를 지탱했고, 역시 돌아온 마무리 김경원이 24세이브로 팀의 뒷문을 받칩니다.
그러나 타선에서 중심타자 김형석은 더이상 재기가 힘들어 보였고, 김상호의 타율은 3할을 넘겼으나 홈런의 수는 11개로 줄어들었습니다. 두 중심타자가 노쇠화기미를 보인 OB.
김민호가 돌아왔으나 예전처럼 날카롭게 방망이를 휘두르지는 못했고 - 그래도 도루는 46개를 기록하며 상대 내야진을 짜증나게 하는데는 정말로 탁월했습니다. - 시즌 전 드래프트에서 지명한 진갑용은 기대한 만큼의 성적을 올리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정수근이 타율은 0.263으로 평범했으나 50번의 도루를 하며 김민호와 함께 상대 내야진을 흔들어 놓는데 일조했고 1991년에 데뷔한 중견선수 이종민이 100경기 이상 출장하며 3할의 타율을 기록하며 팀타선의 한 핵이 되어줍니다.
언제나 꾸준한 이명수는 이번 시즌에도 꾸준하게 활약을 합니다.
그러나 OB는 57승 64패 5무로 5위에 머무르며 결국 또다시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합니다.
다음회에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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