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에 있었던 후지쯔 배 4강에서 이창호 9단과 강동윤 9단이 각각 창하오 9단과 박영훈 9단을 물리치고 결승에 올랐습니다.
오늘이 바로 대망의 결승전. 어차피 두 대국자 모두 한국기사로 뽑혀서 한국우승은 이미 결정된 사실이었지만 우리나라 정상급 두 기사가 붙는다는 사실만으로도 많이 기대가 되더군요. 아침부터 주식 잠깐 하다 접고 바로 타이젬 들어와서 배팅방 기웃거리다가 10시 조금 넘어서 관전을 시작했습니다.
각각 제한시간 3시간이라 나름 긴 바둑이라 천천히 진행되었습니다.
특히나 관심이 갔던건 최근 이창호 9단이 국제대회 결승만 올라갔다하면 준우승을 해서6연속 준우승을 하고 있었다는 겁니다. 저는 현란한 바둑을 좋아하는 편이라 우직하고 두터운 이창호 9단보다는(물론 최근에는 싸움바둑도 마다하지 않고 기풍도 많이 바뀌었습니다만) 이세돌 .강동윤 .박영훈 사범의 스타일을 좋아하는 편이지만. 이번만큼은 이창호 9단이 이겨주길 바랬습니다.
준우승 6번...우리가 좋아하는 H모 게이머의 비운이 연상될 정도의 안타까운 성적이었죠
2005년 전까지만 해도 거의 결승 갔다하면 우승을 차지하고 국내외 대회를 거의 석권했던 이창호 9단이기에 다른 기사같으면 전성기 시절의 성적이겠지만 이창호 9단으로서는 슬럼프라고 할수 있는 시기였죠.
이창호가 결승을 가거나 농심배 같은 단체전에 대장으로 떡 버티고 있으면 상대기사가 누구든 질거 같지 않던 포스가 있던 시절이 있었는데 말이죠.. 결국 나이도 있고 체력문제도 있고..최근에 무섭게 치고 올라오는 신인기사들이 많아 본좌같았던 이창호 9단도 많이 약해진 상태여서 더더욱 이번만은 이창호 9단이 이겨주길 바랬습니다. 왠지 이번마저 준우승을 차지하면 최근 다시 많이 회복 됐던 기량이 다시 슬럼프로 가는 건 아닐까 걱정되기도 했구요.
하지만 결과는 강동윤 승..물론 강동윤 9단도 세계대회 첫 결승 대결에서 생애 첫 국제대회 우승을 맛보았고, 신예기사의 두각을 나타낼 만한 성적이라는 점에서 성공적인 세대교체라 볼수 있는등 여러 의미가 있습니다만, 오늘만큼은 슬프네요...
이로써 이창호 9단이 7연속 준우승의 비애를 맛보게 되었습니다. 바로 얼마전에 춘란배 결승에서 창하오 9단에게 우승을 뺏긴 직후라 더욱 안타깝네요. 본인으로서는 더 말할것도 없을 것 같습니다.
그래도 우리나라 기사가 1.2.3위를 독식한 후지쯔배이니만큼
강동윤 9단은 축하드리고.
이창호 9단은 잘 추스려서 최근 점점 좋아지고 있는 기세를 잘 유지해서 꼭 본좌 포스를 한번 다시 보여주었으면 좋겠네요~
뱀다리. 오늘 우연히 아침에 타이젬에서 pgr의 소인배님을 채팅창에서 잠깐 뵙게 되서 반가웠습니다. 상당한 고수신듯 ;;종종 pgr도 바둑 두시는 분 들 모여서 얘기도 나누고 대국도 하고 하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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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정말...
4강, 8강에서는 구리도 잡고 이세돌도 잡고 창하오도 잡고 박문요도 잡고 하는데...
왜 결승만 가면 지는 걸까요... T_T
결승에서 몇 번 연속으로 지다보니 결승에 대한 부담감이 점점 심해지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구요.
에휴... 담에는 우승합시다!
(라고는 하지만... 이건 세계 대회의 얘기지 국내 대회는 여전히 종종 우승합니다.
바둑 뉴스 자주 안 보시는 분들중에 오해하실 분이 있으실까봐 사족을... )
낭만서생님//
바둑이 스포츠에 편입된 이후로는 아시안 게임 금메달만이 군면제 사유가 될 수 있다고 들었습니다.
물론, 계속 정식종목으로 들어가야겠지만요...
군면제는 바둑이 스포츠에 편입된 이후가 아니라 그냥 올해부터입니다.
이창호국수가 예전에는 세계대회 결승이나 신라면최종주자 같이 부담감이 큰 시합에서는 90% 이상 이긴거 같은데 지금은 정반대네요.. ㅠㅠ
진것도 진거지만 내용도 안좋네요.
오늘 이창호국수가 져서 하루종일 기분 안좋았습니다
내일 롯데가 이기면 좀 풀어질듯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