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스터의 세상읽기]2009_0519
이 세상엔 수많은 일들이 발생합니다. 또한 수많은 정보도 생겨나고 소멸되죠. 우리 앞에는 너무나 많은 일과 정보들이 있어, 그것을 모두 수용하기가 힘듭니다. 그래도 가끔 한번 정도는 생각하고 싶은 일들, 같이 이야기 해보고 싶습니다. 아주 편하게... 이 세상읽기는 정답이 없습니다. 또한 누구의 말도 맞을 수도, 틀릴 수도 있습니다. 다만 바쁘시더라도 한번 쯤은 생각해 볼 만하다는 것. 이것으로 족합니다.
1. 오락가락 당정청(黨政靑)
사교육 잡겠다고 청와대가 여당과 정부부서와의 협의 없이 발표했던 ‘학원 심야교습 금지 법제화’가 결국 없던 일이 됐습니다. 어제 국회 귀빈식당에서 열린 사교육비 경감 방안 등을 논의하기 위해 열린 교육과학기술부와 한나라당의 당정 회의에서 교과부는 입시 제도와 학교 운영 방안 개선안 등 여러 대책을 내놓았지만 이날 화두는 단연 지난달 대통령 직속 미래기획위원회 곽승준 위원장이 언급한 ‘오후 10시 이후 학원교습 금지’ 법제화 방안이었습니다.
한나라당 소속 교육과학기술위원회 소속 의원들은 특히 불만이 많았는데요,
“굳이 입법을 통해 획일적으로 규제하는 것은 현 정부가 중시하는 자율 원리에 맞지 않는다”
“법에 명시하더라도 단속이 어려워 실효성을 갖기 어렵다”
는 등의 문제를 제기하였습니다. 회의에서는 곽 위원장이 처음으로 이 사안을 제기 한 뒤 한 달여 동안 빚어진 당정청 엇박자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의견이 많았습니다. 책임 있는 교육과학기술부가 아닌 별 관련 없는 위원회에서 이런 정책을 발표해 국민에게 혼선을 야기시켰고, 결국 없던 일이 되버린 것입니다.
이런 일이 한 두 번은 아닙니다만 내부적으로 이런 엇갈린 정책이나 조율 없는 말들이 언론을 통해 뿌려지면 정말 신속하고 중대한 사항에서는 어쩔지 걱정이 앞섭니다. ‘학원 심야 교습 금지’를 실제로 한 다해도 별 효과 없는 것이긴 합니다만, 이런 엇박자를 보여주는 당정청의 모습에 웃음도 안 나옵니다.
2. 북한, 대남 일꾼 최승철 처형
김대중, 노무현 정부 10년간 북한에서 남북대화와 남북 교류협력 사업의 일선에 나섰던 ‘일꾼(간부)’들이 사라지고 있습니다. 금강산 관광이 중단되고 개성공단 사업이 위기에 몰리면서 남북간 관계가 급속히 악화되는 가운데 북한에서 대남 교류 협력의 최전선에 있던 관련자들이 일부는 극형까지 받는 등 처벌된 것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분위기는 북한 내부의 대남 기조가 쉽게 반전하기 어렵다는 것을 입증하고 있는데요, 남북간 경제협력사업을 맡아온 민족경제협력위원회 정운업 위원장은 조사를 받은 뒤 자취를 감췄을 뿐 아니라 민경협 조직 자체가 내각에서 사라졌고, 남북 장관급회담 북측 단장을 맡았던 권호웅 내각 책임참사도 실종됐습니다. 가장 충격적인 부분은 참여정부 시절 북한에서 각종 남북간 교류협력 사업을 실무적으로 총괄했던 최승철 노동당 통일전선부 수석 부부장이 사형당한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명목상으로는 비리 혐의로 조사를 받고 처형됐으나 극형을 받은 실제 이유는 통일전선부가 주도한 지난 10년간 대남 교류협정 정책의 ‘실패’에 대한 책임을 진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입니다.
주요 언론은 남북교류가 활발해지면서 ‘한류’가 북한사회에 조금씩 흘러들어 모든 책임을 최 부부장에게 전가 해 사형을 처했을 것이라는 분석을 했지만, 현 정권과의 원만한 관계 형성이 어려워지면서 북한의 대남 정책의 급선회 신호탄으로 보는 것도 일리는 있어 보입니다.
우리 정부의 강경 대북 정책으로 북한 내 군부 강경 세력이 득세할 것으로 조심스럽게 예상해 봅니다.
3. 여고생이 후배 성매매 시켜 1억 원 갈취
서울 동대문경찰서는 올해 1월부터 5월까지 4개월 동안 H고 3학년 B양과 C고 2학년 D양을 협박해 성매매를 하게 한 뒤 1억 여원을 챙긴 H고 3학년생 2명과 C고 3학년생 1명, 퇴학생 1명을 적발하고 이들 가운데 3명을 구속했다고 어제 밝혔습니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학교에서 ‘짱’으로 불리면서 B양과 D양을 끌어들여 강제로 포커 도박을 벌이고 1억 원대의 빚을 지게 한 뒤 돈을 갚으라며 성매매를 강요했고, 가해 학생 4명은 1명을 연결책으로 두고 인터넷 메신저를 통해 상대 남성을 찾아 피해 학생들과 성매매 장소에 데려간 뒤 성매매 대가로 받은 돈을 모두 빼앗았습니다.
이들은 4개월 동안 100여 차례 이상 성매매를 강요한 것으로 드러났는데요, 가해 학생들은 빼앗은 돈을 성형수술비와 유흥비 등에 탕진한 것으로 경찰은 전했습니다.
한편 경찰관계자는 앞으로 메신저 아이디를 확인해 성매매를 한 남성들을 찾아 수사를 계속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세상이 무서워진 것은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니지만 기성세대에게 답습한 행태를 보이는 10대의 모습은 늘 충격적입니다. 그들이 어떤 죄의식을, 또는 어느 정도의 죄의식을 느낄진 모르겠지만 앞으로 살아야 할 인생이 너무 긴 그들에게 이런 일을 저지른 것은 일말의 관용을 배풀 여지가 전혀 없어 보입니다.
또한 성매를 한 남성도 그 죄질이 괴씸한 것이기에 충분한 대가를 치러야 할 것입니다.
4. 오결디(오늘의 결정적 한마디)
황석영 비판 야비하다
소설가 황석영 씨의 발언을 놓고 연일 말들이 많다. 진중권 씨는 ‘기억력이 금붕어 수준’ 이라는 표현을 써 가며 강한 비난을 하기도 했고, 누리꾼들은 황 씨를 ‘변절자’ 라는 일종의 주홍글자를 박어 버렸다.
어제 시인 김지하 씨가 모 라디오 방송에 나와 황석영 씨의 비난에 대해 강하게 반박을 하고 나섰다. 그가 한 말을 요약해보면,
“작가라면 좌우를 오갈 자유는 있어야 한다. 민주주의 사회에서 자기 자유에 따라 말한 것에 대해 뭐라 시비를 거느냐”
“변절했다고 하는데 그 사람이 무슨 공산당이었냐, 노벨상을 받으려고 이명박한테 붙은것 아닌가 하는 그런 소리는 너무 야비하다”
“(진 씨의 비난에 대해) 기억력이 나쁠수록 좋은 작가다. (진 씨가) 예술이나 문학에 대해서 백치”
라고 말했다.
황 씨에게 ‘변절자’ 라는 문패를 달아주는 것이 잘못된 결과임을 본인 스스로 보여주길 바란다. 황 씨에 대한 비판이 도를 넘어선 수준도 있겠지만 그 정황을 보면 그는 분명 비판 받아야 할 부분이 있음을 김지하 시인도 알 것이다. 다만 ‘그 도가 너무 심하지 말았으면 한다’ 정도로 해석하고 싶다.
5. 오퀴(오늘의 퀴즈)
지난 정답은 ‘비’입니다. 정답자는 rigel님 입니다. 포인트 1점 드립니다.
<퀴즈> [스포츠] 다음 보기의 대학들의 공통점을 쓰시오
① 광운대
② 숭실대
③ 연세대
④ 전북대
6. 오늘의 솨진
”이런 거 하나 있었으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