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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5/04/04 23:14:26
Name SKY92
File #1 22710_491268277689270_5075214018143885509_n.jpg (40.9 KB), Download : 72
Subject [일반] [KBO] 2015년 4.04 삼성-LG 직관 후기


(사진 화질이 구린게 아쉽 ㅠㅠ)

사실 이 경기를 본것은 착각에서 비롯된것이었습니다. 제가 교정을 위해 1달에 한번씩 주말을 선택해서 서울에 있는 치과로 가는데, 이번달 치과치료 예약은 제가 아닌 어머니가 해주셨고, 어머니가 4월 첫째주 토요일에 치과를 예약했다고 하시길래 서울에 가는겸 경기도 보러 오늘 4월 4일 경기 표를 2장 예매했죠.(나머지 한장은 어머니)

근데 원래 하루전에 예약확인 문자가 오는데 안오길래 뭔가 이상하다 싶어서 확인해봤더니 오늘 치과는 휴진이고 예약은 다음주에 되어있다고하더군요;;; 근데 다음주 두산전은 이미 좋은 자리는 매진인 상황인데다가 이미 삼성전 표 2장을 예매해놨기에.... 어머니야 치과에 관계없이 오늘 서울에 볼일이 있으셨고, 저는 안보면 아까울것 같아서 2시까지 날씨 예보를 잘 확인한뒤에 결국 동서울행 버스를 타게되었습니다.

사실 가면서도 걱정이 컸습니다. 선발 매치업만 봤을때는 오늘보다는 어제가 더 이길 확률이 높다고 봤고 어제 너무 안좋게 졌기에.... 게다가 상대 선발이 개막전에서 뛰어난 피칭을 보여줬다고 들어서 마음을 비우고 동서울에 도착했습니다.

버스에서 내려 강변역으로 갈때쯤이 아마 3시 45분이었을텐데 그때 비가 조금씩 내리기 시작해서 당황스럽더군요. 기상청이나 웨더아이나 적어도 9시 이후에 비가 온다고 했다가 다시 아예 구름만 낀다고 정보가 바뀌었기에 그걸 믿고 우산도 안챙겼었는데....

잠실에 도착했을때도 비가 계속 와서 설마 이대로 돌아가나 했는데 다행히 가랑비수준이라 경기에는 지장이 없었습니다.

어쨌든 어머니는 좀 늦게 합류하시기로 하고 경기에 집중했는데.... 임지섭선수가 기대를 한참 넘은 투구를 보여줘서 굉장히 놀랐습니다. 비록 볼넷을 허용해서 불안한 상황도 있었지만 그때마다 적절한 삼진, 그리고 한 이닝에서는 삼진+최경철 포수 대신 선발 출장한 유강남 포수의 도루 저지로 더블아웃으로 이닝 종료시키는 장면을 보고 혹시? 하는 기대감이 들더군요.

그리고 중요했던 공격부분.... 오늘도 중심타선은 침묵이었지만 최근 LG의 타선을 이끄는 오지환과 김용의, 정성훈은 여전한 활약을 보여줬습니다. 하지만 이 선수가 없었으면 오늘 경기 장담은 못했을겁니다. 바로 첫 선발출장의 기회를 잡은 양석환선수였는데요. 양석환선수가 첫번째 점수때는 먼저 치고 나가서 공격의 기점이 되어 결국 오지환의 적시타로 첫 득점을 기록하더니,(그 과정에서 손주인의 플라이때 2루에서 3루로 들어가는 과감한 주루플레이를 보고 오늘 뭔가 심상치 않은 포스가 느껴지더군요.) 4회 김용의가 만들어준 2사 2루 기회를 놓치지 않고 적시타로 연결해 3:0으로 점수를 벌리는것을 보고 순간적으로 이 선수의 유니폼을 마킹하고 싶다는 마음이 커졌습니다. 같이 지켜보시던 LG 팬분들도 양석환선수의 2번의 활약에 매우 큰 인상을 받으셨는지 이후 양석환선수 타석이 돌아올때마다 환호성이 더 커지더군요.

그러다가 어머니가 5회초쯤 게이트 앞에 도착하셔서 잠깐 게이트 앞으로 마중나가고 모셔오는 사이에 5회초가 끝났는데 여전히 삼성의 H가 '0'인것을 보고 내가 지금 꿈을 꾸고 있는건가 했습니다;;

그리고 7회까지 뭔가 들쭉날쭉하지만 어찌저찌 물흐르듯이 넘어가는 그런 오묘한 피칭으로 삼성의 타선을 노히트 9K로 꽁꽁 묶는 모습을 보고   '와 이런 인생 직관을 오다니...'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어머니 역시 계속 감탄만..... 그렇게 3:0 상황에서 서로 점수를 못낸가운데 8회 이동현이 역시 노히트를 이어가줬지만 9회 봉중근 등판때 몇몇 웅성거리는 LG팬분들도 있으셨고 3루석 삼성팬분들의 기세가 올랐던데다, 어제 악몽을 안겨줬던 박한이가 상대라 걱정이 컸었는데 그나마 어머니께서 봉중근이니 무조건 설욕을 할거라고 안심을 시켜줬습니다.

그러나 결국 볼넷을 허용했고..... 그렇지만 박석민을 삼진으로 잡아내며 '내가 이팀의 합작 노히트를 1년새에 2번, 그것도 1번은 직관으로 보겠다!!' 하는 설레임에 가득찼던 시점, 최형우의 파울타구를 아슬하게 못잡더니 결국 큰거 한방이 작렬하고 저와 어머니를 포함한 LG 관중석은 탄식에 가득찼습니다. 바로 다음타자가 이승엽이라 승짱에게 또 맞는거 아닌가 했는데 그래도 플라이볼로 잡고 뒤이어 대타로 나온 강봉규선수를 잡아내면서 비록 팀 합작 노히트를 달성하진 못했지만 시즌 직관 첫 승과 봉중근선수의 시즌 첫 세이브를 볼수 있었습니다. 오랜만에 승리의 노래 부르니까 정말 좋더라고요 크크

경기 끝나고 직관에서만 들을수 있는 LG 자체 수훈선수 인터뷰를 처음 들었는데 임지섭선수가 방송 인터뷰중이라 당연히 양석환 선수가 수훈선수로 선정이 되었습니다.(맨위의 사진이 바로 그 인터뷰 장면입니다.) 아나운서의 "오늘 첫 선발출장에 첫 안타, 첫 멀티히트를 달성해서 이 자리에 처음 오셨는데 앞으로 더 많이 인터뷰할수 있겠냐?"는 질문에 "앞으로 이 단상에 더 자주 올라오겠다."라고 대답하자 팬분들의 환호성이 어마어마하더군요 덜덜..... 목소리도 좋더라고요.

아무튼 기분좋게 승리를 거두고 고향으로 가는 버스를 타 지금 집에 도착해 글을 쓰고 있습니다.

직관중에 집에서 TV로 보던 삼성팬 친구와 카톡으로 대화를 나눴는데, 임지섭선수의 구종은 단순한것 같은데 제구가 들쭉 날쭉한게 오히려 삼성타자들이 갈피를 못잡는것 같다고 하더라고요. 제가 보기에는 오늘 삼성 타자들이 뭔가 성급해보이기도 했고요.... 삼진+도루실패 더블 아웃 장면도 2번이나 있었고 말이죠. 그래도 아주 좋은 투구 내용을 보여줘서 양석환선수의 활약과 함께 저에게 매우 큰 가치 있는 직관을 만들어줬습니다.

봉중근선수에 대해서는 저야 뭐 말할필요없었고 친구도 많이 걱정해주더군요..... 차라리 정찬헌을 마무리로 써보는게 낫지 않냐고 하던데.... 뭐 당분간은 봉중근 마무리로 계속 갈것 같습니다.

어쨌든 친구는 당연히 위닝시리즈를 가는줄 알았는데 져서 굉장히 분해하더라고요 낄낄 . 지금 내일 선발 투수를 봤는데 원래 장원삼으로 알고있었는데 차우찬을 삼성쪽에서는 냈군요? LG는 당연히 루카스를 냈고. 아무튼 서로 이길 확률이 더 높았던 경기를 놓쳤기에 이제 위닝시리즈의 향방은 알수없다고 봅니다.

오늘 작년 10월 9일 기아전 만큼의 감동은 아니었지만, 남다른 의미를 가진 직관을 한것 같아서 좋았고(그것도 우연으로 비롯된것이기에 더더욱 저에겐 의미가 크네요 크크) 내일 이 기세를 몰아서 위닝시리즈를 LG가 가져갔으면 좋겠습니다.

P.S: 여담으로 박석민선수는 역시 재밌는 선수라고 느낀게, 3회초 박한이선수가 아까운 좌측선상 파울타구를 치고 달리다 타석으로 다시 돌아오는데, 돌아오는 도중 치고 달릴때 던져진 박한이선수의 배트를 다음타석에서 기다리고 있었던 박석민선수가 가져오더니 타석 근처 땅에 일자로 꽂아주더라고요 크크크 LG 관중석도 거기서 빵터지더군요. 정말 상대편이지만 미워할수가 없는 선수인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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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HUSE
15/04/04 23:33
수정 아이콘
임지섭 선수는 정말 모르겠습니다.
본문처럼 제구가 엉멍(?)이라 타자들이 더 감을 못 잡은건지 어떤지...

그리고 1이닝 2실점으로 평균자책점이 내려간 봉중근 선수는 정말 어찌 될런지...
탑망하면정글책임
15/04/04 23:56
수정 아이콘
삼팬 입장에서는 이승엽이 데드볼 상황에서 좀 성질을 내서 임지섭 멘탈을 흔들어놨으면 어땠을까 했는데

역시 순둥이고 임지섭 선수도 바로 모자벗고 매너있게 대하니까 처다보지도 않고 바로 1루 가더라구요

그떄 임지섭 선수 멘탈 흔들었음 겜 이겼을거 같은데..
15/04/05 00:08
수정 아이콘
그 장면 못봤는데 해설이 언급하시더라구요

진짜 이승엽은 타팀팬이지만 존경합니다. 크보 최고의 선수라면 여러명이 있겠지만

정말 존경스러운 선수예요..이런건 삼팬이 부럽네요
아이작mk2
15/04/05 01:02
수정 아이콘
그 이후 나바로 선수 장면도 정말 대단했죠
달려와서 최경철선수 잡아주는 모습에 상대편 팬 입장에서 솔직히 감동먹었습니다...
실력과 인성 둘다 갖춘 외인선수더라구요.. 올해도 좋은 성적 기대하겠습니다.
최강삼성
15/04/05 00:12
수정 아이콘
올시즌은 오지환이 상당히 기대되네요.
그리고 꽤나 걱정(?)하는 엘지팬분들이 많던데 엘지는 올라올거라 봅니다.
직관승리축하드립니다.
바람모리
15/04/05 01:09
수정 아이콘
이런경기를 직관하시다니 부럽네요.
뭐 봉은 그동안 해준게 있는데 너무 까이는 감이 있습니다.
암흑기 선발에이스라기보단 당시 그냥 유일한 선발투수였구요.
이상훈 우규민.. 이후 마무리로서 자리를 잡아줬죠.
지금도 한화에 있는가 모르겠는데 김광수가 마무리하던 때엔 정말..
여튼 양상문감독 스타일상 블론을 서너번 더 하더라도 최소 통산 100세이브 할때까지는 어느정도 참고 맡기지 싶네요.
100세이브까지 네갠가 다섯갠가 남았을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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