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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5/01/27 14:19:00
Name 마나통이밴댕이
Subject [일반] 다 늦은 [아메리칸 스나이퍼] 감상
타 사이트에 한번 올렸던 글입니다...

미국 보수이자 프로테스탄트,
이들에게는 신과 조국 그리고 가족이 삶의 목표이고, 
또한 청교도적 정신에서 우러나온 인간의 성취에 대한 무한한 긍정적 평가를 일상의 태도로 가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배경을 바탕으로 아래 감상평을 보았을 때, 감독과 주인공의 가치관에 대해 어렴풋이 알 수 있었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감독이 어떤 고민을 이 영화에 집어넣었는지 궁금해졌습니다.
[스포] 
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2074188&CMPT_CD=P0001
그리고 감상 후 내린 결론은,
이 영화는 위 링크의 감상보다 훨씬 더 강하게 기존 보수 가치관에 대한 회의와 의심을 나타내고 있지 않는가
하는 것입니다.

카일은 신과 조국을 위하여 동료들을 위해 수 많은 야만인을 사살합니다.
이 행위는 [테러리즘을 옹호하는 이슬람 극단주의자들로 부터 다수의 선량한 시민과 동료를 보호]
한다는 매우 강력한 정당화가 수반되어 이 행위 자체에 대한 도덕적 평가는 부정적일 수가 없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화는 곳곳에서 카일의 신념에 대해 꾸준한 파문을 그려냅니다.
파병지에서 동생과의 만남, 동료의 대사, 마크가 직접 쓴 추도사, 커져가는 부인의 불안감, 본인이 지휘한 작전에서 동료의 죽음. 
영화의 결말에서 이러한 회의는 최대화 됩니다.
신과 조국을 위해 많은 것을 성취해 온 카일의 삶에 신은 어떤 과실을 내려주는가.
청교도적 믿음에 의하면 이러한 의인은 큰 복을 받게 되어 있겠습니다만,
결과로는 가족과 도움이 필요한 많은 사람들을 두고 전우에게 죽음을 당하는 것으로 나타납니다.

많은 청교도들은 이 또한 신의 시련이며 이를 잘 버티고 살면 구원의 약속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겠지만, 
제가 보기에 이는 영화 전체를 통해 충돌해오던 [청교도적 신념][맹목에 대한 의심]과의 싸움에서
[맹목에 대한 의심]이 상징적 승리를 거둔 것으로 보입니다.

그리고 저와 같은 해석으로 이 영화를 보는 사람이 있다면 이는 상당한 충격이 되겠죠.
최종적으로 이 영화는 미국 보수의 맹목적 가치관들에 대해 
<당신들도 좀 회의를 가지고 성찰을 해봐라 - 특히 전쟁에 대해서는 더더욱 - 
그리고 니 인생을 관통하는 성취와 영광에 대한 숭배에 대해서도 성찰을 좀 해봐라>
라고 말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또한 이 영화는 
[개인이 함몰된 맹목적 가치]와 대척점에 [개개의 인간과 삶의 소중함]을 둠으로써,
전자에 경도되기 쉬운 보수에게 (이는 진보도 마찬가지 입니다만,) 질문을 던지고 있다고 보입니다.









덧----------------------------------------
물론 위 링크의 감상에서와 같이 이 영화가 전쟁이 개인과 어떤 관계를 맺는가에 대한 표현이라고 볼수도 있지만,
제가 보기에는 
의도적으로 나타낸 카우보이에 대한 열망, 로데오 우승, 남성 주도적 연애관계, 레전드라는 칭호
vs
로데오에서 우승하고 레전드가 된 형의 그늘아래 있는 동생,
[언제부터 영광이 목적이 되었는가(불확실..)] 라는 본인이 직접 쓴 마크의 추도사,
옳은 전쟁이라는 믿음을 가지고 있던 전쟁이 낳은 PTSD 환자와 그에 죽음을 당한 주인공,
결국은 연인을 잃게 되는 부인의 불안

등이 영화전체를 통해 꾸준히 가치관에 대한 근본적인 회의를 나타내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그리고 이 영화는 어떻게 보면 보수의 가치관의 대척점에 [아라비안의 평화]를 두기보다 [보수주의자 개인의 삶]을 둠으로써 보수주의자의 마음을 더 강하게 울릴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보다 많은 사람이 이 영화를 보고 생각을 좀 해봤으면 하는 데, 그렇게 되지는 못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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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과장
15/01/27 14:31
수정 아이콘
저와 비슷한 생각을 두고계시네요~

저는 개인적으로 초반에 카일의 아버지가 식탁에서의 행동에서 영화의 힌트 를 느꼈습니다.
동생이 친구들에게 맞고 들어온 후 식탁에서 허리띠를 풀어 놓을때, 어머니의 흔들리는 불안한 눈빛을 보였으며,
감독이 영화의 시점을 어떻게 끌고가는지 느낄수 있었습니다.

또한, 가부장적인 청교도집안에서 자란 카우보이로서, 어릴적 교회에서 훔쳐간 성경을 끝내 전장에서 들고다니는 것에서(부적처럼)
이런 아이러니? 한 상황을 견지하고 영화를 볼수 있었네요.

그리고 마지막, 영화를 마치며, 실제 운구되는 장면을 삽입한 부분도, 저는 보수적인 아메리카인민들이 과연 전쟁에 대해 알고 있을까하는
감독의 생각이 들었습니다.

머릿속의 말이 참 표현하기 힘드네요~

좋은 글 감사히 읽었습니다.
마나통이밴댕이
15/01/27 15:50
수정 아이콘
부족한 글 좋게 봐 주셔서 감사합니다~
저하고 비슷하게 느끼셨다니 반갑네요^^
제가 잘 못 본 부분도 더 찾아 주신 것 같습니다.
로각좁
15/01/27 15:17
수정 아이콘
저는 이 영화 상당히 괜찮게 봤는데, 상영관이 별로 없어서 안타깝더군요.
마나통이밴댕이
15/01/27 17:25
수정 아이콘
저도 겨우 봤습니다 .크크
누와라 엘리야
15/01/27 18:07
수정 아이콘
허트로커 수준의 메마른 영화를 예상했는데 생각보다 재밌게 봤습니다. 현대전 배경의 에너미 앳 더 게이트 보는 느낌도 살짝 들었었네요.
마나통이밴댕이
15/01/27 18:19
수정 아이콘
사실 저도 잘 모르고 썼습니다........
그냥 청교도인들이 세운 국가고하니 미국 기독교 정신에 청교도적 정신에서 온 부분들이 많을 것 깉아서 막 썼는 데 듣고 보니 좀 다를 수도 있겠네요.....^^;;
그냥 미국 남부개신교라고 생각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누와라 엘리야
15/01/27 19:32
수정 아이콘
마나통이밴댕이님이 틀리셨단 의도가 아닙니다;;; 그래서 댓글도 수정했던 건데 보셨었나보네요ㅠㅠ
일반적으로 미국개척정신과 청교도 정신을 결부시키는 경우가 많잖아요. 그런거에 대한 궁금증의 연장선이었습니다.
영국에서의 청교도와 미국에서의 청교도의 모습이 많이 다른 것 같아서요.
마나통이밴댕이
15/01/27 21:15
수정 아이콘
저도 어차피 잘 모르고 썼던 거라 덕분에 한 번 더 생각해 보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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