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하고 있던 부서에서 회식을 하였습니다. 저는 원래 다른부서에 있다가 지금있는 부서에 온지 얼마 되지 않아서 이 부서의 회식은 처음이었습니다. 그래서 회식분위기가 어떠한지, 술은 도대체 얼마나 마실지 걱정되기도 하는 상황이었죠. 뭐 그렇다고 많이 마실거라 생각은 안한게 부서에 여직원들이 상대적으로 많으니 많이 안마실거라고 생각은 들었습니다. 술을 아주 못마시지도 않구요.
회식 노래방이라는건 참 곤욕적인 일입니다. 차라리 내가 부르고 싶은걸 부르면 상관없는데 분위기라는게 그렇지가 않잖아요? 흥겨운 분위기에 이별택시 부르면 아마 사람들은 그사람에게 웃으며 무서운 홍차를 줄지도 (.. 농담입니다)
아무튼 그렇습니다. 맴버는 여직원3에 부장님과 타부서 부장님, 그리고 남직원 저희 둘 이었습니다. 부장님들은 당연히 트로트를 부를텐데..
그렇다고 트로트를 부르자니 인구구성비율로 봤을때 상당히 어울리지 않을것 같기도 하고.. 발라드는 처음에 말했듯이 아닌거 같고.. 뭔가 신나는 걸 부르긴 해야할것 같은데 막상 또 부르려니까 생각이 안나요. 아이고 이거 참.. 미리 생각을 하고 왔어야 했는데 그냥 술마실 생각만 하다보니..
뭐 아무튼 짜내고 짜내서 그나마 생각이 난게 "자서전"이란 노래였습니다. 어릴때 많이도 불렀었고 해서 생각이 났었던 듯 합니다. 술마시고 노래를 부르면 목소리가 잘 안나왔었는데, 오늘은 생각보다 목상태가 좋았습니다. 노래를 부르고 나서도 기분이 좋았네요. 좋아 좋아 삑사리 안났어
근데 제가 노래를 부르고 난 후 한 여직원이 저에게 신청곡을을 보냈습니다. 아무래도 빨간화살표가 위로 솟은 제 가창력(미친)을 보고 생각이 든건지, 노래를 불러달라는 겁니다. 삑사리 없이 노래를 불렀던 터라 기분이 좋았던 저는 오케오케 하면서 뭐를 추천하시냐 물어보니
"어쩌다 마주친 그대"를 불러달라고 하는것이 아닙니까? 오오 이건 뭐 그리 높은 음도 없죠. 아주 좋습니다. 선곡 완료 하고 또 노래를 불렀습니다. 키야~ 주모를 불러야 되나 오늘 노래 잘됩니다.
근데.. 노래를 부르고 나서 또 그 여직원이 신청곡을 또 주는 것이었습니다.
이번곡은 "소주 한잔"
.. 이건 좀 쎈데.. 난이도가 높아진 느낌이 있는데 말이죠..
사실 친구들하고 노래방가면 되든 안되든 높은노래 고르고 꽥꽥 지르는게 재미 아니겠습니까? mc the max(..)의 one love 라던지, 김경호의 샤우트 라던지 말이죠. 근데 이게 다른사람들 앞에서 삑사리 내면서 부르기엔 좀 민망합니다. 근데 소주한잔 음.. 이건 참 나름 결단을 내려야 하는 상황이었습니다. 하지만 오늘 목상태도 좋고 자신감도 붙었는데 뒤로 물러설 이유는 없었습니다.
소주한잔도 끝냈습니다. 아 좋습니다. 잘불렀습니다. 내 자신에게 감사합니다. 칭찬해 줘야 합니다. 잘했어 스웨트야.
노래를 마치고 포카리를 한잔 목에 축이고 자리에 앉았더니 또 그 직원분이 저를 툭툭 칩니다. 또 신청곡인가? 슬슬 무섭습니다.
이번 신청곡은 말이죠. 이곡이었습니다.
"윤하의 "혜성"
.. 그래 알았습니다. 이분은 절 죽일 생각인 거였습니다. 크크크 혜성 참 좋아하는 노래인데.. 어디까지 되나 실험하는 것도 아니고 난이도가 너무 급상승 하잖아요;; 아마 여기서 성공을 하면 다음노래는 소찬휘의 tears 를 시킬지도 모르겠습니다. 전 이제 이 개미지옥에서 어떻게 탈출을 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언젠간 목의 내구성에 문제가 생기고 금이 가버릴 앞으로의 뻔한 미래가 예측됩니다. 차라리 노래를 부르지 말껄 그랬습니다..
깔끔하게 회식과 함께 제 목은 산화했습니다. 하얗게 불태웠어.. 하얗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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