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박 2일과 무한도전, 패밀리가 떴다로 대표되는 우리나라 리얼버라이어티 Big 3가 끝나는 주말 저녁이 되면 각종 포털 사이트는 이 프로그램의 리뷰로 가득찹니다. 기자들이 바라보는 시선에서 쓴 글, 저와 같이 예능프로그램을 째려보면서 나름 분석이랍시고 하는 리뷰, 라이트 시청자의 시선으로 감정을 표현한 글. 등등 많은 시선들로 소중한 글들이 올라옵니다. 저 역시 3가지 프로그램을 매주매주 시청하는데, 항상 느끼는 점이 있어서 여러분들은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이야기 나누고 싶어서 또 예능프로그램 관련 글을 씁니다.
예능, 웃음과 민폐 그 중점에 서다.
초창기 무한도전에서 한국형 리얼버라이어티 개념이 시작되어서, 1박 2일에서는 여행과 리얼버라이어티 컨셉이 결합하는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고, 패밀리가 떴다 에서는 본격적인 여행을 위한 버라이어티 개념이 정착되었습니다. 예능프로그램은 재미가 큰 비중을 차지합니다. 그러다 보니 여행을 간 곳의 현지인들과의 접촉에 따라 시청자로 하여금 거부감을 들게 하는 모습도 보입니다. 보통 한단어로 자주 표현이 됩니다.
"민폐"
예능프로그램과 공익성
사실 패밀리가 떴다나 1박 2일을 보면 저에게 생각나는 프로그램이 있었는데요. 바로 체험삶의현장 입니다. 이 프로그램은 다들 아시다 시피 연예인이 어떤 곳으로 가서 하루동안 그들과 함께 일하고 땀흘리면서 일당을 받는 컨셉입니다. TV로 보는 시청자와 현지인 사이의 다리역할을 그 연예인이 이어줍니다. 단순히 일만 하는것이 아니라, 그 사이사이 웃음을 섞어가면서 재미도 주는데요. 이 프로그램이 가진 큰 힘은 공공성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출연자는 이곳에서 받은 전액을 유니콘을 타고 올라가서 기부합니다. 그 내역은 투명하게 공개가 되지요. 물론 출연자가 그 돈 벌자고 먼곳까지 가서 고생하는건 아닙니다. 실제로 KBS에서 출연료를 주기도 할 것이고, 방송전파를 탄다는것이 주 목적인 만큼 100% 공공성을 강조하는 프로그램은 아닙니다. 다만, 시청자로 하여금 다른프로그램보다 우리프로그램은 공익성을 가지고 있다. 라고 강조할 수 있는 면은 있다는 것이죠. 그 공익성이 시청자의 날카로운 눈을 부드럽게 바꿔주는건 아니었을지 생각해봅니다.
사실 TV에 나오는 연예인들은 시골과는 걸맞지 않는 화려한 외모나 패션스타일을 바탕으로 우리들이 바라보는 어떤 이상형에 가까운 객체입니다. 그런 이들이 따뜻한 정을 나눈다고 시골에 가는 것 부터 시청자들로 하여금 거부감을 갖게 만들 수도 있습니다. 그런것을 상쇄시키기 위해 제작진은 "따뜻함" 이라는 컨셉을 들고 나옵니다. 위에 언급했던 체험삶의현장이 그렇고, 1박 2일이 독도에 가서 독도경비대원들에게 자장면을 해주는 모습이라던가, 마파도 할머니들에게 선물을 하며 절을 하는 모습이 그렇습니다.
현지인들에게 예능프로그램이 줄 수 있는 이중성
최근 1박2일을 보면 과거의 그런 모습보다는 7MC의 캐릭터와 복불복 시스템의 재미로 흘러가는 모습이 보입니다. 가끔 어떠한 장소에 찾아가거나 음식을 먹는 컨셉일때 현지인들과의 접촉이 있다면 잠깐 나오는 정도입니다. 이런 모습에 대해 개인적으로는 긍정적으로 생각합니다. 시청자에게 불편함을 줄 수 있는 점을 차단함과 동시에 스스로 웃음을 만들어 낼 수 있는 경지에 올랐다고 판단하기 때문입니다. 개인적인 생각으로 1박 2일의 제작진이 이런식으로 컨셉을 바꾼 이유는 '1박2일의 최대위기였던 사직구장 사건' 이 보여준다고 생각합니다. 당시 부산의 뜨거운 야구열기를 시청자들에게 알려준다는 기획으로 가졌던 사직야구장 방문은 실제로 야구팬들에게 원성을 샀고, 당시 생방송으로 그 모습을 중계하고 있던 모 캐스터는 세계 어느나라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모습이라고 1박 2일 제작진들을 혹평했습니다. 그 캐스터의 요는 이겁니다. '아무리 방송이 중요하더라도, 그 현장에 있는 사람들보다 중요할 수 있겠느냐' 라는 겁니다.
이 사건은 촬영하고 있는 장소의 주민들에게 환영받음과 동시에 욕을 먹을수도 있는 여행 버라이어티의 이중성을 보여주는 장면이라고 생각합니다. 시청자들에게 생생한 현지를 보여줄수도 있지만, 표현의 방향의 잘못으로 인한 악영향 역시 무시하지 못한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패밀리가 떴다의 닫힌공간 역시 그로 인한 것이라 생각합니다. 패밀리에서 보여주는 현지인의 모습은, 처음 패밀리가 방문했을때 집주인인 노부부의 모습이나, 저녁반찬을 사기위해 시장에 갔을때 상인들의 모습이 끝입니다. 거의 대부분이 출연진들 사이의 상황극으로 이루어 집니다. 최대한 현지인과의 연결을 막음으로서, 출연진의 캐릭터를 구축하고 스스로 이야기를 풀어나가려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입니다. 다만 패밀리가 떴다의 이런 모습은 고정멤버였던 이천희-박예진의 교체와 함께 와르르 무너진 감이 있습니다.
이 글을 마치며..
단순히 시장에서 가격 깎는것만 아니라 여행버라이어티 라는 것 자체에 그러한 위험은 언제나 있다고 생각합니다. 여행은 만남의 다른 표현이라고 해도 될 만큼, 사람과 사람간의 만남에서 새로운것들을 얻고 느끼는 것이기 때문이죠. 단순히 개인과 개인사이의 문제라면 별 문제가 없겠지만, 방송이라는것은 어마어마한 영향력을 갖고 있기 때문에 제작진의 표현이 서투르면 의도와는 달리 악영향을 미칠지도 모릅니다. 그래서 더더욱 제작진의 역량이 필요하고, 단순히 예능프로그램이라고 해서 재미만 좇지말고 다른 의미를 찾는것도 좋지 않나 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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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박2일이야 유명세와 시청률 신기원덕분에 많은 사람이 알고 또 다녀간곳이 인터넷에 소개되거나(방문 후기도 엄청 많더군요.) 알고 찾아온 방문객들이 많아져 지역경제에 긍정적인 효과가 많다는 점에서 공익성이 많지요. 예능이 웃기질 않으면 그건 이미 예능이 아니니 어느정도 무리수는 이해가 갑니다.
여행을 다녀본 사람은 누구나 다 여행에서의 의외의 상황에서의 선택에 후회 아닌 후회들을 합니다.
"아, 그 때 어디서 누구의 도움을 받았는데 그 때 참 고마웠는데, 조금만 더 감사하다고 인사할 걸."
"거기서 그 때 장난만 치지 않았어도 늦게 도착하지는 않았을텐데"같이 말이죠.
그런데 1박2일은 위와 같이 시청자들도 경험해 본 후회, 즉 여행에서의 의외성을 아주 재미있게 풀어나갑니다.
최근 혹한기 대비/실전캠프를 하면서 일반인의 접촉이 많이 줄었던 것은 사실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청자들의 공감을 얻는데 성공할 수 있었습니다. 대비캠프 때는 의외의 기상변화와 그에 대응해서 걸어가는 멤버들의 모습(뭐 이건 하늘이 도운 것이지만), 실전캠프에서는 박찬호 선수와 김종민씨와의 인연을 잘 풀어나감으로써 시청자들이 일반인 한 명 출연하지 않았지만 그 상황에 몰입하는 것을 가능케 만들었죠. 이런 점에서 1박2일은 일반인들의 출연빈도가 좀 줄어든다 하더라도 '열린예능'이라 평가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패떴은 다릅니다. 아무리 패떴이 1박2일의 후발주자라도 엄밀히 말하면 패떴은 '여행버라이어티'라고 말하기엔 무리가 있습니다. 여행을 다녀본 사람이라면 아는 한 번쯤 경험해 본 여행에서의 의외성이 전혀 없거든요. 굳이 꼽아보라면 밥을 직접 해먹을 때를 들 수 있겠네요. 여행이라는 컨셉을 차용했음에도 패떴은 '닫힌 예능'입니다. 그리고 닫혀있기 때문에 유통기한이 짧을 수 밖에 없었던 것이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