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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0/01/16 13:05:38
Name 굿바이레이캬
Subject [일반] 4가지 잡설
1. 겸손과 분수

해박하고, 사물이나 현상을 파악하는 데 남다른 식견을 갖고 있다고 생각하시는 분에게 물었습니다.

“책 한번 쓰시죠? 재미있는 이야기도 많고, 글도 잘 쓰시잖아요?”

“허허. 이 세상에는 숨은 고수들이 너무 많아. 나 같은 사람이 글 쓰면 쓰레기 늘어나는데 일조할 뿐이지”

“너무 겸손하시네요. 누구 누구님이 고수가 아니면 도대체 누가 고수이겠습니까? 너무 겸손하십니다. 겸손이 지나치면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는데요?”

“허허. 겸손이라니? 나는 절대 겸손해서가 아니라 내 분수를 알아서 그래. 분수도 모르고 겸손이라는 허울 아래 도가 지나친 사람이나 일들은 허다하네. 나는 내 분수를 알 뿐이야”



2. 개고기를 먹지 않는 이유

원래 개고기를 먹었지만 요즘 먹지 않는 사람이 있었습니다. 집에서 강아지 3마리와 고양이 1마리를 키우는 사람인데, 어느 순간 이 사람은 개고기를 먹지 않았습니다. 혹시 집에서 강아지를 키우는 것 때문에 먹지 않는가 했더니 그건 아니었습니다.

이 사람이 개고기를 즐겨 먹다 안 먹게 된 이유는 이랬습니다.

‘윤회(輪廻)’ 사상을 보면 생명이 있는 건 어떤 것이든 죽어서 다시 생명으로 재탄생을 하는데, 개 역시 죽어서 윤회를 거쳐 환생하게 된다. 동물이 죽어서 사람으로 태어날 수 있고, 사람이 죽어서 동물로 태어날 수 있다. 그런데 수많은 생명체 중에 유독 개는 죽어서 사람이 될 확률이 높다. 반대로 사람이 죽어서 개로 태어날 확률도 매우 높다. 그러기에 다양한 가축 중 개는 인간과 가장 밀접하다. 순수 초식 동물이 아님에도 개는 유독 사람과 가까웠고, 이는 윤회 사상과 맞물려 있다. 만약 개가 죽어 그 개를 먹는다면 죽은 개는 목이 잘린 상태로 피를 흘리며 당신의 등에 업힌 상태로 평생을 같이 할 것이다.



3. 지구의 주인은?

지구는 인간에 의해 서서히 파멸의 길로 가고 있습니다. 인구 증가와 자연 폐해는 갈수록 심화되고, 영화에 나올 법한 지구의 암울한 미래는 엄연한 현실이 되 가고 있습니다.

지구 저 멀리 인류의 기원보다 더 오래된 종족이 존재한다고 가정하면, 현재 지구의 주인 행세를 하고 있는 인류를 보면 기가 찰지도 모릅니다. (어떤 영화 내용과 좀 비슷합니다)

그럼 지구의 주인은 누구(무엇)일까요?

저도 답은 잘 모르겠습니다. 답이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만, 아주 무식하게 답을 억지로 한 번 유추해 보겠습니다. 제가 이 답을 찾은 논리는 ‘개체 수’ 입니다. ‘

‘쪽수가 많으면 주인이다’

그럼 지구의 주인은? 아마도 개미일 것 입니다. 저는 지구의 주인이 개미라고 생각합니다. 인간은 절대 주인이 될 수 없습니다. 개체 수에서 게임이 안 되니까요. 당장 우리가 살고 있는 집을 보면, 과연 이 집의 주인은 누구일까요? 우리일까요?

‘인간 5명, 모기 10마리, 파리 20마리, 바퀴벌레 50마리, 개미 100마리 등등’

집 안 구석구석을 보면 수 많은 바퀴벌레와 개미 등 각종 생명이 있는 것들이 즐비합니다. 그것들은 사실 무위도식하는 겁니다. 인간은 먹고 살기 위해 노동을 하지만 이들은 인간이 노동의 대가로 얻은 것을 그저 받아먹기만 하는 겁니다.

한 마디로 인간은 이들의 ‘노예’입니다.


4. 제목

예전 제가 피지알에 쓴 글에 어느 분께서 댓글로 ‘조선일보식 제목’ 이라는 평을 해 주셨습니다. 글 내용과 무관하게 제목을 자극적으로 만들어서 사람들의 관심을 유도하는 것을 비판하는 의도가 있었던 것 같습니다. (사실 저는 그 신문에 관심도, 관련도 없습니다)

글이란 것에 제목은 굉장히 중요합니다. 글 내용을 함축하고, 무엇을 말하고자 하는지, 또는 무엇을 전달하고자 하는지 명확하게 암시해 주어야 하니까요. 물론 너무 함축적인 의미의 제목은 읽는 사람들로 하여금 혼란을 야기시키거나, 비난을 받을 수 있습니다. 중요한 점은 글의 종류에 따라 제목의 느낌도 다르다는 것입니다.

미국인의 악몽인 ‘9.11테러’ 는 많은 이슈를 만들어냈습니다. 그 사건이 터진 날 미국 CNN은 헤드라인 기사 제목을 이렇게 뽑았습니다.

‘America Under Attack’(제 기억이 정확하다면…)

영어라는 것이 가끔 멋있을 때가 있는데, 저 제목은 상당히 멋있더군요. 그런데 다음날 어느 매체인지 기억이 잘 안 나지만, 미국의 한 매체가 뽑은 제목은 이랬습니다.

‘U.S. Attacked’

우리나라는 어떻게 제목을 뽑았을까요?

‘미국 WTC 테러!! 최악의 상황’
‘미국의 자존심이 무너졌다’
‘악몽! WTC 비행기 자폭, 수 천명 사망’

미국 아폴로호가 달에 착륙했을 때 우리나라 한 신문사에서 제목을 이렇게 뽑았다고 합니다.

‘인류, 달에 서다’

우리말도 참 멋집니다.

이 글의 제목은 어떻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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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1/16 13:11
수정 아이콘
제목이 멋지군요.
굿바이레이캬
10/01/16 13:23
수정 아이콘
nickyo님// 죄송합니다. 제목 수정했습니다.

‘몇 가지 잡설 → 4가지 잡설’
10/01/16 13:34
수정 아이콘
3번에 대해서 잡리플을 달자면, 지구의 주인이 쪽수가 많은 쪽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생태계 피라미드의 정점에 서 있는 생물체가
지구의 주인이라면 주인이겠죠. 제대로 따지자면 과연 지구에 주인이란 개념이 있을 수 있는가도 의문이 들지만 이런건 넘겨놓고 생각
해보면, 생태계 피라미드의 상하관계를 결정하는 것이 무엇일까요. 가장 근본적인 기준은 생사여탈권입니다. 사자는 사슴을 죽일 수 있기에
사슴보다 상위에 있고, 사슴은 하위에 있습니다. 그리고 인간은 모든 생물체를 죽일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있습니다. 개미, 파리, 모기가
아무리 쪽수가 많다 한들 그들이 인간을 멸종시킬 순 없습니다. 정확히 말하자면 그들 자신의 의지로 말입니다. 하지만 인간은 어떤 목적을
가지고 특정 생명체를 멸종, 혹은 그와 가까운 상태로 마음만 먹으면 가능합니다. 개미는 본능에 따라 살지만 인간은 이성을 가지고 특정
목적과 기준에 따라 살아가니까요. 만약 개미가 인간과 같은 지성을 가지게 된다면 모르겠지만, 그렇지 않은 이상 지구의 주인을 굳이 정한
다면 인간보다 가장 높은 자리에 앉아있는 생물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므로 위의 3번 내용에서 개미, 모기, 바퀴 이런 곤충들은 무위도식하며 인간을 노예로 부리는게 아니라, 인간에 빌붙어
기생하는 도둑놈들일 뿐입니다. 도둑놈이 주인에게 들키게 되면 어떻게 될까요? 쫓겨나거나 잡히겠죠. 바퀴나 모기도 인간이
못보는 틈을 타 훔쳐먹을 뿐, 발견되면 죽습니다. 노예에게 죽는 주인이 과연 주인이라 볼 수 있을까요.
결국 우리 인간이 이 지구를 지배하는 최강종임은 분명합니다. 그런데 자기 욕망을 채우기 위해 멋대로 지구를 사용해서 망가
뜨리고 있습니다. 마치 고급 전자기기를 장난감처럼 마구 다루고 있는거죠. 인간들의 정신상태는 아직 어린애 수준이라고 봅
니다. 한치 앞을 못 보고 욕망에 따라 하고픈대로 마구 하다보면 어떤 결과를 가져오게 될지를 모른채, 혹은 외면한채 지금 이
순간에도 자신들의 터전을 부수고 있습니다. 어제 아마존의 눈물을 봤는데 위와 같은 생각이 좀 들더군요.
10/01/16 13:42
수정 아이콘
제목이 멋지군요. (2)
legend님// 확실히..인간이 인간에 의해 멸망했다는 소리는 들어봤어도 다른 동식물에 의해 멸망했다는 얘기는 못들었으니까요..흐흐-
또다른 사소한 태클입니다만, 개미나 바퀴벌레가 인간이 노동의 대가로 얻은 걸 무위도식하는 게 목적은 아니죠.
그냥 자기가 처한 환경에서 잘 먹고 잘 사는게 목적일 뿐이고.. 인간이 단지 인간 취향대로 환경을 뒤바꿔버렸을 뿐이고..

PS. 그런데 겸손이 지나치면 독이 된다는 말은..무엇을 뜻하는 걸까요..?;
켈로그김
10/01/16 13:43
수정 아이콘
제목에 대한 지적이라기 보다는 내용전개에 대한 지적이었던걸로 기억하는데..
제목에 관한 지적이 따로 있었나보군요.
여자예비역
10/01/16 13:51
수정 아이콘
곤충도 동물이나요? 그냥 식물까지 치면 식물이 주인일지도요~~
10/01/16 13:58
수정 아이콘
그 주인들은 세스코라는 테러집단 덕에 골머리를 썩고 있다고 합니다.
10/01/16 14:39
수정 아이콘
1번 공감합니다.
2번 비슷한 생각을 합니다. 인간은 업을 가지고 살아갈 수 밖에 없는 생물이라 생각합니다.
3번 주인을 따지는게 필요할까요? 만약 태양계, 은하계, 우주로 뻗어나간다면 주인을 따지는게 의미가 있을지요.
4번 저도 다양한 이야기를 하나의 글에서 이야기 할 때 보통 잡설 또는 낙서라고 적습니다~ 전 마음에 듭니다.
10/01/16 15:05
수정 아이콘
3번에 대한 반박을 하자면 주인이라 함은 자신의 생각을 가지고 있어야 하며,
최고 자신의 의지에 의해 주인됨을 버릴수 있는 개체여야 합니다.
그런 면에서 봤을때 결국 지구의 주인은 적어도 지금은 인간이 맞습니다.
아무리 봐도 지구를 파괴할수 있는 유일한 역량을 가진 이기적인 생물은 지구내에선 인간뿐이거든요.
10/01/16 16:05
수정 아이콘
저도 3번에 대해
전 주인이라는 의미를 해당물건에 대한 모든 권리를 갖고 있는 사람이라 생각하는지라
그 물건이 지구라면 지구의 운명을 좌우할 권리는 그 누구에게도 없으므로 주인은 없다라는 의견이네요
결론은 모두 세 들어 사는 개체들이라고 해얄까요? ;;
Ms. Anscombe
10/01/16 19:35
수정 아이콘
제목이 글에 적절하네요.
10/01/16 23:44
수정 아이콘
제 아는동생중에 다음생엔 꼭 부잣집 애완견으로 태어나고 싶다고하는 친구가 생각나네요.
그 친구는 진심으로 그런답니다.
10/01/17 00:03
수정 아이콘
2번은 반어적으로 쓰신거 맞으시죠?
제가 잘못 이해한건가요..
엷은바람
10/01/19 08:50
수정 아이콘
말 그대로 잡설이군요. 제목이 글에 적절합니다.

한가지 불편한 점은
"만약 개가 죽어 그 개를 먹는다면 죽은 개는 목이 잘린 상태로 피를 흘리며 당신의 등에 업힌 상태로 평생을 같이 할 것이다."

이런 류의 글은 상당히 불편해하는 편입니다.
근거도 쓰여있지 않고 개가 다른 동물보다 순종적이고 길들이기 쉽다는 이유만으로 사람이 윤회해서 개가 될 확률이 높고..
개가 윤회하면 사람이 될 확률이 높고.. 뭐 저만 느끼는건지모르지만 무슨 말 같지도 않은 소리냐고 하고 싶군요.

더불어 믿지 않아도 저렇게 "등에 업힌 상태로 평생을 같이 할 것이다"라는 류의 저주같은 글은 정말 끔찍스럽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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