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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0/01/18 08:16:13
Name 유유히
Subject [일반] 재래시장에 가서 제값 주는 건 바보?
http://isplus.joins.com/article/article.html?aid=1309775

일간스포츠 기사로 "[기자의 눈] 연예인들, 시골에서 무턱대고 깎지 말자" 가 올라왔습니다.
그 글을 보고 생각해 보니, 비단 "패밀리가 떴다"뿐 아니더라도 우리나라 재래시장에서 연예인이 취하는 태도가 심히 잘못된 것이 아닌가 하는 의문이 들더군요.

일단 두세 명의 남녀 연예인이 섞인 팀이 재래시장에 방문합니다. 주로 음식재료를 구입해야 할 때입니다. 한 명(주로 촐싹대는 역할. 김신영씨나 송은이씨, 유재석씨 등)이 "어머니 좀만 깎아주시면 안돼요? 애교 보여드릴께요 애교" 하고, 잘생기거나 예쁜 아이들에게 춤을 시키거나, 애교섞인 콧소리를 내게 하거나, 땡깡(?)을 부리게 합니다. 결과는? 왕창 깎인 가격.

재래시장의 푸짐한 정을 강조하는 것은 좋습니다. 일견 재래시장의 장점을 홍보하는 듯도 합니다. 말만 잘하면 깎을 수 있다는 거겠죠. 다만, 이걸 보는 시청자들에게 "재래시장에 가서 제값주고 사는 건 바보다" 라는 인식을 심어주는 것은 별개의 문제입니다.

개개인의 상인들은 뭐 연예인이라고 하니까, 좋은 구경 했다는 심정으로 파격가격을 받아들일 수도 있을 겁니다. 솔직히, 밑지고 파는 건 없다고 그 가격이라도 남는 게 없진 않을 것 같기도 합니다. 그러나 그 가격으로 다매多賣시 이윤이 상당히 줄어드는 건 명약관화입니다. 상인들에게 방송이 나간 후, "TV에서 봤는데 누구는 깎아주고 누군 안 깎아줘요?" 라고 하면 뭐라고 할 수 있을까요. 방송의 파급력이란 무섭습니다.

그렇잖아도 어려운 재래시장입니다. 재래시장의 가격경쟁력을 홍보하는 것은 좋다지만, 정도가 아주 심합니다. 10프로 20프로도 아니고 거의 반값에 사는 경우가 흔합니다. 제가 알기로 상당수의 식자재들은 재래시장이 마트보다 저렴한데도, 당연한 것처럼 그 가격에서 더 깎다니. 분량을 만들려는 노력인 줄은 이해하겠지만 방법론적으로 어긋나 있다는 것을 느낍니다.

기억하실지 모르겠습니다. 무한도전 추석특집 '며느리가 뿔났다'편에서, 무도 멤버들이 적극적으로 재래시장의 장점을 부각시킵니다. "재래시장은 365일 1+1 행사중" "말만 잘하면 재래시장은 전부 다 시식코너" 등입니다. 굳이 '값을 깎을 수 있다'는 것 말고도 많은 장점이 있는데, 단순히 연예인들 애교 구경시키려고 그렇잖아도 위축된 재래시장 상권을 TV에서 앞장서서 때리고 있는 것 같아 마음이 불편합니다.

물론 연예인들이야 대본에 써 있는대로 하는 거겠지만, 작가들, 더 나아가 연출의 반성이 요구됩니다. 애초에 주어지는 돈 자체가 부족한 경우도 흔합니다. 만원을 줄 테니 낙지 10인분을 사와라? 말도 안 되는 얘기죠. 방송국은 그 자체로 권력입니다. 그러한 권력이 애교라는 칼을 들이대며 가격을 강제로 깎을 것을 '권장'하는 것은, 방송이 갖는 무시무시한 힘을 잘못 활용하는 길이 아닌가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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켈로그김
10/01/18 08:20
수정 아이콘
항상 볼 때마다 거슬렸는데, 기사까지 나오는군요.
이런 비판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재래시장을 자주 이용하는 입장에서 보면서 은근히 짜증이 났거든요..
BoSs_YiRuMa
10/01/18 08:25
수정 아이콘
재래시장에서 일하시는 부모님을 둔 제게도 많은 공감이 되는 말이네요.
정을 부각시키려고 하는 '목적'은 좋습니다만 수단과 방법이 잘못 된듯 보입니다..
가만히 손을 잡
10/01/18 08:33
수정 아이콘
연예인들이 그 돈 아쉬운 사람들은 아닐건데, 조금 거슬리긴 했어요.
그 장면들은 볼때마다 재미있다기 보다 씁쓸하더라구요.
그 부자아빠 CF도 그렇고..
왜 재래시장은 깎어도 되고 백화점은 안된다고 생각할까요?
완소탱
10/01/18 09:05
수정 아이콘
저도 그런장면을 볼때마다 보기좋지않다..라고 생각했엇어요.
물론 재미있는 상황을 연출하기 위해서 하는것일텐데 방법이 잘못된듯..
비소:D
10/01/18 09:35
수정 아이콘
일부프로그램에서 베푸는거 하나없이 매주 말도안되는 가격에 이것저것 사면 보기 안좋은게 사실이에요
라라랄라
10/01/18 09:59
수정 아이콘
뜬금없는 리플이지만 백화점에서도 깍아달라고 하는 사람은 많아요..
특히 구두같은경우는 제값주고 사면 바보라는 소리까지 나오는 마당인지라..
리버풀 Tigers
10/01/18 10:01
수정 아이콘
하루 촬영하여 수백 수천만원을 벌어가는 연예인들이... 하루벌어 하루 살아가는 분들이 많이 계시는 재래시장에서 깎는다는것 자체가 우습죠.

그나저나 패떳은 끝까지 말이 많군요.... 뭐 개인적으로는 패떳을 싫어하기 때문에 기사를 본 순간 1박2일에서 제주도 1100도로였나요? 거기서 감귤얻어가기 위해(나중에 판매용도 아니였던...) 어떻게 해서든 일을하고 감귤을 얻어간 김C가 오버랩 되긴 하더군요... 뭐 그 장면이 대본이였다면 무섭겠지만요.
이적집단초전
10/01/18 10:14
수정 아이콘
그런데 어찌 생각해보면 재래시장이 가격이 싸다는게 더 웃깁니다. 진짜 마트보다 쌉니다. 임대료, 인건비 모두 재래시장보다 직접화한 마트가 더 비용이 덜들테고, 유통도 대량으로 하는데다 납품업체 후려치기도 장난이 아닌데도 그렇네요. 편리성을 믿고 좀 심하게 배짱장사를 하고 있어요.
10/01/18 10:15
수정 아이콘
1박 2일 같은 경우, 아주 예전에 기름값이 모자라서 1500원인가 넣어달란 적이 있습니다.
주유소 사장님이 실수한 척 3800원어치 넣어주고 자기 실수니까 1500원만 주고 가라고 하니까 멤버들이 안 된다고 하면서 부득불 그 돈 다 내고 가더군요.
그거 보고 프로가 참 다르긴 다르구나 싶긴 하더라고요.
1박 2일의 그런 점은 보기가 좋아요.

백화점에서도 깎을 수는 있습니다.
하지만 무작정 깎을 수는 없죠.
판매 이익의 몇 퍼센트를 가져가는 매니저급만 가능한 일입니다.
일반 직원은 그렇게 할 수도 없고, 시간대도 정말 잘 골라가야 하며, 평소에 매니저급이랑 친하게 지내지 않는다면 엄청 힘든 일입니다.
그나마 진열된 상품 가져가겠다면 알아서 깎아주고요.
10/01/18 10:23
수정 아이콘
백화점에서도 깎아줍니다.. 5% 말고도 계속 때쓰니깐 직원이 자기 월급에서 까는거라면서 깎아주던.. 제가 그런건 아니지만 바로 옆에서 똑똑히 봤습니다;;
여자예비역
10/01/18 10:43
수정 아이콘
저도 백화점에서 어머니 옷살때 한번 경험해 봤는데..
깎는개념은 아니었고.. 위아래 정장으로 좀 가격대가 나가는걸 사다보니, 벨트랑 코사지 정도는 서비스로 주더군요...
코사지에 붙어있던 가격표가 7만원이 넘는걸 보고.. 거품이 더럽게 심하다고 생각했었죠..;;
마르키아르
10/01/18 10:57
수정 아이콘
전 깍을 능력도 없고..

잘 깍지도 못해서..

깍아야 더 좋은 물건을 값싸게 살수 있는곳은 항상 기피하는 편입니다.

느낌이..

안깍고 재래시장에서 사는것 > 마트에서 사는것 > 깍고 재래시장에사 사는것..

같아서 말이죠..
잔다르크
10/01/18 11:18
수정 아이콘
좋은의도로 하는거겟지만
가끔 터무니없는가격에 사갈려고하는 방송을보면 (공짜포함)
삥뜯는거같아보임 ,..
동료동료열매
10/01/18 11:18
수정 아이콘
Artemis님// 그 이전에 일박이일의 만행이 엄청난걸 생각하면 그걸로 프로답다는건 글쎄요...
1박2일이 엄청 안티가 많던 시절에 (오글자막, 억지감동) 가장 욕먹었던것은 '민폐'였죠. 김치통하나 큰거 들고가서는 밤에 재밌는거 보여줄테니 반찬좀 달라. '김치한포기 스틸성공' 이런식의 행동후에 엄청난 비판이 일자 요새는 철저하게 꽁짜로 안 얻어먹죠.
10/01/18 11:23
수정 아이콘
무도나 1박 같은 프로그램은 민폐로 엄청나게 욕을 먹은 경험이 몇번 있기 때문에
(정준하씨 기차사건이나 1박 야구장사건 등등..)
요새는 굉장히 조심하는게 느껴지더군요.

다른 프로그램들도 제대로 욕을 먹어봐야 정신을 차리겠죠;
Karin2002
10/01/18 11:31
수정 아이콘
유재석은 제 값 지불하죠 흐흐
10/01/18 11:37
수정 아이콘
원래 예능과 전 한화 4번타자는 욕먹어야 잘합니다.
10/01/18 11:59
수정 아이콘
전 방송에선 그래도 뒤에선 돈 다줄줄 알았는데요. 아닌가 보네요..
나야돌돌이
10/01/18 12:02
수정 아이콘
맞는 말씀이네요, 뿐만 아니라 전 이런 것도 참 싫습니다

몇십년 묵은 장이네, 청정 김치네 하면서 연예인들이 그거 독에다 손 집어넣고 먹지를 않나, 동치미 독에서 직접 국물을 떠마시지를 않나, 자기들만 먹는 것도 아닐텐데

그리고 방송에서 너무 싸고 푸짐한 컨셉 그만 좀 했으면 좋겠어요, 재래시장도 그렇고 외식산업 해보면 다 아는 일인데 가격이 싸고 푸짐한 데는 다 이유가 있는 건데, 위생성, 정성, 재료의 선정 등은 다 무시하고 그저 싸고 푸짐한 것만 부각하니 우리나라 음식문화가 이상해지죠
10/01/18 13:21
수정 아이콘
민폐의 최고 프로그램은 만원의 행복이었죠. 그게 대체 어쨰서 만원의 행복인지. 연예의 특혜의 행복이었을까요.
10/01/18 13:36
수정 아이콘
재래시장.. 뭐랄까.. 조금이라도 물건보는 안목이 없다싶으면 이상한물건을 많이줘서.. 왠지 정이떨어지더라구요..
자취생활할때 집근처 작은시장이 있어서 처음엔 장보러 몇번 다녔는데 말은 좋은것 준다하고서는 언감자나 바람든 무 같은걸 비싼가격에 주더군요.. 뭐 학생때라 멋모르고 샀었지만 그때 일주일 다니고 좀 멀더라도 장보는걸 마트로 옮겼습니다.
다른 일때문에 스트레스 받는것도 많은데 시장에서 좋은물건 살펴야하고 날 속이지는 않나 신경써야하고 가격흥정까지 하려구하면 넘 피곤해서 그래서 다들 대형마트로 가는게 아닐까요???
10/01/18 15:28
수정 아이콘
근데 야채 같은건 마트가 너무 비싸서 동네 조그만 야채 가게에서 사요.
공산품 같은거나 마트에서 사는데 사실 그런것도 별로 싼게 아닙니다.
과자를 엄청 싸기 팔길래 과자 별로 먹지 않음에도 좀 많이 사두었는데 나중에 보니까 양이 시중의 것보다 더 적게 포장되어 있는거더군요;;
동료동료열매
10/01/18 15:43
수정 아이콘
체스님// 그렇죠. 그 프로그램도 일반인 대상으로 하던 초창기에는 '레알 만원의 행복'이었는데 어느새 연예인 전유물이 되더니;;
오소리감투
10/01/18 18:54
수정 아이콘
제가 할인점에서 먹을 거 안 사는 이유가 비싸서죠.
많은 양을 사면 그만큼 더 싸게 줘야 할 것 같은데 오히려 그램 수로 따져보니 시장보다 비싸거나 비슷한 정도인 경우가 태반이에요.
자동차기름값에다 수고까지 더하면 턱없이 비싸다고 할 정도네요.
그렇다고 세탁기나 냉장고같이 큰 걸 사지 않으면 배달도 안 되니...
할인점은 외국산 맥주가 땡길 때 외엔 가질 않게 되네요.
10/01/18 22:10
수정 아이콘
대신에 마트는 상추 10개, 고추 2개, 깻잎 5장 뿐만 아니랴 귤 5개, 사과 1개, 양파 1개, 고구마 2개, 감자 1개, 당근 1개 등등... 이렇게 극소량 구매를 해도 주인에게 전~~~혀 미안하지 않죠.
홀로 사는 이에겐 시장의 야채+과일 가판대 보다는 마트의 야채+과일 코너에서 극소량 사는게 미안하지 않고 쉽사리 고를수 있어서 참 좋답니다.
서지훈'카리스
10/01/19 03:57
수정 아이콘
과일 가판대 가서 바나나 500원/ 양파 1개 / 이런식으로도 잘 팔던데요.
10/01/19 10:24
수정 아이콘
가격이 확실히 재래시장이 저렴하기는 합니다만은
같은 상품인지 장담을 할 수 없습니다.

같은 삼겹살을 사더라도
재래시장보다 마트가 품질이 좋고, 마트보다는 백화점이 더 품질이 좋습니다.
물론, 이 차이가 가격에서도 드러나는 것이죠.
정확히 보면, 각각 소비층이 조금씩은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같은 현대백화점이라고 하더라도
강남과 강북의 식료품의 품질은 다릅니다.

그리고 원산지에 대한 신뢰감도 조금 다릅니다.
BoSs_YiRuMa
10/01/19 10:29
수정 아이콘
zigzo님// 재래시장에서 장사하시는분들을 싸그리 안좋은 품질만 가지고 장사하는 못된 악덕 상인으로 만들어버리시는군요.
그건 고정관념 아니신지요. 우리 부모님이 보시면 충격좀 받으실 말씀을 아무렇지도 않게 쓰셧네요.
설령,그렇게 장사하는곳은 잘 안될수밖에 없습니다.품질이 안좋은걸 갖다 놓고 장사하는데 단골이 있을수 있나요.
품질을 알아보는것도 개인의 능력이고, 물건을 들여놓고 파는것도 그 재래시장의 각 사장님들의 판단일진데..
인식이 이렇게 박혀있다면 우리부모님은 여태 무엇을 위해서 손해를 보면서까지 장사를 하시나..싶은 생각이 드네요.
참 마음이 쓰린 글입니다.
10/01/19 11:03
수정 아이콘
BoSs_YiRuMa님//

품질에서 차이가 있을 뿐이지,
낮은 품질이라고 해서 악덕 상인이라고 해석하는 것은 비약입니다.

재래시장을 빼 놓고 생각해도
농산품의 경우에는 백화점보다 마트쪽이 싸지만, 질은 떨어지죠.
그렇다고 해서 마트가 악덕 상인이 되나요?
10/01/19 11:21
수정 아이콘
zigzo 님// 솔직히 저는 질적인 차이는 못 느끼겠던데요. 아직 주부가 아니라서 그런가.-_-a 마트도 가보고, 재래시장도 가보지만 사실 마트의 경우는 손질 잘되어 있고, 개별로 구매할 수 있다는 거 외에에는 큰 차이를 못 느끼겠던데요. 심지어 똑같은 제품이 마트에서는 1200원, 시장에서는 1000원인 것도 봤습니다. 그게 단순히 품질에서 차이가 있다고 할 수 있을지...-_-a 그리고 개별적으로 주문하면 시장에서도 품질 좋은 거 구해다주기도 하고요.
고구마를 사더라도 마트가 500원 정도 비싼데 시장에서 산 것이 훨씬 신선하고 맛있습니다. 물론 백화점의 경우는 좀 다르지만, 차라리 정말 질 좋은 걸 따진다면 유기농 농산물 전문 판매점이 나을 수도 있겠죠. 정말 마트나 백화점에서 특산품으로 내놓는 거 아닌 한 질적인 차이는 크게 없다고 봅니다. 경험상으로는요.
10/01/19 11:27
수정 아이콘
제가 마트를 다니는 것과 같은 이유로 재래 시장을 다니는 분들이 있어, 놀랍다고 할 까, 요지경이라고 할 까, 복잡한 느낌이 드네요.

우리집은 식구가 적어 야채를 많이 사 두면 반은 썩어서 버립니다.
그래서, 마트 가서 100g 단위로 자주 삽니다.
물건도 이리저리 고르고 삽니다. 그래서, 눈치 볼 필요없는 마트 갑니다.
가격표가 붙어있어, 소심해서 값도 잘 못 물어보는 저로서는 마트가 딱 입니다.
마트라고 무조건 쌀 것이라고 믿지는 않습니다. 비싸거나 품질이 나쁘면 안 삽니다. (계산기로 g당 가격 확인해가며 구입합니다.)

재래시장에 단골집이 생기면 가장 좋습니다.
하지만, 그 '단골집'을 만들기가 어려운 저로서는,
어느정도 품질이 관리되는 마트에 갑니다.

제가 마트에 가는 숨겨진 이유 하나 더.
수년전 홍준표 의원께서 하신 명언이 있죠.
"경제가 어려워 져야 야당에 유리하다"
빈곤층이 여당을 더 지지하는 웃기는 정치현실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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