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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2/28 19:32
우리 아버지. 나의 아버지.
저도 아버지를 사랑합니다. 조그만 금방을 운영하시다가 적자로 문을 닫았지만, 밤새워 경비 서가며 저와 제 동생을 남 부럽지 않게 키워주신 분이십니다. IMF시절, 친구 아버지들은 우후죽순 회사에서 짤리고 있을 때, 보란듯이 전기기사, 보일러기사 자격증을 4개나 따서 당당히 취업하신 분이십니다. 아들이 공립대 들어가서 장학금 받는다고 매번 허허 거리며 아들 등을 쓰다듬어 주시는 분이십니다. 불확실한 직장보다는 많이 배워 사회적으로 인정받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며 저를 유학보내시겠다며 이 악물고 일하시는 분이십니다. 아들 둘 모아놓고, '나는 사실 3급 시력 장애인'이라고 말하시면서, '너희들이 잘 커줘서 고맙고, 너희들의 뒷 공부는 내가 책임지마'라고 힘주시던 분이십니다. 아들이 28대 1의 경쟁률을 뚫고, 안전한 직장에 합격했을 때, 그 누구보다 기뻐하며 친척들과 교회 집사님들께 천연스럽게 자랑하던 분이십니다. 한시름 놓으셨는지, 아니면 바쁘게 달려온 가장의 짐을 조금 놓아서였는지 요즈음 부쩍 우울하게 홀로 밖을 보시며 한숨을 쉬시기도 하십니다. 그래요. 저에겐 아버지란 이런 분이십니다. 그리고 제가 존경하는 분입니다.
09/12/28 22:46
있을때 잘 하라는말 정말 가슴에 하나도 안 와닿는 말이지만 막상 닥치면 마음속 뼈저리도록 느끼는 말중 하나입니다.
초등학교 1학년 시절 일요일만 되면 말없이 목욕탕에 제 손을 이끌고 가셔서 제 때 한번 안밀어준적 없고 (때미는 아저씨께 돈 주고 때밀었습니다 아버지,제 순서로) 목욕탕 가는길 오는길 말 한마디 안 걸어주시는 그런 무뚝뚝한 분이셨습니다. 살아생전 어머니께 좋은 남편도 우리 남매에게 좋은 아버지 라고도 말 못할 그런 아버지라고 생각하지만 하늘로 가신지 4년이란 세월이 지난 지금은 가끔씩 초등학교 시절 아버지 손을 잡고 목욕탕으로 향하던 그 걸음이 무척이나 그리울때가 있습니다.
09/12/28 22:58
저에겐 父라는 존재는 불쌍하다고 생각되긴 하지만 전혀 사랑이나 존경은 느껴지지 않는 존재입니다...
극히 보수적이고 위계적 사회인 한국에 태어나서 지금껏 고생하고 산것은 사실이나... 왜 그 한국의 구역질나는 가치에 의심을 품지 않았으며 가족한테 고통을 전가하는 한심한 존재가 된지 모르겠네요... 나중에 가족들과 있지 못하고 혼자 살면서 외로움을 느낄 수도 있겠으나.... 그건 스스로가 자초한 일이니 어쩔수가 없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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