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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9/11/27 13:56:15
Name 굿바이레이캬
File #1 01_tile.jpg (162.0 KB), Download : 69
Subject [일반] 선동렬, 류현진, 제갈량


맞춤법 중에 고약한 놈이 하나 있는데 바로 ‘율’과 ‘률’에 대한 사용법입니다. 어떤 때는 ‘율’을 쓰고 어떤 때는 ‘률’을 사용합니다. 그러데 아래 규칙만 아시면 전혀 어려울 게 없습니다. 규칙은 아주 간단합니다.

1. ‘율’을 쓰는 경우
① 받침이 없을 경우
② 받침이 있는 경우 중 ‘니은’ 받침 일 경우

2. ‘률’을 쓰는 경우
① 받침이 있을 경우
② 받침이 없는 경우 중 ‘니은’ 받침은 제외

간단하게 1번 규칙만 알아 두시고 나머지는 모두 ‘률’을 쓴다고 보면 됩니다. 몇 가지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건폐율
-득표율
-요율
-누진율
-생산율
-출산율
-수축률
-용적률
-접속률
-진학률
-확률

별로 어렵지 않습니다. 그럼 문제 하나 냅니다. 삼성라이온즈 선 감독은 선동렬이 맞을까요? 선동열이 맞을까요? 규칙에 의하면 받침이 있으니까 선동렬이 맞겠습니다. 그런데?

선수 시절 선동렬 감독은 ‘선동열’이라는 이름을 달고 경기를 했습니다. 본인의 의지인지, 아니면 아무 생각 없이 팀에서 그렇게 한지는 모르겠습니다만, ‘렬’이 아닌 ‘열’로 표기한 건 사실입니다.

과거 신문에서는 한자를 그대로 써서 ‘렬’ 이든 ‘열’ 이든 문제 될 것이 전혀 없었는데 지금은 한자를 신문에서 쓰질 않아 명확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네이버 인물 검색에는 ‘열’로 나오고 보통 신문에서는 ‘렬’로 표기를 합니다. 그러나 포털 검색을 해보면 ‘열’로 쓴 표기도 수없이 많습니다. 어찌됐든 ‘렬’이 올바른 표기법입니다. (이청룡? 기성용?)


그런데 사람 이름이라서 본인 의지가 중요하게 작용될 수도 있습니다. 맞춤법 표기가 아닌 의지에 따라 두음법칙을 적용하지 않은 사례가 있습니다. 2006년에 법원에서 재미있는 판결이 났습니다.

유 씨 성을 가진 사람은 보통 세 가지 한자를 사용합니다.

-柳
-劉
-兪

두음법칙에 의해 세 한자 모두 표기는 ‘유’로 해야하는 데 ‘柳 씨’ 성을 가진 사람 중 본관이 ‘문화’인 사람이 한글 표기법을 ‘류’로 해달라는 것이었습니다. 결국 법원은 ‘문화 류 씨’에게 ‘류’로 표기할 수 있도록 판결을 내렸습니다.

‘劉 씨’는 ‘류’임에도 두음법칙을 지켜 ‘유’로 표기하고, ‘兪 씨’는 어차피 ‘유’이기에 그대로 사용하면 됩니다. 문화 류 씨만 ‘류’로 표기할 수 있는 것이지요. 문화 류 씨는 ‘류’로 표기하는 것을 법적으로 인정 받았지만 나머지 본관은 그렇지 못했습니다. 서애 유성룡 선생은 ‘柳’를 쓰면서도 본관이 ‘문화’가 아닌 ‘풍산’이기에 결국 표기는 ‘유성룡’ 이 맞습니다. 국사 교과서에는 무엇으로 표기되어 있을까요?

한화 이글스의 에이스 류현진 선수는 ‘류’가 맞을까요? ‘유’가 맞을까요?

-----------------------------------------

삼국지의 히어로 제갈공명은 이름이 ‘량(亮)’ 입니다. 맞춤법에 의해 ‘량’ 앞에 ‘갈’에 받침이 있으므로 ‘량’의 표기가 맞습니다. 역시 포털에서 검색을 해 보면 ‘제갈양’으로 표기한 것들을 많이 볼 수 있습니다. ‘량’ 이든 ‘양’ 이든 모두 맞는 표기법으로 치부해야 하는 게 맞을까요?

역시 우리말은 어렵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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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찐개미
09/11/27 14:11
수정 아이콘
이럴수가...
선동렬 류현진 조범현 관련글이겠거니 했는데...
Ms. Anscombe
09/11/27 14:14
수정 아이콘
외국인의 경우는 표기법상 문제를 적용할 수도 있겠지만, 고유명 같은 경우는 조금 다른 차원일 것입니다. 물론 넓은 의미에서 대부분의 이름이 '외국 글자'(즉, 한자)를 쓰긴 합니다만.
09/11/27 14:22
수정 아이콘
제목만 보고는 알아맞히기 힘든 글이네요. 잘 봤습니다~
silent jealosy
09/11/27 14:22
수정 아이콘
흠...저는 버들류 자를 쓰기는 하지만 본관이 고흥인데 그러면 유라고 써야겠군요..
지금도 유씨로 쓰기는하지만...
croissant
09/11/27 14:24
수정 아이콘
선동열 감독의 경우 본인 의사에 따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민죽이
09/11/27 14:38
수정 아이콘
예지력 -100..ㅜㅜ
사실좀괜찮은
09/11/27 14:38
수정 아이콘
저도 제갈량 같은 경우는... 애초부터 원 발음이 아니니 이쪽에서 한국어 발음 규정을 적용해도 상관없을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만

한국사람 이름이라면, 그 사람이 원하는 대로 해야죠 뭐.
검은고양이경
09/11/27 14:41
수정 아이콘
어려운게 아니라 한국의 국문법에 문제점이 많다고 봅니다.
arq.Gstar
09/11/27 14:55
수정 아이콘
아는 형이 소시의 윤율을 사랑하는데
1째 조건을 보다가
'헉.. 그러면 윤율이 아니라 윤률이라고 해야 맞는것인가!?? 우리나라의 수십만 소덕과 나의 아는 횽은 이제 어쩌지!!??'
했다가.. 니은 받침은 괜찮다는 내용에 안도했습니다. 제 아는 횽은 자기 홈피에
윤율이라고 쓴걸 윤률이라고 안바꿔도 되는거였습니다. 하하하
이승환
09/11/27 15:06
수정 아이콘
arq.Gstar님// 아 님덕분에 한참 웃었네요...크크크크크
The HUSE
09/11/27 15:15
수정 아이콘
파닥파닥...

그래도 또 한가지 배워갑니다.
감사합니다.
학교빡세
09/11/27 15:18
수정 아이콘
뭐, 사람이름이야 원하는대로 해주는게 맞겠죠.....
슬러거야구게임에서 선동열 선수 검색할때 맨날 선동렬로 검색해서 조건에 맞는 검색어가 없다고 나오기도 하고......

그나저나 정말 제목만봐서는 예측할 수 없는 글이였습니다....당연히 우리나라 투수대표 투수들과 기아의 미래에 관한 글인줄 알았건만.....
사실좀괜찮은
09/11/27 15:27
수정 아이콘
검은고양이경찰관님// 확실히... 적어도 띄어쓰기 규정에서는 아직도 좀 애매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09/11/27 15:32
수정 아이콘
글은 잘 봤습니다만; 예지력 대폭락;;;; 설마 자게에서 예지력이 떨어질줄이야. ㅜ.ㅠ
벤카슬러
09/11/27 16:02
수정 아이콘
맞춤법이든 뭐든 간에, 본인 의사를 따라야 한다고 봅니다.
Siriuslee
09/11/27 17:02
수정 아이콘
한글은 세계적으로도 훌륭한 글자

이지만

국어는 솔직히 매우 어렵습니다.


그리고 사서기록을 한자으로 계속 해왔던 한자문화권에 있는 우리나라에서 한자을 '외국문자'라고 해야 하는게 맞는지도 의심스럽습니다.

아이러니하게도 한자을 표기문자로 사용하는 중국과 일본은 나름의 변경이 있어서 서로 표시하는 한자가 달리 발전해왔고

고대의 한자가 가장 원형대로 남아있는 국가가 우리나라인데 말이지요.
(한자의 프로토타입인 갑골문이라든지 하는 역사적 떱밥을 떠나서 말이지요)
09/11/27 20:45
수정 아이콘
간만에 삼국지 글인줄 알았는뎅..
검은고양이경
09/11/27 23:16
수정 아이콘
Siriuslee님// 한국어디에 한자가 원형대로 남아있나요?한자의 간략화는 중국도 일본도 하고있지만 중국에선 번체자를 버린건 아니죠.특정경우에는 아직도 쓰이고있습니다.홍콩이나 대만에서는 아직도 공식으로 쓰이고있구요.
이적집단초전
09/11/28 00:12
수정 아이콘
검은고양이경찰관님// 한자라기 보다는 고대 한자 발음이 한국에 더 많이 남아 있다는 이야기인듯 합니다. 예를 들어 江이라는 글자의 당나라 시절 발음은 지앙 보다는 강에 가까웠다든가 하는 것 말이지요.
검은고양이경
09/11/28 00:31
수정 아이콘
이적집단초전박살님// 그것도 좀 억지스럽네요.고대 한자 발음이라 딱히 어느 조대를 고대라고 하는지 모르겟구요.그 발음이 남아있다고해서 어떤 이점이 있는지도 모르겠고.고대 발음이 남아있다고 해도 중국어에 더 많이 남아있을거고 일본어에도 한음 당음 오음 해가면서 남아있습니다.강물이라는 강자도 현재 중국의 남방사투리에는 그대로 남아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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