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자유 주제로 사용할 수 있는 게시판입니다.
- 토론 게시판의 용도를 겸합니다.
Date 2009/11/12 04:20:20
Name OrBef2
Subject [일반] 옛날이 조금 그립습니다.
o Apatheia 님

자랑은 아니지만, 저는 피지알을 꽤 오래전부터 들락날락했던 사람입니다. 중간에 두어 번 '내 캐릭이 강해질록 정작 나는 배나온 아저씨가 (응?)' ... 이건 아니고, '내 글이 많아질수록 정작 내 인생은 시망' 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자진 탈퇴를 한 적이 있어서, 지금 아이디는 만든 지 몇 년 안되긴 했지만 말이죠.

피지알의 초창기에, 그분의 글이 뜨면 아주 반가웠던, 글 솜씨도 일품이지만 그보다는 글에서 느껴지는 따뜻함이 있었던 여자분이 하나 계셨습니다. Apatheia 님이라는 분이었습니다. 스타크의 이런저런 작은 소재들을 써서 삶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내는 꽁트들이 특히 기억에 남았는데요, 그중에서, 색맹이 되어버린 주인공을 위해서 동족전을 피해 주는 친구 이야기를 다룬 글을 하나 링크 겁니다 (아 물론 색맹은 선천적인 것이고 글 자체는 말이 안되지만, 그건 넘어가 드리겠습니다)

https://ppt21.com../zboard4/zboard.php?id=recommend&page=24&sn1=&divpage=1&sn=off&ss=on&sc=on&select_arrange=headnum&desc=asc&no=62

뭐랄까.. 요즘에도 좋은 글들이 많이 올라오는 자게이지만, 당시에는 일단 피지알 커뮤니티 자체가 작았고, 진정한 의미의 스타'덕후'들의 집합소였기에, '아.. 이런 글을 읽고 싶었는데 바로 올라오네!' 라는 느낌이 드는 순간이 많았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o 디씨

언젠가 했던 이야기지만, 저는 피지알 다음으로 많은 시간을 디씨에서 보냅니다. 무슨 이야기를 어떤 어투로 말하든간에 거의 무조건 받아들여지는 그런 자유로운 분위기가 너무 편하기 때문입니다. 특히 막갤과 와갤 (요즘은 코갤이 유명하다던데, 지난 몇 달간은 디씨질을 안 해서 잘 모르겠습니다) 에서 수많은 시간 동안 키보드 워리어짓을 하면서 놀았고, 그 시간 대부분은 저에게 좋은 기억으로 남아있습니다.

피지알 자게는 확실히 조금 답답한 무엇인가가 존재하는 공간입니다. 법에 대해 잘 모르면서 함부로 얘기했다가는 은별 판사님의 정확한 지적이 들어오게 되고, 철학에 대해 얕은 지식으로 나대면 Anscombe 님의 까칠하지만 반박이 어려운 태클이 들어옵니다 (네. 몇 년 전 일이지만 전 아직도 잊지 않았습니다! 왜냐하면 전 속이 좁거든요). 그런 것에 반해서 디씨는 '네가 알면 얼마나 알아. 3줄 요약으로 안 해줄 거면 꺼지셈' 이라는 문화가 있기에, 주제에 대해 잘 알지 못해도 얼마든지 놀 수가 있기 때문입니다. 물론 그런 문화가 부정적으로 동작할 때도 잦지만, 그런 게시판이 하나쯤 인터넷에 존재하는 것은 분명히 좋은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언젠가 항즐이님이 '스갤은 시끌벅적한 선술집의 역할을 하고 피지알은 조용한 찻집 (정확한 표현이 기억이 안 나는군요. 겜게를 뒤져봤는데, 아마 자삭이라도 하신 모양입니다) 의 역할을 하면, 서로 좋지 않겠는가?' 라는 글을 올리셨던 기억이 납니다. 저는 저 말에 동의합니다. 두 개의 게시판이 굳이 비슷할 필요는 없겠죠. 남자와 여자가 똑같은 존재라면 서로 결혼할 필요가 없듯이, 각 게시판은 각자 자기 색깔을 유지하는 것이 가장 좋은 일 아닌가 싶습니다.

o 필터링

2001년 즈음이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임요환 선수가 어떤 경기에서 패배하고 나서 씁쓸한 미소를 지었었는데, 그것을 소재로 게시판에 '임요환 선수의 썩소' 라는 제목으로 어떤 글이 올라왔던 적이 있었습니다. 요즈음 가입하신 분들은 조금 상상하시기 힘드실 수도 있겠지만, 당시에 그 글로 말미암아 큰 논쟁이 벌어지게 되었습니다.

'썩소라는 저속한 표현을 굳이 피지알에서까지 보아야 하는가'

라는 이유 때문에 말이죠 -_-;; 당시에 제 느낌은, '아.. 거 사람들 너무 까칠하네. 그 정도야 봐주지 별걸 가지고 다 시비야' 라는 쪽이었습니다.

2006년 정도까지는 낚시라는 말이 금지어였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저속한 통신어라는 것이 그 이유였는데, 불편한 점이 한 두 가지가 아니었습니다. 장문의 글을 쓰고나서 업로드 버튼을 누르면 금칙어가 있다는 메시지가 뜨면서 업로드가 되지 않는데, 구체적으로 어떤 금칙어가 들어 있는지, 또 그게 어디에 있는지는 가르쳐주지 않기에, 글은 30분 만에 썼지만 금칙어를 찾아내는 데 한 시간이 걸리는 일도 있었습니다. 때문에 날려 먹은 글도 제법 있었고, 금칙어 좀 풀어달라는 시위도 몇 번 있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하지만 지금 돌이켜보면, 당시의 까칠한 규정들이 현재의 '그나마 비교적 이성적인 피지알 자게' 문화를 만들어내는 것에 큰 영향을 끼쳤다고 생각할 수밖에 없습니다.

o 저는 언제 어느 집단에 소속이 되든 간에 깐죽대는 스타일입니다. 규정이 있으면 규정 위반 1mm 직전에서 놀죠.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피지알의 약간 까칠하고 약간 가식적인 분위기가 사라지기를 바라진 않습니다. 그런 것을 원하는 순간에는 14초만 투자해서 새 창을 띄우고 디씨로 가면 그만이니까요.

물론 썩소라는 말을 지금에 와서 금지하자는 것은 아닙니다. 제목은 옛날이 그립다고 썼지만, 그렇다고 옛날로 돌아가고 싶다는 이야기도 아닙니다. '뭥미' 라는 표현은 제가 더 좋아합니다. 다만, 피지알 자게는 항상 동시대의 다른 자게들에 비해서

약간은 차분하고
약간은 무겁고
약간은 글쓴이가 시간을 더 투자한
약간은 읽는 사람들에게도 생각을 요구하는

그런 글이 올라오는 곳으로 남았으면 합니다.

--

뭐랄까... 피지알 자게가 피지알만의 색깔이 점점 옅어지는 것 같아서, 한 자 적어봤습니다. 보시면서 심기가 불편하셨다면 미리 사과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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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rncafe
09/11/12 04:28
수정 아이콘
글 잘 읽었습니다. :)

그 날 집에 잘 들어갔지요?

'나는 고발한다'님은 확인 전화까지 저한테 하던데....:)

근데 누가 배신을 했길래 ... 음...
메를린
09/11/12 04:37
수정 아이콘
약간은 차분하고
약간은 무겁고
약간은 글쓴이가 시간을 더 투자한
약간은 읽는 사람들에게도 생각을 요구하는

그런 글이 올라오는 곳으로 남았으면 합니다.

동감합니다. 저도 그런 의미에서 자게를 좋아하거든요. 자게에서 무거워지면 유게에서 풀거나 질게에 답글도 달고, 질문도 하고...

근데 아직은 그리 걱정할만한 정도는 아닌것 같아요. 다른데 분위기는 이보다 훨씬 더 할거란 생각이 듭니다. 그러니 피지알이 이정도 난리겠죠. 라고 다른데 안가는 사람이 추측해봅니다 ^^;

근데 자게는 확실히 좀 무섭긴 합니다. 댓글을 달았을때 남들과 좀 다른 의견을 적으면 많은 반박을 당하게 됩니다. 물론 예상을 하고 적는것이지만, 아직 내공이 좀 부족한지라 많은 실수를 범하게 되네요(제 생각과는 좀 다른 댓글을 적게된다거나 ^^; 이건 제가 좀 다혈질이고 생각정리가 잘 안되는 편이라 글로 옮기는데 재주가 없는 문제이기도 하지만.) 그럼 그거에 대한 비판을 받고, 나중엔 해명이나 그런걸 해도 별 상관없이 전에 비판하거나 반박한분 댓글만 보고 수없이 비난당하게 되죠. 그런 면에서 피지알 게시판은 아직도 제겐 힘든곳이네요 ^^

자게 정화용 글 잘 읽고 갑니다 ^^
09/11/12 04:38
수정 아이콘
뭐.. 저는 근데, 선술집이 너무 큰 영향력을 끼치는게 불만이라면 불만입니다만..
따지고보면 인터넷 공간에서 그런 선술집보다 이제 조용한 찻집의 수나 영향력이 턱없이 모자라죠..
DC를 필두로 웃X대학, 알X롱, 등등의 비슷한 선술집들이 장악을 하고있지 않습니까..
이런 불균형에 대해 저는 예전부터 우려하고 있었지요..

그런 선술집은 본문의 구절에서나마, 한두군대 쯤은 있어도 되지만..
이래, 문화 주도권을 잡아버려서야..... 솔직히 우려가 되요..
09/11/12 04:42
수정 아이콘
morncafe님// 8시에 헤어졌는데 확인 전화까지!! 그 날 너무 일찍 끝낸 느낌이 좀 있었어요. 다음에는 식사 말고 차라리 찻집에서 만나면 어떨까 싶네요. 배신은.. 제 향후 3년 운세가 '운수 대통 직전에 배신을 당할 운세' 라더군요. 미래의 배신자에게 미리 경고하는 셈입니다 흐흐흐

메를린님// 아.. 꼭 루저글을 지칭하려는 것은 아닙니다. 뭐랄까.. 요즘은 펌글에 5줄추가 같은 아주 아주 약한 규정도 너무 빈번히 위반되는 것 같아요.

< 제 생각과는 좀 다른 댓글을 적게된다거나 ^^; 이건 제가 좀 다혈질이고 생각정리가 잘 안되는 편이라 글로 옮기는데 재주가 없는 문제이기도 하지만 >

이건, '아.. 아까 제 댓글은 분명히 문제가 있었네요. 제 입장을 이렇게 다시 정리하겠습니다' 라고 하시면, 의외로 쉽게 해결됩니다 :)

flyhack님// 하하 뭐 좀 그렇긴 하죠. 그 문제에 대해서는 추후에 적당한 시점에서 능력자분께서 글을 한번쯤 올려주시지 않을까 싶습니다.
메를린
09/11/12 04:46
수정 아이콘
OrBef2님// 아하 그런 노하우가 있었군요. 아까전에도 제가 개념혼동한거 인정하고 넘어가긴 했습니다 ^^

그런데 저 같은 경우는 5줄을 쓰자니 좀 애매하고 그래서 글을 안 쓴것도 있습니다. 방금전만 해도 4대강 담합, 이런 기사를 봐서 퍼올까 했는데, 많이 쓰자니 아직 제가 잘 모르고, 그렇다고 줄수만 채우자니 사람들의 의견을 듣고 싶은게 커서 질게에 써야될것 같기도 하고...그래서 결국 자게 글 write를 못 눌렀네요 ^^;
信主SUNNY
09/11/12 04:53
수정 아이콘
흠. 코맨트 쓰기도 좀 조심스럽네요.

좋은 글쓰기는 너무 어려운 것 같아요.
09/11/12 04:58
수정 아이콘
信主SUNNY님// 님은 에게에 올리신 글이 몇 개인데, 과잉 겸손이시네요 헐..
09/11/12 05:42
수정 아이콘
그러게요 써니님/메를린님 말씀처럼 글도, 코멘트도 최소한 조금은 조심스러운 자게가 되었으면 좋겠네요..
09/11/12 07:36
수정 아이콘
아파테이아 님은 김정민 선수의 오랜 팬이기도 하셔서 닉네임만 봐도 반가운 낯익은 분입니다. 옛날부터 참 글을 잘쓰셨더랬죠.
다시 한 번 그 차분하면서도 정갈한 필력을 보고 싶다는 바람 애틋합니다.
Who am I?
09/11/12 08:42
수정 아이콘
커뮤니티에 소속된 것이 아닌 게시판을 사용하는 입장으로 돌아서서 글을 골라 읽고 있는 사람인지라..
많이 씁쓸하고 또 죄송스럽고 그렇습니다.

'취향이니 존중'해주는 것이 '모르는 척'의 단계로 나아간 탓인듯 해서...흠...

어쨌든 이곳에 우리는 '대화'를 하러 오지 '관조'를 하기위해서 오는것 아닌데 말입니다. 제 스스로가 과연 '대화'를 할 준비가 되었는지에 대한 고민부터 다시해봐야 할것 같습니다.
멋진벼리~
09/11/12 09:01
수정 아이콘
아... 정말 그리운 ID네요.

Press L...... Apatheia

팬덤이라는걸 처음 알게해준 다비님......

감정기복이 심하던 그때에

본거 또 봐도 눈물이 글썽이게 했던 글들인데......

개인적으로 정말 Apatheia 님 한번 만나뵈고 싶네요

추게에 있는 Apatheia 님 글들.... 10번두 넘게 본거같은데

오늘 한번 더 봐야겠네요. ㅠ_ㅠ

Apatheia 님 이거 보시면 연락처 좀 주세요~ 꼭 한번 밥한끼 대접하고 싶습니다!!!!!!
09/11/12 09:28
수정 아이콘
Apatheia님의 글을 저도 예전에 읽은적이 있는거 보니 저도 pgr21에 몸담은지 상당히 오래됐군요...
글솜씨가 너무도 미천하여 글이나 댓글조차도 잘 남기지 않지만 그리운 마음에 댓글 남기고 갑니다^^
세이시로
09/11/12 09:36
수정 아이콘
얼마 전 정모에 갔을 때 사실 가장 반가웠던 사람은 MC용준도, 광렐루야도 아닌
운영진 cannopy님이셨습니다. (물론 그분은 저를 모르시고 저도 그분을 처음 보는 거였지만...)
아직까지 '예전의 사람들'이 PGR을 떠나지 않고 지켜보고 있다는 느낌이어서 그랬을까요?
(그런 면에서 운영진의 연속성을 지키느라 분투하시는 항즐이님은 언제나 응원합니다)

2003년이었나 2004년이었나 Apatheia님이 책을 내셨다고 글을 올리셨던 게 거의 마지막으로 보았던 기억인데...
다시금 그분의 글을 보고 싶다는 OrBef님과 다른 분들의 바람에 저도 살짝 동참해 봅니다.
09/11/12 09:42
수정 아이콘
OrBef2님의 따끈따끈한 글이 올라왔군요! 숨은 팬은 그저 즐겁습니다~
그런고로 OrBef2님께서 솔선수범하셔서 옛날 분위기의 좋은 글 많이 써주시길..흐흐-
Apatheia님이라.. 덕분에 레전드급 분을 알게 되었군요. 시간 널럴할 때 옛날 게시판이라도 뒤적거려야겠습니다. ^^
..그런데..pgr이 가식적인가요? (갸우뚱) 전 잘 모르겠네요 -_-a 오히려 진솔한 공간이라 생각했는데..(긁적)

flyhack님// 말씀대로 조용한 찻집같은 분위기의 공간이 더 많아졌으면 좋겠어요.ㅠ.ㅠ
信主SUNNY님// 과잉 겸손이시네요 헐.. (2)
Who am I?님//의 리즈시절의 따스한 필력을 보고 싶습니다. 돌아와주세요- [<-퍽]
09/11/12 09:48
수정 아이콘
DEICIDE님// 제가 알기로 아파님은 글솜씨를 살릴 수 있는 직업을 가지게 되셨다고 하더군요. 자세한 것은 잘 모르지만, 잘됐죠 :)

Who am I?님// 취향을 존중하는 것하고 무관심한 것은 동전의 양면인 것 같아요. 저도 몇몇 주제에 대해서는 읽지 않곤 하는데, 사실 뭐 좋은 태도가 아닌 것은 저도 알지만, 그래도 자꾸 그러게 되네요.. 그런 의미에서 님이 글을 좀 쓰셔야 한다능.

멋진벼리~님// wwzong님// 세이시로님// 그런 의미에서 우리가 아파님 소환 운동이라도? 하하하하하

Gidol님// 사실은, 전 옛날 분위기에서는 눈팅족이었어요. 전 그저 남 놀리는 글을 쓸 때 제일 잘 쓰는 것 같습니다 흐흐흐 유전자가 공돌이라서, 아무래도 한계가 있죠.
09/11/12 09:56
수정 아이콘
OrBef2님// 그래서 까...가 아니라 츤데레성 반응을 자주 보이시는군요..크크-
..공돌이 유전자는 뭐 어디 안가죠.. 호감가는 사람 앞에서는 어쩔 줄 몰라하다가 대놓고 찬양하거나 아니면 놀리는 말만 나온다능..T.T
Apatheia님 소환운동 대찬성입니다! (벼..별로 레전드+여성분 프리미엄이라서인건 아닙니다?!)
퍼플레인
09/11/12 10:12
수정 아이콘
세이시로님// 캐노피님은 피지알 운영진의 가장(?) 이십니다. 안방마님은 호미님이셨으나 이제는 독수공방(...응?) 좋은 분이시죠. 암요.

OrBef2님// 보스턴 번개는 이미 쳐버리셨군요. 2월까지 유예해 두시는 줄 알고 혼자 좋아했던 저는 소금배추에 고춧가루만 뿌려 원샷해버린 셈이지 말입니다. 가서 morncafe님께서 쏘시는 밥이나 먹고 와야겠어요. 그렇습니다 본격 츤데레 인증인 것입니다....

---------------------- 뻘플 절취선 -----------------------

예전의 자게에 비하면 많이 가벼워지기는 했지요. 하지만 구성원들이 만들어내는 컨텐츠에 따라 분위기가 변할 수 밖에 없는 태생적 숙명을 지닌 곳에서는 어쩔 수 없는 일인가 싶기도 합니다. 그리고 아직은, 아직까지는 어디를 돌아다녀봐도 여기만한 곳은 찾기가 쉽지 않네요. 고즈넉하고 조용한 찻집이 사라지고 시끌벅적한 호프집과 에스프레소 전문점이 우후죽순 들어서고 있는 것과 마찬가지로, 즉각적인 감정의 배출구가 좀 더 많이 늘어나고 있는 안타까움에 대한 것은 차치하고라도 말입니다.

이런 격려글을 올려주신 데 힘입어 앞으로는 더 가열차게 칼질하는 운영진이 되도록...(잠깐, 결론은 이게 아닌 것 같은데..)
벌쳐의 제왕
09/11/12 10:12
수정 아이콘
아~ 예전 Pgr~
지금처럼 글쓰기 규정도 없고 로그인없이 글쓰던 시절도 있었는데...^^
어느샌가 사람이 갑자기 많아지면서... 운영자분들 고생 많이 하셨죠~
이리 저리 싸우느라~
특히 항즐이님(정모 자기 소개란에 워리어는 예전 생각하며 많이 웃었습니다.^^ 어여 기운 차리시길~)도 그렇고
Apatheia님도 그런일 때문에 안보이시게 된것 같은데...
어제 라스부터~ 향수에 많이 젖게 되는 아침이네요^^
09/11/12 10:18
수정 아이콘
퍼플레인님// 보스턴 번개랑 퍼느님 보스턴 방문 환영회는 별개입니다.
09/11/12 10:18
수정 아이콘
퍼플레인님// 가열찬 칼질이 담긴 멋드러진 요리사진을 기대하겠습니다. 흐흐- (물론 노..농담입니다. 쿨럭;)
언제나 화이팅-입니다!
세이시로님// 어 Apatheia님이 책까지 내셨나요? 혹시 무슨 책인지 아시면 알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또다시 책 지름신의 욕구가.. 다다음 책모임은 Apatheia님 책으로? 크크-)
정지율
09/11/12 10:19
수정 아이콘
어쩐지 파바박. 하고 꽂히는데요.

약간은 차분하고
약간은 무겁고
약간은 글쓴이가 시간을 더 투자한
약간은 읽는 사람들에게도 생각을 요구하는

그런 글이 올라오는 곳으로 남았으면 합니다.

전 이런 글을 한번도 쓴적이 없어요...ㅠ.ㅠ 피지알 자게의 좋은 점은 그런 무게감이라고 생각하지만 한편으로는 그런 무게감때문에 사람들이 자유게시판이 아닌 유머게시판을 더 애용하는 게 아쉽고. 또 일상적인 잡담은 자게에 써야한다는 생각에 자게에서 가벼운 이야기만 날리고 있는데...흠... 음... 음... 흑.

확실히 자게가 가벼워지긴 했지만 그래도 일정한 규칙을 지키는 선에서 자게가 좀 더 가벼워졌음 하고 바라고 있어요. 흠흠.;; 특정한 주제로 몇가지의 이야기가 중구난방으로 오가는 게 아니라 말 그대로 사람 사는 이야기가 오가는 곳이요. 설령 그런 글이 서툴고 생각같은 건 할 필요가 없는 사소한 잡담이라고 해도요.(네, 저같은 녀석도 글을 올려도 부담갖지 않게요. 히힝.ㅜㅜ)
09/11/12 10:21
수정 아이콘
정지율님//의 가벼운 척(?)하면서도 따스한 잡담글도 잘 읽고 있습니다. 부담가지실 필요는 없어요 ^^;
잡담글 쓸거리도 없는 무미건조한 인생의 저는 그저 웁니다 T.T
09/11/12 10:55
수정 아이콘
정지율님// 아.. 무겁다는 것이 그렇게 읽힐 수도 있겠네요. 님의 글을 재미있게 읽고 있다고 말씀드리면, '오해'를 조금 풀 수 있으려나요..??
정지율
09/11/12 11:14
수정 아이콘
OrBef2님//네, 오해라니 다행입니다.:D
09/11/12 12:56
수정 아이콘
피지알을 알아온건 4~5년 정도인 것 같은데, 제 생각엔 시간이 갈수록 더 가벼워지는 것 같네요.
식견이 있고, 깊이와 통찰력이 있는 그런 분들의 글의 비중이 갈수록 더 줄어들고 있는 것 같아요.

하지만 여전히 시간을 들여 읽을만한 글과 댓글을 쓰시는 분들의 비중은 피지알이 제일 높습니다.
많은 가치가 있는 커뮤니티죠.
불연속선
09/11/12 13:32
수정 아이콘
90년대 중반에 저도 그 동네에 잠깐 있었어요.
남편이 하버드에 잠깐 머물게 되서.
하버드 새겨진 남편의 초록색 바람막이랑
돌쟁이M군 future fresh man 티셔츠가 지금 아들녀석 방 보드에 겹쳐져 걸려 있죠.
하버드스퀘어 어느메에서 산 모짜르트랑 when october goes 음반을 가끔 꺼내봅니다.
제네바에서는 조금 더 오래 살았었고... 두 번 모두 귀국할때 많이 울었어요.

보스톤에서의 시간은 여러모로 덜 안정된 시기였는데
아이에게 좀 더 잘해줄걸 후회가 많아요.
주제넘게 말씀드리자면~
orbef 님은 무엇보다 아기에게, 마나님에게 더 잘해주시길.

아들 때문에 이 사이트에 흘러들어왔는데
아들아이가 자기 이야기 떠벌려지는거 원치 않네요.
글 다 삭제했고 발길 끊는게 여러모로 바람직할듯.
피지알은 꽤 사랑스런 공간입니다만..

뉴잉글랜드...가을이 깊어가겠군요.
건강하시고 가족 모두 평안하시길.
09/11/12 14:08
수정 아이콘
불연속선님// 헉 전 님이 여성분이시라고는 상상도 못했지 말입니다!

90년대 중반이 설령 학위과정이셨어도 저보다는 훨씬 선배님이시겠네요. 저희도 본의아니게 아들놈한테 여러가지로 힘든 일을 강요하는 것 같아서 마음이 불편합니다. 누님께서 더 잘 아시겠네요. 앞으로 점점 나아지길 기대하면서 삽니다 :)

뭐 발길 끊으실 것까지야 있을까요. 아드님께서 원하시는대로 글 삭제하신 것이야 이해하지만, 종종 같이 놀아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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