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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9/09/01 22:56:52
Name 럭키잭
Subject [일반] 갈고리선장 비가(悲歌)



네버랜드는 모든것을 잊게한다.

유년의 아픈 기억도, 내일의 막연한 두려움도, 친구도, 가족도,
그 자신 또한.

얼마가 지났을까.

중요한 사명을 잊지는 않았나?
나는 누구일까...

나는 후크선장. 그것이 내 이름이다.
부하들이 가족이다.

어린 흉물(들)을 잡아 죽인다.
그 일이 내 사명이다.

이제 낡아 읽지 못 할 항해일지를 어루만지며 쉼 없이 되뇌이면.
마음이 한결 나아진다.

다만, 우리가 정말로 중요한 사실을 잊고 있다면.
아직도 우리에게 사명을 바로잡을 기회가 남아 있다면.
여전히 우리를 기다리는 자들이 저 너머 어딘가에 있다면.

해적기 높이 올리고 순풍을 맞아 저 수평선으로 끝 없이 항해할 때
머릿속의 안개는 걷히고 육지가 보이리라.
섬의 오늘은 희미해지며, 나이를 먹어 가리라.

허나 그 누가 원할까.
네버랜드의 푸른 숨결을 다시 맞을 수 없기에.

바닷바람에 실려드는 숲의 향내, 소금기.
눈을 감으면, 어머니 품 처럼. 언제든 따스하다. 고향 냄새다.

눈을 뜨면 미지의 땅, 그저 낮선 이 작은 섬이 기어이 놓아주지 못함에.

우리는 여기서 죽을 것이다.

부디 용서하시오.
흐릿한 기억 저편의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이여, 우리를 사랑하는 이들이여.
나 여기에 있으니, 이제 알지 못 할 이름을 목놓아 부르면 저 바닷바람과 갈매기떼가
행여 그대들 귓가에 조용히 속삭여주지는 않을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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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09/02 00:09
수정 아이콘
요즘의 제 기분과 살갗을 파고드는 촉촉한 음악과 가슴을 먹먹하게 하는 멋진 글귀가 삼탁처럼 멋드러지게 어우러져서 괜히 센치하게 만드는 자정입니다....
감사해요..제가 보답할 것은 추천 한 방을 위한 마우스질 뿐^^
철드는 것이 서글픈 요즘...
식어버린 꿈을 먹어치우며 그저 꿈일 뿐이라고..제발 정신차리라고 스스로 충고하며 슬퍼하는....요즘...
비바람 몰아치던, 불안했던 항해를 거쳐 드디어 시커먼 섬이 눈앞에 보이는 시점에 마냥 기쁘지만은 않은 이유는 무얼까...
다시 한번 피터팬을 쫓을 기회를 준다면...나는 무슨 선택을 해야 할까...
럭키잭님...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괜시리 촉촉한 밤입니다..
ilovenalra
09/09/02 01:28
수정 아이콘
좋은글, 좋은노래 잘 읽고 갑니다^^
그런데 노래 제목을 알 수 있을까요?
09/09/02 01:36
수정 아이콘
Leigh Nash & Tyler James 의 A place for us네요.
여자분의 목소리가 귀에 익다 했더니 Sixpence None The Richer의 보컬이셨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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