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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08/23 18:31
작년 전주영화제에서 였던가요. 그때 봤던 기억이 나네요.
그때 상영되었을때 제목은 살짝 달랐던 걸로 기억합니다. '그래도 나는 하지 않았다'라는 제목이었던것 같네요. 개인적으론 러닝타임도 길고 살짝 지루하지 않을까 했었는데 굉장히 흡입력이 있더군요. 여전히 기억나는 장면은 후반부에서 '주인공이 뒤로 손을뺐다면 팔이 지하철문벽에 부딪힌다. 그러므로 추행하고 손을 뺐다고 볼 수 없다'라는게 실험으로 증명 되었을때 보는사람 입장에서 굉장히 기뻤죠. 드이어 무죄가 입증 되는구나! 그치만 법은 -_-..참 쓰라린 내용을 담고있죠. 개인의 입장에선 타협이냐 불타협이냐..
09/08/23 19:47
저도 봤습니다. 유죄가 되는 과정이 조용히 진지하게 그려졌더군요.. 그런데 그게 일본에서 실제로 있었던 일이더군요. 유학생말을 들으니 일본 지하철에서 여자가 치한이라고 소리치면 해당 남자는 인생끝난다라는 소리가 나온적이 한동안 있었다고 하더군요.
더 무서운건 판사의 판결은 논리적 헛점이 하나도 없었다는겁니다.(영화 마지막에 나오죠.)
09/08/23 22:04
정말 대단한 영화입니다. 정말 이런 영화야말로 만들어지고, 보여질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주옥같은 대사들이 넘쳐나지요. 영화의 메시지로도, 그리고 여러 영화적 기법으로도 굉장한 완성도를 보여줬습니다. 주인공이 결국 OO판정을 받는 과정과 그 이후의 장면들이 정말 압권이지요.
09/08/23 22:53
저는 영화로는 못 보고 '나는 하지 않았다' 라는 제목의 원작을 읽었습니다. 그 책에서는 결국 무죄판결을 받아내는데 영화는 유죄로 끝나나보네요.
09/08/24 00:54
이런 영화가 많아졌으면 좋겠습니다.
강력범죄를 그린 영화는 많은데.. 이런 영화는 흔치 않죠. 여론의 분노는 보통 사형제도 엄격실시, 강력한 형 이런 것으로 형성되기 마련인데 이런 영화들이 여론에게 일정 수준의 객관성을 담보케 하는데 도움이 될 듯한 느낌입니다.
09/08/24 11:43
기소가 곧 유죄라는 일본의 재판문화가 잘 드러나는 부분이죠.
그나마 우리나라 사법부는 조금은 검경찰에서 독립된 편에 속합니다. 그래봤자 일본법조문화에 상당히 가깝긴 하지만...
09/08/25 12:41
우리나라 법원은 아마 세계에서 가장 양형이 가벼운 축에 속합니다...
법관들이 경륜이 쌓이면 쌓일 수록 범죄자도 한 명의 인간으로 보고 그 사람의 인생의 향방을 진심으로 고민하게 되죠... 그리고 판결서를 낭독할 시점까지 혹시나 무죄인 사람에게 유죄 판단을 하는 것은 아닌가 하고 끝없이 자문을 거듭한다고 들었습니다.. 그리고 한국의 사법부는 검찰과는 완전히 독립되게 존재하고 법원은 절대로 검찰의 판단에 구속되지 않습니다.. 따라서 유죄로 기소된 것을 무죄로 하든 유죄 인정하든 그 판단이 논리적으로 타당하면 검찰의 눈치를 볼 필요가 없습니다.. 오히려 검찰이 법원의 눈치를 더 많이 보죠...실제 법정에 가보면 판사들이 공판 검사를 엄청나게 타박하는 장면도 더러 있다고 합니다.. 영화가 참 재밌을 것 같네요...꼭 보고 싶습니다.. 그런데 영화 마지막 장면에 피고인이 실제로 순간적인 성추행을 하였다는 이야기로 끝이 났다면... (이런 반전은 이제는 오히려 흔합니다만...) 재판부가 오직 증거로만 판단하는 것이 타당하다는 생각이 확고해 질 것도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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