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nickyo입니다.
피시방 주말야간알바, 사람도 없고 아직 청소시간도 되지않아서 한가할 때에, 뭘 할까 하다가 이렇게 여행기를 쓰게 되네요.
올 겨울에도 일본에 여행을 갈 생각에 신이나서 이것저것 인터넷을 뒤지다가, 제 미니홈피에 올라와있는 작년여름의 여행사진을 보고, 다시금 추억을 되돌려 보고자 이렇게 써보게 되었습니다. 재미 없어도 즐겁게 봐 주세요.
------------------------------------------------------------------------------
2008년, 여름. 나는 정말 무계획적으로 여행을 가기로 했다. 충동적인 도쿄여행. 당시의 환율은 960:100정도의 환율, 즉 960원당 100엔을 환산할 수 있는 나쁘지 않은 계절이었고, 여름방학에 아르바이트 한 금액을 어디다 써야할 지도 고민이었을 때, 떡 하니 나타난 '일본여행'이었던 것이다.
사실 일본여행을 결심하게 된건 딱히 일본문화에 큰 흥미가 있어서는 아니었다. 비록 일본의 드라마를 굉장히 좋아하긴 하지만 이 여행의 가장 큰 목적은 두가지였다. 바로 '일본인친구'와 '회화써먹기'.
이전에 지인을 통해 소개받은 친구인 '데즈카 유스케'. 한국에서 고작 이틀정도 만났던 그 친구는 메일을 주고받으며 월급사용을 고민하는 내게 이렇게 말했던 것이다. '그럼 일본에 놀러오는건 어때? 숙식은 우리집에서 제공해줄게(와우?!)' 그래서 정말 계획이라곤 찾을 수 없는 단순한 여행의 준비가 시작되었던 것이다. 일주일간의 여행계획은 아주 단순했다. 하루에 도쿄지명 3개씩 돌아다니기. 여름에 내가 이런 짓을 했었다니, 땀띠에 피부쓸려 죽을뻔했다. 행여라도 여름에 일본가실분들은 절대 이런 무모한 짓 하지 마시길.
아무튼, 기억은 잘 안나지만..첫 해외여행에 홀로가는 해외여행. 나는 꽤 신나는 기분으로 당일 아침, 티케팅을 하러 김포로 향했다. 어차피 도쿄로 가는거, 김포-하네다가 꽤 간편하고 좋았기 때문. 아침에 공항까지는 아버지가 데려다주시며 좋은 여행하고 오라는 말씀이 기억에 남았다.
이코노미 클래스석. 서민인 나는 1등석에 먼저 탑승하는 사람들을 보며 자본주의의 계급을 느껴야했다는 뒷이야기가..(농담입니다)
JAL을 탄 나는 감회가 새로웠다. 사실 ANA와 JAL은 내게 있어서 꽤 추억이 있다면 있는 비행기. 왜냐하면 일본드라마 '어탠션 플리즈SP-시드니편'의 자막을 내가 제작했기 때문이다. 그 영상은 한국에서 정식 공개된 것은 아니나, 인터넷에 떠도는 그 영상의 자막은 아마도 내가 만든 것 밖에 없는 것 같다. 가끔 그 영상을 보고 다운을 받아보면 내 이름이 뜨는게.. 곰티비에도 등록되어있더라. 크크. 어쨌든, 왠지 캐빈어텐던트 분들에게 그런걸 다 말해주고싶었지만.. 조용히 자리에 앉았다.
2시간 밖에 되지 않는 비행임에도 불구하고, 기내식이 제공되었다. 당시에 JAL 기내식은 꽤 악명이 높은 편이었는데 여행 성수기를 맞아 일본의 어떤 도시락 명가와 제휴를 맺은지 얼마 안되서 내가 탑승을 한 거라. 상당히 괜찮은 식사를 할 수 있었다. 사진은 맥주와 가루비덮밥. 요일별로 도시락이 다르게 나온다고 하더라.
하네다 공항에서 내리자, 꽤 오래간만에 만난 유스케가 마중을 나와있었다. 어설픈 한국어 발음으로 내 이름을 연신 부르더니, 당시에 반삭머리였던 날 보고 웃으면서 머리가 왜 그모양이냐고 했던 기억이 난다. 처음 밟는 이국의 땅, 그때의 그 느낌이 잊혀지지 않는다. 지하철을 타고 도쿄 시부야역에서 내려서, 그 유명한 횡단보도와 스타벅스 건물앞에 섰다. 그 날이 일요일 밤 10시42분이었는데, 사람이 엄청 많았다. 시부야의 '사람떼'는 정말..
시부야에서 유스케의 소개로 라면집에서 쇼유라면을 먹었다. 나는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드라마에서 배운 회화를 써먹었는데, 생각보다 너무 잘 먹혀서 신기했다. 유스케의 말로는 '드라마로 배워서 그런지 몰라도 발음이나 분위기가 완전히 일본사람처럼 말을 구사한다. 사소한 문법이 틀리긴하지만 일본에서 충분히 통할거야.'라고 했지만 그래도 외국인 입장에선 꽤나 두근거리는 것이다.
유스케의집은 도쿄의 코마자와대학이라는 역에서 도보로 15분정도 떨어진 곳에 있었다. 나중에 알고 봤더니 그 동네는 서울의 서초구나 강남구정도인 '세타가야구'의 좋은 동네라더라. 도쿄 올림픽 기념공원이 바로 옆에있으니..
도쿄 올림픽공원의 사진. 사실 유스케의 주거지 사진과 도쿄올림픽공원 사진은 더 있지만 싸이월드에 업로드 해놓지 않은 것 같다. 그 동네 자체의 분위기도 엄청 좋았다. 오히려 일본관광명소보다, 드라마에서 친숙해져온 그런 일본식 거리와 정취가 나에겐 큰 즐거움이 되었던 것같다.
어쨌든, 라면을 먹고 유스케네 집에 갔다. 방마다 작게 딸린 에어콘을 보며 '우와'하는 내게, 보통이라고 말하는 그의 모습을 보며, 나는 역시 일본은 선진국은 선진국이다 싶었다. 보통은 방마다 선풍기 아니냐-.....
아, 저 도쿄 올림픽 공원은 그 다음날 갔었다. 첫날엔 밤이 깊어서 그냥 지나쳤었지.
다음날에 처음 밟은 곳은 시부야였다. 그 날 저녁에는 유스케가 꽤 기대하던 소개팅이 있었기에, 나는 오전과 오후만 안내를 해달라고 하였다. 원래 새로운곳에서는 일단 부딫혀봐야 한다는 것이다. 나중에 유스케의 형 켄스케씨는 그날 집에서 내게 '예의없는 동생때문에 미안합니다, 여자때문에 이자식이..'라고 하였지만.. 여자사람이란 그런것이다. 나라도..흠흠. 어쨌든, 시부야로 고고. 여름이라 엄청 더워야 했지만 다행히 내가 도착한 날과 다음날정도는 선선했다. 왜냐하면 비가 온지 얼마 안됬기 때문. 행운이라면 행운일까.
개인적으로 충격이었던 광고. 교정기 광고(가 아니라 어글리 베티 광고)인거같은데.. 너무 흉측했다. 여자애의 생김새를 떠나서..으으 좀 무서웠다.
역시 시부야에 있는 스타벅스 건물. 첫 날의 밤과는 사뭇 다른 조용한 느낌. 뒤의 HMV는 커다란 앨범(음반)숍으로 유명하다.
본격적인 여행의 첫 날을 시부야로 잡은것은, 젊은이들의 거리, 많은 상가들이 집약되어 있는 곳일 뿐더러 유스케의 집인 코마자와대학근처에서도 버스로 금방 올 수 있기 때문이다. 어쨌든, 한국에서도 유명한 LOFT와 도큐핸즈, 그리고 돈키호테와 하치코 동상을 보기위해 이동했다.
일본의 로프트 라는 곳. DIY재료들과 각종 소모품, 잡화등을 판다. 도큐핸즈보다 규모는 작다. 흥미로운 물건보다는 이런가보다-싶은 게 많았다. 도큐핸즈와 겹치는 부분이 있기에 시간이 촉박하다면 나는 도큐핸즈쪽을 보라고 하고싶다. 거기 정말 디즈니월드도 아니고.. 맨 윗층부터 구경하면서 내려오면 하루가 다갈지도 모른다. 재밌는 물건 엄청많다.
이곳은 우리나라의 홈플러스? 아니 음.. 어떤 마트를 비교해야 하지.. 두타? 에이 모르겠다. 어쨌든 돈키호테라는 잡상점이다. 엄청 빼곡하게 많은 물건을 팔고 있는데, 엄청 싸다. 그러니까 음.. 한 건물에 시장통을 넣어놓은 느낌? 통로가 좁지만 굉장히 싸게 물건들을 구할 수 있다. 특히 여름에는 간단히 입을 티셔츠나 모자같은것들이 엄청 싸서, 자주 애용하기 좋다.
유스케의 뒷모습. 크크. 돈키호테의 내부 전경이다. 아, 여행기를 쓰면서 여행을 가고싶은 욕구가 매우매우 커져만 간다 ㅠㅠ
시부야의 하치코 동상. 사람들의 약속장소로 많이 쓰인다. 저 하치코라는 개는 사람을 구한 일을 기리기 위해 동상이 세워졌다고. 우리나라의 '백구'같은 걸까. 자세한 이야기가 기억이 잘... 검색해보세요. 전 불친절하답니다. 크크
귀여워서 염치불구하고.. 크크크크. 여자애니 남자애니?
아무튼 한국분이었던거 같았다. 의외로 일본가면 성수기에 주변에서 한국분들을 자주 본다. 나야 일본어로 대화를 하니 그 분들은 모르겠지만, 반갑다 참. 반면에 우리나라 분들이 가는 곳이 뻔하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음..도쿄는 사실 여행지로서 그렇게 재밌지는 않다고 생각한다. 일본의 일반적 문화, 정취등을 즐기기에는 상당히 도시화가 되어있는 만큼.. 편리하지만 관광지로서 베스트는 아니랄까. 그래서 더욱 관광지가 한정적으로 추천되어있고, 그래서 자주 만난다.
하치코동상 맞은편에 있는 전차의 모형. 유스케의 뒷모습이 제대로 찍혔다. 키가 좀 작은게 흠이다. 후후.
도착의 다음날인 여행의 시작이자 둘째날에는 내가 그토록 아기다리고기다리던 오코노미야키를 먹으러 가기로 했다. 비록 나보다 3살이 많지만 친구인 유스케는 내 맘을 훤히 들여다 보듯, 일정액만 내면 일정 시간동안 무제한 주문이 가능한 가게를 섭외해 놓았다. 넌 좋은 놈이야 ㅠㅠㅠㅠㅠㅠㅠㅠㅠ.
둘째날 점심을 먹은 오코노미야키 집의 입구. 건물 사이에 저렇게 되어있어서 꽤 찾기가 힘들었지만 유스케는 구불구불 잘도 찾아갔다.
오코노미야키와 코크. 소스와 가다랭이, 파를 치기전이라 좀 그런가? 저게 히로시마 풍인가 아무튼 야키소바와 고기보다는 양배추와 야채가 위주인 오코노미야키. 개인적으로 야키소바와 고기가 들어간 풍이 먹고싶었다. 다음엔 꼭..ㅠㅠ
점심을 먹은뒤에는 기운을 내서 하라주쿠를 가기로. 사실 하라주쿠는 '여고생들의 거리'라고 할 만큼 여자아이들의 취향이 맞는 곳이다. 단 것이 가득한 디저트 가게들, 연예인들 사진과 화장품, 자그마한 악세사리와 소품등을 파는 가게들. 이쁜 옷들. 유스케는 하라주쿠에 가겠다는 날 보며 좀 의아해 했던 것이다. 덩치도 산만한 빡빡이 체육대생같은 사내녀석이 하라주쿠를?? 크크. 지금 생각하면 나도 그 날 하라주쿠를 걸으며 내가 참 이색적이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다행히 단걸 싫어해서 파르페를 먹지 않은게 다행일지도. 완벽한 '덕후'였을지도 모르겠다 그랬다면.
============================================================================================================================
이따 오후에 2편을 올릴게요. 일주일치에 뒤로 갈수록 사진은 적어질지도..크크.
아아, 다시 복기하니 좋네요. 그때의 기분, 추억같은거.
올 겨울에도 꼭 가야겠어요.
그나저나, 청소할 시간이네요. 다들 사진은 제가 디카에 아마추어니까 불만은 좀 접어주시구요.
많은 댓글 부탁드려요. 역사적으로 해결되지 않은게 많은 이웃나라지만.. 곱게 봐주세요. 제 개인만 생각하면, 추억도 친구도 있는 나라다 보니 이렇게 길어지네요. 그래도 한국으로 돌아왔을때의 그 안도감이란 상당히 좋았습니다. 역시 고국은 고국이죠. 고작 일주일만의 복귀기는 했습니다만 크크.
그럼 전 청소하러. 이 알바도 다음주면 끝이겠군요. 겨울 여행을 위해 평일에 죽어라 노동을 후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