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득 일찍 일어나 오랜만에 바비킴 노래를 찾아 듣다가..
2006년 언젠가 내 삶에서 이 노래들과 연관된 기억을 떠올려 봅니다.
어떤 계기로 바비킴을 좋아하게 되었는지 자세히 기억은 안나지만,
아마 다이나믹 듀오의 '불면증'을 듣고 무브먼트를 알게되고 부가킹즈를 알게되며 바비킴 솔로로 건너오지 않았나..싶네요.
그 바비킴 1집 노래 중 3곡 정도와 관련된 저의 개인적 재밌는 경험담을 적어볼께요.
1. It`s alright, It`s all good (바비킴 1집, T와 듀엣)
- 이 노래는 정말 어느 곳에서, 어느 누구에게 좋아하는 노래 한 곡 꼽아보라고 질문 받았을 때 당당히 말해주면
전혀 꿀리지 않고 센스있는 사람으로 여겨질만큼 현대적이고 센스있는 노래며,
흥겨운 템포에 멋진 가사를 가지고 있으며 두 가수의 하모니가 너무 적절하게 곁들여진 흠잡을 때 없는 노래라 생각합니다.
2006년 어느 가을. 압구정 어느 바에서 군대 고참과 후임들 모임을 가지며 앱솔루트 보드카를 몇 병 따고 있을 때.
마침 이 바엔 500원 넣으면 노래가 나오는 주크박스가 있었습니다.
친구같은 고참이 제게 니가 선곡해서 아무곡이나 함 틀어봐라 했는데,
고참이 바비킴을 좋아하는 걸 알고 있던 저는 당당히 이 노래를 틀었죠.
당시 바에는 많지 않은 소수의 사람들이 있었고, 분위기도 조용했습니다.
이 노래를 트니, 바 분위기가 바뀌더군요.
고참도 네가 이 노래를 틀지 몰랐다면서 아주 좋아하더군요.
바 직원도 정말 어울리고 맘에드는 노래 틀었다고 좋은 선곡에 감사하다며 안주하나 서비스 주더군요.
당시 그 바와.. 그 분위기와.. 새벽 1시가 다 되어가는 음침한 시각과... 모든것이 어울리며 환상의 리듬과 멜로디가 연출되더군요..
그 후부터 아, 이 곡이 어울리는 곳은 따로 있다고 생각되었습니다.
그리고 또 다른 이야기.
그 후 한창 저는 이 노래에 취해있었고, 아무래도 그냥 넘기기 아쉬워 여친과 함께 노래방듀엣을 결성해보기 위해
여친에게 이 노래를 남녀파트 구분해서 끝까지 외우기를 미션으로 주고 저도 연습을 했었죠.
근데 여친이 정말.. 잘 따라 부르는겁니다.
윤미래보단 목소리가 가벼웠지만, 나름대로 개성을 살리며 애드립까지 너무 잘 따라부르길래,
노래방가서 멜로디끄고 둘이 애드립넣으며 끝까지 완성해부르곤 둘 다 감동먹어 바로 키스크리까지 간 적이 있네요..하하
은근히 원곡과 똑같이 애드립넣으려면 노래를 이해하지 않으면 어려웠는데,
하늘이 우리의 노력에 감동했는지 그 감동을 우리에게 전해주더군요.
지금도 이 노래는 잊을래야 잊을 수 없는 내 생에 아주 중요한 기억을 준 노래,
들을 거 없을 때 언제나 틀어도 신나는 노래,
(어쩔 수 없이)헤어진 그 때 여친 생각에 대한 아름다운 메모리를 상기시켜주는...
너무나 소중한 노래로 자리잡아 있습니다..^^
2. I`m still here (바비킴 1집, movement소속 랩퍼들 대량 피쳐링)
- 한창 바비킴 1집에 빠져있을 때, 상당히 충격을 받았던 '랩'입니다.
제 기준(!!)으로 대한민국 최고의 플로우와 라임을 보여주는 진정한 힙합 랩이 아닌가 싶네요.
최자, T, 바비킴, 개코, 간-D, TJK, 길..이 꾸며가는 재밌고 심오한 랩 음악.
처음 들을 때 부터 푹 빠져 결국 외우기 싫어도 외워질만큼 무한반복을 한 결과 다 외웠네요.
노래방에 가서도 랩과는 정말 담을 쌓았던 제 싱어송스킬에 랩스킬마저 요구하게끔 만들게 하던 모티브 노래였죠.
때는 바야흐로 2006년 겨울.
대학 친구들과 후배들 남녀 6명이 건대 앞 민속주점에서 동동주 한 잔 걸치고 삘받아 노래방을 가게 되었죠.
남 셋 여 셋으로 구성되어 분위기도 아주 좋았고, 되게 친하진 않았지만 어색하지도 않았기에 재밌게 놀 수 있었죠.
누가 정하지도 않았는데, 트롯트타임..발라드 타임...다음 랩 타임 순서로 흘러가던 중,
제 랩 순서가 왔길래 대뜸 이 노래를 선곡했었죠.
이 노래는 태진기계에는 있고 금영은 없더군요.
제목만으론 웬만한 애들은 알지 못했기에 다들 "얘가 뭔 노래를 부르나.. 외국팝인가.."하는 눈으로 쳐다보더군요.
흐흐.. 노래방에서 부르는건 처음이고 중간에 윤미래 부분도 있어서 부르다가 분위기 이상해지고 부르기 어려우면 끌 생각으로 강행을 하는데 글쎄.
시작부분에 기침을 험험!!하고 바로 1 2 3 4를 외치며 시작하는데 앉아있던 여자애들 두 명(예쁜순위 1,2위)이 소리를 막 지르더니,
이 노래 자기 안다고 노래방에서 부르는 사람 첨봤다며 너무 좋다면서 막 앵기면서 좋아하지 않겠습니까.
중간중간 야호~라는 추임새가 들어가는데 그것도 다 기억하며 혼자 열심히 랩 하는데 그 추임새 쏙쏙 넣어주니,
분위기도 좋아지고 중간에 안 꺼도 되고 노래방에서 처음 부르는 노래에 어려운 랩 연속인데 왠지 잘 되고..
대성공으로 미완성인 길 부분까지 마치니, 환호가 와~~ 끝내줬습니다.
이 노래를 전혀 모르던 나머지 3명도 어느새 랩과 비트에 동화되어 끝나는 시점을 아쉬워 하더군요.
발라드만 불러대던 놈이 갑자기 훌륭한 랩퍼가 되는 순간이었습니다.
여자애들은 막 다른 바비킴 노래 불러달라고 떼쓰고...
암튼 이 노래 덕분에 한순간 뿌듯~한 기억.
역시 잊을 수 없는 내 소중한 기억으로 자리잡고, 이런 사소한 기억은 차치하고라도 지금도 너무 명곡으로 자리잡고 있는 암시틸히얼~이었습니다.
3. Let me say good bye (바비킴 1집, 솔로)
- 마지막으로 소개할 바비킴 1집. 솔로부분.
때는 2006년 12윌.. 늦은밤 잠을 청하려 학교 앞 자취방 침대에 누워 여러가지 생각을 할 때였습니다.
그 때 갑자기 울리는 폰.
"여보세요?"
".........아라타......?"
여자 목소리였습니다..
"....누구세요?"
".......나야..."
고등학교 때 만났던 내 첫사랑..그녀....
헤어진지 햇수로 2년..
"눈도 오고 갑자기 생각이 나서...."
"전화번호는 어떻게..안거야??"
"싸이 보고.."
그 놈의 싸이....
하지만 싫지는 않은.. 나름 눈오는 날의 로맨스를 다시 시작한 느낌..
"오랜만이에... 잘 있지..? 어떻게 지내...?"
2년간 어디서 무얼하고 있는지 안부를 묻고..
다시금 옛 기억이 새록새록 생기며 20분이상 통화..
그녀가 걸었기에 그녀 부담..이 내게도 부담으로 다가왔지만 내가 다시 건다고 말하는 것도 이상하다 생각...
그렇게 시간이 흐르다 덮고 있던 이불이 너무 덥게 느껴져 발로 걷어내던 찰나,
"노래 하나만 불러줄래....? 예전처럼...."
아... 예전... 많이 불러줬지..
수화기로 들려오는 노래는 마치 라디오를 듣는 느낌이라며 좋아했던...
조용한 분위기와 우리의 관계, 밖의 날씨와 늦은 시간을 고려해 급 생각난 노래가,
조성모의 고백, 신승훈의 I love you, 바비킴의 Let me say good bye.. 이 세곡..
예전에 신승운의 i love you는 정말 많이 불러줬었던...
요즘 듣는 바비킴 노래 가사가 가장 완벽히 기억났기에 결정.
"알았어.. 웃지말고 잘 들어봐...
시간이 다 됐나봐
긴 얘기 다 못했는데
약속대로 우리는 헤어지나봐
이런 말 나 했었니
널 처음봤을 때부터
세상에 나 있으니 고마웠었어
이젠 너를 보내야하지만
너를 잡을 순 없지만
그저 안녕이라 말 하기엔
너무 긴 이별이자나
언제나 난 기억해
니가 준 행복
너의 그 웃음들
추억있기에
또 살아가보려해
다시는 못보지만
돌아오지 않지만
또 내일 만날 것처럼
Let me say good bye ..... "
"뭐야, 너......... 이 노래는........"
"왜....? 이상해..? 예전보다 못불렀어....?"
"뭐야, 너........"
".............."
"흑흑..흐흑...흑흑흑....흑...... 왜 울려......"
갑자기 정말 급 미안해 지더군요..
처신을 잘 못한건지..
이게 내 잘못인지 아닌지 구분도 안가는데 미안해지긴 하더군요..
여친이 있었는데, 당시 여친에게도 미안한 감정이 막 들면서...
"그럼 내일도 전화해... 다른거 불러주께...."
결국 이 말을 하고야 말게 만들었던... 환상적인 노래.
결국.
첫사랑을 다시 울리게 만든.
이 노래.
추천.
이상, 바비킴 이야기.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