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광우병 발언' 김민선, 육류수입업체로부터 수억원 피소
김민선씨 같이 고소를 당한 당사자에게는 참으로 황당하고 어이없고 억울한 일일 것이겠지만, 이런 황당한 고소를 진행한 에이미트 측의 처사를 보고 출근하자마자 저는 소리 죽여 한참을 웃었습니다.
물론 정말 우스워서 내는 웃음이 아니라 '비웃음'이지요.
그리고 키보드를 누르는 지금도 '썩소'가 입가에서 떠나지 않을 정도입니다. 왜 그러냐 하면, 아직도 미국산 소고기가 잘 팔리지 않는 것을 사람들이 제기한 광우병 의혹 혹은 문제 때문이라고 생각하는 부류들이 있는 것이 비전문가이고 듣보잡인 제 눈으로 봐도 참으로 어이없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먼저 불황 때문에, 아니면 경제적 여유가 별로 없는 서민이 값싼 쇠고기를 찾을 거라는 생각부터가 소비자의 생각을 읽지 못한 틀려먹은 생각이라 봅니다. (이건 수입업체는 물론이고 정치가들의 생각도 틀려먹은 부분이지요.) 쇠고기를 못 먹을 정도로 형편이 어려워지게 되면 대체제로 찾는 건 돼지고기나 닭고기 등의 더 값싼 고기들 쪽으로 소비자들의 선호도가 바뀌는 것이 일반적으로 말하는 정설인데, 미국산 쇠고기가 판매가 부진하다고, 영업 손실을 입었다고 뭐라뭐라 하는 것은 '삽질'이상도 이하도 아니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미국산 쇠고기는 호주산 혹은 뉴질랜드산 등의 안전성이 보장된 수입 쇠고기에 비해 (대개는) 가격 경쟁력이 우월하지도 않았습니다. 도매는 모르겠지만, 소매 가격은 가격 경쟁력이 확실히 비교 우위에 있다고 말하기 어려웠습니다. 제가 경험한 바도 그렇고, 뉴스 등의 언론 보도를 봤을 때에도 그랬습니다.
다음으로 미국산 쇠고기의 안전성 문제인데, PD수첩의 보도에 설령 과장이 있다 해도 광우병 문제는 실제로 일어난 문제이기도 했기에 의혹 제기만으로 책임을 무조건 지우기란 어려운 일이고, 무엇보다 광우병을 차치하고서라도 미국에서 뼈째 잘라 수입되는 고기는 미국의 도축장 환경 등을 보았을 때 호주산 등에 비해 안전성이 결여되었다는 건 새삼스러운 일도 아니므로 김민선씨 같은 유명인의 - 더구나 아무리 연예인이라지만
개인 미니홈피에 적은 사적인 글을 가지고 문제삼는 건 정말 치졸하기 짝이 없는 일입니다. 김민선씨가 자기 미니홈피 글 언론에 뿌려달라고 한 적도 없을 텐데 말이죠 - 개인적 언급에 판매 부진의 책임을 돌리는 것은 어이없는 일일 것입니다.
그리고 분명한 사실이 한 가지 있습니다. 어찌 보면 광우병 이야기보다 더 큰 문제이지요.
미국산 쇠고기는 광우병 문제를 완전히 배제한다 해도 결코 안전한 쇠고기가 아니라는 것입니다. O-157균 등의 치명적인 식중독균이 검출되었다든지, 검역 기준을 어긴다든지 하는 문제가 올해에만 벌써 몇 건이나 터졌으며,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일본 등에서도 수입 기준을 지키지 못해 반품 및 수입금지된 경우가 허다한 것이 미국산 쇠고기입니다. 안전하다고 볼 수 있는 근거가 없죠. 그러므로
'하자 있는' 소고기의 판매 부진으로 손해를 입었다고 하는 건 약사가 독약이 안 팔린다고 생계에 지장이 있다고 읍소하는 형국이라 저로서는 어이가 없을 수밖에요.
마지막으로 원산지 속여팔기 사건으로 인해 소비자들이 쇠고기에 대한 믿음이 떨어진 것도 미국산 쇠고기 판매 부진의 이유가 될 수 있을 것입니다.
특히 그런 '원산지 속여팔기'에서, 십중팔구는 한우나 호주산 쇠고기를 대체하는 쇠고기가 미국산 쇠고기였다는 점 역시 미국산 쇠고기의 신뢰도를 떨어뜨리는 이유가 될 수 있다는 점을 생각해야 할 것입니다. 그래서 저는 에이미트 측이 김민선씨 같은 애매한 사람 잡지 말고 이런 부정식품을 판매하는 족속들에게 소송을 제기하는 것이 번지수가 맞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아무리 제 논에 물대기식으로 해석하는 게 사람 마음이라 하지만, 에이미트라는 회사가 과연 양심이 있다면 눈을 뜨고 현실을 똑똑히 봤으면 좋겠습니다.
호주산이나 뉴질랜드산에 비해 가격 경쟁력이 아주 크지도 않고, 광우병 의혹은 무시한다 쳐도 안전성을 보장할 수 없는 쇠고기의 판매 부진 현상에 대해 도대체 남 탓을 할 만한 근거가 어디에 있는지 도저히 모르겠거든요. 하자 있는 상품이 판매 부진한 건 당연한 일이건만, 만만한 연예인 하나 희생양 삼아서 회피하려는 건 생산자가 소비자에게, 아니
사람이 사람에게 할 짓이 아니라고 봅니다.
대한민국이 이런 바보짓이 당연시되는 사회였나 하는 생각에, 그저 한심함이 느껴질 뿐입니다.
아울러 좋은 배우 한 분이 이번 일로 괜한 해꼬지 당하지 않으려나 걱정될 뿐입니다.
- The xian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