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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9/08/01 23:40:41
Name swordfish
Subject [일반] 정치, 역사) 영국의 자유당 이야기- 한 시대의 주인
하루에 자게에 글 두개를 쓴다는 것은 왠지 고민 되는 일이긴 하군요.

영국의 자유당이야기를 하도록 하겠습니다. 영국의 자유당은 세계에서 오래된 정당 중 하나입니다.
전에 썼던 보수당과 미국의 민주당과 더불어 말이죠. 하지만 시대를 선도 했다는 점에서 이 정당은
위대하다고 생각합니다.

1, 시작- 철학이 세례를 준 정당.
자유당의 시작은 17세기 토리 당과 싸움을 했던 휘그 당이 그 시초입니다. 휘그 당은 스튜어트 왕가에
대한 의문을 가진 정당으로, 만약 자신들과 생각이 다르다면 스튜어트 왕가와 싸울 생각을 가진 사람
들이기 도 했습니다. 주 계층은 상인들, 종교는 청교도였습니다.
이들은 자유주의 라는 새로운 사상에 크게 영향을 받는 계층이었습니다. 특히 경제적 자유는 상인들이
었던 그들에게 상당히 구미가 당기는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그들은 전세대 처럼 왕을 처형하고 공화정
을 할 정도의 급진성은 없었습니다. 이런 온건한 자유주의자 이게 휘그의 특징이었습니다.
이런 휘그들에게 토리와 다르게 엄청난 사상가의 지원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이점은 단지 귀족적인
성공회교도 지주 연합은 토리보다 휘그가 더 유리한 점이었습니다. 바로 그 사상가의 이름은 고등학교
교과서에 엄청나게 나오는 '로크'. 이는 휘그가 유력자 연합의 파벌과 이념 정당의 가운데 위치할 수 있
는 사상적 토대를 마련하게 됩니다.

2, 휘그의 분열과 선거구 개혁- 자유당의 탄생
휘그가 주도한 '명예 혁명'은 영국 정치를 휘그 천하로 만들었습니다. 스튜어트 왕가의 정통성에 억메
어 쫓겨난 제임스 2세의 후손에 비교적 온건하게 처신했던 토리에 비해 새로운 하노버 왕가를 만들고
충성을 다했던 휘그가 유리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이 때문에 최초의 수상인 월폴도 휘그당 출신일 수 밖에 없었죠. 하지만 이러한 휘그는 곧 분열하게 됩
니다. 바로 미국 독립 전생과 후의 프랑스 혁명 전쟁 때문이었습니다. 그리고 나폴레옹 전쟁에서 처칠의
역할을 수행했던 소 피트와 휘그의 중핵인 폭스와 싸움 때문이기도 했습니다.
결국 많은 인물이 소 피트를 따라 토리로 옮기게 됩니다. 그리고 그 중 한사람이 보수당에서 '로크'의 역
할을 하게 될 '에드먼드 버크'입니다.
이러한 휘그당을 자유당으로 바꾼 인물이 홍차로 유명한 '얼 그레이(그래이 백작)'의 후계자 멜버른 공이
었습니다. 그리고 그뒤를 이은 파마스턴 경과 후의 자유당을 이끄는 전설적인 인물 '글레드스턴'을 중심으로
자유당으로 변경하게 됩니다.

그리고 그 당시 영국을 뒤흔든 이슈는 바로 보통 민주주의를 탄생하게 하는 중요한 사건인 '선거구 개혁'
문제 였습니다. 즉 산업 혁명 때문에 발생한 인구 변동을 반영하지 못함으로써 생긴 선거구 배정에 반발
한 자유당원, 공업 자본가, 그리고 선거권이 획득하고자하는 노동자, 소규모 농민들이 주도한 사건이었
습니다. 이 이슈 때문에 차티스트 운동 등 일단의 정치적 소요가 발생하기도 했습니다. 결국 이 이슈에 대해
당시 수상이자 보수당의 지도자인 월링턴 공작이 굴복하고, 선거권 자체가 제한하는 조건으로 이 개혁은
실현되게 됩니다. 그리고 이 개혁을 시초로 점차 보통 선거가 확립되게 되었던건 역사책에서 많이 보셨
을 것이라고 믿습니다.

3, 곡물법- 경제적 자유와 자유 무역의 실현
그 후 영국 정치를 뒤흔든 사건은 바로 곡물권 폐지를 둘러싼 사건이었습니다. 영국은 당시 자국의 농업을 보호
하기 위해 곡물에 대해 엄청한 관세를 부여 했습니다. 하지만 이 때문에 많은 급여를 제공해야 했던 신흥 공업
자본가와 곡물에 대해 많은 돈을 지불해야 했던 노동자들이 반발한 것이죠.
당연히 신흥 자본가에 지지를 받고 있던 자유당은 이에 대해 폐지에 찬성해야 하는 입장이었습니다. 반면 지주가 중심
이된 보수당은 폐지에 반대하는 입장이었습니다.

이에 대해 엄청난 소요와 토론이 잇따랐습니다. 경제학의 두 거두 리카르도와 멜더스가 이 주제를 통해 자신의
이론을 피력하기도 했습니다. 결국 곡물법은 폐지되고 공업 자본가는 승리 거두게 됩니다. 그리고 영국은 1차
세계 대전 이전까지도 무관세를 지속하게 됩니다.

4, 글래드스턴의 시대- 전성기
사실상 자유당을 이끈 정치가는 글래드스턴이었습니다. 그는 유대인 출신인 보수당의 디즈레일리와 더불어
빅토리아기의 영국 정치를 상징하는 인물이기도 했습니다. 그의 자유주의자로서의 확신과 뛰어난 정치력
은 자유당을 절정기에 올려 놓게 됩니다.
이 때 영국의 주된 문제는 바로 아일랜드 문제 였습니다. 아일랜드를 보다 자유롭게 하는 문제를 두고 후에
보수당과 자유당은 서로 싸우게 됩니다. 그리고 이 문제를 사이에 두고 글래드스턴은 아일랜드 문제를 보다
자유롭게 하자는 입장에 있었습니다.
처음에는 이문제는 종교적 문제, 가톨릭을 인정하고 강제로 진행되었던 성공회화에서 벗어나는 문제에서
시작되었습니다. 그리고 그후 아일랜드 자치권 문제까지 연계되게 됩니다. 글래드스턴은 결국 자치권 인정
까지 나아가게 하지만 이러한 그의 입장은 그의 정치적 생명까지 앗아가게 했으며, 결국 후의 자유당 몰락에
큰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5, 몰락
하지만 보수당의 반격도 만만치 않았습니다. '보수당의 정책은 일국의 모든 계층을 위해야 한다'는 일국
보수주의를 디즈레일리가 주창하고 이에 따른 보수당이 정책을 펴면서 자유당은 점차 몰락하게 됩니다.
또한 아일랜드 문제는 점차 자유당에게 악재로 다가 오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결정적인 문제는 영국의 패권이 점차 약화되고, 영국 중심의 자유주의가 몰락하기 시작했다는
점이었습니다. 점차 사회주의는 확산되기 시작했으며, 이에 대한 반동으로 정치적인 반동주의가 심화되기
시작 되었습니다.
1 차대전은 자유당에게 마지막으로 정권을 선사했습니다. 하지만 종전 후 많은 정치적 문제가 자유당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공산화된 러시아 문제, 터키 문제와 같은 외교 문제, 전후 복구 문제, 인플레 문제
같은 경제적 문제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또한 이문제에서 자유당이 가진 이념인 자유주의가 더 이상
문제의 해결에 도움 되지 못했죠. 또한 보수주의와 사회주의 정책 가운데 자유주의 색깔은 크게 애매
해저 버린 것도 큰 이유이도 했습니다.
로이드 조지 등 자유당 정권은 패배를 확신했습니다. 이 때문에 새로
등장할 보수당 정권에 연립할지 안할지에 대한 문제를 두고 당내 갈등이 심화되고 결국 분열된 상황에서
1922년 선거는 치루어 졌습니다. 그 결과 자유당은 노동당에도 패해 제 3당으로 주저 않고 말았죠.
그리고 후에 맥도날드의 최초의 노동당 정권 탄생을 지원한 것도 당의 몰락을 앞당긴 이유가 되었습니
다. 사회주의를 증오했던 '윈스턴 처칠' 같은 인물이 당을 탈당해버린 것입니다. 1924년 선거에서
자유당은 겨우 40석을 차지함으로써 완전히 몰락 해버리게 됩니다.

6, 몰락 그후
그후 거의 50년 동안 자유당은 유명무실한 정당이었습니다. 하지만 그 변화는 70년대 노동당 정권의
몰락에서 시작되게 됩니다. 보수당에 한계를 느끼고 노동당에 무능함을 느낀 유권자들이 점차 자유당을
지지하기 시작한 것입니다. 그러던 차에 대처에 패배한 노동당의 일부가 수뇌부의 무능에 불만을 품고
사회민주당이라는 정당을 만들게 됩니다. 자유당은 이 사회민주당과 손을 잡고 점차 자신들의 세력을
늘려 가게 됩니다.
그리고 1988년 사회민주당과 자유당이 공식적으로 합당하면서 현 '자유 민주당'이 탄생하게 됩니다.
현재 자유 민주당은 여전히 제 3당입니다. 하지만 어느 정도 세력을 갖춘 3당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이 덕분에 영국을 양당 체제가 아닌 2.5당 체제라고 이야기하는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7, 총평
자유당은 역사상 정당 발전을 선도했던 정당이었습니다. 비록 전 근대적인 정당에서 시작했지만 자유주의
사상을 중심으로한 이념 정당의 형태도 어느 정도 있었죠.
하지만 이념정당의 한계도 어느 정도 보여준 정당이기도 했습니다. 이 핵심되는 이념이 더 이상 유명무실
해질 때 새로운 길을 보여주지 못하고 몰락해 버린 것입니다. 결국 20세기가 더 이상 자유주의 시대가
아니게 되어 버렸을 자유당도 자연스럽게 사라지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현대에 이르러 다양한 욕구가 분출되는 시대에 새롭게 다양한 욕구를 수용할 수 있는 정당으로
그 역할을 다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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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성민
09/08/02 05:36
수정 아이콘
17세기를 시작으로 21세기까지 지속되는 영국의 정당 이야기네요. 잘 읽었습니다. 잘 모르는 분야다 보니 괜찮았습니다.
그런데 왜 댓글이 없을까요;;
윤성민
09/08/02 05:39
수정 아이콘
한 정당과 그 세력이 사라지는 데에 상당한 세월이 흘렀군요. 우리나라의 경우에 저런 영국의 정당 역사가 시사하는 바가 어떤 건지 생각하게 만듭니다. 영국의 노동당이 들어서는 것이 진보신당이나 민노당에서 생각하는 롤 모델이라고 하더군요.
스푼 카스텔
09/08/02 12:50
수정 아이콘
궁금한게 있는데, 우리나라는 왜 외국의 정당처럼 당명을 오래 쓰지 않나요?...
swordfish
09/08/02 14:11
수정 아이콘
스푼 카스텔님// 예전에는 꽤 오래 썼었습니다. 민주당이라는 이름하고 신민당 같은 정당은 오래 썼죠.
최근에는 인물 중심의 세력간의 합종 연횡이 꽤 있었기 때문에 이름을 자주 바꾼 거죠.
물론 모 당처럼 IMF 때 자기 실책을 덮기 위해서 신한국당에서 이름을 바꾼 경우도 있기도 합니다.

한편으로는 그만큼 우리나라에서 정당 브랜드라는 게 형편 없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브랜드 이미지가 좋다면
쉽게 바꾸지 않겠지만, 그리 좋지 못하니 쉽게 쉽게 바꾸어 버리는 겁니다.
담배피는씨
09/08/02 16:04
수정 아이콘
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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