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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9/08/01 19:26:51
Name 헥스밤
Subject [일반] 까페 남자화장실에 대한 궁금증.
자취방은 더운데다 지저분하고(누가 더럽힌거냐) 역시 혼자 있다 보면 공부보다는 딴생각을 하게 되기에 뭔가 중요한 일을 할 때는 밖에 나갑니다. 학교 도서관이 좋긴 하지만 의외로 신경 거슬리는 일도 많고 문도 일찍 닫고 결정적으로 담배를 피우러 나가기 매우 귀찮은 구조이기에 쓰지 않습니다. 학교 연구실은 반지하에 햇볓도 안들고 더렵고 담배피러 나가기도 귀찮고 도서관과 자취방의 단점만 모아 둔 그런 정도의 곳이기에 결국 일을 하러 나갈 땐 인근 까페에 갑니다. 담배도 피울 수 있고 에어컨도 있고 늦게 하는 집은 새벽 세시까지, 아니 아예 24시간 되는 곳도 있고. 인터넷도 꽤 잘 잡히고.

그렇게 나가면 보통 체류시간은 5-6시간정도 됩니다. 그러다보면 당연히 생리현상(?)을 해결할 일이 생깁니다.
배고파서 케이크나 샌드위치 같은 것 까지 시켜먹다 보면 좀더 거대한(?) 생리현상(?)을 해결해야 할 일도 때로 생깁니다.

그리고 그때마다 신비의 짜증을 느낍니다.

왜 항상 남자화장실 대형석은 차있을까요.
그리고 거기 있는 분의 생리현상은 항상 서버랙 상태일까요.

물론 이런 경우, 알바생이 화장실 칸에 박혀서 전화질하고 있을 때가 의외로 많습니다.
그럴 때면 저도 전화를 합니다. 지점 대표전화로. 거기 알바가 일을 제대로 안하는 듯 하네요, 하고.
제가 박한 게 아니라 이런 일 많이 겪다 보면 뭐랄까 생리현상처럼 이렇게 전화하게 됩니다.
뭐 그건 그렇다 칩시다.

화장실 밖으로 도도히 울려퍼지는 힘쓰는 소리를 들으며 15분 정도 기다리다 보면 머리속에 삼라만상이 지나가고 모든 시간과 차원이 나를 향해 열려있는 기이한 체험을 할 수 있습니다. 방금도 그렇고. 이런 일을 일주일에 너덧 번 겪게 되면 가끔 이런 궁금증이 생깁니다. 까페, 혹은 술집에서 십오분 이상 끙끙되는 사람은 대체 어떤 사람일까.

아무래도 카페인 흡수나 알콜 흡수가 신진대사를 활성화시켜 '화장실에 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게 만드는 건 인정합니다. 게다가 보통 까페 등 공공장소의 남자화장실 대형석은 한 칸 밖에 없으니 매번 갈때마다 사람이 차 있을 수 있다는 것도 인정합니다. 현대인의 생활상 급변이 땡길 시간이 대체로 통일되어 있다는 사실도 인정합니다. 네, 좋습니다. 갈 때 마다 사람이 있는 건 합리적으로 설명될 수 있는 일이고, 월요일 다음이 화요일인 것과 마찬가지의 일이며, 딱히 짜증이 나지도 심란하지도 않습니다.

그런데 그러면 좀 빨리 끝나야 되지 않나요. 왜 십오분씩 힘쓰고 앉아 있을까요. 밖에 있는 사람은 애가 탑니다. 대충 힘주다 안나오면 적당히 나오는 게 예의가 아닌가 싶은데. 차마 문은 못 두드리겠고 몸을 배배꼬며 신발로 바닥을 탁탁탁 내 존재감을 알려보아도 화장실 안의 그대는 오롯이 자신과의 사투에 힘씁니다. 그렇게 '쥐어 짜내야 할 정도'의 상태면 그냥 적당히 포기하고 다음 기회를 노리는 게 일반적인 일이 아닐까요.

아니 이런 일이 한달에 한번 생기거나 뭐 이러면 그런가보다 하겠는데 적어도 일주일에 두번은 겪다 보면 보건/사회학 전공자로서 학문적 의구심이 생깁니다. 도대체 왜 그들은 그렇게 오랜 시간동안 있는 것일까. 공공화장실의 물리적/사회학적 구조와 관련한 의학적인 문제가 있나. 아니면 '공공 장소의 화장실은 되도록 빨리 비워줘야 예의'라는 사회적 합의에 대한 고민이 없는건가. 아니면 뭐랄까 '여기서 한트만 더하면 나올 것 같은데'의 기대감이 나와야 할 이유들을 상쇄시키는 것일까.

대체 왜일까요.

15분간의 고민을 일소하고 할 일들은 팽겨둔체, 그냥 끄적거려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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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를린
09/08/01 19:35
수정 아이콘
전 밖에 사람이 있으면 오히려 잘 안나와서 대충 일보고 나오는편인데...

사람들 줄 쫙 서있는거 알면서도 오래있다 나오는 사람들은 신기하더라구요...밖에선 얼굴빛이 흙빛이 되어가는데...
09/08/01 19:39
수정 아이콘
하핫~

너무 무거운 무게감에 힘들어하고, 잘 모르는 주제들 때문에 클릭하기 망설여지는 PGR 자게글들 가운데서
가벼우면서도 멋진 글 잘 읽었습니다. 크크

화장실 관련해서라면, 저는 제발 화장실좀 남녀 공용으로 만들어 두지 않았으면 하고,
화장실 문을 열어놓았을 때 남자가 소변보는 것이 밖에서 보이지 않도록 만들었으면 합니다;; 엄청 신경쓰이거든요;
켈로그김
09/08/01 19:41
수정 아이콘
휴지를 건네주세요... 바로 나올 수 있을지도 몰라요..
필요없어
09/08/01 19:50
수정 아이콘
켈로그김님// 처..천잰데?!
최종병기캐리
09/08/01 19:54
수정 아이콘
큰 일은 왠만해서는 집에서 해결하자 주의이기때문에 이런 현상을 자주겪지는 않지만,

공공시설을 독차지하고 쓰는 사람들을 볼때마다 눈살이 찌푸려지는건 사실이죠.

아무래도 사회의식의 부족이 아닐까...생각됩니다.
DynamicToss
09/08/01 20:02
수정 아이콘
공공장소에 큰 두루마리 휴지 있죠 그거 그냥 가져가는 사람 좀 많죠

그냥 당연하다는듯이 생각하고 나 하나 쯤이야 하면서 가져 가는경우 많고 그래서 휴지 매번 달아도 누가 가져갔는지..
오묘묘묘
09/08/01 20:30
수정 아이콘
변비겠죠. 갑자기 신호가 와서 들어가긴 했는데, 변비라서 중간에 나오는건 심하게 불쾌 하잖아요.
그런데 밖에서 누가 기다리고 있고,게다가 오래 기다리게 했으면 나오기가 민망하죠..기다리는 사람의 경우 그럴땐 잠시 자리를 비켜주길 추천합니다.
얼마전에 여자친구가 저희집 화장실에 들어가더니 30분동안 안나오던게 생각나네요..
헥스밤
09/08/01 20:38
수정 아이콘
오묘묘묘님/ 여자 변비면 이해하겠습니다(워낙에 일상적인 일이니)
후, 하지만 변비걸린 남자가 하필 까페 화장실에서 그것도 내 앞에서 다리를 떨어가며 힘쓰고 있다는 건......
민망해 할까봐 나름 중간중간 한 2,3분씩 아예 밖에 나와서 대기타고 있는 경우도 있는데
그래도

안나와요.
풍년가마
09/08/01 20:56
수정 아이콘
저번에 기다리다가 터질뻔 해서 밑에 틈으로 봤더니 발이 두쌍 ...

아...
09/08/01 21:11
수정 아이콘
풍년가마님// 아......
09/08/01 21:36
수정 아이콘
풍년가마님// 그럴 땐 문으로 디스를...
바나나맛우유
09/08/01 22:01
수정 아이콘
음 전 까페나 pc방등 공용 화장실에 사람이 차서 줄서는 경우를 한번도 못 봐서...
오히려 남자 공용 화장실 대형칸의 존재의 이유가 궁금했는데..;
메를린
09/08/01 23:55
수정 아이콘
풍년가마님// 왠지 처용가가 떠오르는...
가아든
09/08/02 01:13
수정 아이콘
풍년가마님// 아...저는 할 말을 잃었습니다.
지니-_-V
09/08/02 02:19
수정 아이콘
풍년가마님// 아.........
로비스트킨
09/08/02 03:30
수정 아이콘
깔끔하게 불이야 라고 한번 외쳐주시는 게.. 뱃속에 불이야..
Settleprovider
09/08/02 04:50
수정 아이콘
현역 카페 알바생입니다..
여름철에 사람들이 매우 많은 관광지에서 알바를 하는데..
소변기에 토하는거 치워 본적도 있고 바닥에 x를 배설 하시는 분도 봤습니다...
관광지의 특성상 저희 카페 화장실을 무슨 공중 화장실로 착각하시고 매우 많은 여성분들이 들락날락하시는데
진짜 재주만 부리는 곰같으면서도 ㅜㅜ 진짜 쳐죽이고 싶셉습니다...흑흑
아니 사용하는건 상관없는데 깨끗하게 사용하면 좋겠는데... ㅜㅜㅜ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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