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8월 9일 대구 50사단에 입소해서 정확히 702일의 군생활을 마치고 오늘 전역했습니다.

전역대기하던 어제 그동안 감사했던 간부님들, 친하게 지냈던 동기, 후임들에게 인사를 하는데 정말 아쉬움이 많이 남더군요.
어쨌든 인간도 사람 사는 곳인 만큼 그동안 저도 사람들과 정이 많이 들었나 봅니다.

오늘 아침 마지막으로 받는 점호 시간에 전역 인사를 하고, 후임들이 박수를 쳐주는데 눈물이 찡하더군요.
정말 시원섭섭하다.. 이 말이 딱 맞는거 같습니다.

21살이던 저는 슬프게도 23살이 되었습니다만 과연 그동안의 군생활은 절 얼마나 성장시켰을까요?

도시에서 나고 자란 제게 훈련소 생활은 생각보다 즐거웠습니다. 어딜가나 푸르렀던 교장들, 풀냄새들, 힘든 훈련을 같이 소화해냈던
동기들, 훈련을 마치고 먹던 건빵과 컵라면들. 정말 잊지 못할 추억들입니다.

그리고 이어진 자대 생활. 생전 처음 보는 사람들에게(제가 악의를 가진 사람이 아닌..) 시달린다는게 어떤 건지 상상이 안 갔습니다.
업무도 힘들었고 생활관에서 겪는 막내 생활은 절 정말 힘들게 했습니다. 하지만 이와 비례해서 나가서 성공하고 싶다는 열망은 커지더군요. 살면서 가장 힘들었던 시간이었지만 시간이 지나고 나니 그것도 추억이네요.

그리고 또 한가지 배운것은 후회하지 않는 법입니다. 후회하지 않으려면? 매 순간순간 열심히 사는 거겠죠. 시간만 지나면 짬이 차는 군대에 비해 사회는 가만히 있어서는 아무도 대우해주지 않습니다. 전역한 만큼 정말 정신 차리고 열심히 살고 싶네요.

어쨌든 여러분.. 저 전역했습니다.
군대 가기 전 마지막 글을 여기에 남기고 갔듯이 전역하고 첫 글도 여기에 남기고 싶었어요.^^


p.s 1 : 제가 좋아하는 가수 싸이도 오늘 전역했더군요. 축하합니다. 그리고 2번 갔다 오느라 수고하셨습니다.
p.s 2 : 그저 휴가 나온 듯한 어색함. 아직 실감이 나지 않지만 오늘은 그냥 푹 쉬고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