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십니까?
세우실입니다.
또 강남분향소 얘기입니다? -_-;;;;;;; 지겨우실까요? 흐흐
어제는 노무현 대통령의 49재가 있는 날이었지요.
그런데 평일이다보니 아무래도 멀리 봉하마을까지는 더더욱 힘드실 것 같고
마음은 있으나 예를 표하지 못해 발을 동동 구르는 분들이 계실듯 하여
강남촛불과 자원봉사자들이 다시 한 번 뭉쳤습니다.
기왕 시작한 일........ 49재까지 마치고 온전하게 고인을 맘편하게 보내드려야 하지 않겠습니까?
처음에는 오후 7시부터 시작할 계획이었습니다. 주로 직장인들이 많을거라 생각했기 때문이지요.
하지만 지난 번, "일단 하루" 그리고 "상시설치가 안되니 아침부터 깔고 저녁엔 치우자"고 했던 분향소처럼
계획은...... 좋은 쪽으로 변화되었습니다. ^^
이번에도 처음에는 대책없이 시작했던 일이 많은 분들의 협력과 도움으로 "아침 일찍부터" 시작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너도나도 시간내어서 나온다고 하시니 이건 뭐 후덜덜
그리하여 운영 자체는 오전 10시부터였으나 실제로 준비를 시작한 것은 그보다 훨씬 이른 시간이었습니다.
저는 9일부터 정기휴가중입니다. 그래서 간단한 개인 일을 좀 보고선 오후 두 시경부터 합류해서 도와드렸어요.
현장에 도착해보니
이미 분향소는 잘 차려져서 많은 분들이 예를 표하고 계셨습니다.
분향소 자체의 모습입니다.
지난번 영결식 전 추모기간의 모습과 크게 다르지는 않습니다만 규모는 좀 작지요? ^^;;;
영정을 지난번에 봉하마을에 "강남지역분향소의 기록물"로서 전달했기 때문에 같은 영정을 새로 하나 뽑았구요.
돗자리 크기를 보면 아시겠지만 저번보다 규모는 좀 줄였습니다.
지난 번 추모기간에도 뜻밖에 많은 시민들의 도움으로 엄청나게 큰 규모의 분향소로 발전했지만 시작은 미미했듯이,
이번에는 49재 "기간"이 있는 것이 아니라 "하룻동안만" 운영하기로 한 것이었고,
추모기간에 비해서는 조문객들이 많지 않으리라는 예상에 일단 이 정도로 시작을 했습니다.
꽃도 일단 저희가 100송이 준비하고, "가급적이면 한송이씩 준비해주십사" 말씀을 드렸었지만
뭐, 일단 준비한 100송이에 나중에 100송이 더 주문하는 것으로 싱싱하게 쓸 수 있었네요. ^^
그리고 밥이나 국을 올리기에는 여름이고 관리도 여의치 않아서 대신에 녹차를 준비했습니다.
그래서 술이나 밥대신에 원하시는 분들은 차(茶)를 따라 올릴 수 있도록 준비했는데
제가 정신이 나갔는지 이걸 안 찍었네요. ^^;;;;;;;;;;;
말씀드렸듯 젊은 사람들 중에는 49재가 무엇인지 모르는 분들도 많으세요.
또한 온라인, 오프라인에서 미리 알리고 공지하기는 했지만 49재를 강남역 앞에서 한다는 걸 모르는 분들도 많았구요.
그래서 안내표지판이라든가 패널이라든가 현수막이라든가.... 좀 달았습니다. ^^;;;
지난번에 세워져 있던, 그 "유명한;;;" 안내패널이죠? 아무래도 시민들이 알아보시지 싶어서 여기에 안내문구를 넣었습니다.
6번출구 앞에 현수막도 달고요.
패널도 만들어서 세웠습니다.
이번 패널은 지난번 강남분향소가 어떻게 만들어서 발전했고 어떻게 운영되었는지에 대한 내용과 함께
후원금이 어떻게 쓰였는지에 대한 회계보고 (아고라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그리고 봉하마을에 여러분께서 남겨주고 가신 분향물들과 방명록, 강남분향소의 현수막, 영정등을 포함한
모든 기록물들이 어떻게 전달되었는지가 (역시 아고라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설명되어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요게 이번에 대 히트가 아니었나 생각하네요. 멋지죠? ^^ 문구도 그렇고 밑에 멋지게 들어간 노무현 대통령의 사진도 그렇고 ^^
위클리 경향, 시사인, 한겨레21에서는 노무현 대통령 49재 특별판을 발행하였습니다.
강남촛불은 평소 진알시 강남배포팀이기도 하기에 특별판을 신청하여 방명록 쓰시는 곳과
6번출구 앞 강남분향소 활동보고 패널 옆에서 배포하였습니다.
진알시 배포물에 대해서는 진알시 스탬프를 만들어서 반드시 찍고 있습니다만,
이번에는 매 특별판마다 아예 "이 간행물은 시사인/위클리경향/한겨레21의 허락을 얻어 진알시에서 배포합니다"라는
문구가 인쇄되어 있었기 때문에 번거로운 작업 없이 바로 배포해드릴 수 있었습니다. ^^
사실 꽤 많이 남았는데요. 앞으로 저녁 촛불 홍보전과 아침 진알시 배포시에 함께 나눠드릴 생각입니다. ^^
분향소의 분위기는 이 정도 생각하시면 되겠습니다.
전반적으로 한산했어요.
저 개인적으로는 애초에 "줄이 생기면 다행"이라는 생각이었기 때문에 뭐 다른 생각은 없었습니다. ^^;;;
아무래도 49재에 대해 모르는 분들도 많고, 평일이었으니까요. 사실 집중 추모기간때만 하겠습니까? ^^;;;
그래도 저흰 모든 순간 저렇게 서로서로 교대해주면서 예를 표하러 오시는 조문객들을 맞고 안내했습니다.
음......... 뭐 서 있다보니 안좋은 소리도 많이 듣게 되긴 하더군요.
"노무현 죽은지가 언젠데 아직도 이 지롤이냐"는 어느 노부부의 저희 들으라고 던진 한 마디부터
"아 XX 정치 XX 손나 짜증나 XX"라고 하던 한 젊은 힙합청년부터
"이거 왜 아직도 하는거예요?"라고 짜증스레 묻던 한 여성분부터............
뭐 요건 "임금님귀는당나귀귀"성 푸념입니다. 흐 짜증나는 말 들은거 풀어내면서 저도 기분 푸는거지요. 흐
뭐 욕 한마디 없을 수 있겠습니까? 크
그리고 다들 능히 짐작하실 겁니다. 그런식으로 소모적인 막말하고 가는 사람들이 더 많을지 진심으로 애도하는 사람들이 더 많을지.
그래서 피식 웃었습니다. 흐
그리고 누군가 그러시더군요. 크
"아까 그 학생은 왜 정치가 그렇게 짜증이 날까? 그렇게 악담 던지고 갈 정도로 '정치 자체에' 왜 그렇게 경기를 할까?
내 생각엔 그래. 주변 사람들 모두 정치얘기를 해대기 때문이야."
오~ 그렇게 생각하니 그렇게 나쁘지만은 않던걸요? ^^ 제가 원래 좀 성격이 긍정적입니다. 크크
저녁시간 즈음 되었는데
어느 시민분께서 그 많은 자원봉사자 수에 맞추어 김밥을 종류별로 한가득 사주고 가셨습니다. ㅠㅠ
덕분에 자리를 뜨지 않아도 배를 채울 수 있었습니다. ㅠㅠ 감사합니다.
어느 분께서 준비해 오신, "추모 바자회"를 통해 생긴 수익금으로 낸 추모 전면광고를 바로 패널로 만들어 걸었습니다. ^^
반응이 아주 좋았어요.
밤이 되어서 주변이 어두워지면서 저희는 또 하나,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추모 영상을 준비했습니다.
이건 벽에 프로젝트로 쏘는 것이었기 때문에 낮에는 힘들었죠. ^^;;;
저녁 5~6시가 넘어가면서 저희는 안내 패널을 치우려고 했었습니다.
그 자리는 노점상 분들이 장사를 시작하실 곳이었거든요.
저번에도 추모기간중에 생계를 미뤄가며 시민들을 위해 자리를 만들어주셨던 노점상분들............
강남에도 많은 노점상이 있지만 구역별로 일종의 상우회가 조직되어 있습니다.
특히 이 자리에 계신 분들은 지난번 추모기간 이후 구청과의 갈등이 아직 봉합되지 않은 상태인데요.
(어떻게 보실지 모르겠습니다만 저는 명백한 "괘심죄 적용"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에도 6번출구 앞부터 공중전화박스까지 자리를 내어주셨다고 해요.
그래서 그 공중전화박스를 가 봤는데
거리가 무려 이 정도!!!!
다만, 이번에는 저번처럼 이만큼까지 시민들의 줄이 가득채우지 않았다는 것은 좀 아쉽네요. ^^;;;;
아무튼 이번에도 노점상 여러분들께서 정말 많이 도와주셨습니다.
저녁이 되어 어두워지면서
바닥에는 촛불을 깔고, 천막 위에 달린 가로등에 의존하고 있었는데
이번에도 먼저 오셔서 조명을 대신 설치해주고 가셨어요. 심지어 사용하고 계시는 조명시설을 빌려주시기까지 하셨습니다.
이 기회를 빌어 다시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올리고 싶습니다.
심지어 자주자주 찾아오셔서 더 필요한거 없냐고 체크까지 해주셨어요. ㅠㅠ
줄이 길~~게 늘어선 것은 아니었지만
계속 이렇게 꾸준히 찾아주셨습니다. (지붕에 노점상우회에서 달아주고 가신 조명이 보이시죠? ^^)
추모 영상을 아예 자리깔고 앉아서 관람하고 계시는 시민들과,
이것저것 준비중이거나 잠깐 쉬고 계시거나 교대를 준비하고 계시는 자원봉사자 여러분들의 모습입니다.
각계 각층, 다양한 사람들이 모인 촛불................. 강남촛불도 예외는 아니죠.
강남촛불에 Araria님이라고, 뭐 "예술하시는 분"이라고 소개드리죠. ^^;;;
이 분께서 세 번에 걸쳐 살풀이를 보여주셨습니다.
오후 10시가 되면서 준비했던 자원봉사자의 단체 참배를 마지막으로 철거를 시작했어요.
아! 미리 말씀 드렸듯 이번에는 정확하게 종료 시간을 공지 드리고 시작했고 그 시간계획에 정확하게 맞춘거지요.
그리고 주변 정리까지 싸악 마쳤습니다.
노무현 대통령의 49재를 위해서
이렇게나 많은 분들이 어제 하루 수고를 해 주셨습니다.
어제 후기를 바로 올렸어야 했는데,
너무 늦어서 친구네집에서 자고 이 넘이 데이터 케이블이 없어서 당최 사진을 뽑지를 못해서
지금 휴가중인데도 토요일에 회사 와서 이제야 후기를 씁니다. ^^;;;;;;;;;;;
덕분에 마지막 가시는 49재......... 잘 치러낼 수 있었습니다.
찾아주신 시민들의 숫자로만 따지면 저번 추모기간과는 분명 비교가 되지 않을 겁니다만,
애초에 그런거 따지고 시작한 일 아니었지요. ^^
주중이고 마음은 굴뚝같은데 예를 표할 "장소가 없어" 마음을 전하지 못하는 분들이 없도록 하기 위해 만든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강남분향소를 통해 노무현 대통령 마지막 가시는 길 후련하게 인사드린 분들이 많다면 저희는 그걸로 됐습니다.
자 이제 49재까지 끝났습니다.
저는 "지긋지긋하게도" ^^;;;; 이번에는 49재 기간동안 사용했던 현수막과 패널, 만장,
시민들이 또 남겨주신 방명록 등을 "49재 기간의 강남분향소 기록물"로서 또다시 봉하마을에 전달하고 난 후
정말 마지막으로 강남분향소 소식을 전할 때 다시 뵙도록 하겠습니다. ^^;;;;;;;;;;
자 이제
끝입니까
아니면 시작입니까
여러분?
주어는 없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