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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9/06/12 22:39:10
Name Arata
Subject [일반] 용서와 화해의 자격
노덕술이라는 사람이 있었습니다.
울산(당시 경남) 출신.
항일 애국지사 탄압의 대명사.
친일고문경찰의 대명사.
독립이되자 재빨리 수도청 수도과장(현재로 강력계 형사부장)으로 변신.

노덕술은 일신의 출세와 영달을 위해서는 시류와 권력이 바뀔 때마다
재빨리 변신하고 권력자에 빌붙어 갖은 방법으로 충성을 맹세하는 그런 인간이었습니다.

또한 자신의 죄상이 드러나게 될 때 두려움이나 부끄러움으로 은둔하는 것이 아니라
역으로 자신의 출세에 불리한 인물들의 암살을 기도할 정도로 불굴의 공격성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러한 그의 추악한 본성이 그를 일제하에서 일본인들조차 꺼려했던 고문기술자, 경찰기술자로 만들었으며
미군정하에서는 수도경찰청장 장택상의 비호아래 악질적인 친일파 형사에서 애국적인 극우 반공 투사로,
이승만 정권하에서는 공훈이 많은 국민경찰의 간판인물로 만들었습니다.

하물며 그의 죄악이 만천하에 드러나 죽음이 임박했을 때 당시 이승만 대통령이 국무회의 자리에서
그리고 담화까지 발표하여 보호하려 했던 노덕술은 과연 누구일까요.
왜 대통령까지 나서서 그를 보호하려 했을까요.
친일파 형사가 독립한 대한민국에서 득세하고 권력을 행사하고 국회의원을 체포하고 감금하는 역사.
원통하고 부끄럽지만 모두가 사실인 한국 근대사의 비극입니다.

그리고 이들의 후손들이 또 다시 서울대교수등등이 되어 일제 식민지 시절이 한국의 발전을 가져왔다고 큰소리치고,
일본의 식민통치를 미화하고, 일왕을 천황으로 찬양하고..
또 식민조국의 젊은이들을 총알받이가 될 것이 뻔한 전쟁터에 나가라고 몰아 세웠던 신문들이 아직까지 무관의 제왕으로 군림하며,
심지어 어느 신문사 사장은 자신이 한국에서 기생머리를 가장 많이 올려줬다고 밤의 대통령이라고 자랑하는 판이니,
이 나라는 감히 아직까지 친일파의 손아귀에 놀아나는 나라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이후 용서와 화해를 내세운 몇몇 신문사들이 있습니다.
용서, 화해.
해야합니다.
그런데 그 말이 누구의 입에서 나오는지가 중요합니다.
피해자의 입이냐, 가해자의 입이냐.
이것이 중요합니다.
또 그 말을 하는 사람들이 어떤 의도로 하는지가 중요합니다.
정당성에 콤플렉스를 가진 이들은 자기들처럼 때가 묻지 않은 사람들에 대해 두려움을 가집니다.
잘못한 사람이 사죄를 해야 하는데, 문제는 거꾸로가 됩니다.

자기를 과거를 알고 있는 사람, 깨끗한 사람, 바른말 하는 사람을 용서할 수 없는 것입니다.
이것이 진짜 비극입니다.

지금은 감히, 누가 용서를 말할 권리가 있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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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하늘
09/06/12 22:53
수정 아이콘
크크 그거죠.
복수는 딱 나까지만 하고 다음부터는 용서와 화해를 하자~

그것이 알고싶다 노덕술편 보면 가슴이 턱 막히죠. 어찌 저럴수 있는지.. 그게 또 현재진행형이란거.
Zodiacor
09/06/12 22:58
수정 아이콘
영화 '밀양'에서 전도연씨가 수감소에 면회 갔을 때의 장면이 떠오르는군요.
피해자는 용서해 준 적이 없는데 가해자는 오히려 스스로 용서받았다고 주장을 하니 황당해하는 그 표정이 겹쳐 보입니다.
노짱을 돌려됴
09/06/12 23:09
수정 아이콘
그래서 80년대 대학가에서 나온 말이있었습니다.
대한민국이 아무리 경제적으로 발전하고 민주사회를 이루어도
먼훗날 후손들은 대한민국과 조선민주주의 인민공화국중 어디를 자랑스러워하고
한민족의 민족적 정통성,자주성을 어디서 구할것인가
답은 안타깝게도 북한아니겠는냐하는 참 씁쓸한 말이었는데
북한이 막장크리를 가고 있다고 해도 그건 우리의 뭐묻은개가 겨묻은개 욕하는 격일뿐
남한의 현상황이 지금과 같은 이상 친일파청산을 완전히 해내고
일단 인구 2천만 가지고 세계초강대국과 맛장떠가며 자주성을 과시하는
북한은 일단 역사의 수수께끼겠지요
아 이런글 쓰면 잡혀갈지 모르겠지만
참 지금대한민국상황이 너무 씁쓸합니다.
토스희망봉사
09/06/12 23:12
수정 아이콘
이승만 대통령 부터가 정통 독립 운동군 세력을 숙청하고 수구꼴통의 시대를 연 사람이기 때문에 어처구나 없는 드라마 같은 상황이 많죠

노짱을 돌려됴님// 이승만이 한국 독립군 세력을 많이 죽였고 여기서 살아 남은 사람들이 북으로 건너 갔는데 거기서도 독재자 김일성이 독립군들을 전부 숙청 했습니다
그나마 일부 명맥이라도 유지해서 여기저기 휩쓸리다가 지금 까지 견뎌온게 민주당으로 알고 있습니다 실질적으로 김구 선생의 위를 잇는 유일한 한국의 정통 우파죠

사실 한국이 북한 보고 뭐라고할 처지는 아니죠 그래도 북한은 친일파 청산이라도 했으니까요
09/06/12 23:15
수정 아이콘
진짜 공감하는 말이네요.
용서와 화해. 해야하는데 그 말이 누구의 입에서 나오느냐라는 것.
공감합니다.
토스희망봉사
09/06/12 23:17
수정 아이콘
sungsik님// IMF 터지고 저는 한나라당이 상생과 화합을 해야 한다고 목에 피가 터지도록 외쳐 대는걸 보고 기가 막혀 죽을뻔 했는데 지금 한나라당 천하의 이 뒤틀린 세상을 생각해 보면 그때 DJ가 나름대로 영악하게 잘해냈다고 봐요
09/06/12 23:24
수정 아이콘
용서와 화해란 말이 누구의 입에서 나오는지가 중요하다는 말에 깊히 공감합니다.
프로캐럿
09/06/12 23:41
수정 아이콘
이승만때도 용서와 화해
박정희때도 용서와 화해
전두환때도 용서와 화해
노태우때도 용서와 화해
김영삼때는?? 잘 모르겠군요..
이명박도 용서와 화해
아~! 용서와 화해 말고 지루한 레퍼토리 하나 더 있습니다.
미래를 깜빡했군요.
스타2나와라
09/06/12 23:52
수정 아이콘
노덕술이 울산 사람이었군요...
울산 토박이로서... 에혀~~

아!! 그리고 울산은 경남에 있습니다!!
자유지대
09/06/12 23:59
수정 아이콘
노덕술 유명한 일제 고문 형사였죠.
90년대까지만해도 마산 쪽에서 생존해있다고 들었는데 아직도 살아있나요?
장료문원
09/06/13 00:18
수정 아이콘
자유지대님// 68년 4월에 사망했다는군요.
창작과도전
09/06/13 01:09
수정 아이콘
스타2나와라님// 그나마 지금은 울산광역시기에 경남도 경북도 아니죠. 뭐 노덕술이 태어나던 당시엔 경남이었겠습니다만
멀면 벙커링
09/06/13 01:20
수정 아이콘
툭하면 용서와 화해 덧붙여서 사회통합..
누가 보면 대단한 쿨가이로 알겠습니다.
근데 저거 다 가해자들이 억지로 우겨댄거죠.
피해자들이 받은 고통은 어쩌라는건지..
지들이 고문당하고 밟히고 얻어 터져도
저렇게 용서와 화해를 운운할 수 있을지 진짜 의문입니다.
IK_Forever
09/06/13 01:28
수정 아이콘
100%동감합니다.
용서와 화해는 가해자가 하는게 아니죠.
캔디바
09/06/13 01:31
수정 아이콘
정의가 살기 위해선 두 가지가 필요합니다... 권선..그리고 징악..입니다... 그리고 우리는 이 두개를 하나로 묶어서 부르죠..
권선징악이라고.....
자유지대
09/06/13 02:08
수정 아이콘
장료문원님// 그사망했다는 거 어디서 확인하셨어요?
물론 실존했다면 지금나이로 110살이니 사망이 확실하겠지만 인터넷으로 검색돌려보니 그냥 행불됬다는게 다수더군요.

물론 죽었다는 사실이 궁금한게 아니고 어떻게 죽었는지 알고 싶어서 묻는 겁니다.
장료문원
09/06/13 06:37
수정 아이콘
자유지대님// 예전에 MBC에서 했던 이제는 말할수 있다 노덕술 편에 나왔습니다.
4.19가 있던 60년에 울산시 을구에서 무려 국회의원에 출마했다가 후보자중 6등으로 낙선하고
68년 4월1일에 서울대병원에서 죽었다고 나옵니다.
그리고 네이버 인물사전에도 본문은 행불로 나오지만 밑에 이의제기에 상세히 나와 있더군요.
09/06/13 12:01
수정 아이콘
의열단 단장이었던 김원봉 장군이 해방 이후 노덕술에게 끌려가 고문을 당하고 통탄을 하죠. 일제시대때 독립군을 고문하던 놈이 해방된 이후에도 독립군들을 고문한다고. 뉴라이트가 건국 60주년을 자꾸만 떠드는 것도 건국이전까지는 전부 없던 걸로 하고 그 이후부터 새로 시작하자는 얘기죠. 창피하니까.

토스희망봉사단님//
민주당이 정통 한국 우파라고 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김구선생을 잇는 계보로 보기는 힘듭니다. 민주당의 계보를 타고 올라가보면 그 시발에는 한민당이 있는데 한민당은 정통 우파라고 할 수 없는 친일 지주,자본가 당입니다. 한민당은 김구측이라기 보다는 오히려 이승만 측이었고요. 이승만이 활용할 만큼 활용한 뒤에 폐기 처분하자 어쩔 수 없이 야당이 된 것이죠. 그리고 실제로 김구 선생님은 그 계보를 남길 만큼의 정치 지분이 해방 이후의 정치공간에서는 없었습니다. 한국 근현대사의 비극이죠.
어쨌거나 해방 이후 60년 이상의 시간이 흐르면서 정당 정치의 인맥이나 노선도 엄청나게 변화한 현 시점에서 그 출생의 계보를 찾는 것은 역사의 측면에서는 의미있을지 모르지만 현실 정치를 바라보는데 있어서는 별 의미가 없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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