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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06/01 03:17
어떻게 표현해야 할까요. 그렇게 슬프도록 절묘한 언어를 구사하던 시인이, 주장의 옳고 그름과 논리를 떠나 문학적으로 봐도 아름답거나 세련되지 못한, 어지럽고 산만하고 갈피를 잡지 못하는 낱말의 연속을 나열하는 저 모습은..
참담하다고 해야 하나요. 소위 일컬어지는 변절자들과는 궤를 달리하는 아픔입니다.
09/06/01 04:20
한 운동권 친구에게 해줬던 말이 생각납니다
"집념이 이상을 이루는 도구가 아닌 자신의 부족한 논리를 보존하고 합리화 하는 수단으로 사용하는 너나 무조건 좌빨 타령하는 수구 세력이나 둘다 꽉막힌것이라는 점에서 다르지 않다." 그래서 그런걸까요; 오랜시간 사회변화에 대한 신념을 지켰던 사람들중엔 보수의 그것보다 더욱 더 보수적인 향기가 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자신의 신념을 지켜가는것이 어지간히 굳은 의지가 없으면 안되는 일인데 그 의지를 자신의 논리를 지키는 것에 적용시켜버리니 보수인사들이 법과 원칙만을 내세우는것보다 더 보수적인 경우가 되었네요.
09/06/01 07:14
가치의 변화를 떠나서, 그의 '논리' 자체가 흐려진 듯 하여, 분노 보다는 동정을 더 유발하네요. 대체 무슨 말을 하는지 논리가 없군요.
김지하 때문에 '생명 사상'이 이상하게 이해 되어질 가능성이 높어 보이네요. 얼마전 타계하신 박경리 선생(김지하의 장모님이기도 합니다.)의 철학 역시 '생명 사상'에 근거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글에서 읽을 수 있는 '생명'은 기껏해야 생물학적 차원에서 머물고 있으며, 세속적 헤게모니를 추구하는 괴물입니다. 어찌 '생명'이 이런 것일 수 있다는 말입니까? '생명 사상'은 무엇 보다 현대 물질 만능 주의를 비판하고 있으며, '조화'를 추구합니다만 그가 말하는 '생명'은 반대의 것만을 말하고 있군요.
09/06/01 08:34
정줄을 놓았다고 보는 것 외엔 딱히...
게다가 우리나라 작가들이 가지고 있는... 작가는 뭔 짓을 해도 괜찮다라는 식의 자아도취가 있었는데 그것까지 겹쳐 병이 커진 듯 합니다.
09/06/01 09:55
30여년전에 활동하던 사람을 지금의 기준을 갖고 판단하는건 무리가 있는것 같습니다.
누구던지 30년전의 생각만으로 현재까지 이어올 수는 없는 것이고, 결국 조금씩 변할 수 밖에 없는데 지금의 기준에 맞게 변했어야만 한다고 요구하는건 너무 가혹한게 아닐지... 마찬가지로 저는 가카도 불쌍하다고 생각합니다. 원래 그렇게 살았던 사람이고, 그렇게 성공했던 사람이고, 그래서 뽑아놨는데, 이제와서 생각을 바꾸는게 쉽지 않고, 변하라고 하는것도 웃기죠. 지금까지처럼 하라고 선거를 통해 뽑아논거니까요 -_-
09/06/01 10:42
"돈 가는 데에 마음 간다. 마음이 오늘날 우리에게 무엇인가?”
아..진짜, 이거 정말 웃기네요. 설탕가루인형형님// 민주주의의 기본원칙만 지켜주면 됩니다. 경제살리라고 뽑았지 경제 망치고 민주주의 망치라고 뽑은 것은 아니거든요.
09/06/01 11:57
판단력도 지성도, 다 흐트러졌네요.
반골로 남지 않아도 좋고, 생명(평화)사상에 심취하셔서 그것을 문학화하셔도 다 좋습니다. 근데 대가급 시인이라는 분이 고작 내놓는 게 이 정도 수준이라면 문인으로서의 '생명'력은 다했다고 봐야겠지요. 나이든 어른의 지혜가 들어설 자리를 완고한 고집이 대신하고 있는 것 같아 서글프네요.
09/06/01 14:40
설탕가루인형형님//
차라리 30년 전에 활동하던 사람들이 그때의 패러다임에 천착해서 외골수가 되거나 변절자가 되는 편이 낫습니다. 대화가 통하는 상대죠. 지금 김지하 씨의 한 문장 한 문장에는 이해 불가능한 단어, 명확하지 못한 개념, 혼자만 합의한 명제, 쌩뚱맞은 논리비약이 넘쳐나서 어떻게 판단해 볼 수 조차 없는 상태입니다. 어디서부터 잘못된 건지 짐작조차 하기 힘드네요. 아연실색.. 이라는 말로 제 심정을 표현하고 싶습니다.
09/06/01 14:47
김지하씨의 경우 나약한 지식인이 현실을 견뎌내지 못하고 자신이 그려놓은 어떤 상상 속의 나라로 도피해 버린듯한 느낌이 듭니다. 위 글에서도 보면 그가 불러낸 모든 단어들이 현실감을 상실한 채 공중을 부유하고 있습니다. 도저히 현실세계를 사는 사람의 글이 아니죠.
안타까운 것은 이런 현실 도피가 지금이 아닌 거의 20년 전부터 시작된 것이란 점입니다. 세월의 흐름속에 자연스레 변화해 왔다고 보기엔 아직 이른 시점이라는 것이죠. 현실을 견디기 힘들었다면 그냥 조용히 초야에 묻혀 있었더라면 지금 이렇게 많은 사람들에게 안타까움을 사지 않았을텐데 하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09/06/01 14:55
Shearer1님//
아마도 환단고기에 빠져 있는 사람을 이야기 하는 걸 겁니다. 정확하게는 사람이라기보다는 (사람은 환빠라고 하죠) '환단고기라는 히로뽕' 의 줄임말 정도로 봐서 빠져 있는 상태나 혹은 그 이데올로기를 지칭한다고나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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