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자유 주제로 사용할 수 있는 게시판입니다.
- 토론 게시판의 용도를 겸합니다.
Date 2009/05/29 23:35:41
Name 주먹이뜨거워
Subject [일반] 나만 슬픈 건가...
글이 두서 없어 죄송합니다.
너무 서럽고 화가 나서 글 올립니다.
TV를 보며 하염없이 눈물만 흘리면서 밤 시간이 다 갔네요. 일이 많아 내일도 출근해서 일해야 하는데.
내가 일 열심히 해서 조금이라도 국력이 신장되고 경기가 회복되면 그게 다 엠비의 공으로 돌아가는 거 아닐까하는 좀스런 생각에 짜증까지 겹치네요.

1. 오늘 낮, 제가 생각하기에 완성형 무개념에 가장 가깝다고 생각되는 X대리 쉑히
밥 먹다 영결식 나오는 티비 보면서 노 전 대통령님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얘기 끝에 하는 말, '살아서 욕 먹는 것 보다는 죽는 게 어떻게 보면 더 낫죠.'

이런 개,, 정말 그 자리에서 죽여버리고 싶었습니다. 평소 노무현 대통령을 싫어하는 내색을 많이 해왔던 인간이라면 그렇게 생각하고 말할 수 있다 치지만, 평소에 별로 안 그런 척하다가 가끔 이렇게 개념 없이 척척 던지는 말 한 마디란...
저 dog쉑을 언젠간 제대로 한 번 조져주겠다는 다짐을 하고 아무 말 안 하고 분을 삭이며 밥을 먹었습니다.
계속 저를 쳐다보시던 사장님,,, '오늘 영결식이라서 그래? 기분이 별로인가봐."
그래서 그랬죠. '네, 아주 드럽습니다.'
무사히 더 이상 한 마디도 안 하고 밥먹고 사무실로 돌아왔습니다.

2. 뉴스를 몇 시간에 넋놓고 울면서 보고 있다가 담배 피러 잠시 밖에 나갔습니다.
근처 어느 집에서 아줌마가 아주 신나서 깔깔거리고 웃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살다보면 기쁜 일도 있겠죠. 근데 하필 오늘 그렇게 신이 나나요?

평소에 노무현 대통령을 죽도록 싫어한 아줌마였을 거라 믿고 싶습니다.

3. 아내가 어제 교회 나갔다가 (비신도를 전도하기 위한 교회 프로그램에서 반주를 맡고 있습니다) 그 행사에서 '사랑으로'를 연주했답니다. 연주를 하면서 노 대통령님 애창곡 중 하나였다는 생각이 나서 기분이 너무 울적하더래요.
그 표정을 봤는지 한 집사님(평소에 친한 분이었습니다)이 묻더랍니다.
"갑자기 왜 그러세요?"
"아뇨,,, 사랑으로를 들으니까 노대통령이 생각나서요..."
갑자기 들려온 대답.
"아니?! 뭐가 불쌍해요? 자살한 사람인데?!"

갑자기 정나미가 확 떨어지더랍니다. 나누던 대화를 끊고 바로 나와버렸다고 합니다.

사람들마다 생각이 다르고 지지하는 사람이 다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저라면 저와 친하게 지내던 사람이 제가 지지하지 않는 사람을 추억하며 울적해 한다면 저렇게 반응하진 못할 것 같습니다. 시늉으로라도 위로의 말을 던지겠죠.

다시금 생각하니 정말 이 세상은 무섭고, 냉정하고, 잔인하군요.

제가 대통령이라면 과거에 아무리 전에 피튀기게 싸웠던 적이라도 고인이 된 마당에는 형식적으로라도 위로의 담화문을 발표할 텐데... 이런 밴댕이 속알딱지의 대통령을 가진 건 제가 그 수준 밖에 안 돼서일까요...

정말 울고 싶은 밤입니다.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동네강아지
09/05/29 23:37
수정 아이콘
개인이 추모하는건 당연하다고 생각되지만 그 추모는 강요할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09/05/29 23:38
수정 아이콘
바로 이곳 PGR에도 그런 인간들이 왕왕 보이더군요.
하얀거탑
09/05/29 23:38
수정 아이콘
2번은 좀 아닌거 같네요.
Kotaekyong
09/05/29 23:39
수정 아이콘
1. 정말 말막하는사람이네요.

2. 그정도는 이해해야하지않을까요.. 사적인 자리였으니까말이죠....그래도 좀 아쉬운 분이네요

3.이래서 제가 기독교를 싫어합니다.(응..?)

성경에는 자살한사람은 천국못간다고 씌여있던걸로 기억합니다.

교회에서 여자친구를 사귀었었는데

제가 유신론자이자 무교로 돌아서고, 여친과와도 헤어진 후에
제가 언젠가 "야, 예수 안믿으면 아무리아무리 착하고 좋은일만해도 천국못가냐?' 라고하자

"슬프지만 그래.."라고 하더군요.


성경의 교리는 참 좋은말씀도 많지만 이럴때 보면 참 융통성없어요..
음악세계
09/05/29 23:40
수정 아이콘
동네강아지님// 물론 강요되어선 안되죠. 글쓴이 분이 울고 싶은건 강요하고 싶은게 아니지 않습니까...
하루빨리
09/05/29 23:40
수정 아이콘
추모를 강요할 순 없지만 적어도 슬퍼하는 사람에게 '왜 슬퍼하느냐 그깟일에...'라는 식의 말을 하는건 잘못된 것이지요.
동네강아지
09/05/29 23:41
수정 아이콘
음악세계님// 노무현 전 대통령님이 죽었다고해서 개인적으로 웃는 아주머니를 보며 저런생각을 한다면... 강요라고 봐도 되지 않을까 싶은데요...
Kotaekyong
09/05/29 23:43
수정 아이콘
저도 사실 오늘 여자친구와 단둘이있을때는 재미있는 얘기도 하고 크게웃고 했습니다. 밖에서 크게웃는건 실례겠지만, 2번은 아마 아주머니가 집안에서 웃은게 아닐까하는..
음악세계
09/05/29 23:43
수정 아이콘
동네강아지님//물론 2번의 경우에는 제가 봐도 조금 경우가 아닌거 같아요^^...
주먹이뜨거워
09/05/29 23:44
수정 아이콘
네.. 말씀들 하신 대로 저도 이해해야 한다고 머리로는 생각합니다. 추모를 강요하자는 건 전혀 아니구요.

너무 답답하고 화가 나니 저런 생각이 마구 들더라구요. 그냥 글 올려서 단 한두 분의 위로라도 받고 싶었습니다.
노무현 대통령님을 좋아하지 않는 분들에게까지 추모하고 애도하라는 강요의 의미는 전혀 없었습니다. 그런 쪽으로는 오해 안 하셨으면 합니다...
09/05/29 23:46
수정 아이콘
이 글보고 정말 무섭다고 생각한건 저뿐인가요?
1번에 나오시는 개념 없긴 한데 생각이 다를수도 있는거죠..
정말로 죽여버리고 싶을 정도인가요??
주먹이뜨거워
09/05/29 23:46
수정 아이콘
써놓고 나서 주신 댓글을 보니 제가 너무 생각없이 글을 썼구나 생각됩니다.
너무 제 생각만 앞섰네요.
이미 댓글 달아주신 분들도 있어서 글을 지우기는 그렇고... 오해를 불러 일으켰다면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
09/05/29 23:46
수정 아이콘
저도 사실 1번에 대공감하는게...아버지랑 요즘 뉴스볼때마다 싸움니다.
노무현 대통령님에 대한 생각때문에.......
너무 답답하더군요...
honnysun
09/05/29 23:48
수정 아이콘
예전 그런 커플만 아니면 됩니다. 후.. 저번주 토요일 그 커플이야기는..
케세라세라
09/05/29 23:49
수정 아이콘
1,3은 좀 심하긴 한데 2번의 경우는... 별 상관 없지 않나요?
그 아주머니 집안에 경사가 있어서 집에서 그냥 웃는 걸
우연히 글쓴이 분께서 들으신거 같은데...
길거리나 추모 현장에서 그랬다면 할 말 없지만요.
주먹이뜨거워
09/05/29 23:49
수정 아이콘
Jay님// 아... 1번은 제가 배경 설명을 깊게 안 해드려서 그런 오해가 생겼네요...
저 인간에 대한 글을 언젠가 피지알에 올리고 싶었지만 그 황당한 일들을 모두 글로 쓰자니 소설책 한 권은 족히 나올 것 같아서 못 올리고 있었습니다.
저 사람 평소 언행 자체가 정말... 형용하기 어렵습니다.
너무 단도직입적으로 막 쓰다보니 여러 오해가 너무 많았습니다. 죄송합니다.
단순히 나랑 의견이 다르다고 죽이고 싶다고 쓴 거라면 제가 죽일 놈이겠지요.
Kotaekyong
09/05/29 23:50
수정 아이콘
참고로 저는 절친한 친구랑 얘기하는데, 스타 대기실에서 pgr자게에서 본글 얘기해주면 또 pgr에서 놀다왔군 이러면서 비아냥댑니다. 제발 정치얘기좀 하지말라네요.. 크크;; 노무현 전 대통령 타살설, 도청설 이런거 얘기해주니까 제발 소설쓰지말라고하고, 사실 노무현은 시민들이 죽인거라고하고.. 한나라당 이명박이 무슨잘못이냐고하고... 결정적인건 이놈이 서강대인데 같은학교 출신이란 이유만으로 박근혜를 그렇게 좋아하라더군요.. 제가 박근혜는 독재자의 딸이란 인식이 몇몇 사람들에게 있고, 박정희의 손에 죽은 사람이 수만명이 될수도 있는데 그 가족들은 박근혜가 대통령이된다면 매일 시위할지도 모르고, 드러누울지도 모른다.. 라고 해도 무조건 박근혜라네요... 이렇게 사람마다 인식은 다른겁니다. 물론 서로 생각이다르면 그 다른쪽이 맘에 안들겠지만.. 현실은 이렇습니다.
하얀거탑
09/05/29 23:50
수정 아이콘
주먹이뜨거워//평소에 가끔씩은 그런생각 누구나 하지않나요? 글에 공감합니다. 2번만 제외하구요.
09/05/29 23:52
수정 아이콘
주먹이뜨거워//
아 그런 사정이 있었으면..
그래도 진심으로 슬퍼하는 사람들이 많으니까
힘내세요!
밑힌자
09/05/29 23:53
수정 아이콘
Kotaekyong님// 저도 서강대 친구 있는데... 제가 세뇌시켜서 빨갱이 만들어 놨습니다... 흐흐;;
술로예찬
09/05/29 23:53
수정 아이콘
저도 지난 토요일의 커플만 아니면 좀 봐주고 싶네요. 그 커플이 제 앞에 있었으면 우선 죽빵 갈구고
노전대통령이 살아있던 시간만큼의 계란을 깔아놓고 위에 올려놓은 다음 계란 하나 깨질때마다 죽빵 한대씩 날렸을 겁니다.
빛의정원
09/05/29 23:54
수정 아이콘
저도 직장에서 별 소리를 다 들어서 저만 슬픈건가 싶었네요.
여러가지가 있었지만 죽어서 히트쳤다-란 얘기가 가장 쇼크였어요.
Kotaekyong
09/05/29 23:55
수정 아이콘
밑힌자님// 제 친구는 불가능할거같습니다...; 자살한 사람 왜그렇게 조문 많이하냐고하고 뇌물땜에 자살한건데 왜 난리냐고하고.. 제가 뇌물은 받은 증거가없으니까 검찰이 질질끄는거라고, 돈은 받았지만 대가성이 없다고 하니까 증거를 대보라합니다....허허;; 지금 조문하는사람들중 90%는 노무현 욕했던 사람이라고 하고,,,, 아무튼 뭐 그렇습니다..
주먹이뜨거워
09/05/29 23:58
수정 아이콘
아... 주신 댓글들을 보니 제가 답답한 마음에 너무 경솔하게 글을 쓰고 올렸구나 싶습니다.
좀 더 생각을 차분히 하고 올릴 걸 그랬어요.
2번도 지금 읽어보니 왜 저런 표현으로 썼나 싶네요. 흔히 말하는 '글 싸질렀다'는 소리 들어도 쌀 듯 싶습니다.
공감 못하시는 여러분들의 의견에 공감합니다. <- 표현이 이상하네요..

잠 자기 전에 꼭 반성하고 자겠습니다.
이 글때문에 마음이 불편하신 분이 계셨다면 정말 사과 드립니다...
王天君
09/05/30 00:14
수정 아이콘
전 제 친구들과 항상 낄낄거리고 웃으면서 노는데 오늘만큼은 셋이서 약간은 침통하게 있었습니다.
친구들과 정치 문제로 굳이 싸우지 않아도 된다는것, 저, 혹은 제 친구들이 최소한 한 대통령의 서거에 애도를 표하고 그의 일생을 돌이켜보며 우리나라의 앞날을 걱정할 만큼 열려있다는 것, 그리고 미안해야 할 어느 누군가의 행태에 대해 분노할 만큼 의기는 남아있다는 것, 이런 것들을 확인하면서 새삼 다행이다라고 느꼈습니다.

저 사실 노 전 대통령에게 별 관심도 없었고 처음 비보를 접했을 때는 그런가부다 했는데 왜이렇게 시간 가고, 사랑으로 라는 노래멜로디를 흥얼거리기만 해도 슬프고 울적하고 눈물 나올 것 같은지 모르겠습니다. 저처럼 아직도 많이 슬픈 사람도 많이 있을 꺼에요. 그렇지 않은 분들은 그냥 그러려니 하고 넘기세요.
서정호
09/05/30 00:17
수정 아이콘
Kotaekyong님// 친구한테 얘기하세요. '검찰이 못 밝혀낸거 자체만으로도 대가성이 없다고 봐야 한다'고 말이죠.
장군보살
09/05/30 02:26
수정 아이콘
저는 슬프고..이런저런 머리속에 고뇌가 많네요.. 그런데 제 주위에서 부모님과 가족을 제외하고는 노무현 전대통령의 이번 사건을 언급조차 하는 친구가 한명도 없습니다. 관심무죠..
긴지로
09/05/30 04:40
수정 아이콘
항상 느끼는데, 무슨일이 생겼을때 pgr 또는 인터넷에서는 뭔가 엄청난 일이 벌어지는듯한 분위기가 만들어져도,제 주위에서는 멀쩡합니다..
그저 한두번 언급해보고 말죠..노무현 대통령 서거하신 건..물론 피부로 느껴질만큼 큰 일이지만.. 슬퍼하는 정도로 생각하면 또 마찬가지네요..
별 일 없이 잘 살아가네요 다들..

인간은 여유가 있기에 아름다운 동물이라고 그랬습니다. 그 인간이 여유가 없어지는 순간들이 있죠..
이런 글 쓰실정도면 충분히 여유가 있으시네요...
그렇게 못 마땅한 경우라면 행동하세요.. 이런글은 여유를 잃을 정도로 슬퍼하는 사람에게는 아무 도움이 안됩니다.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13234 [일반] 이제.. 편안하시지요.. [1] Magic_'Love'3160 09/05/30 3160 0
13232 [일반] 정말 궁금하네요. [78] 염나미。4191 09/05/30 4191 0
13231 [일반] KBS 정부비판 인터뷰 삭제 - 기사링크입니다. [4] 질럿쵝오3601 09/05/30 3601 0
13230 [일반] 북한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습니다. [19] gL3810 09/05/30 3810 0
13229 [일반] 일주일간 저는 아무말도 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걱정입니다. [3] 간지나는거2798 09/05/30 2798 0
13226 [일반] 진중권..심상치않습니다.(수정) [15] 시현5627 09/05/30 5627 1
13225 [일반] 역사) 하딩 이야기 [2] swordfish2906 09/05/30 2906 0
13224 [일반] 뜬금없는..맨유:박지성 방출할수도. [22] 하이쿠3775 09/05/30 3775 0
13223 [일반] 노무현 대통령께서 입이 좀 가볍다라고 생각하시는 분들의 얘기를 듣고 싶습니다. [25] Seany3469 09/05/30 3469 0
13222 [일반] 나만 슬픈 건가... [28] 주먹이뜨거워3444 09/05/29 3444 0
13221 [일반] 내가 아는 한명숙, 백원우.... [30] 시현7976 09/05/29 7976 4
13220 [일반] 복수.. 그거슨 인생 [1] RedStrAp2646 09/05/29 2646 0
13219 [일반] 본격정치만화 [52] DowntoEarth9733 09/05/29 9733 1
13218 [일반] 굴욕당해도 싸다 [8] yO、3148 09/05/29 3148 0
13217 [일반] 떠나가는 노무현대통령을 보며 나에게,우리에게 들려주고싶은 노래 [4] 하심군3264 09/05/29 3264 1
13216 [일반] 이번 광고에 쓰고 싶었던 도안입니다. [6] 분수2945 09/05/29 2945 0
13215 [일반] 상속/증여법의 원칙을 외면한 대법원 [14] 헐렁이2966 09/05/29 2966 0
13214 [일반] 이명박 대통령은 역사에 길이 남을 사람입니다. [25] 새벽의세라프4357 09/05/29 4357 0
13213 [일반] ▦ CJ 마구마구 프로야구 05/29(금) 리뷰 & 05/30(토) 프리뷰 [27] StoneCold추종자2496 09/05/29 2496 0
13212 [일반] 여보.... 부모님댁에 경향신문 놔 드려야 겠어요.... [18] chcomilk3716 09/05/29 3716 0
13211 [일반] 신문을 정기구독하려고 합니다 [26] 용의나라3304 09/05/29 3304 0
13208 [일반] 오해입니다. [4] The Greatest Hits3435 09/05/29 3435 0
13207 [일반] 이명박 대통령..故노무현 전 대통령 앞에서 헌화..영결식.. [19] 토호신기5603 09/05/29 5603 0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1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