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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9/05/29 00:37:01
Name 焰星緋帝
Subject [일반] 죄송합니다.[제목만 바꿨습니다.]
저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지지자가 아니었습니다. 아니 오히려 안티에 더 가까웠습니다.

특히 교육정책 부분에서는 사실 지금도 그다지 잘하셨다는 생각이 들지 않습니다.

그것을 핑계로, 6일간 다른 사람들의 추모글을 무척이나 냉정하게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물론, 인간 노무현에 대해서는 아무런 감정이 없었기에, 한 나라의 지도자 자리에 계셨던 어른의 죽음은 충분히 애도하고 있었습니다.

헌데 이상하게도 가슴이 무거웠습니다. 나랑 아무 상관 없잖아...? 그런데 왜...?

지난 6일간...그동안 내가 알지 못했던 그분에 대한 것들, 혹은 잘못 알고 있었던 것들을 찾아보면서...너무나 부끄러워졌습니다.

과거, 잘 알지도 못하면서 가볍게 내뱉은 비난 한 마디 한 마디가 똑바로 저를 바라봅니다.

그래도 6일간 꾹꾹 감정을 눌렀습니다. 내 잘못이 아니었다고.

그런데...내가 그랬었다는 것을 객관적으로 인정한 순간,눈물이 흐르기 시작했습니다.

그렇게 참았는데 말이죠.

어쩌면 내 한 마디가 그 분의 등을 떠다민 것은 아닌지...

그분의 죽음에 내 책임도 있는 것은 아닌지...

용서조차 구할 수 없는 죄스러움이란 게 이런 거로군요.

때문에 용서도 구하지 않습니다.

대신, 평생 두 번 다시 같은 실수는 반복하지 않겠다고, 지켜봐달라고 부탁드렸습니다.



PGR의 게시판에 처음 쓰는 글이라 좀 서투른 점이 있습니다. 너그럽게 봐주세요.(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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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05/29 00:41
수정 아이콘
예전 지지자들 중에서도 글이 언급한 내용에서 자유스러운 분은 많지 않을 겁니다.
오히려 그런 사람들이 더욱 더 미안하죠.


여기 그런 사람이 있고..

그래서 댓글을 답니다.
09/05/29 00:41
수정 아이콘
이해합니다
평생 참 외로운 사람이었죠.
09/05/29 00:47
수정 아이콘
단순히 견해와 이념이 맞지 않아서 그리고 잘 몰라서 비판적인 것은 아무 문제 없습니다. 정말 문제는 단지 정적이라는 이유로 좌절감과 모욕을 주기위해 사실을 왜곡하고 확대 재생산하며 여론을 호도하는 사람들에게 있습니다. 하지만 글쓴분 처럼 순수하신 보통사람들은 미안해하는데 정작 주동자들은 자기는 전혀 잘못이 없다는 듯 책임을 회피하며 들끓는 사람들의 분노를 애써 외면하고 극도로 두려워 하며 겉으로는 악어의 눈물을 흘리고 있네요.
09/05/29 00:47
수정 아이콘
저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그때나 지금이나 그분의 정책 중에는 반대하는 부분이 많지만, 그것과는 별도로 인간 대 인간으로서는 제가 잘못한 부분이 너무 많더군요. 죄송할 따름입니다.
09/05/29 09:49
수정 아이콘
OrBef님// 저도 마찬가지입니다.
늦게나마 많은 것을 알게 된 것이..너무 많이 늦었다는 것이 죄송할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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