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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9/05/27 21:12:28
Name 나무야나무야
Subject [일반] 봉하마을 현장에서는...
제목 수정해봤습니다. 메인에서 깨져서..전 봉하마을에 있는 사람은 아닙니다. 오해 없으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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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분인가 블로그에서 퍼오신 `팩트'에 집착해 `진실게임'으로 몰아가는 한국 언론의 행태에 대한 비판글 잘 읽었습니다.

상당부분 동의합니다. 특별히 반론을 제기하고 싶지는 않고, 의혹제기를 넘어선 음모론이 인터넷에 퍼지고 있는 것에 대해

`아직은 동의하지 않는' 한 사람으로서 언론사의 특성과 시스템을 알려드리면 `조중동과의 합작'에 의한 자살로 몰아가기,

여론덮기라는 의혹은 해소해 드릴 수 있을 것 같아서 한 줄 적어봅니다.

기자란 사람들은 수사를 하지 않고 취재를 합니다. 수사권은 당연히 없으니 사람만나 설득해 얘기를 듣습니다.

취재는 말 그대로 관련된 사람을 만나서 이야기를 `듣는 것'입니다.

들으면 `확인'을 합니다. 즉 `팩트로 추정된 것이 확인이 되면 `진실의 조각' 하나를 찾은 셈이됩니다.

여기에서 기자가 가진 특권이 하나 있습니다. `확인'이 가능하다는 겁니다. 자기 출입처에 확인을 할 수 있는 겁니다.

고위관료든, 공식 대변인이든 전화해서 물어보는 겁니다. "~~~~~런거 들었는데. 맞아요?"라고 대놓고 안 묻습니다.

그렇게 물어봤을 때 "맞습니다."하는 경우 별로 없죠. 특히 그쪽에 불리한 내용일 경우. 그럴 때 두뇌게임을 합니다.

이럴 때 `나 다 알고 있어! 해명이나 해'라는 뉘앙스를 풍겨줘야 기사 수위조절해달라는 차원에서 딜을 걸어오는 거지요.

어쨌든 뭐 이렇게 됩니다.

이렇게 사실을 모아가면서 퍼즐맞추기를 합니다. 이런 큰 사건 같은 경우 수 많은 현장기자들이 사실의 조각들을 들고 현장팀장이나

데스크한테 모아주는 겁니다. 여기에서 진실의 그림을 잘 그려내면 그게 특종입니다. 딱 보니까 다 맞아들어갔는데, 이상하게 아귀가

다 맞는데 `오보'가 되는 경우는, 사실들을 모아와서 진실의 그림을 그려봤지만 사실만 있고 진실은 아니었던 겁니다. 무슨말이냐 하면

팩트들이 시간순서로 다 맞아들어가고 정황도 맞는데, 우연의 일치였거나 전혀 다른 변수가 있었거나 하는 겁니다. 그래서 기사에 쓴

기자가 믿는 진실은 오보가 돼 버리는 경우입니다.

근데 시간을 두고 혼자 캐는 경우가 아니면, 특히 이런 사건에선 취재경쟁이 붙어버려서 `팩트'를 막 질러버리기 시작합니다.

수사 브리핑 중계하면서 매일 팩트 하나씩 튀어나왔던 박연차 수사도 그래서 문제가 됐던 겁니다. 언론이 반성해야 할 부분입니다.

그러나 이것에 대한 짧은 변명과 개선 방안은 나중에 한 번 올려보겠습니다.

자 그럼, 이 사건으로 돌아가 보겠습니다.

기자도 인터넷을 합니다. 인터넷 흐름을 파악하고 있습니다.

(물론 기자의 의도를 잘못 이해하거나 읽지않고 쭉 스크롤한 채 리플로 "기자 이 십숑셱휘야"라고 쓴 리플에 상처도 받습니다.)

현장팀장이나 데스크에서 "이런거 이런거 떠도는데, 현장에서 알아볼 수 있냐"라고 나옵니다.

이건 어느 언론사든 마찬가지입니다. 팩트 잘 찾아내서 진실이라고 믿을만한 상당한 근거가 있는 `그림'이 나오면 `특종'이고, 일단

진실을 발견할 단서가 되는 팩트를 쓰면 '단독'보도가 됩니다.

지금요? 팩트들이 하나씩 나오는 상황이라고 보면 됩니다. 정토원장의 말을 들었던 세 매체가 그 발언을 근거로 추가 취재를 했고 각각

확인한 팩트를 지른 상황입니다.  

그럼 진실찾기도 하고 있나? 네. 당연합니다. 유서는 왜 조작설이 안나오나? 당연하죠. 노통 유족측에서 확인해줬으니까요.

혈흔? 네. 이게 좀 쟁점인거 같습니다. 노통 서거 다음날 찍은 그 혈흔사진 하나로 의혹이 사그라들 수 없을텐데...아마 계속 팩트경쟁이

이뤄지니까, 새로운 얘기들이 나올 것 같습니다.

벌써 뉴스에서는 그런얘기 하나씩 나올거고 내일 조간에서도 각각 사소한 팩트라도 의혹제기 차원에서 들고 나올 겁니다.

이 정도 되면 며칠 안에 진실에 상당히 가까워 질 겁니다. 데스크가 쪼아대는 현장기자는 그 어떤 베테랑 형사나 검사보다

`팩트'를 잘 물어옵니다.

아무리 조중동이라도, 언론의 속성상 `특종'을 원하게 돼 있습니다. 이명박 정부가 착각했던 한 가지가 노통을 괴롭혔던 신문사들을 무작정

자기 편이라고 생각했던 겁니다. 별다른 수사의지가 없던 검찰이 언론 때문에 천신일 수사를 시작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요...살아있는

권력도 수사하라는 요구를 한겨레 경향만 했던 것이 아닙니다. 참고로 천신일 의혹 단독보도는 조선일보가 가장 많이 했습니다.

"언론이 장악됐다, 조중동이 왜곡한다"는 말은` 편집과 프레임'이지 팩트는 절대 아닙니다. 팩트를 취사선택해

논조에 따라자기들이 보는 진실의 그림을  말할 수는 있다고까지 하겠습니다만, 절대 팩트 자체는 바꾸지 않습니다.
  
지금 현장에서는 경찰의 초기수사 부실을 엄청나게 조져대면서 사건을 실제 재구성하려는 노력이 벌어지고 있을 것입니다.

끊임없는 팩트 찾기는 계속 될 것입니다. 목격자도 찾았고 정토원장도 만났습니다. 경호원의 말이 거짓이었음을 밝혀냈습니다.

일단 비난의 화살은 경호원보다는 경찰로 가야할 것입니다. 어찌 이런 말도 안되는 초동수사를 한 것인지. 왜 정토원장의 제보를

은폐하려 했는지.

혈흔 문제도 계속 취재가 이뤄지고 있겠지요.

쓰다보니 "언론과 기자를 믿어달라"는 글을 쓴 것처럼 돼 버렸지만 그런 건 아닙니다. 언론은 지금 돌 맞아야지요.

다만, 어떤 거대한 음모로 언론은 사건을 덮고 자살로 몰아간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는 것을 알려드리려고 한 것입니다.  

PS 방금 보도도 나왔지만....경호관이 경호를 위해 같이 뛰어내릴까봐 정토원으로 심부름을 보냈다! 이건 정말....참...그분 답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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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야나무야
09/05/27 21:13
수정 아이콘
지웠다가 다시올려도 메인에서 깨지는 문제가 해결이 안되네요. 운영진도 해결할 수 없으신가요?
라이디스
09/05/27 21:18
수정 아이콘
어디서 퍼오시는 건가요?
일단 제목은 직접 써보시고,
혹시 html체크는 하셨는지 확인해보세요.
나무야나무야
09/05/27 21:20
수정 아이콘
라이디스님// 퍼오는 글이 아니라 직접 작성한 글이라서 미치겠습니다.
앙앙앙
09/05/27 21:20
수정 아이콘
네. 현장에 기자로서의 업무를 수행하는 분의 글이라, 조금은 이해가 더 잘 되네요.

부디 다른 말은 필요없고, 노무현이라는 한 인간을 시체해부하듯 난도질 하던 그 열정과 집요함으로, 그 분의 마지막 가시던 길을 하나하나 일체의 의혹 없이 밝혀주시길 바랍니다.

참고로, <"언론이 장악됐다, 조중동이 왜곡한다"는 말은` 편집과 프레임'이지 팩트는 절대 아닙니다. 팩트를 취사선택해 논조에 따라자기들이 보는 진실의 그림을 말할 수는 있다고까지 하겠습니다만, 절대 팩트 자체는 바꾸지 않습니다.> 라는 부분은, 동의하지 않습니다.

지금 바로 링크를 걸어드릴수는 없지만, 노대통령 시절에, 외신 기사를 완전 날조 번역해서 노대통령을 까는 걸 보고서는, 이 인간들에게는 심지어 "팩트"조차 우걱우걱 먹는 걸로 생각한다는 걸 느꼈습니다.

물론 대부분의 왜곡이 프레임과, 교묘한 말장난으로 언어 유희를 통한 인격 까기 (민생파탄 책임없다..는 제목같은 게 그 예시), 의도된 편집술로 사람들에게 그들이 의도한 이미지 심기...이런 것들로 빚어지지만.......적어도 조선일보는 "팩트"를 중시하는 식으로 사설에서 조져대면서도 "팩트"가 아닌 걸로 여러번 기사를 창조해내더군요..

이 부분만 제외하고는, 님의 글에 공감합니다.
장딴지
09/05/27 21:25
수정 아이콘
앙앙앙님// 동감합니다.

나무야나무야님이 "절대 팩트 자체는 바꾸지 않습니다"라고 하셨지만..

외신기사 날조번역은.. 팩트 그 자체를 바꿔버리는 경우에 해당하겠죠..
나무야나무야
09/05/27 21:33
수정 아이콘
Toby님// 아뇨 그냥 깨졌습니다. 어쨌든 제목수정으로해결...
자유지대
09/05/27 21:34
수정 아이콘
언론 특히 조중동에서 팩트를 바꾸지는 않지만 팩트를 주장으로 바꿔서 보도하는 행태를 잘합니다.
예로 A씨가 600만불을 받았다는 팩트지만 조선일보에등에서는 A씨가 6백만불을 받았다고 B씨가 증언하고 있습니다 하는 식이죠.

정청래사건에서 이점때문에 명백한 왜곡보도인데도 무혐의 처분됬죠.
09/05/27 21:35
수정 아이콘
나무야나무야님// 메인이 깨지는 건 아마 <를 제목에 사용하셔서 그런 것 같습니다.
시간되는대로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혹시 깨졌던 제목을 알려주시면 좀 더 도움이 되겠습니다.

p.s : 제가 방금 먼저 올린코멘트를 삭제해서... ^^;
나무야나무야
09/05/27 21:36
수정 아이콘
Toby님// 제목에 <사용을 안했는데 이상합니다. 사실과 진실사이에서 라는 제목이었습니다.
09/05/27 21:36
수정 아이콘
나무야나무야님// 네 감사합니다.
스톰 샤~워
09/05/27 22:02
수정 아이콘
현직 기자님만 쓸 수 있는 좋은 글이네요.
열심히 수고해 주세요
09/05/27 22:15
수정 아이콘
저 또한 앙앙앙님과 같은 의견입니다. 팩트의 순서를 뒤바꿔버리는 조중동의 편집실력에 감탄(?!)했거든요 -_-;;;
닉넴고민중
09/05/27 22:35
수정 아이콘
사실과 진실은 다른 것 맞습니다.
그런데 우매한 대중들은 사실=진실로 믿는 경향이 있고 이를 언론이 잘 이용해 먹죠.
그런 속성을 모르는 바 아니나
사실만 캘 줄 알지 진실에 접근 할 줄, 아니 자신들이 원하는 진실로 조작까지 하는 한국언론 특히 한국 보수 언론은
지탄받아 마땅합니다.
언론사들의 과열 경쟁 구도와 비뚤어진 이념때문에 충분히 그럴 만한 능력이 있음에도
보다 고급스런 보도 행태가 나오지 않는 현실이 아쉬울뿐입니다.
09/05/27 23:15
수정 아이콘
흥미로운 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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