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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9/05/25 01:55:50
Name groove
Subject [일반] 정말 국민장을 해야할까요?
회사를 마치고, 양복으로 갈아입고, 대한문으로 조문을 다녀왔습니다.

4시간동안 줄을 서며, 많은 이야기를 듣고 나눌 수 있었습니다.
다시 한번 깨달은 것은, 정말이지 많은 사람들이 몰라도 너무 모른다는 것이었습니다.
우리가 이제서야 게시판에 올리는 영상과 글들을 보면, 너무나 많은 것들이 왜곡되거나, 침묵으로 일관되어 왔다는 사실을 느끼셨을 겁니다.
직접 만나 이야기를 나누어보면, 정말이지 서로 모르는 것들이 너무나 많았습니다.
물론 저도 많이 듣고, 많은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참으로 험악하고 삭막한 광경 - 닭장차로 둘러싸인 분향소에서 국화꽃 한송이를 바칠 수 있었습니다.
전경들은 도로를 통제하고 있더군요.

그런데 정말 이런 행태를 보이는 정부에게 장례를 맡길 수 있는 것인지,
국민장이라는 단어가 주는 어떤 이미지에 헷갈리고 있는 것은 아닌지,
진정으로 전 대통령을 추모하고, 그를 기리려 한다면, 그를 가족장으로 해야하는 것은 아닌지 의문이 들었습니다.

아니, 거의 확신이 들었습니다.

가족들과 그를 기리던 사람들이 모두 반대한 국민장을, 그저 이번에도 또 국회의원들의 뜻을 따라 치뤄야한다는 사실이 너무나 가슴이 아픕니다.

정말이지 답답하고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너무나 답답하고, 억울한 마음이 듭니다.
스스로 권력을 포기한 사람은 끝까지 그 권력에 놀아나야 하는 걸까요?

잠이 오지 않는 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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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유히
09/05/25 02:07
수정 아이콘
그분의 높은 뜻과 우리에게 남긴 것들을 돌아보자면, 그 장례의 격은 당연히 국장이 되어야 할 것입니다.
하지만 국장이 되면 장례의 주관은 현 정부가 되며, 장례위원장은 이명박 대통령이 됩니다. 간접살인자인 이명박 대통령이 그분의 가시는 길을 주관한다니, 저는 상상조차 되지 않습니다.

차선책인 국민장은 그래도 국민이 장례를 주관한다는 상징적 의미를 가지니, 정부가 보조하기는 하지만 국민의 이름으로 그분을 떠나보낼 수 있습니다. 가족장 역시 님께서 말씀하신 장점이 있지만, 장례의 격이라는 것을 갖추어 그분을 모시고 싶은 마음이 국민 대다수의 뜻인지라, 가족장이 아닌 국민장이 그분 가시는 길에 더 적합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지금까지 대한민국의 국장은 단 한 번이었습니다. 박정희의 시해 때였죠.
국민장이 치러진 선례를 위키피디아에서 퍼왔습니다.


임시정부 주석 김구(金九), 전 부통령 이시영(李始榮), 전 부통령 김성수(金性洙), 전 국회의장 신익희(申翼熙), 전 대통령후보 조병옥(趙炳玉), 전 부통령 함태영(咸台永), 전 부통령 장면(張勉), 전 국무총리 장택상(張澤相), 전 국무총리 이범석(李範奭), 대통령 영부인 육영수(陸英修), 전 대통령 최규하, 부총리 겸 경제기획원장관 서석준(徐錫俊) 등 순국외교사절 17인의 합동국민장.

이승만이 죽인 것이나 다름없는 김구 선생조차 국민장을 치렀습니다. 전, 단지 그분의 마지막 길을 더 많은 이들과 함께 배웅하고 싶은 마음뿐입니다.
09/05/25 02:13
수정 아이콘
마침 명계남 씨의 국민장에 대한 인터뷰를 보고 오니 댓글이 달렸군요.
말씀하신 것처럼 더 많은 이들과 함께 배웅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지만, 자발적인 조문을 막는 저들과 국민장을 "합의"했다는 사실이 너무나 안타까워서 정말 한탄스럽네요.

유족들이 모두 반대했고, 대부분의 사람들이 가족장을 주장했다고 들었는데, 그저 어쩌면 불똥을 피할 수 있을지 궁리한 사람들의 머리속에서 나온 절충안일 것 같아 너무나 안타깝습니다.
이 국민장이 정말 국민들과 함께 치뤄질지가 의문입니다.
bigaonda2
09/05/25 02:28
수정 아이콘
人之愛正士 사람들이 의로운 선비를 사랑한다지만

愛虎皮相似 마치 호랑이 가죽을 사랑하는 것 같아서

生前慾殺之 살아 있을 때에는 죽기만을 바라고

死後乃稱美 죽고 난 다음에야 아름답다 칭찬하네

남당 조식선생님의 글입니다.
우리의 이 응어리들은 어떻게 하면 풀어질까요...
도대체 멈추지않는 이 한숨은 어찌하면 좋을까요...
행복한 날들
09/05/25 02:52
수정 아이콘
유유히님//
국장으로 한다고 해도 이명박대통령이 장의위원장이 되지는 않습니다.
관련법률 참고하세요.

국장·국민장에관한법률시행령
대통령령 제20741호(행정안전부와 그 소속기관 직제) 일부개정 2008. 02. 29.

제1조 (목적)

이 영은 국장·국민장에관한법률(이하 "법"이라 한다)의 시행에 관하여 필요한 사항을 규정함을 목적으로 한다.

제2조 (위원회의 관장사항)

법 제4조의 규정에 의하여 설치되는 국장 또는 국민장의 장의위원회(이하 "위원회"라 한다)는 다음 사항을 관장한다.
1. 장의식의 방법·일시·장소에 관한 사항
2. 묘지의 선정 및 조성에 관한 사항
3. 국장 또는 국민장의 대상자가 외국에서 서거한 경우의 영구봉안에 관한 사항
4. 장의에 소요되는 예산의 편성과 결산에 관한 사항
5. 기타 장의에 관한 중요 사항

제3조 (위원회의 구성)

①위원회는 위원장·부위원장과 필요한 수의 위원으로 구성한다. [개정 89·11·20]
②위원장은 국무회의의 심의를 거쳐 대통령이 위촉하고 부위원장과 위원은 사회저명인사, 고인의 친지와 공무원중에서 위원장이 위촉한다. [개정 89·11·20]
③위원장은 회무를 통리하고 위원회를 대표한다.
④부위원장은 위원장을 보좌하며, 위원장이 사고가 있을 때에는 위원장이 지명하는 부위원장이 그 직무를 대행한다.

제4조 (회의)

위원장은 위원회의 회의를 소집하며, 그 의장이 된다.
[전문개정 1989·11·20]

제5조 (고문)

①장의에 관하여 위원회의 자문에 응하기 위하여 고문 약간인을 둘 수 있다.
②고문은 위원장이 위촉한다.
[전문개정 89·11·20]

제6조 (집행위원)

①위원회의 직무를 집행하기 위하여 집행위원장 1인과 집행위원 약간인을 둔다.
②집행위원장 및 집행위원은 위원중에서 위원장이 지명한다.
[전문개정 1989·11·20]

제7조 (간사)

①위원회의 서무를 처리하게 하기 위하여 간사 1인을 둔다.[개정 1989·11·20]
②간사는 행정안전부 의정관이 된다.[개정 1989·11·20, 2008.2.29 제20741호(행정안전부와 그 소속기관 직제)]

제8조 (타기관·단체와의 협조)

위원회는 그 업무수행을 위하여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때에는 관계 행정기관 기타 단체에 대하여 필요한 협조를 요청할 수 있다.

제9조 (영구봉안의 조치)

국장 또는 국민장의 대상자가 서울특별시 이외의 지역에서 서거한 경우에는 당해 지역을 관할하는 지방자치단체의 장이, 외국에서 서거한 경우에는 당해국주재공관장이 집행위원이 장의 업무를 개시할 때까지 영구봉안에 관한 필요한 조치를 취하여야 한다.

제10조 (장의 기간)

국장 또는 국민장의 장의 기간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다음 각호의 범위안에서 국무회의 심의를 거쳐 대통령이 정한다.
1. 국장은 9일 이내
2. 국민장은 7일 이내
09/05/25 02:58
수정 아이콘
어쩄든 국민장 위원장을 현 대통령이 위촉하는군요.
적 울린 네마리
09/05/25 03:16
수정 아이콘
자발적 분향소설치와 상주를 대신해 그 분향소를 지키는 시민들...
수백명에 이르는 자원봉사자와 지원품들~
이것이야말로 국민장이 아닐까요?
09/05/25 07:10
수정 아이콘
'가족들과 그를 기리던 사람들이 모두 반대한 국민장을'

국민장은 그 가족이 수락해야만 할 수 있는 것 아닌가요??
전 국민장한다했을때 왜 쫓아내던사람들에게 맡기는거지... 라고 생각을 했는데
제가 모르는 뭔가가 있는건가요?
몽키.D.루피
09/05/25 08:42
수정 아이콘
측근들이 유가족을 설득했다고 합니다.
Relentless
09/05/25 12:24
수정 아이콘
박정희 전 대통령 조차도 국장을 하는데 노무현 전 대통령은 국민장이라뇨
(김구 선생님도 국민장을 했다지만 그때와 지금은 다르지 않습니까?)
09/05/25 12:47
수정 아이콘
Relentless님// 현직/전직의 차이겠죠.
09/05/25 13:39
수정 아이콘
오뎅님//
경제적인 측면도 없지 않아 있을겁니다.
이전에 가족장으로 치르신 분들과는 달리 이번 장례는 규모가 너무 커서 가족장으로 치를 경우 남은 유가족과 주변분들이 경비를 감당하기 쉽지 않을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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