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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9/05/25 00:24:58
Name 유유히
File #1 P090524015.jpg (60.1 KB), Download : 68
File #2 P090524017.jpg (36.5 KB), Download : 10
Subject [일반] 시청에 다녀왔습니다. 참으로 오랜만에 눈물을 흘렸습니다.




여러 분들께 전해 들은 대로, 시청앞은 수많은 전경들과 시민들이 사소하게 충돌하는 와중에

그분을 참배하기 위해 길게 늘어선 줄이 대조를 이루는 곳이었습니다.

시청광장을 막아선 전경버스들 앞에서 이명박을 욕하는 사람들과, 지하철 지붕 위에서 카메라에 사진을 담는 기자들

그분을 추모하며 국화와 촛불을 손에손에 쥔 사람들.

'스고이' '잇츠 이너레스틴' 그 광경을 신기하다는 듯 카메라에 담고 그들끼리 이야기를 나누는 외국인들.

누구 하나 돈을 주지도, 누구 하나 감사패를 주지도 않을 텐데

자진해서 커피와 촛불을 나누어 주던 분들.

섹소폰으로 그분을 추모하는 음악을 연주해 주시고

촛불을 가져가라며 빈손이었던 저와 친구에게 촛불 하나를 쥐어 주시던 분.

전경들이 저네들끼리 뭔가 신호하는 듯, 악쓰는 소리.

시청광장으로 가는 길을 막아선 전경버스에 붙인 추모하는 글들.

수많은 것을 보았습니다. 수많은 것을 느꼈습니다.



처음에는 줄을 서서 기다렸으나

차 끊길 시간이 되자 비겁하게도, 결국 길게 늘어선 줄을 기다리지 못하고 돌아오고 말았습니다.

다음 번에, 장례가 끝나기 전에 꼭 그분께 담배 하나에 불을 붙여드리고 돌아오겠다고 다짐하고 나서....

"살려내!" "살려내!" "살려내!"

"경찰은 시민 여러분의 안전을 최 우선으로 생각합니다."

"이명박 개새끼야! 살인마!"

저도 거기에 말 한마디를 보태고 왔습니다.

하고 싶은 말은 너무도 많았지만, 갑작스레 눈물이 솟구쳐, 한 줄밖에 적지 못했습니다.

"당신을 존경했습니다."

몇 년 만인지 모르겠습니다. 눈에 눈물이 글썽인 것이.

그냥 국화꽃과 담배 한 대를 드리기 위해 간 것이라 카메라를 가져가지 않는 것이 후회되었습니다.

거기에는 기억에 남겨둘 것들이 너무나도 많았습니다.

아직 가지 않으신 분들은 꼭 다녀오시길 권합니다.

메마른 가슴에 비를 내리게 하는 곳이자

현 정권이 바라는 것이 무엇인지를 다시금 묻게 하는 곳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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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트는 새벽
09/05/25 00:34
수정 아이콘
......
ㅠㅠ..
유유히님의 눈물보다 더 큰 가치를 가지는 건, 적어도 지금은 많지 않을 거라고 확신합니다.
뻘생각이지만, 9년간 눈팅만 하던 이곳이 저는 너무나 사랑스럽고 든든하고 의지가 됩니다.
외롭지 않네요..
난언제나..
09/05/25 00:38
수정 아이콘
제가 저기를 찾아다닐 입장이 안된다는게 그냥 눈물 나네요...
밑힌자
09/05/25 00:38
수정 아이콘
지금까지 참고 있었던 게, 올려주신 사진을 보다가 울컥 터집니다. 누가 듣지나 않았을지 괜히 주위를 둘러보게 되는군요.

신자유주의자든 뭐든 간에, 적이건 뭐든 간에, 좌측 깜박이든 우회전이든 뭐든 간에... '사람'을 떠나보낸다는 건 항상 너무 어렵습니다.

정말이지 이런 걸 기대한 게 아니었습니다.
09/05/25 00:38
수정 아이콘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전경버스에 붙은 사연들 모두 오래 남겨졌으면 좋겠습니다.
09/05/25 00:45
수정 아이콘
오늘은 못 가지만...
내일 업무 미팅 끝나고 갈 생각입니다...
IK_Forever
09/05/25 00:48
수정 아이콘
저도 오늘 다녀왔습니다. 3시쯤 도착했는데..정말 너무도 많은 사람들이 계시더라구요.
저역시도 국화꽃 한송이와 담배 한개비를 드릴려고 갔는데..너무도 많은 줄때문에 그러질 못하고 가까이에서만 지켜보고 왔네요.

아직 안가신분 있으시면 꼭 가보시길 바랍니다.
겉으로는 애석하고 비통하다고 하신 분이 조문객들을 어떻게 생각하고 다루는지 꼭 보시길 바랍니다.

정말 너무나도 안타깝고 애통한 마음한켠엔 감출 수 없는 분노가 치밀어 오르더군요.
화이트푸
09/05/25 00:51
수정 아이콘
전 화요일쯤 다녀올 생각입니다.

<자진해서 커피와 촛불을 나누어 주던 분들.> 이런 분들을 보고 배후세력을 찾지 않길 간절히 바랍니다.
동트는 새벽
09/05/25 00:55
수정 아이콘
밑힌자님// 똑똑하신 분이(이성적으로) 감성까지 풍부하시면 열등감 느낍니다.
지난 40여시간동안(잠을 잤는지 술기운에 기절했는지간에 4시간 빼고) 제가, 이곳에서 가장 많은 시간을 보냈습니다.
지금, 많은 분들이 생각나진 않지만, The Xian, 판님(다른 분들도 계시지만 메모리 용량과 출력양이 턱없이 부족한 저라서..) 등의 분들이 남긴 글에서 정말 정말 많은 위로를 받았답니다.
밑힌자님은 거기에 얼토당토않은 웃음까지 주시네요.
공감한다는 것, 그게 이토록 크나큰 위로이고 의지인지 새삼 깨닫습니다.
토스희망봉사
09/05/25 00:56
수정 아이콘
이건 다른 이야기지만 조만간 이번 사건 무마 시키기 위해서 신정아 게이트나 연예인 마약 사건 같은거 조중동과 검찰에서 한방 터트려 줄것 같네요
뭐 흔해 빠진 패턴이지만 잘속는 국민들이 또 많으니
메를린
09/05/25 01:05
수정 아이콘
토스희망봉사단님// 아쉽게도 마약은 벌써 터뜨려서...이제 박지성 챔피언스리그가 그나마 좋은 떡밥이겠네요.

유유히님 수고하셨습니다.
토스희망봉사
09/05/25 01:14
수정 아이콘
메를린님// 생각해 보니 이번 챔스 우승하면 대대적으로 흥보에 나서겠군요
뭐 딱히 박지성이 아니더라도 자기네들 끼리 난리 치면 꺼리는 널렸겠죠 어차피 묻지도 따지지도 않는 30 %의 기본 베이스를 가지고 뭔들 무섭겠습니까
밑힌자
09/05/25 01:18
수정 아이콘
동트는 새벽님// 헉... 부족한 인간에게 공감해주신다니 감사합니다. 제가 뭐 능력이야 있겠냐마는...
오늘도데자뷰
09/05/25 01:19
수정 아이콘
저녁에 2580 보면서 혼자 오랫만에 슬프게 울었습니다.
천수를 누리고 돌아가셨던 친할머니 돌아가셨을 때도 그만큼 눈물은 나오지 않았었는데...
왜 가슴이 아프고 답답한지도 잘 모르겠습니다. 정치에 관심없던 저를 진지하게는 아니라도 정치에 대한 고민은 하게 만들어주신...
부디 가신 그곳에서는 정치같은 힘든 거 하지 마시고 편히 쉬시길..
동트는 새벽
09/05/25 01:20
수정 아이콘
스포츠와 밀접한 관련을 가지며 살아온 저로서는 이번 챔스 결승전에 박지성이 출전한다는 것에 대한 기대가 굉장합니다.
허나, 우리나라 시각으로 28일 새벽이군요.
그분의 공식적인 장례일 마지막 전날인 그날, 저는 그 경기를 보지 못할 겁니다.
보시는 분은 즐겁게 보시길 바라지만.....
No.1정민,
09/05/25 01:38
수정 아이콘
토스희망봉사단님// 링크 정회원만 볼수있는가보네요. 가입까지 했는데 못보는군요.
토스희망봉사
09/05/25 01:40
수정 아이콘
No.1정민,님// 다음 검색창에서 검색해야 합니다

다음 검색창 -> 정치 댓글 알바
쌍코 카페 라는 곳이네요 저도 검색해서 들어가서요 그런데 본문과 상관 없는 댓글 계속 달아서 죄송 합니다.
화이트푸
09/05/25 01:48
수정 아이콘
토스희망봉사단님// 1400원 1600원이라... 어떻게 보면 많을수도 어떻게 보면 적을수도 있는금액이네요...

적어도 저런 알바짓을 하려면 영혼을 팔아야 하지 않나요..?
제 영혼의 가격은 저렇게 싸지 않습니다.
토스희망봉사
09/05/25 01:56
수정 아이콘
화이트푸님// 화이트푸님 안타깝게도 하루 수십만원에 영혼을 파시는 분들은 너무도 많은것 같습니다 치과 의사들 보다 더 버는것 같군요 더구나 조회수가 높으면 + 성과급도 별도로 지급 된다고 합니다
물런 저역시 화이트푸님과 같은 생각 입니다
하루 수십만원 응 ?
이러다가 이제는 대학 나와서 한나라당 정치 댓글 알바 되는게 꿈인 세상이 오는게 아닐런지 두렵군요
메를린
09/05/25 03:04
수정 아이콘
토스희망봉사단님// 솔직히 저는 하고싶습니다. 그 알바. 하루 수십만원이라니...

하지만, 이번일엔 하고싶지 않습니다. 아니, 이런일엔 하고싶지 않습니다.

정말 희한하지요. 별로 좋아하던 분도 아닌데...하하...왜 또 눈물이 날까요...하하;;;

솔직히 제가 눈물흘리면서도 사람들이 눈물흘리고 그러는거보고, 너무 오버한다 생각들기도합니다. 근데 제가 지금 오버하고 있습니다. 하하;;;

미쳤나봅니다.
09/05/25 04:04
수정 아이콘
저도 시급 3800원에 일하는 가진거 없는놈이지만 댓글하나에 10만원을 준다고 해도 하지 않으렵니다.
저도 제영혼은 그렇게 싸지 않거든요 제가....돈 많이 받으면 뭐합니까...국가적으로 그거 보다 훨씬 손해인데...
돈보다 저의 마음을 버릴수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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