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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9/05/25 00:12:28
Name cOsaiSo
Subject [일반] 나의 보물? 원한다면 주도록 하지. 잘 찾아봐. 이 세상 전부를 거기에 두고 왔으니까.
1.
'부. 명성. 권력. 한때 이 모든것을 손에넣은 사나이. 해적왕 골 D 로저.
그가 죽음을 앞두고 남긴 이 한마디는, 전세계 사람들을 바다로 향하게 만들었다.'

"남은 몇 초, 겨우 피어있었던 '생명의 불꽃'을, 녀석은 세계에 번지는 '업화'로 바꿔놓았지." by 레일리.

"현 시대를 만들 수 있는건 현재를 살고 있는 인간뿐이야." by 레일리.


2.
원피스의 정체에 대한 말은 참 많았고, 많습니다.

그것이 루피,티치 그리고 로저 등과 연결되는 D와 관련한 무엇이라고,
즉 꿈, 운명 등이라고 주장하는 사람들도 있었고,
로저가 죽기전에 말한 실재하는 보물이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었죠.

하지만 이 논쟁은 오다 에이치로의 실재하는 보물이라는 언급으로 일단락 맺게 됩니다.


3.
노무현 전 대통령은 바위 밑으로 몸을 던지기 전 자신의 컴퓨터의 적으셨던 유서를 보면,
책을 읽을 수도 글을 쓸 수도 없는 지경까지 몸이 이르렀다고 했습니다. 살고 있으나 살고 있는 것 같지 않으셨겠죠.

정신은 이미 훼손당할대로 당했으며, 육체까지 버티지 못했으니 말입니다.

제가 그 유서내용과 그분의 선택을 두고 지금까지 고민한것은 어차피 생명이 죽음으로 향하고 있었다면,
왜 굳이 이 생을 마감하는 방법으로 자살이라는 선택을 택했을까 였습니다.

이미 서거하신 분의 의중을 파악하는 불경따위는 그만두어야겠지요. 제 머릿속에만 있어야 할 것입니다.
비트겐슈타인도 말할 수 없는 것에는 침묵해야한다, 라고 했으니 말이죠.


4.
원피스 내의 세계정부는 권위와 증오의 상징입니다.

루피의 아버지의 '위험한' 사상은 원피스내의 집권체제인 왕정을 염두해 보았을 때,
전체주의와 반하는 체제인 그것일 확률이 큽니다.


5.
현 시대를 만들어가는건 우리들 몫입니다.

그분의 꺼져가던 생명의 불꽃이 무엇을 태우고자 했는지 아는 것도 남겨진 우리들 몫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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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05/25 00:23
수정 아이콘
원피스 애독자로서

원피스를 계속 읽다 보면 이 만화는 단순한 소년만화라고 말하기엔

한번 더 생각하게 만드는 부분이 꽤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도 우리나라의 현실과 비슷한 부분이 많구나- 라고 종종 느꼈었는데...
마동왕
09/05/25 00:46
수정 아이콘
루피가 이상향이면, 루피의 적인 해군(군부), 세계정부, 정부의 힘을 받는 암암리의 해적(칠무해) 등은 권위적인 현실을 의미할 수 있겠네요.
생각해보니 루피일행이 꽤나 좌파적인, 진보적인 성향을 갖고 있습니다.;; 루피는 언제나 기존의 틀을 까부숩니다. 그리고 "다양성"을 존중합니다. 특이한 사람 및 능력자, 괴물(?) 등을 보면 언제나 동료가 되어달라고 하죠.
Shearer1
09/05/25 02:31
수정 아이콘
요즘 원피스 보면서 이런 생각 많이 했었는데 저만 그런것이 아니었군요 최근에 원피스를 좀 다시 보고 있는데 그 초반에 상디의 레스토랑 이야기때부터 이런 생각 참 많이 하면서 봤었죠(상디의 대사중에 돈따위가 먹을게 된단말이냐라는 대사가 있는데 이게 자본주의의 큰 문제점(?)이라고 생각되는 화폐 제도를 비판하는 맥락으로 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서..무리한 해석일 수도 있습니다만) 약간 비교하기는 뭐하지만 오하라의 악마들 사건은 우리나라의 5.18과 어느정도 비슷하다고 생각합니다 5.18이 비극적으로 흘러가면 그렇게 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 5.18이 80년대 민주화 운동과 더불어 제대로 알려지지 않았다면 빨갱이들의 국가 전복시도 사건으로 남았을 것이고 실제로 그 당시에 김대중 전 대통령은 그들의 수장으로 실제로 내란음모죄로 사형을 언도받았었죠

아무튼 현세계를 만드는 것은 앞으로 살아가는 우리들이라는 말에 동감하면서 남아 있는 사람들이 어떤 무언가를 받았다면 그것을 잘 간직하고 꺼지지 않게 지켜나가야겠지요
몽키.D.루피
09/05/25 04:46
수정 아이콘
오다 에이치로는 천재라고 생각하는 한사람으로써 원피스는 이미 단순한 소년만화를 넘어섰다고 생각합니다.

사실 자세히 살펴보면 우스꽝스럽게 묘사된 작화뒤에 그려진 원피스 세계는 암울 그 자체입니다. 해적이 판을 치고 대부분의 해적은 루피 일행과는 달리 해적의 본분 그대로 약탈과 범죄를 일삼습니다. 그렇다고 그 해적들을 막는 세력들이 결코 정의를 논할 만한 세력도 아닙니다. 뭔가 구린 역사를 가지고 있는 세계정부를 필두로 해군, 칠무해등의 민중의 편에 서야할 세력들은 자신들의 이익에 따라 세계의 균형을 맞추고 있을 뿐입니다. 노예 무역이 행해지고 백성을 억압하는 국가들이 판을 치고 심지어 해적이 나라를 싹쓸어 담아가도 세계 정부와 해군은 균형을 맞출뿐 그들의 실질적인 도움이 안됩니다. 오히려 암묵적으로 인정하는 꼴이죠.

루피는 그가 의도했던 안했던 가는 곳마다 그런 민중을 해방하는 역할을 합니다. 루피는 철저히 부조리한 권력에 맨주먹으로 맞써 싸웁니다. 아론파크가 그랬고, 알라바스타가 그랬고, 드럼섬이 그랬고, 하늘섬도, 더 나아가 해군, 세계 정부, 천룡인이라는 절대 권력과도 맞짱을 뜨게 되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런 엄청난 일을 해놓고선 아무렇지도 않게 유유히 다음섬으로 떠나버립니다. 그 나라는 그나라의 민중들에게 맡긴 채... 해적의 로망은 모험이라며 다른 섬에 가서 또다른 사람들을 자유롭게 해주는 루피는 마치 쿠바혁명의 성공을 뒤로한채 유유히 또다른 나라의 해방을 위해 콜럼비아로 떠났던 체게바라가 떠오릅니다. 둘다 로망이 있는 혁명가들이죠. 얼마지나지 않아 루피가 뒤집어놓은 많은 나라들이 국민들의 자발적인 노력으로 곧 일어서게 되는 것을 보게 됩니다.

사실 원피스 세계의 혁명가는 따로 있습니다. 바로 루피의 아버지 몽키.D.드래곤인데요. 세계정부와 정면으로 대립하는 인물이죠. 원피스의 스토리가 앞으로 어떻게 흘러갈지는 모르겠으나 D라는 이니셜을 지닌 사람들이 원피스 세계에 나오는 "D의 의지"를 가지고 자신의 방법으로 세계를 정복하는 내용인 것 같습니다. 골디로저는 해적왕이 됨으로써, 포트거스.D.에이스는 흰수염을 해적왕으로 만들어서, 하구와르.D.사우르와 거프.D.루피는 해군으로 그 의지를 잇는다면 몽키.D.드래곤은 혁명군의 대장으로 세계정부와 힘 대 힘으로 맞붙어서 그 의지를 이으려고 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루피의 행보와 정반대의 행보를 가지는 인물이 바로 마샬.D.티치, 검은 수염입니다. 둘은 소수해적단이라는 공통점과 해적의 꿈이 무시되는 레드라인 너머 신세계에서 어떠한 꿈을 공유하고 있다는 느낌을 줍니다. "사람의 꿈은 끝나지 않아!!"라고 외쳤던 인물이 바로 전혀 안그럴거 같이 생긴 마샬.D.티치입니다.
하지만 루피가 철저히 피라미드의 맨 아래층을 택해서 소수의 권력자들을 깨부수고 힘이나 권력에는 관심이 없는 것에 비해 검은 수염은 이미 큰권력(흰수염)의 뒤에서 숨어있다가 때가 되자 더 큰 권력과 힘을 노리고 움직이고 있는 것입니다. 아직 스토리 진행을 더 지켜봐야겠지만 제 생각으로 원피스를 두고 마지막으로 대립할 인물이 바로 이 검은 수염일 것 같습니다.

거대 권력 외에도 원피스는 소년만화가 다루기에는 무거운 많은 주제들을 천재적인 감각으로 다루고 있습니다. 어인들이 받는 인종차별 문제라던가, 국가의 이상향에 관한 문제, 하늘섬에서는 종교에 의한 억압정치를 다루기도 하고, 앞에서도 언급했듯이 소년만화라고 보기에는 비교적 잔인하게 노예제도를 묘사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앞으로 예상컨데 칠무해중 한명인 돈키호테 드 플라밍고의 세력은 바로 부정한 방법으로 부를 쌓은 거대기업일 것 같습니다. 중간 중간 나온 사실로 예상이 가능한데요, 이 부분을 또 오다 에이치로가 어떻게 풀어갈 지 궁금합니다.

마지막으로 초창기 루피가 항상 외치던 말이 있었죠. "나는 해적왕이 될 남자다!!"
이말은 아직 덜 여문 풋풋한 루피의 일종의 허황된 꿈도 어느정도 담겨있는 한마디 같습니다. 하지만 어느정도 위대한 항로에서 산전수전을 겪은 단행본 52권에서 조금 다른 뉘앙스의 말을 합니다.
"이 바다에서 가장 자유로운 자가 해적왕이야!" (만화책이 없어서 정확한 어휘인지는 모르겠습니다. 대충 뉘앙스는 맞습니다.)

지금 원피스 내의 이 시점에서 보물 원피스와 원피스 세계관과 루피의 사상을 가장 잘 설명해 주는 단어가 바로 "자유"였던 것 아닐까요.
09/05/25 08:57
수정 아이콘
저도 노무현 전 대통령님의 서거를 해적왕 골 디 로저와 같은 맥락으로 생각합니다..처음 뉴스를 접하자마자 그런 생각이 들더군요.

그의 죽음을 어떻게 받아들이느냐는 본인 마음 이겠죠... 원피스는 정말 대작이죠..
Shearer1
09/05/25 09:55
수정 아이콘
몽키.D.루피님//
'이 강력한 바다를 지배할 수 있겠냐' 라고 하는 레일리의 물음에

'지배하는 것 따윈 상관없어 이 바다에서 가장 자유로운 사람이 해적왕이야'

꽤나 인상깊은 대사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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