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저녁 5시즈음에 10시경까지 대한문앞에서 추모행사를 지켜보다 집에 들어왔습니다만,
(이 이야기는 어제 글과 리플로 남겼습니다. )
먹먹한 가슴을 도저히 어떻게 해볼수가 없어서 새벽 2시에 김밥 30줄 사들고 그냥 봉하마을로 달렸습니다.
서울톨게이트를 지날때만 해도 멍때리고 있다가 하이패스 차로로 잘 못 들어가는 바람에 티켓을 못 뽑고
톨게이트를 그냥 지나쳐서 동창원IC까지 논스톱으로 그냥 달렸습니다.
어떻게 할 수 없을 것 같던 가슴도 4시간동안 운전대를 잡고 있으니 조금은 진정이 되더군요.
동창원 톨게이트에 도착, 자초지종을 설명하고 티켓을 처리하려는데
첫 마디에 봉하마을가시는 길이시죠 라고 물어보더군요. 엥..그걸 어떻게 ??
저처럼 하이패스차로 그냥 통과한 분이 어제 밤에만 열댓분이 왔다 갔다고 하더군요. --;
결국 6시즈음에 봉하마을에 도착, 차를 마을 어귀에 세워두고 15분을 졸졸 걸어갑니다.
김밥 30줄이 든 박스를 들고 가며, 지금쯤이면 음식 나왔을 텐데... 괜히 사왔나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래도 지금 와서 도로 가져갈수도 없고 그냥 털레털레 들고 들어갔습니다.
빈소에 도착하니.. 새우깡에 소주, 컵라면 등등이 눈에 뛰더군요.
어제 저녁 7시경에 음식없다는 포스팅을 봤는데, 12시간이 지나도록 상황은 변한게 없더군요.
예전에 참여정부보고 아마추어 정부라고 씹던 기억과 저금통 털어가던 기억이 함께 오버랩됩니다.
일단 김밥은 자원봉사자분께 전달해서 필요한 분들 나눠드리라고 하고, 다시 한번 헌화를 했습니다.
대한문 앞에서 할때는 감정이 북받쳐 무척이나 힘들었는데, 이번에는 많이 진정되었습니다.
어떤 일이라도 두번째는 쉬워지는 법인가 봅니다.
빈소에 한 시간 가량 머물다가 나와서 부산으로 갔습니다. 여기까지 내려왔는데 부모님 얼굴은 뵈어야죠.
봉하마을에 갔다 왔다고 하니, 죄짓고 간 사람 뭐하러 찾아가냐고 한 마디 하십니다.
대통령 선거때 노통에게 한표 주셨는데, 무너진 도덕성 때문에 실망하신후 돌아서신게지요.
그래도 역대 중에서는 제일 깨끗하지 않느냐고 말씀드렸더니, 안 그럴줄 알았는데 그래서 싫다고 하십니다.
그렇죠.. 꼴찌야 0점이든, 10점이든 뭔 상관입니까... 100점 기대했는데 90점이면 싫으신 거지요.
완고하십니다. 저도 더 할 말이 없습니다. 당장 어제까지만 해도 저도 같은 입장이었으니까요.
그리고 먼저 가신 그분도 같은 생각이셨나 봅니다. 자신을 버리라고 하셨으니까요.
하지만 지나고 생각해보니 14점짜리 과락이 1등하는 현실입니다.
부자간의 대화는 그쯤에서 멈추고, 다른 이야기를 하다 의성을 들렀다가 다시 서울에 올라왔습니다.
어느정도 무리한 행동을 취하는 바람에 이제 먹먹한 가슴은 어느 정도 가셨지만,
내일은 월요일, 이제는 또다시 현실로..., 직장인의 본분으로 돌아가야 합니다.
똑같은 직장, 똑같은 출근, 똑같은 업무지만 지난주와 이번 주는 같지 않을 것 같습니다.
월요일에는 까만색 넥타이를 매고 출근하려고 합니다. 현실에서의 커밍아웃입니다.
그리고 주중에는 정치자금으로 10만원을 후원할 겁니다. (대상은 아직 미정입니다.)
이것으로 고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저만의 추모를 하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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