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너무나도 뒤늦게... 예정되었던 약속이 있기에 그걸 어쩔수 없이 하고나서 김대중 전대통령과 함께 전직 대통령 중에서 존경하는 분의 서거에 대해서 이야기 하게 되네요.
정확히 말하자면 찍지 못한 겁니다. 2002년에는 제가 고 1이었으니까요.
찍을 수 없지만 노무현 전대통령의 후보 시절부터 해서 정말 참... 뭐랄까요? 이런 말이 웃기지만 마음에 드는 사람이었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잘 몰랐기에 그가 어떤 행보를 걸어왔는지, 그가 어떤 일을 해왔는지를 인터넷으로 찾아보고는 '저런 분이 대통령이 되어야 한다.'라고 생각했습니다. 웃기지도 않은게 17살 짜리가, 얼마전까지 월드컵에 길거리 응원하고 다니면서 정말 나이답지 않게 '젊은이란 이런거다'라고 외치던 녀석이... 속 깊은 척 하면서 '저 사람 마음에 드네. 저 분이 대통령 되어야겠어.'라고 혼자 지껄인 셈이죠.
뭐... 지역 감정이란게 참 웃기지만 저희 집안은... 지금 살고 있는 곳은 서울이지만 전라도, 호남 출신입니다. 부모님 두 분 다 성인이 되실때까지 전라도에서 사셨고 이후에 서울로 올라왔으니까요. 그러한 집안이다 보니까 김대중 전대통령이 당선되었을때 환호를 하고 기뻐했었죠.당연히 저희 쪽에서는 그 반대쪽의 당들에 대해서는... 참 보지 않는 면이 있었습니다. 참 그당시에 아버지는 권위적이셨기에(지금이야 뭐... 이제는 시대가 바뀐 건지 권위적이고 싶어도 받아주질 않으니까요.) 김대중 전대통령 제외하고 다른 쪽에 대한 좋은 이야기조차 못하게 하는 그런 실정이었죠.
하지만 어릴때는 가끔씩 이런 게 있죠. 집안의 일에 반대하려는 그러한 움직임. 그래서 제가 철 없을 때는 일부러 집안의 반대쪽인 김영삼 전대통령이 당선되기 기원했고 또 신한국당을 응원했었죠. 괜히 말이죠.
그런데 조금씩, 조금씩 나이가 들면서 어른들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그리고 스스로 알아보면서... 왜 아버지가 김대중 전대통령을 지지하는지, 왜 우리 집안이 신한국당계열을 싫어하는지에 대해서 알게 되었고... 그 사실을 알게 되자 심정적으로나마 그 쪽을 응원했던 제 자신을 부끄러워했습니다. 단순히 태어난 곳이 그곳이라는 이유만으로 받았던 차별등...
사실 태어난 곳만 그렇지 저희 집안의 친척들은 부산, 광주에 몇몇 이 살뿐 대부분이 수도권에 살고 수도권에 산지 30년이 다되가고 있습니다.
어쨌든 그러한 분위기였는데요. 하지만 그렇기에 영남 출신인 노무현 전대통령에 대해서는 그리 좋게 보지 않았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하지만 저는 좋았습니다.'
pgr을 알게 된 것도 비슷한 시기였던 것으로 기억하는데요. 그에 관련된 글을 남기기에는 너무나도 어렸기에 아마 글이 없을 겁니다. 하지만 아무도 믿어주지 않는 다고 해도 '전 노무현 전대통령이 좋았습니다.'
투표권도 없는 저였기에 아무런 힘도 안되었지만요...
그리고 이후에 벌어진 탄핵. 나름 공부를 한다고 하면서 집안의 기대를 받던 저였기에, 그리고 지방에서 서울로 올라와서 제대로 적응을 못하고 있었기에 웃기지도 않게 바쁘게 살아가던 도중이지만 탄핵 이야기를 듣고는 한 며칠동안 공부에 손도 못댔습니다. 정말 웃기지도 않는 이유로 국회의원의 대다수가 탄핵을 저지른 겁니다. 심지어는 자신이 소속되었었던 당이 주도한 탄핵을 말이죠.
'전 너무나도 분노했습니다.' 찾아보고 또 찾아봤습니다. 뭘 잘못했는가, 내가 기대하고 좋아하던 그 분이 무엇을 잘못했는가? 제가 모자라서 그런지 몰라도 찾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또 시간이 지나가고 고 3 시절이 끝나고... 수능에 실패해서 재수하고... 겨우 대학에 들어가고... 신입생으로서 정신없이 지내는 동안에 저는 그분이 어떤 처지에 있는지 생각을 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문득 주위를 보니 모두가 그분의 욕을 하더군요. 뭐든게 다 그분때문이라고 말이죠. 이제 저희 집안에서도 그분을 지지하지 않더군요.
뭐가 잘못된걸까? 그렇게 생각하면서 지냈지만 솔직히 말하자면... '조금있으면 군대가니까 그런생각하지 말자.' 이렇게 살았습니다.
그렇게 군대를 가고... 또 시간이 지나가고... 그분의 임기가 끝나더군요. 그냥 그랬습니다. 그때 좋아하던 감정도 다 사라진듯 했습니다. 애초부터 좋아하던 스타와 스포츠에 관심 기울였죠. 더욱더 말이죠.
하지만 군대에서 서서히 시간이 남기 시작할때부터 해서 제대하고 까지... 이상합니다 나라가... 적어도 그분이 욕이란 욕을 다 먹어주던 때는 말로는 욕하면서도 우리에게 자유가 존재했었다고 생각합니다. 적어도 국민들을 이렇게 몰지는 않았습니다. 근데 나라가 변했습니다. 제가 군대에 갔다오고 사회에 나오니 더욱더 피부로 느껴지는 겁니다.
근데 저희 아버지를 비롯한 어르신들은 MB를 굳게 믿고 있는 겁니다. 제가 몇마디 하면 예전처럼 권위적이 되셔가지고 막 뭐라고 합니다. 이제 저도 다 컸다고 저도 지지 않습니다.
그리고 어제... 아버지 일을 도우려고 가는 길에 자고 있는데 충격적인 소식이 들립니다. 누가 사망했다는 겁니다. 그 전날 사망하신 故 여운계 선생님인 줄 알았습니다. 근데 라디오에서 나오는 건 전직 대통령이라는 겁니다. 故 노무현 전대통령.
황당했습니다. 눈물도 나지 않습니다. 믿기지 않기때문에 말이죠.
머리가 멍했습니다.
그래도 이기적인 저이기에 일은 해야 했습니다. 아버지를 도와드려야했기에 말이죠.
그리고 몇주전부터 예정된 약속이었기에 오늘도 약속을 지키러 갔다왔습니다. 그래서 17살, 철없는 나이에 멋도 모르고 그냥 멋지고 좋아보여서 '지지하겠다.'라고 하신 분의 추모를 이제야 하게 됩니다.
솔직히 지금도 믿기지 않습니다.
왜? 어째서?
언제나 국민편에서 어디에서나 국민을 위해서 계실거라고 믿었는데... 이렇게 믿음이 배신당할 줄은 몰랐습니다.
아니 제가 먼저 배신한거 같습니다. 어르신들이 그냥 무조건 그분을 욕할때 비록 버릇없다는 소리 듣더라도 변명 한마디라고 할 걸 그랬습니다. 아버지께 대드는 일이 되더라도 조선일보를 보시는 아버지께 다른 시각을 보여드릴껄 그랬습니다. 그리고 끝까지 그분을 잊지 않고 지지라도 해드릴껄 그랬습니다.
정말 비겁한 거 같습니다 저는...
이제 그분이 떠나니 이제서야 그분이 생각나고 그분이 그립네요.
그분이 떠나고 나니 그분이 얼마나 대단한 일을 했고 그분이 얼마나 많은 일을 했는지 알겠습니다.
17살때 철이 없다고 생각했는데 전 아직도 철이 안든 거 같습니다.
그래도 그분이 그립네요. 그분의 말씀 하나 하나를 다시 찾아 듣고 있는데 너무 슬픕니다. 다시는 듣지 못할거라고 보니까 말이죠.
제 생애에 이렇게 존경하고... 아니 좋아할 수 있는 대통령을, 정치인을 또 만날 수 있을까요?
이제 저희 집안은 대부분이 한나라당을 지지합니다. 잘은 모르지만 MB쪽에서 일하는 분도 계시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잊지 않고 끝까지 지지하려고 합니다. 다시는 후회하기 싫으니까요. 소위 말하는 노빠라고 불러도 좋습니다.
다시는 후회하기 싫습니다.
너무 죄송합니다. 부디 평안한 세상에서 아무런 고통없이 편히 웃으면서 계셨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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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대학생이었지만 나이제한때문에 3개월 차이로 투표권이 없었던 기억이 나네요..
노무현 대통령님 좋아하게 된 이유는 군대 2년으로 줄여 준다는 말 한마디에 좋아하게 되었습니다..
집이 대전이라서 대통령이 되신후로 우리집 집값도 올라가서 아주 팬이 되었지요.. 그런 단순한 이유로..
오늘 대전 시청앞에 클라우드9 한갑들고 분향소에 찾았습니다..
제가 좋아했고 존경했던분에 대한 처음이자 마지막 배려라고 생각했거든요..
정말 편한곳으로 가셔서 고통없이 푹 쉬셨으면 좋겠습니다..